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이학우시인의시를읽는내내한가지떠나지않고맴도는상념이있었다.그것은도대체시의뿌리(?)혹은시심(詩心)이란무엇인가하는거였다.왜냐면이학우시인과나는대학선후배사이이고같은문학회동인으로활동하기는하였으나,졸업후각자사는삶이달랐고,더욱이그가시를계속쓴다는말을전혀듣지못해서였다.가끔작고한정영상시인추모자리에서만나긴했지만,그때에도나는그가시를쓰느냐고묻지도않았고,또쓸거라고생각지도않았다.그런그가시집을내겠다며원고파일을보내온것이다.대학졸업후처음있는일이니거의40여년만이다.그동안그의마음깊숙이시의맥이말라비틀어지지않고흘렀던가?시의뿌리가남아있었던가?환갑이넘은나이에내는이첫시집을무어라이름할수있나?
축하하기이전에시심을잃지않고살아온그의내면에숙연해진다.그런데시집원고를찬찬히읽어보니,알겠구나,그의내면에살아있는시의촉수를!그는비내리는마당에떠다니는물방울이터지는것을보고도웃는사람이며,“이냥살다저냥살다늙어/이가빠져/바람새는소리나고/금이가고/깨어져서사금파리되어/어린것들소꿉놀이감으로쓰일지언정/후회없다하겠네(「질그릇」)”할정도로심성이부드럽고넉넉한사람이다.그럼그렇지.괜히이학우가시를쓴게아니었다.이같은순정하고질박한마음바탕을잃지않았기에속으로만흐르던시샘의줄기가끊이지않고흐르다어느날이렇게밖으로툭터져솟아오른것이다.그러니축하할수밖에.시인과시모두에게.
-조재도(시인,아동청소년문학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