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하늘다람쥐를 죽였나? (변경섭 장편소설)

누가 하늘다람쥐를 죽였나? (변경섭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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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하늘다람쥐의 죽음은 깨닫지 못하는 인간에 대한 장송곡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작품의 최고 미덕은, 그간 사건의 배경으로만 존재하던 자연을, 주인공과 함께 교감하며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대등한 위상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 김영호(문학평론가)

변경섭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유럽의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대형산불과 미국의 기습적인 홍수, 서울 강남 한복판이 물에 잠기는 사태 등 상상을 뛰어넘는 기상 이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기후 변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인간 대멸종의 신호탄이라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후 재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세계 각국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탄소배출권, RE100 등 각종 정책이 등장했지만 이러한 노력만으로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인공 새봄은 함께 등교하던 동생을 교통사고로 잃은 트라우마와 학창 시절 성폭력의 상처를 안고 있는 인물이다. 아빠와 함께 강원도의 깊고 무성한 숲속 마을로 이사온 새봄은 우연히 아빠의 차에 치인 고라니와의 인연으로 숲에 관심을 갖게 되고, 고라니 소담이와 깊은 애정과 신뢰로 교감하며 자연과 하나 되는 체험을 한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은 이 평화롭던 숲속에 위기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만다. 풍력 발전기를 설치하기 위한 개발계획을 두고 마을 사람들은 갈등하는 가운데, 숲이 파괴되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던 새봄이는 소담이를 구하기 위해 숲으로 들어간다. 인간에 대한 증오로 가득찬 맷돼지 공격을 받은 새봄이는 하늘다람쥐로 변신해 위기를 모면하게 되지만, 인간과 자연의 소통을 매개하려는 새봄의 노력은 한계에 부딪히게 되고, 아버지가 숲을 파괴하는 현장에서 온몸으로 굴삭기를 막아내려 한다.

새봄이는 소담이를 구하고 파괴되어 가는 숲을 살려낼 수 있을까? 하늘다람쥐로 변한 새봄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가 계속되는 한 결국 스스로를 파괴하는 비수가 되어 돌아올 것”이며 “숲이 망가지면 인간도 언젠가 숲의 운명과 함께 할 것”이라는 작가의 말이 소설을 읽는 내내 비수처럼 꽂혀 가슴을 아리게 한다.

전 지구가 직면한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를 본격적으로 드러낸 이 소설은 “그간 사건의 배경으로만 존재하던 자연을, 주인공과 함께 교감하며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대등한 위상으로 격상시켰다”(김영호 문학평론가)는 평가를 받았다. 숲속 자연에 사는 다양한 식물과 동물들 또한 이 소설의 주인공이며, 주인공 새봄이 하늘다람쥐로 변한다는 판타지적인 발상은 마치 한편의 동화를 읽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게 한다.

“진심을 가지고 이 숲속의 친구들에게 말을 걸어 봐. 그러면 다 대답해 줄 거야.”(본문 중에서)라는 고라니의 말은 기후 위기 속에서 인간이 어떠한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를 말해 주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고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인간이 자연과 대화하고 진심으로 공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이 소설은 말해 주고 있다.
저자

변경섭

1961년충남아산에서태어났다.
서울에서대학을졸업하고,젊은시절오랫동안사회운동을하며살았다.한때환경회사에다니며환경문제에관심을갖기도했다.
서울에서30여년을보내다가지금은강원도평창군대미산자락산골마을에내려가서자연을벗삼고,텃밭농사에재미붙이며글을쓰고있다.
저서로는시집『새는죽었다』,『자작나무숲에눈이내린다』,『목발에대한생각』을냈으며,장편소설『종태』,소설집『눈사람도사랑하네』와에세이집『서리꽃피고꽃지고』를펴냈다.

목차

숲속으로들어간날
서준이의죽음그후
고라니를만나다
거대한상수리나무는있을까?
나뭇가지사이로별이반짝였다
하늘다람쥐를따라숲속으로
어떻게우리가인간을믿을수있습니까?
숲에는우주의생성과소멸원리가작동한다
풍력발전개발문제와마을회의
대웅이와숲속으로
상수리나무아래에서
사라진새봄이
이숲을지키지않을수가없어
하늘다람쥐는누가죽였나
에필로그|대미산이춤을춘다

작품해설|동귀일체로여는꿈_김영호(문학평론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작품해설〉
상상을뛰어넘는기상이변이점차일상이돼가는지금,기후변화는우리가감내할수있는임계점을넘어서고있다.지구가지금까지겪은다섯차례의대멸종에이은여섯번째대멸종이가능하다는기후재난시나리오가그심각성을말해준다.지구가겪은대멸종중소행성충돌로인한공룡대멸종을제외한네차례의대멸종이모두온실가스에의한기후변화와관련돼있다고한다.그중최악은이산화탄소가지구온도를5도높이며시작된세번째대멸종인데,지금은그때보다10배빠른속도로대기중에이산화탄소가배출되고있어2050년이면지구는거주불능이될거라는암울한전망을제시한다.이산화탄소배출량제로에도달하려는우리의필사적인노력이없다면,그목표년에지구는살수없는곳이된다는것이다.
(중략)
급박한기후위기를어떻게든막아보려는기후정의행동의실천못지않게생태계에대한근본적인인식의변화또한중요하다.인간을자연의주인으로보는데카르트의기계론적이원론에서출발한서구과학과기술공학이지금의기후위기를초래한만큼,자연의일부인인간이뭇생명이나물질들과긴밀하게연결돼있다는생태학적윤리인식을가질때에야기후위기의실질적인극복이가능할것이다.무엇보다자연을하나의물질적대상이아닌주체적으로느끼는생명으로인식해야,우리가자연의한부분임을자각할수있다.이런자각을섬세한자연묘사,그리고자연과인간의교감에대한정밀한천착을통해보여주는창조적인생태소설이바로변경섭의장편소설『누가하늘다람쥐를죽였나?』이다.제목의물음에대한답을찾아가는과정이이소설의줄거리를이루는데,쉽게유추해볼수있듯이바로‘우리’가그‘누가’에해당한다.
(중략)
이작품의최고미덕은,그간사건의배경으로만존재하던자연을,주인공과함께교감하며이야기를이끌어나가는대등한위상으로격상시킨것이다.그냥식물도감이나나무도감등을통해알게된대상들의이름을죽나열하는것에그치며,그것들의모습이나색깔그리고생태등이전혀떠오르지않아그저죽은사물에불과했던자연이,비로소살아서움직이며우리마음에입체적으로다가오게된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