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터,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틴 루터, 그리스도인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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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종교개혁 당시, 마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가 로마교회의 타락을 지적하면서 무엇보다 믿음과 자유만이 진정한 기독교인의 신앙과 삶을 형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 글이다.
종교개혁의 도화선이 되었던 루터의 95개조 반박문 이후에도, 루터는 저술활동을 이어갔다. 특별히 그는 1520년 8월부터 11월까지 세 편의 기념비적인 논문을 통해 종교개혁의 진심을 잘 담아 내었다. 그중 한 편인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가장 잘 보여준 논문이다. 그리스도인은 행위나 공덕이 아니라 신앙에 의해 의로워지고, 이렇게 얻은 신앙이 사람을 자유롭게 만든다. 이 자유는 정치적 사회적 자유가 아니라 내면적이고 영적인 자유를 뜻한다. 믿음에 의한 자유 때문에 그리스도인은 만물의 주인이지만, 동시에 모든 사람에게 예속되어 있고 모든 자를 섬겨야 하는 존재라며 루터는 이 글에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

마틴루터지음,전경미옮김,김재현

MartinLuther,1483-1546

목차

뮐포르트시장에게드리는헌정사ㆍ8
루터가교황레오10세에게보내는공개서한ㆍ11
그리스도인의자유에관하여ㆍ34

[에필로그]우리가루터를기억해야할이유_김재현ㆍ117
주요자료ㆍ12

출판사 서평

에필로그
우리가루터를기억해야할이유

루터의종교개혁과한국의개신교
16세기초에독일의작은도시비텐베르크(Wittenberg)를중심으로시작된종교개혁은500여년후지구의거의반대편에위치한한국에도적지않은영향을미쳤다.16세기다양한흐름의개신교종교개혁이왕성하게일어났던유럽기독교가21세기들어쇠퇴해진반면에20세기기록적인교회성장을보여준한국기독교는유독강한개신교의모습을보여주고있기때문이다.한국기독교는개신교의대표주자마틴루터(MartinLuther,1483-1546)와장칼뱅(JeanCalvin,1509-1564)중에서칼뱅의영향력을더크게보여주지만,루터의핵심교리와칼뱅의신학이혼용되어영향력을끼치고있다.특히루터가주장한'믿음으로의롭게된다'는'이신칭의'는한국개신교신앙의핵심적인지침이되어왔고,심지어고백적믿음이종종삶의행위를능가해작동할때가많았다.매년10월마지막주에거의모든한국교회가기념하는종교개혁주일에도루터의이름과95개조문과'이신칭의'는여전히유효하게간주되고있다.
다만,칼뱅주의가강한한국기독교가16세기종교개혁에있어서1세대루터와2세대칼뱅의시대적역사적차이를인식할필요가있다.자신들이처한상황에서주어진과제와방법이달랐고,상황과시급성과기반이다를수밖에없기때문이다.

중세에서근대로의전환,
루터가보여준응집된변화의힘
루터의종교개혁을단순히16세기에일어난하나의종교적인사건으로해석해서는안된다.루터의종교개혁은중세말기에고전연구로시작된인문주의와새로운세계관과인식론을문화로꽃피운르네상스에기초해일어난코페르니쿠스적인전환과같은종교지평의변혁사건이었다.보름스(Worms)공원에자리한루터의동료그룹동상들이보여주듯이,새로운세계관으로무장된다양한분야의전문학자들의축적된연구와협력이없었더라면루터의종교개혁은그처럼강력한시대의무기가될수없었을것이다.
루터의종교개혁은또한독일의역사적운명과민족성을일깨우는과정과깊게연결되었다.독일은당시프랑스나영국이나스페인에비해상대적으로민족적응집력과정치력이약했다.이런상황에루터의신학적깃발은로마교황이독일을재정적으로어렵게만드는일에반대할명분을제공했고,그의독일어성경번역은독일민족의자의식을깨우는데크게일조했다.이와함께중세독일교회의출발점인마인츠(Mainz)에서발전된구텐베르크의활자술은오늘날의종이신문에서SNS매체로의혁명적충격만큼이나큰변화를유럽전체에가져다주었다.루터는이런시대적매체의힘을가장깊이느끼고활용한인물이었다.
루터는이처럼중세에서근대로이행하는과정을상징적으로보여준인물이었고,천년이상을지배하던중세유럽기독교의세계관을뒤흔든사람이었다.루터는시대전환의비등점을가장잘표현한인물이었던것이다.

1517년비텐베르크95개조반박문에서
1529년슈페이어(Speyer)회의까지
16세기종교개혁과관련해루터의인생중에가장급박하고흥미진진한시기를본인은1517년부터1529년으로보고있다.1517년에교황레오10세(LeoX,재위1513-1521)가성베드로성당의건축기금을위해대사면을선포했고,면벌부의남발로인한개혁가들의주장은그해10월루터의95개조반박문에서정점을이루었다.그리고이때촉발된긴장과논란은1529년슈페이어(Speyer)회의에서14개의중요도시들이루터를비롯한개혁가들을지지하면서프로테스탄트(protestant)라는명칭과함께종교개혁가들이안정된종교적실체로자리하게되었다.
기간은루터를비롯한종교개혁가들과교황,선제후프레데릭3세(FriedrichIII)와신성로마제국황제들(막시밀리안과샤를5세)사이에긴장된순간들이쉼없이이어졌다.각진영을대표한최고의학자와수사학자와정치가와신학자들이동원되었고,시대와사람들을자기편으로끌어들이기위한논쟁과투쟁이지속되었다.
하지만,이런과정이그저정쟁이나논쟁으로끝나지는않았다.종교개혁가들은머지않아개신교라불릴자신들의새로운흐름에정체성과신학적고백과학문적논리를만들기위해동분서주했다.1517년에교황청의대사면발표와루터의95개조반박문이이전과는전혀다른종교적지형을가져올것이라고는누구도쉽게예측하지못했을것이다.그러나루터와필립멜랑히톤(PhillippMelanchton)과요한에크(JohannEck)가1519년에벌인라이프치히논쟁(LeipzigDebate)은서로가돌아올수없는강을건넜다는것을확인시켜주었다.1520년6월에교황은루터를정죄했고,루터는3편의논문으로자신이생각한종교개혁의원인과핵심을공개적으로제안하고발표했다.1521년카를5세가주재한보름스의회에서우리는"주여,내가여기있나이다.나를도우소서,아멘!"(Ichstehehier,helfemir,Gott)이라는유명한구절속에서루터의결기를느낄수있다.이후의수많은논쟁은1529년터키에대적하기위해군주들의도움을요청해야했던황제가소집한슈페이어회의에서주요도시들이루터를비롯한종교개혁가들을지지하면서,새로운지평을맞게되었다.이제굳이루터가몸소횃불을들고외롭게외칠필요가없는상황에도달하게된것이다.

1520년,교황청의정죄에서루터의책을통한본격적인저항으로
1517년만34세의나이에95개논제로담대하게횃불을들고난후3년동안이루터의일생중에가장분주했던시간이었을것이다.교황은신성로마제국황제와지역군주들,그리고추기경들을비롯한교황청의공식라인을통해루터의입을막기위해동분서주했다.하지만의도대로되지않자,교황은1520년6월15일에루터를정죄(ExsurgeDomine)해버렸다.그리고그해8월부터11월까지루터는세편의기념비적인논문을통해종교개혁의진심을잘담아내었다.

〈독일의그리스도인귀족들에게〉(1520년8월),독일어
종교개혁초기의상황을되돌아보면서교회내부의타락,교회권위의남용,부패한관행들을로마교회가개혁할능력이없다는것을지적하고이제독일의귀족과군주들이나서줄것을요청하는논문이다.루터는종교개혁을해야할이유를압축적으로보여주면서,독일귀족들이교회개혁에역할을해줄것과신성로마제국의구조에도전을줄것을요청했다.

〈교회의바빌론유수〉(1520년10월),독일어와라틴어
이스라엘민족의바빌론유수를상기시키듯교회의바빌론포로상황을이야기하면서가톨릭교회의성례전을주로다루었다.루터는교회의전통적인7가지성례전에도전하면서세례와성만찬만이성경적이라고주장했다.7성례의종류축소보다더중요한것은세례를받고성찬에기계적이고수동적으로참여하는대신,이과정에서참여자의믿음의역할이라고루터는강조했다.성례는거룩한약속이며,믿음안에서만성례전에참여할수있다고주장했다.

〈그리스도인의자유〉(1520년11월),독일어와라틴어
그리스도인이어떻게살아야할것인가를가장잘보여준논문이다.그리스도인은행위나공덕이아니라신앙에의해의로워지고,이렇게얻은신앙이사람을자유롭게만든다.이자유는정치적사회적자유가아니라내면적이고영적인자유를뜻한다.믿음에의한자유때문에그리스도인은만물의주이지만,동시에모든사람에게예속되어있고모든자를섬겨야하는존재이다.
이처럼이세편의논문은개신교종교개혁을위한하나의탄탄한격문이다.로마교회의타락을지적하면서자국민의올바른리더십과역할을강조한루터는,중세가톨릭교회의핵심인7성례에도전했고,믿음과자유만이진정한기독교인의신앙과삶을형성할수있다는새로운그림과해석학을그려내었다.

이책의의도
키아츠는1520년가을에나온루터의세논문에대한한국어번역작업을오래전부터준비해왔다.원래는종교개혁500주년이되던2017년에이책들을발간하려고했다.그런데,그의미있는해에종교개혁주일직전에한국의대표적대형교회인명성교회가아버지로부터아들에게담임목사직을물려주는일명부자세습을밝히면서한국교회에찬물을끼얹었다.루터를비롯한종교개혁가들의단어를빌리면,부자세습은성직매매,즉시모니(Simony)였다.이후에적지않은시간이지나이번에드디어세권을함께발간하게되었다.
우리는독자들이본문안으로들어가이글을차분히읽어내려갔으면한다.라틴어로쓰인글을포함해루터의글은대게내용을길게설명하는만연체스타일이다.옆집아저씨의구수한이야기처럼들리는루터의설명은어려운주제도술술,쉽게설명해준다.이세편의논문은중세가톨릭교회의가르침과16세기종교개혁의인식이어떻게다른지,왜루터가변화와개혁의횃불을들수밖에없었는지를잘보여줄것이다.
그러면서본인이편집작업을하면서느꼈던당시상황과21세기한국기독교의상황이오버랩되는것을독자들이느끼기를소망한다.부자세습과건축에의몰두와값싼'입-종교'가되어버린한국기독교의변화와개혁의전환점을독자들이마음과양심속깊은곳에서느끼기를소원한다.하나님과예수는여전히믿어야겠는데,지금의상황이절망적이어서고민하는한국의신실한기독교인들이당시와같은또하나의전환점을이책을통해만들어가기를가슴깊이절절히바란다.독자들이한문단한문단자잘한구절에집착하기보다는세편이크게그려내는시대그림을파악해낼수있었으면한다.그래야만이책을통해후기기독교사회에서허우적거리는한국교회에대한대안적그림들이솟아나올수있기때문이다.
그러면이제루터의입을빌려,중세에한국교회에도전하는글속으로들어가보자.
"그리스도인은그자신안에서가아니라그리스도와그의이웃안에서사는사람이다.신앙으로주안에서살고사랑으로이웃안에서산다.
신앙을통해하나님에게이르며,사랑을통해하나님에게서자신을낮추어이웃에게이른다.이것이참된영적인그리스도의자유이다."

2021년3월
김재현키아츠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