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모르는 저 숲이 먼저 나를 알아본다 (정해강 시집)

내가 모르는 저 숲이 먼저 나를 알아본다 (정해강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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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생명에 대한 연민과 근원적 물음,
자기 성찰을 노래한 청년시인 정해강

그도 지렁이처럼 제 몸이 닳도록 시를 썼다.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등졌지만, 그가 남긴 흔적들은 이렇게 남았다. 그리하여 이 시집은 그가 지은 작은 집 한 채다. 비록 육체는 사라졌지만 죽지 않은 그가 늘 우리를 초대하는 집이다.
- 남호섭(시인), 해설 중에서

뭇 생명들에 대한 연민과 자기연민을 풀어내는 시 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청년 시인, 정해강의 유고 시집.
이 시집에는 “나는 시를 써야 한다 / 시는 마음을 고독하게 한다 / 고독은 영혼을 살찌운다 /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도 계속 써야 한다”며 ‘변화를 잉태하는 글쓰기’를 고민했던 시인의 시 40편이 실려 있다. 총 4부로 나뉘어 실린 40편의 시에는 “가슴에 시를 끌어안고 살면서 삶과 죽음이 하나”라는 것을 눈치 챘던 스물한 살 청년 시인의 시 세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주에서 인간이 무가치하고 자신 역시 그러하다는 의식, 불완전하고 나약한 존재로서 인생의 공허와 허무를 위무하는” 시로 자기 존재를 드러내면서 자기완성에 이르고자 했던, 순수 청년시인의 시는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입대 3개월 후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시인의 유품을 정리하던 부모는 고인의 노트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시를 모아서 고교시절 시인을 지도했던 남호섭 시인에게 보냈다. 그가 “지렁이처럼 제 몸이 닳도록 시를 썼”고, 시를 쓰면서도 자기 시에 대한 성찰을 멈추지 않았던 ‘시인’이었음을 잘 알고 있던 남호섭 시인은 시들을 선별하고 정리하여 작은숲출판사 사십편 시선의 33번째 시집으로 출간했다. “퇴고할 시간도 갖지 못하고 그는 바쁘게 갔지만” 그래서 “미완으로 완성된 시집”이다.
정해강 시인은 전북 전주 출생으로 산청 간디학교를 졸업하고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에 다니다 입대 3개월 만인 2020년 3월 순직했다.
“이제 나는 한 달 뒤면 군대로 간다/그때까지 나는 계속해서 글을 쓸 것이다/시를 쓸 것이다”고 다짐하던 시인은 한 순간도 시 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뭇 생명에게까지도 존재에 대한 고민과 연민을 멈추지 않았던 순수한 시인의 시들은 부끄러움을 잊어가며 자기 욕심으로 가득한 사람들, 그리고 존재의 근원을 생각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잔잔한 울림으로 남는다.
저자

정해강

1999년전주에서태어나산청간디고등학교를졸업했고,성공회대학교사회과학부에다니다입대했다.음악과영화를좋아했으며,한권분량의시를남기고입대3개월여만인2020년3월,이세상을떠났다.

목차

제1부 깨진창사이로


깨진창사이로
작아지기
눈이감긴다
나비
물맛
시창작입문

제2부 내일은내일끝난다
우도야게섰거라

아쉬울때그만,하면
너이제다시는그렇게살지말아라
내일은내일끝난다
나는너무밝은빛
구름
미안하오
백지
어떻게그래
안경

제3부 그길에
그길에
우주
심청전
딸기
비웃다
기록되지못한삶
오버워치
화살
죽음
김치볶음밥
두부된장국

제4부 우도
염치
글쓰기와시쓰기는다른가
이밤에
새벽
에이,뭘그래
나는죄인이다
쓸것도없어
무엇을
우도


산문|나는누구인가
연보|우리오빠,정해강
발문|미완으로완성된시집·남호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