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누구나 한 번쯤은 젊은 날 시인을 꿈꾼 적이 있을 것이다.
청춘의 푸른 꿈을 옷장 깊숙이 넣어 둔 채 어느덧 굵어진 주름살을 마주한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 시인의 꿈을 이룬 늦깍이 시인이 있다.
이학우 시인.
"시심을 잃지 않고 살아온 그의 내면에 숙연해진다."
"그의 내면에 살아 있는 시의 촉수가 느껴진다."
"비 내리는 마당에 떠다니는 물방울이 터지는 것을 보고도 웃는 사람"
늦깍이 시인의 시집에 추천의 글을 쓴 조재도 시인의 말이다.
그는 국어 선생님이다.
어느새 내년(2024년)에 정년을 앞두고 있지만
시인이 된 것도 늦깎이였듯, 선생님이 된 것도 늦깎이였다.
왜일까?
외면하기 어려운 시절을 만났기 때문이었을까?
더 깊어지기 위한 수행의 과정이었을까?
‘시국 관련 미임용자 임용특별법’으로
2002년에서야 대천여고에 첫 발령을 받아 늦깎이로 교단에 섰다.
"그쳤던 비가 / 어린 모 간지럽히듯 / 가볍게 다시 내"리던
어느 봄날 오후,
"비 그치고 / 능선 기어오르는 산안개 자욱하게 필 무렵"
시인은
비 맞으며 마실 길 나가는 민달팽이를 만난다.
천천히 기어가는 민달팽이 모습에
시인을 투영시킨 표제시
〈가벼운 오후〉다.
"생을 달리한 슬픔도
헤어짐의 아픔도
얼굴 달아오르게 하는 부끄러움도
별스럽지 않은
비가 온다 할 수도
그쳤다 할 수도 없는
가벼운 오후
민달팽이 비 맞으며 마실 길 나선
그런 오후다"(표제시, 〈가벼운 오후〉 중에서)
슬픔도, 아픔도, 부끄러움도
별스럽지 않을 나이에 든
시인의 삶이 어떠했을지,
늦깎이일 수밖에 없었던 삶의 내면이 느껴진다.
“이냥 살다 저냥 살다 늙어
이가 빠져
바람 새는 소리 나고
금이 가고
깨어져서 사금파리 되어
어린 것들 소꿉놀이 감으로 쓰일지언정
후회 없다 하겠네”(〈질그릇〉 중에서)
"반들반들 윤이 나고/꽃이나 새 문양 새겨"진
"모양 예쁜" 그릇은 아니지만
"내가 누구인 줄도 모르는/주체 없고 싶지는 않"은 시인의 내면은
질그릇에도 투영되어 있다.
"어린 것들 소꿉놀이 감으로 쓰일지언정 후회 없다”고 하지만
되려 그렇게 쓰이길 바라는 게 시인의 내면 아닐까.
환갑을 넘은 나이
늦깎이 시인의 용기를 낸 이학우 시인.
시심을 잃지 않고 시의 뿌리를 간직해 온
시인의 시 75편
늦더라도 천천히 깊게 그리고 가볍게
아니 되려 느릿느릿하게 걷는 민달팽이 같은
시편들을 만나는 오늘은
참 깊어 가벼운 오후다.
청춘의 푸른 꿈을 옷장 깊숙이 넣어 둔 채 어느덧 굵어진 주름살을 마주한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 시인의 꿈을 이룬 늦깍이 시인이 있다.
이학우 시인.
"시심을 잃지 않고 살아온 그의 내면에 숙연해진다."
"그의 내면에 살아 있는 시의 촉수가 느껴진다."
"비 내리는 마당에 떠다니는 물방울이 터지는 것을 보고도 웃는 사람"
늦깍이 시인의 시집에 추천의 글을 쓴 조재도 시인의 말이다.
그는 국어 선생님이다.
어느새 내년(2024년)에 정년을 앞두고 있지만
시인이 된 것도 늦깎이였듯, 선생님이 된 것도 늦깎이였다.
왜일까?
외면하기 어려운 시절을 만났기 때문이었을까?
더 깊어지기 위한 수행의 과정이었을까?
‘시국 관련 미임용자 임용특별법’으로
2002년에서야 대천여고에 첫 발령을 받아 늦깎이로 교단에 섰다.
"그쳤던 비가 / 어린 모 간지럽히듯 / 가볍게 다시 내"리던
어느 봄날 오후,
"비 그치고 / 능선 기어오르는 산안개 자욱하게 필 무렵"
시인은
비 맞으며 마실 길 나가는 민달팽이를 만난다.
천천히 기어가는 민달팽이 모습에
시인을 투영시킨 표제시
〈가벼운 오후〉다.
"생을 달리한 슬픔도
헤어짐의 아픔도
얼굴 달아오르게 하는 부끄러움도
별스럽지 않은
비가 온다 할 수도
그쳤다 할 수도 없는
가벼운 오후
민달팽이 비 맞으며 마실 길 나선
그런 오후다"(표제시, 〈가벼운 오후〉 중에서)
슬픔도, 아픔도, 부끄러움도
별스럽지 않을 나이에 든
시인의 삶이 어떠했을지,
늦깎이일 수밖에 없었던 삶의 내면이 느껴진다.
“이냥 살다 저냥 살다 늙어
이가 빠져
바람 새는 소리 나고
금이 가고
깨어져서 사금파리 되어
어린 것들 소꿉놀이 감으로 쓰일지언정
후회 없다 하겠네”(〈질그릇〉 중에서)
"반들반들 윤이 나고/꽃이나 새 문양 새겨"진
"모양 예쁜" 그릇은 아니지만
"내가 누구인 줄도 모르는/주체 없고 싶지는 않"은 시인의 내면은
질그릇에도 투영되어 있다.
"어린 것들 소꿉놀이 감으로 쓰일지언정 후회 없다”고 하지만
되려 그렇게 쓰이길 바라는 게 시인의 내면 아닐까.
환갑을 넘은 나이
늦깎이 시인의 용기를 낸 이학우 시인.
시심을 잃지 않고 시의 뿌리를 간직해 온
시인의 시 75편
늦더라도 천천히 깊게 그리고 가볍게
아니 되려 느릿느릿하게 걷는 민달팽이 같은
시편들을 만나는 오늘은
참 깊어 가벼운 오후다.
가벼운 오후 - 사십편시선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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