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규는 ‘타다’를 탈 수 있을까?

민규는 ‘타다’를 탈 수 있을까?

$14.00
Description
너무 늦게 침묵하지 않고,
마땅히 서술해야 할 때 말하는 미니 픽션은
작금의 디지털 환경에 더없이 적합한 글쓰기다.
한상준 작가의 미니 픽션 작품집.

아직 생소하지만, 미니 픽션은 “짧은 분량으로 인생과 세상의 본질을 포착해 날카롭게 드러”내는 새로운 문학 장르이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독자를 맞이하는 위 문구처럼 미니 픽션은 “너무 늦지 않게” 말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글쓰기 양식이다. 이 책은 일찍이 미니 픽션에 관심을 기울여 온 한상준 작가의 미니 픽션 작품집이다. '미니 픽션 개인 창작집이 양산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한상준 작가의 이번 미니 픽션 개인 창작집 발간은 급변하는 시대 상황에 적극적으로 천착하고 사유할 수 있는 창작 환경에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모으는 작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 한 편의 양이 A4지로 한 장 내외, 원고지로는 7-8매에 불과하니 단편소설보다 훨씬 짧다. 어느 카페에 고즈넉이 앉아 노트북이나 태블릿 혹은 휴대폰으로도 금방 써낼 수 있는 분량이지만 이 책에 실린 33편의 미니 픽션은 “지금 우리 주변에 혼재한 다양한 이슈들을 조목조목 짧은 분량 안에 형상화”해내고 있다. 더구나 “문제의 본질에 곧장 육박해, 인생과 사회의 민감한 부분”을 깊게 찔러내는 묘미가 뛰어나다. 단숨에 한 편을 읽어낼 수는 있지만 매운 고추를 먹었을 때 코끝이 찡해 오고, 가슴이 먹먹해 오는 느낌을 막을 길이 없다.

분량이 짧다고 해서 다루는 주제가 가볍지만은 않다. 4차 산업혁명과 실업, 농촌과 환경 문제 등 주제가 오히려 깊고 무겁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무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발랄하고 유머가 있으며, 특히 맛깔나는 전라도 사투리가 글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한상준이 선보이는 33편의 작품들은 “반전의 묘를 내외로 유연하게 끌어내는 묘미”가 있다. “짧지만 묵직한 여운이 길게 남는 작품”들에는 짧음의 미학이 유려하고 밀도 있게 그려져 있다. 특히 각 작품의 첫 부분에 등장하는 윤석현 화가의 그림은 독서의 흥미를 돋구는 아주 훌륭한 애피타이저이다.
저자

한상준

전북고창에서태어났다.
1994년《삶,사회그리고문학》에「해리댁의망제」를발표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
장편소설로『1986,학교』가있고,
소설집으로『오래된잉태』,『강진만』,『푸른농약사는푸르다』가있으며
산문집으로『다시,학교를디자인하다』가있다.

목차

그1분1초가
기죽지말어,‘청춘’
590에속해있는
오빠의슈퍼마켓
문자두통
검침원김씨
누더기법만들듯
되돌려준물음
열려라,학교
세연과세연엄마
그순간,
이비정하고냉혹한
하지못한말
앵글의시각
‘석유시대의종말’어디에서오나?
여기는지금도
심우도
멋쩍은웃음
이러니,또
새가죽었다
상호말은맞는말일까,틀린말일까?
민규는‘타다’를탈수있을까?
박이건,흥이건
첫눈이라고해야할까,아니라고해야할까?
최원장의21번째환자
최원장의원격진료107번째환자
내가디아스포라야,내가
틀린옛말없다더니
2032(22대)대선기자방담회
총체벌레를아십니까?
분명하지않으나,분명한건
안즉까장여그서
…회억한다

해설|불안한삶을위무하는작은노래
작가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