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만55세(2012.8)에조기퇴직(명퇴)했다.지금은퇴직후‘자연인’으로산지12년이되었다.퇴직후열심히퇴직자의삶을살고있다.‘열심히’라는것은아마도외부의어떤시스템에매이지않고,스스로도모하고실천하는자율에의해인생의마지막단계인자아실현의삶을산다는의미이다.그렇게살면서경험하고느끼고생각한것들을주변사람들과함께나누고자이책을썼다.
종교의성인이나인류의철학자들그리고인생의고매한현자들이말하는삶의기본은거의비슷하다.다시말해그기본을지킬때자신이갖고있는에너지가덜분산되고,덜스트레스에시달리게된다는것이다.그렇다면그기본이란무엇인가?나는그것을‘단순함’으로본다.인간이하는모든일에는끝이있고,끝으로가는길에놓인여러영역들,예컨대가족,이웃,친구,직장,사회,국가에서의단순함을추구하고실현하는것이야말로복잡다단한현실사회를잘헤쳐가는기본원리로본다.
이단순함의추구가퇴직자의생활을잘살게해줄거라는게이책의주된내용이다.특히나이들수록단순하게살아라,그래야마음이편하다,그러나그러기가쉽지않다,그러니까늘집중력을잃지말고자신을살펴야한다,가이책의중심내용이다.
그렇게볼때이책은퇴직을소재로쓴‘인생론’이라할수있다.퇴직관련여타의다른책들이실용서에가까운데비해이책은그렇지않다.퇴직자들이직면하는건강,연금,투자,상속,증여같은문제들은인터넷이나전문가들을통해얼마든지해결가능한것들이다.다만이책에서는위와같은내용을다루더라도어디까지나나의경험과그로인해얻은교훈을바탕으로한이야기가전개된다.
복잡한사회를살아가는힘은의외로단순함에서나온다.단순함은곧홀가분함이며삶이홀가분할때여백의기쁨이찾아든다.퇴직은두려움이자기대이며실제매일매일을살아내야할일상이다.퇴직자에게시간은저주가되기도하고은총이되기도한다.적당히할일이없어소일함이큰일인사람에게시간은견딜수없는지루함의원천이다.그러나하루를일매지게틀어쥐고자아실현을위해함땀한땀보내는사람에게시간은더없는은총이다.이책은바로그런삶을살게된사람들을위한것이다.퇴임전이나후에처한사람들이자신을점검하고앞으로의인생계획을세우는데좋은친구같은안내서가되길바란다.
책속에서
퇴직자로살아가는데중요한것가운데하나는자기시간을확보하는것이다.부모님병간호나자녀문제같은주위상황에휩쓸리다보면어영부영한달이가고일년이간다.나는자기시간을확보하는일을‘필사적’으로해야한다고말하고싶다.나는퇴직후자기가하고싶은일을하는시간은하루에최소4시간은확보되어야한다고생각한다.다른일이있어그일에신경을쓰더라도그때만은자기만의시간으로서말이다.그래서루틴이필요하다는것이다.루틴은그시간이되면그자리에서그일을하는것을말한다.다시말해그일이몸에배도록습관을들이는것이다.그시간에그일을안하면안절부절하지못할정도가되어야비로소일이몸에배었다고할수있다.
---p.61~62
심심함과친해져라
퇴직하면시간은많지만마땅한소일거리가없어심심한경우가많다.퇴직초기엔‘백수가골병든다’는말처럼정신없이시간을보낸다.그동안만나지못했던사람들도만나고,여행도가고,미뤄둔집안일도처리한다.그러나그것도한때다.내가볼때6개월을넘기지못한다.6개월이지나면서서서히집에있는시간이늘고,그놈의심심함에포박당한다.
---p.70
손자손녀를봐주지마라
손자손녀를봐주지마라.요즘은자녀들이결혼을하지않아손자손녀를돌보지않는집도많다.그러나주위에손자손녀를돌보느라고생이아주심한경우도있다.손자손녀를돌보는일도앞서말한자식과의올바른관계정립속에서이루어져야한다.그러니까원칙은성인이된자녀가결혼을해서손자손녀를낳아기르는일은어디까지나그들(자녀)의문제이다.
---p.78
병에걸릴것을너무두려워마라
사람은병으로인해죽는것이아니고병의공포로죽는다.마하트마간디의말이다.깊이숙고해야할말이다.병에걸릴것을너무두려워마라.나이들면몸의기능이떨어지는것은당연하다.치아는마모되고잇몸은주저앉고관절은녹슬어삐걱댄다.혈관은탄력을잃고귀는난청에눈에이상이온다.나이든다는것은여러크고작은질병과같이사는것이다.돈으로약으로고칠수있으면좋겠지만,노인성질환에는돈으로약으로쉽게고칠수있는질병이거의없다.한쪽이나으면다른쪽이고장나고,괜찮아졌다가또약발이떨어지면다시고통스럽다.이런상황에서우리가견지해야할자세가있다.먼저약을멀리하라.약에지나치게의존하지말라는것이다.
---p.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