갸, 직업이 뭐이가? (표재순 자전 에세이)

갸, 직업이 뭐이가? (표재순 자전 에세이)

$25.00
Description
연극 연출의 거장으로
텔레비전 드라마의 왕 PD로
서울올림픽 개ㆍ폐회식 총연출 등 전설의 문화 예술 기획자로
평생 무대를 만들며 살아온 표재순의 인생 이야기
우연히 발을 들여놓게 된 연극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1957년 연희극예술연구회 10회 공연 ‘비는 행운을 싣고’에 배우로서 여주인공을 짝사랑하는 남자 역을 맡았던 그는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연출로 지평을 넓혀 1959년 연희극예술연구회 13회 공연 ‘제17포로수용소’를 무대에 올리며 연출자로 데뷔했다. 운명처럼 연극과 만난 그는 이후 극단 산하와 극단 현대극장 창단 동인으로 참여하며 음악극, 뮤지컬, 오페라, 마당놀이, 악극에 이르기까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미지의 신세계를 하나씩 개척해 나갔다. 밥벌이를 위해 동양방송(TBC)에 들어가 문화방송(MBC)과 서울방송(SBS)을 거치며 무수한 드라마를 만들고 작품을 기획했지만, 그에게 드라마란 무대를 텔레비전으로 옮겨 놓은 것에 불과했다. 한국 방송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숱한 화제의 드라마를 제작하면서도 연극 연출의 끈을 단 한 번도 놓지 않았다. 무대는 그의 삶이었고 인생 자체였다. 그 사이 그에게는 연극 연출의 거장, 왕 PD라는 별칭이 따라붙었다. 표재순. 1957년부터 2026년까지 그의 칠십 평생은 한국 현대 연극과 드라마의 역사다. 연극과 드라마를 통해 농익은 그의 연출 감각은 국가적 경사에서 또 한 번 꽃을 피웠다. 서울올림픽대회 개·폐회식과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전야제 등 수많은 행사를 꿈의 무대로 만들어낸 것이다. 시기와 장소가 어디든 무대만 펼쳐지면 그는 신명 나게 한바탕 판을 벌인다. 그것은 놀이이자 잔치다. 지금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 걸쳐 노래,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무대 예술에 자신의 전 생애를 걸며 매진해 온 표재순 같은 인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출가로서 무대를 바라보기만 했지 스스로 무대에 서는 걸 꺼리며 표나지 않는 삶을 추구해 온 그가 생애 처음으로 표나는 일을 하며 자신의 무대 인생을 선물처럼 세상에 드러내고자 한다. 평생 흥행성과 예술성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진한 땀과 눈물이 녹아 있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한국 연극계와 방송계에는 빛나는 아카이브를 제공할 것이다.

무대는 표재순의 운명이었고 인생 자체였다.
그의 삶은 대한민국 연극과 드라마의 역사이자 신화다.
연극, 드라마, 음악극, 뮤지컬, 오페라, 마당놀이, 악극에 이르기까지
그가 걸어가면 길이 되었고 미지의 신세계가 또렷이 펼쳐졌다.

어린 시절, 표재순은 호기심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절대로 평범하게 살고 싶지 않았다. 재미있게 살고 싶었다. 기차 기관사나 대장장이 같은 게 되고 싶었다. 성동역에서 춘천을 오가는 기차가 있었다. 홍릉 임업시험장 앞에서 놀다 보면 기적을 울리면서 뱀처럼 구불구불 질주하는 기차를 볼 수 있었다. 검은 모자를 눌러쓴 채 거대한 기차를 몰고 가는 기관사가 그렇게 멋져 보일 수 없었다. 기차가 달릴 때마다 그는 기차 마니아였던 체코 작곡가 드보르자크처럼 소리를 지르며 쫓아다녔다. 학교 가는 길에 재미있는 공방이 많았다. 유리병 만드는 걸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기다란 파이프 끝에 유리 녹인 액체를 잔뜩 묻혀 입으로 불면 여러 모양이 생겨났다. 이걸 찬물에 담가 식히면 병도 되고 전구도 됐다. 옆에 있는 대장간에서는 시뻘겋게 달군 쇳덩이를 한 사람은 집게로 꽉 붙잡고 한 사람은 망치로 힘껏 내리쳐 각종 도구를 만들었다. 이런 날은 그가 스페인 건축가 가우디가 되어 대장간을 지키느라 학교에 지각하는 일이 잦았다.
“대장간이나 하나 차렸으면 좋겠어요. 기차 기관사가 돼도 좋고…….”
중학교에 가기 싫었던 그는 장래 희망을 묻는 부모님과 형님들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이런 바보 같은 놈 봤나!”
돌아오는 반응은 똑같았다. 실컷 야단만 맞았다.
그랬던 아이가 어른이 된 뒤, 연극을 연출하고 드라마를 만들면서 대한민국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며 시름을 달래 주고 호기심을 채워 주기 시작했다. 나아가 다양한 국가적 행사를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연출하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어느새 그는 자신만의 신세계를 구현해낸 드보르자크나 스스로 하나의 장르가 된 가우디처럼 되어 있었다. 우리가 표재순의 삶을 읽어야 하는 이유, 그의 인생을 내 거울로 삼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페인 사제 겸 철학자였던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이렇게 말했다. “인생이라는 장엄한 연극의 마침표는 결국 인격이다.” 인생은 무대다. 누구도 대신 오를 수 없는 단 한 번의 무대다. 여한 없이 연극을 마치기 위해서는 인격을 채워야 한다. 인격이란 독립된 인간이 갖춰야 할 품격이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배우이자 연출가였던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는 이런 말을 남겼다.
“자기만 혼자 하는 연극은 연극이 아니다.”
“배우가 되려면 먼저 인간이 돼라.”
이는 인정사정없는 뺑코 선생에게 소년 표재순을 끌고 갔던 어머니의 말씀과 일맥상통한다.
“선상님, 얘를 사람 좀 맨들어 주셉쇼!”
이 책은 연극 연출의 거장, 텔레비전 드라마의 왕 PD, 전설의 문화 예술 기획자로 알려진 신화적 존재 표재순이 비로소 인간이 되어 가는 과정을 진솔하게 엮어낸 성찰적 드라마다. 구순의 나이에 이른 저자는 아직도 연극을 연출하고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문화와 예술에 대해 열띤 강의를 한다. 인생이라는 무대의 막이 내릴 때까지 그는 결코 쉬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무슨 역할을 맡아 어떤 연기를 하고 있는가?”
“나는 내 인생 드라마를 어떻게 연출해 가고 있는가?”
책을 다 읽고 나면, 독자들은 이런 묵직한 질문 앞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 제목 글씨는 가장 한국적인 소리꾼 장사익 씨가 썼다. 붓글씨를 즐기는 그는 교분이 두터운 저자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담아 일필휘지로 제자를 마쳤다.
저자

표재순

1937년 서울 왕십리에서 태어나 배재중ㆍ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 사학과에 진학했다. 우연히 연희극예술연구회에 발을 들여놓으며 연극을 시작해 배우를 꿈꿨으나 한계를 깨닫고 연출가로 변신했다. 극단 산하와 극단 현대극장 창단 동인으로 활동하며 ‘천사여 고향을 보라’, ‘햄릿’, ‘세일즈맨의 죽음’,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등 수많은 연극을 연출했다. 아울러 ‘빠담 빠담 빠담’, ‘피터 팬’, ‘슈퍼스타 예수 그리스도’, ‘춘희’, ‘대 춘향전’ 등 음악극, 뮤지컬, 오페라도 만들었다. 1967년 동양방송(TBC)에 입사해 문화방송(MBC)과 서울방송(SBS)을 거치며 드라마 PD로 활약하면서 ‘개구리 남편’, ‘대원군’, ‘임꺽정’, ‘집념’, ‘교동마님’, ‘제1공화국’, ‘조선왕조 오백 년’, ‘그것이 알고 싶다’, ‘모래시계’ 등을 연출하거나 기획했다. SBS 프로덕션 사장, 세종문화회관 초대 이사장, ㈜JS씨어터 대표,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 이사장,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치며 문화와 행정을 잇는 가교를 맡았고, 서울예술대, 연세대, 배재대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나아가 자신의 기획력을 국가 행사에 접목해 서울올림픽대회 개·폐회식 제작단장 겸 총연출, 광복 50주년 중앙경축식 총감독, 강원 동계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예술감독,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회식 예술감독,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전야제 총감독, 하이서울페스티벌 총감독 등으로 활약했다.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13’ 행사 때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3일 동안 46개 프로그램이 펼쳐지며 485만 명이 관람하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구순의 나이에도 그의 눈에는 호기심과 열정이 충만하다. 방송계에서 그가 영원한 ‘전설의 왕 PD’로 불리는 이유다. 현재 재단법인 더하우파운데이션 디렉터와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목차

추천의 글 - 영화 ‘빨간 마후라’와 드라마 ‘모래시계’ : 신영균
추천의 글 - 표 형,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 신구
추천의 글 - 남들 하던 대로 하기 싫어하던 이상한 감독님 : 김혜자
추천의 글 - 내 인생의 세 거장, 그리고 영원한 스승 표재순 선생님 : 유인촌
추천의 글 - 외계인 표재순이 지구에 와서 저지른 일들 : 이덕화

프롤로그 - 표나지 않게 살고 싶었다

제1막 무대는 항상 예측불허다

정적의 퍼포먼스, 굴렁쇠 소년
극비작전, 최종 성화 주자를 바꿔라
비둘기 통구이 사건
다듬이소리와 사우디아라비아
콘돔과 백지수표
축구장 한가운데 땅굴을 파라
도망간 오케스트라
허허벌판 위에 때마침 내린 눈

* 표재순을 말한다 - 김영옥, 박근형, 강성구, 고두심, 박상원

제2막 좋은 만남이 좋은 연출을 낳는다

다섯째 형님 동기동창인 대배우 이순재
생활 연기의 달인 최불암
임신 출산 중에도 연기에 몰입했던 김혜자
종횡무진 무대와 브라운관을 오가던 오현경
불세출의 연기자 추송웅
감초 없는 약방은 없다, 임현식
한국의 햄릿 유인촌

* 표재순을 말한다 - 박정자, 윤복희, 임현식, 이계인, 김한영

제3막 드라마는 시대를 담는 그릇이다

‘TBC 극장’ 수난사
‘강남 가족’과 김수현 작가
하루 세 번 방송한 역사 드라마 ‘대원군’
허준을 다룬 최초의 드라마 ‘집념’
본격 정치 드라마 ‘제1공화국’과 이로 인한 고초
정통 사극 ‘조선왕조 오백 년’에 얽힌 이야기들
신봉승 작가와 함께 만든 역사 드라마들
시대가 탄생시킨 ‘어머니의 노래’와 ‘모래시계’

* 표재순을 말한다 - 정혜선, 이정길, 기정수, 박원숙, 김영란

제4막 배우는 가도 무대는 남는다

안쪽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사표
야, 이 중공군 발싸개 같은 놈아!
최인훈 작가의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날벼락 같이 이루어진 극단 산하 해산
음악극 ‘빠담 빠담 빠담’과 상업극 논쟁
역사 연극, 한국의 혼을 무대 위에 재현해 내다
마당놀이 ‘허생전’과 악극 ‘번지 없는 주막’

* 표재순을 말한다 - 이병훈, 김승수, 최수종, 송지나, 이연헌

제5막 왕십리에서 DMZ까지, 모든 것이 무대였다

왕십리의 추억, 똥파리와 나비
이웃집 살던 최고의 만담가 장소팔 선생
선상님, 얘를 사람 좀 맨들어 주셉쇼!
백양 담배와 군밤 한 봉지
학자 말고 그냥 딴따라 할래요!
모나리자와 흑장미 한 송이
다시 만들고 싶은 드라마, 황석영의 『장길산』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연출, DMZ 페스티벌

* 표재순을 말한다 - 임동진, 원근희, 한인수, 최선자, 조정국, 윤성진

에필로그 - 인생은 아름다운 낭비다

출판사 서평

무대는표재순의운명이었고인생자체였다.
그의삶은대한민국연극과드라마의역사이자신화다.
연극,드라마,음악극,뮤지컬,오페라,마당놀이,악극에이르기까지
그가걸어가면길이되었고미지의신세계가또렷이펼쳐졌다.

어린시절,표재순은호기심으로똘똘뭉쳐있었다.절대로평범하게살고싶지않았다.재미있게살고싶었다.기차기관사나대장장이같은게되고싶었다.성동역에서춘천을오가는기차가있었다.홍릉임업시험장앞에서놀다보면기적을울리면서뱀처럼구불구불질주하는기차를볼수있었다.검은모자를눌러쓴채거대한기차를몰고가는기관사가그렇게멋져보일수없었다.기차가달릴때마다그는기차마니아였던체코작곡가드보르자크처럼소리를지르며쫓아다녔다.학교가는길에재미있는공방이많았다.유리병만드는걸보면시간가는줄몰랐다.기다란파이프끝에유리녹인액체를잔뜩묻혀입으로불면여러모양이생겨났다.이걸찬물에담가식히면병도되고전구도됐다.옆에있는대장간에서는시뻘겋게달군쇳덩이를한사람은집게로꽉붙잡고한사람은망치로힘껏내리쳐각종도구를만들었다.이런날은그가스페인건축가가우디가되어대장간을지키느라학교에지각하는일이잦았다.
“대장간이나하나차렸으면좋겠어요.기차기관사가돼도좋고…….”
중학교에가기싫었던그는장래희망을묻는부모님과형님들께이렇게말씀드렸다.
“이런바보같은놈봤나!”
돌아오는반응은똑같았다.실컷야단만맞았다.
그랬던아이가어른이된뒤,연극을연출하고드라마를만들면서대한민국사람들을웃기고울리며시름을달래주고호기심을채워주기시작했다.나아가다양한국가적행사를한편의다큐멘터리로연출하며세상을깜짝놀라게했다.어느새그는자신만의신세계를구현해낸드보르자크나스스로하나의장르가된가우디처럼되어있었다.우리가표재순의삶을읽어야하는이유,그의인생을내거울로삼아야할이유가여기에있다.스페인사제겸철학자였던발타자르그라시안은이렇게말했다.“인생이라는장엄한연극의마침표는결국인격이다.”인생은무대다.누구도대신오를수없는단한번의무대다.여한없이연극을마치기위해서는인격을채워야한다.인격이란독립된인간이갖춰야할품격이다.러시아를대표하는배우이자연출가였던콘스탄틴스타니슬랍스키는이런말을남겼다.
“자기만혼자하는연극은연극이아니다.”
“배우가되려면먼저인간이돼라.”
이는인정사정없는뺑코선생에게소년표재순을끌고갔던어머니의말씀과일맥상통한다.
“선상님,얘를사람좀맨들어주셉쇼!”
이책은연극연출의거장,텔레비전드라마의왕PD,전설의문화예술기획자로알려진신화적존재표재순이비로소인간이되어가는과정을진솔하게엮어낸성찰적드라마다.구순의나이에이른저자는아직도연극을연출하고강단에서학생들에게문화와예술에대해열띤강의를한다.인생이라는무대의막이내릴때까지그는결코쉬지않을것이다.
“나는인생이라는무대에서무슨역할을맡아어떤연기를하고있는가?”
“나는내인생드라마를어떻게연출해가고있는가?”
책을다읽고나면,독자들은이런묵직한질문앞에직면하게될것이다.

*제목글씨는가장한국적인소리꾼장사익씨가썼다.붓글씨를즐기는그는교분이두터운저자에대한존경과사랑의마음을담아일필휘지로제자를마쳤다.

추천사

영화‘빨간마후라’와드라마‘모래시계’
대박이었다.1995년새해벽두,방송이시작되자대한민국에‘모래시계’광풍이불었다.남녀노소모두가텔레비전앞으로모여들었다.최고시청률이무려65.7%나됐다.SBS는단숨에기존방송국과어깨를나란히하게되었다.배우로서내대표작이‘빨간마후라’라면제작자로서내대표작은단연‘모래시계’다.SBS프로덕션을떠난뒤에도나는표재순씨와좋은관계를유지하고있다.만약에다시태어난다면,꼭표재순씨가연출하는작품에주인공으로출연해보고싶다.그것이영화든연극이든드라마든상관없다.그와함께라면.
-신영균(배우,전국회의원,영화‘빨간마후라’,‘미워도다시한번’등출연)

표형,이걸내가할수있을까?
MBC에서사극을연출하던표형으로부터‘살짜기옵서예’에서배비장역을맡아달라는제안을받았다.뮤지컬이라망설이지않을수없었다.애랑역에는펄시스터즈로유명한배인숙씨가캐스팅되었다.춤과노래에능한그녀를상대로내가어떤연기를할수있을까?“표형,이걸내가할수있을까?”“연습하면되지.춤과노래가별겁니까?”“그럼내표형만믿고하리다.”매일춤추고노래하며시간을보냈다.그좋아하던술맛도나지않을정도였다.첫무대에서얼마나떨었는지모른다.그래도땀은나를배신하지않았다.1978년국립극장대극장무대에올려진‘살짜기옵서예’는관객들의큰호응속에막을내렸다.
-신구(배우,드라마‘네멋대로해라’,연극‘고도를기다리며’등출연)

남들하던대로하기싫어하던이상한감독님
“우리시청자들의견을받아서극의전개를바꿔보는실험한번해보면어떨까요?”표재순감독님이뜬금없이말했다.다들어안이벙벙해서서로얼굴만쳐다봤다.우리는그분의말을전혀이해할수없었다.1974년부터1975년까지MBCTV에서방송된일일연속극‘갈대’를녹화할때일이다.지금은SNS나스마트폰을통해실시간으로여론을조사할수있고,방송사와시청자사이에의견교환이이루어질수있지만,그때는사정이달랐다.우편엽서를써서방송국으로부치거나전화를걸어의견을말하는게전부였다.그런데도방송국으로배달되는우편엽서는산더미처럼쌓이고담당직원들전화기는불이났다.주인공의운명을시청자들의견에따라결정하게한국내최초의리서치드라마는대성공이었다.
-김혜자(배우,드라마‘사랑이뭐길래’,‘엄마가뿔났다’등출연)

내인생의세거장,그리고영원한스승표재순선생님
드라마‘복녀’를녹화하던날이었습니다.청천벽력같은어머니의비보를접했지만,저는주연배우로서임종도못보고빈소에도가지못했습니다.이때선생님께서제게다가와손을꼭잡으셨습니다.“빈소는내가먼저가마.잘지키고있을테니너는녹화를잘끝내고오너라.너는이제진짜배우가된거다.부모가돌아가셔도무대를지켜야하는것이배우의운명이다.”자책감에무너져내리던저를슬픔에서건져올려진짜배우로마주하게해주시고,스승으로서빈소까지먼저지켜주셨던그크신사랑을지금도매순간가슴깊이새기고살아가고있습니다.선생님이계셨기에오늘의배우유인촌이존재할수있었습니다.
-유인촌(배우,전문화체육관광부장관,드라마‘전원일기’,연극‘햄릿’등출연)

외계인표재순이지구에와서저지른일들
‘아!표재순은그냥지구인이아니라틀림없이외계인이다.’라는확신이들었습니다.왜냐하면,보통의지구인들은지구에서배운것을기반으로배운만큼일을저지르는것에반해,외계인들은지구에서한번도배운적없는것들을늘했던것처럼,쉽게저지르면서도항상성공하는이적을저지르는족속들이기때문입니다.아인슈타인이그랬고,에디슨이그랬고,동력비행기를제작한라이트형제가그랬습니다.외계인표재순이지구에와서저지른일은너무도많습니다.그일중하나가그야말로어디로튈지모르는다이너마이트같은청춘,이덕화에게마지막비상구를열어주어비로소배우세상을살게한고귀한일입니다.
-이덕화(배우,드라마‘사랑과야망’,‘한명회’등출연)

“표재순을말한다.”
회식자리를갖게되면차대표님께서김추자의‘님은먼곳에’라는노래를특유의춤사위에실어불러주셨죠.우리는손뼉을치며즐거워했습니다.제가트로트“쌍고동이울어대면갈매기도울었다네~”노래를부르면조용히웃으시며잘한다고칭찬해주시던……
-김영옥(배우,드라마‘오징어게임’,‘파친코’등출연)

이순재형님이하늘나라로가신뒤로현역남자배우중에는신구선배만남았고,연출자중에는표재순선배만남았다.신구선배는아직도나와함께연극무대에오르고,표재순선배는아직도배우들을모아연극을연출한다.나역시그럴것이다.살아있는한……
-박근형(배우,드라마‘형제의강’,연극‘베니스의상인’등출연)

형의재주는세상이알아준다.88서울올림픽개회식연출도형이했다.MBC가화양연화(花樣年華)시절에‘드라마왕국’이었던것도형덕분이다.재주라는면에서고이어령선생이으뜸이라면나는서슴없이형을바로다음자리에앉힐것이다.
-강성구(‘MBC뉴스데스크’앵커와MBC사장역임,전국회의원)

기념사진을찍는데자꾸만눈시울이붉어졌다.“선생님,고생많으셨습니다.앞으로도건강하셔야해요.”“두심씨도애많이썼고,연기정말좋았어.”그것이이순재선생님과나눈지상에서의마지막인사였다.표재순선생님이불러주시지않았더라면그토록귀한……
-고두심(배우,드라마‘사랑의굴레’,‘한강수타령’등출연)

위기의순간이었죠.이때제게‘빌라도’라는거대한역할을맡겨무대위로과감히이끌어주신분이바로표재순선생님이셨습니다.저를눈여겨보셨던겁니다.저는얼떨결에당시최고의스타인이종용,윤복희,추송웅(작고),곽규석(작고),김도향선배님들과함께……
-박상원(배우겸연극제작자,드라마‘여명의눈동자’,‘모래시계’등출연)

신봉승작표재순연출은작품마다당대최고시청률을기록하고있었으며……많은작가와배우가선생님의연출과더불어브라운관안에서존재감을드러내는기회를만들어내기도했습니다.그시간을글로풀어주신다니……그런데선생님,혹시‘참회록’은아니겠지요?
-박정자(배우,연극‘위기의여자’,‘오이디푸스’등출연)

‘빠담빠담빠담’을무대에올릴때선생님께서말씀하셨다.“대성통곡을하되소리내지말고우세요.”그게무슨말인지알아듣지못했다.‘소리없이대성통곡하라고?아니어떻게?’그런데출연료대신차에기름을넣어주신다고했는데,지금까지도깜깜무소식인건뭘까?
-윤복희(가수겸배우,뮤지컬‘빠담빠담빠담’,‘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등출연)

나는깜짝놀라뒤돌아보았다.작달막한키에오동포동한얼굴로동그란안경을낀,마치초상화속의슈베르트를닮은한남자가들어와이곳저곳을점검하다가나를힐끗쳐다보았다.순간나는절대도둑놈이아니라는듯묘한제스처를취하면서얼버무렸다.그러자……
-임현식(배우,드라마‘한지붕세가족’,‘대장금’등출연)

대본을받아본순간나는충격을받아쓰러질뻔했다.내게주어진배역은태종의장남이자세종대왕의형인양녕대군이었다.‘연지’역을맡은인기탤런트김영란양과주고받는대사가장장몇권이었다.아찔했다.‘야,이걸내가할수있을까?’,‘죽더라도한번해보자.’
-이계인(배우,드라마‘태조왕건’,‘주몽’등출연)

충격적인반응을불러일으켰다.시청률도폭발했다.문학성과오락성을미니시리즈형식으로극대화함으로써TV드라마에활력을불어넣는새로운포맷이탄생한것이다.이로써연속극위주에서벗어나본격미니시리즈시대의찬란한막이열렸다.‘불새’가끝나자……
-김한영(전MBCPD,드라마‘전원일기’,‘임꺽정’등연출)

MBC로옮겨가일하면서표재순선생님과의인연이시작되었죠.표선생님은제게많은역할을맡기셨습니다.연극에서도‘대한국인안중근’에서안의사님의어머니인조마리아역을주셔서장기간공연한적도있었습니다.항상고마움을간직하고있습니다.
-정혜선(배우,드라마‘아들과딸’,‘하늘이시여’등출연)

대한민국의숱한감동의순간뒤에는선생님의탁월한연출력과예술적통찰이있었습니다.수많은명작드라마와연극무대연출에서부터88서울올림픽,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이르기까지단순한연출력을넘어대한민국의문화를디자인하고이끌어온거장이십니다.
-이정길(배우겸기업인,드라마‘청춘의덫’,연극‘세일즈맨의죽음’등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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