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신혼여행 (장강명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 (장강명 에세이)

$13.00
Description
소설가 장강명이 뒤늦게 떠난 신혼여행 이야기!
소설가 장강명의 뒤늦은 신혼여행기를 담은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이 출간되었다. 2014년 11월. 아내 HJ와 3박 5일로 보라카이 신혼여행을 다녀온 여행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소설가 장강명의 첫 에세이로 한국에서 자라, 자신이 희망하던 것들 앞에서 좌절하고 번번이 부모와 부딪치고, 미래에 대한 기대와 실망을 번갈아 하던, 그리고 우연인지 운명인지 모르게 대학에서 HJ를 만나 사랑의 여러 빛깔을 경험하고 있는 한 남자 장강명의 이야기다.

저자 장강명은 신혼여행을 하며 자신의 청춘 이야기, 연애 이야기, 결혼, 그리고 결혼 후의 이야기가 솔직하게 풀어놓는다. 별 희망이 안 보이던 자신에게서 어떻게 희미하게나마 무언가를 건져냈는지,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HJ와 어떻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는지, 그리고 끝내 한국을 떠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왔는지. 이 책은 연애와 결혼, 가족, 인생에 대한 그리고 그 모든 것들에 굴복하지 않은 채 살아온 장강명의 인생 분투기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 싫어서》, 《표백》, 《호모도미난스》등 장강명의 새로운 소설 작품을 기다렸을 독자에게 이 책은 ‘장강명이 에세이라고?’라는 질문을 던지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책에 담긴 어쩌면 치부일지도 모르는 장강명의 지극히 개인적인 일화들은 그간 장강명이라는 작가를 궁금해 했을 독자들에게 소설가 ‘장강명’과 사람 ‘장강명’을 동시에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자

장강명

저자장강명은1975년서울에서태어나연세대학교도시공학과를졸업했다.2011년장편소설《표백》으로한겨레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열광금지,에바로드》로수림문학상을,《댓글부대》로제주4·3평화문학상을,《그믐,또는당신이세계를기억하는방식》으로문학동네작가상을받았다.장편소설《호모도미난스》,《한국이싫어서》,연작소설《뤼미에르피플》이있다.

목차

2001년~D-2개월까지:결혼을해야하는데드라인과사랑의메신저
1998년~D-6개월까지:양립할수없는가치와세계사의위인들
D-약60일:보라!울트라괴기시리즈와모험을벌여야할때
D-약30일:미친짓거리의뼈대와사람뇌로만든도시락
D-1일:더블린에있는것과사장님들이정하는것
첫째날오전:EU의블랙리스트와독일군포로수용소
첫째날오후:귀신의집과쾌락의총합이론
첫째날밤:섭식장애가있는듯한커플과바보같은눈물
둘째날오전:이불공평한세계와자기파괴적인봉사활동
둘째날오후:허구를상상하는능력과깊은밤중에있는듯한기분
둘째날밤:우주를여행하는기분과멍한화장품광고용얼굴
셋째날오전:숨을쉬는법과사도마조히즘의세계
셋째날오후:조각조각난사유지와성스러운의무
셋째날밤:바빌론의타락한창녀들과2더하기2는5
넷째날오전:캘리포니아드리밍과수확체감의법칙
넷째날오후:중세풍모험과게을러터진바다사자
넷째날밤~다섯째날:승합차의최종도착지와유황지옥에빠지는기분
21개월뒤:이러저러한물순환의단계와앰브로즈비어스의최후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한국은싫지만,HJ는좋다”
인생앞에굴복하지않는젊은부부의신혼여행분투기


앞으로우리부부에게어떤일이일어날지모른다.이런에세이를써놓은주제에,내가술에취해바람을피우게될지도모르고,HJ가운명적인사랑을발견해나를떠날지도모른다.그러면아마이책은결혼과사랑과믿음에대한지독한아이러니의사례가되겠지.나는두고두고놀림감이될지도모른다._241쪽

장강명의첫에세이《5년만에신혼여행》이출간되었다.이책은짧게말하면,소설가장강명의뒤늦은신혼여행이야기이고,길게말하면,소설가장강명이2014년11월에HJ와3박5일로보라카이에신혼여행을다녀온여행이야기이다.그리고제대로말하면,한국에서자라서,자신이희망하던것들앞에서좌절하고,번번이부모와부딪치고,미래에대한기대와실망을번갈아하던,그리고우연인지운명인지모르게대학에서HJ를만나사랑의여러빛깔을경험하고있는,우리와하나도다를것없는한남자장강명의이야기이다.
3박5일간의신혼여행을하며작가는자신의청춘,연애,결혼,그리고결혼후의이야기를솔직하게꺼내놓는다.별희망이안보이던자신에게서어떻게희미하게나마무언가를건져냈는지,첫사랑,첫섹스,첫직장생활같은것들에서어떻게벗어났는지,부모의반대를무릅쓰고HJ와어떻게연애를하고결혼을했는지,그리고끝내한국을떠나지않고지금까지살아왔는지.그러므로《5년만에신혼여행》은연애와결혼,가족,인생에대한,그리고그모든것들에굴복하지않은채살아온장강명의인생분투기라고해도될것이다.그런데소설가장강명은왜5년만에야신혼여행을떠나야했을까?

우리는어떻게시시한세상을견디며청춘을보내야할까?

시시한세상이고,찌질한청춘이다.아무리둘러봐도우주의신비같은건보일기미가없다.시대의흐름을읽는것도,우리주변의사람들을깊이관찰하는것도모두내가아닌다른사람의일같다.우리가“사랑할수있는건나를포함해인간두명,화분몇개,동물한두마리정도가고작”이며그것또한어지간한마음가짐으로는지켜내기어렵다.무언가해보려고할때마다예고도없이찾아온시시콜콜한일들이우리의평온한일상을뒤흔들고지나가버린다.그것도거의매일.연애는어렵고,결혼은더어렵다.결혼식이나예단,예물만생각하면머리가아프다.아이는상상할수도없다.혼자사는것도만만치않다.그렇기에《5년만에신혼여행》을집어들며우리는물을수밖에없다.장강명은어땠을까?메이저신문기자출신에,문학상네개를휩쓸며한국문학의대표작가로떠오른그의청춘은그의지금은어떨까?
대학을9학기째다니고있으면서도꼭선후배와의만남자리는나가고,부모의집을나와고시원에살다가매트리스랑모텔용냉장고만두고원룸에서살고,공업수학강의를들으며머리의한계를느끼고,언론사준비스터디를쫓아다니며신문사와방송사입사준비를하지만모두떨어지고야마는,결국어느건설사에취직하지만,거기서도얼마못가그만두고야마는청춘,어떤가?‘장강명’이아니라‘장공명’이나‘장강수’같은이름을넣더라도다를거없는청춘이다.그리고그런청춘은소설가가되고신혼여행을가서도계속된다.‘내가소설가로성공할수있을까?’‘이번책은얼마나팔릴까?’하고생각하니말이다.

내가과연성공할수있을까?내가옳은선택을한걸까?이렇게사는게맞는걸까?마흔이되어서까지그런걸고민한다는게이상했다._21쪽

마흔이되어서도그런걸고민한다는게이상하다는작가를보면서무언가시시함이좀줄어드는것같다는생각을하게된다면그것만으로괜찮은거아닐까.적어도이시시한세상을견디고있는게나혼자는아니니까.

야무지게재미있는걱정이될정도로솔직한

《5년만에신혼여행》은장강명의‘첫’에세이다.장강명이에세이라고?에세이도재밌을까?‘첫’이란늘기대와우려가한데섞여찰흙처럼단단히뭉쳐지는법이다.다행히도첫장‘2001년~D-2개월:결혼을해야하는데드라인과사랑의메신저’를펼치자마자그런걱정과우려는말끔히씻겨나간다.눈이밝은사람이건눈이어두운사람이건이에세이가엄청나게재미있다는사실은알수있다.그러니까이책은그냥재미있는것도아니고“야무지게”재미있다.‘더블린에있는것과사장님들이정하는것’‘섭식장애가있는듯한커플과바보같은눈물’‘숨을쉬는법과사도마조히즘의세계’‘승합차의최종도착지와유황지옥에빠지는기분’등열여덟장의제목을읽는것만으로도재미있으니말을해서더뭐할까.그럼재미가다일까?물론,아니다.작가의지극히개인적인일화들은보라카이화이트비치에서선탠중인사람들처럼책곳곳에누워있다.어쩌면치부일지도혹은단점이거나숨기고싶을지도모를그런일들이작가의목소리로아무렇지않게쓰여있다.《한국이싫어서》,《표백》,《호모도미난스》등을읽으며작가에게궁금한게생긴독자라면이책을읽으면된다.그러면“아!”하고‘장강명’이란소설가와‘장강명’이란사람을동시에알수있다.
우리는아이를갖지않고둘이서잘살기로했다.그런결심을하고나는신촌의비뇨기과에가서정관수술을받았다.어영부영하다가결심이흔들릴게두려웠다.비뇨기과의사가“자녀는몇분입니까?”라고물었을때“둘있습니다”라고거짓말했다._15쪽

우리집창고문에는‘효도는셀프’라는스티커가붙어있다(HJ가붙였다).내부모님은나에게효도를받고,HJ의부모님은HJ에게효도를받으면안될까?기타노다케시는가족에대해“누가보지만않으면내다버리고싶은존재”라고말했다.내가족관은기타노다케시보다훨씬건강하다.나는내가족을아무도내다버리고싶지않다.다만그들을서로만나게하지않을뿐이다.그들이서로를대형폐기물로여기지않게하기위해._30~31쪽

그래서책을읽으며우리는‘3박5일간’이아니라마치‘35년간의’여행에세이를읽는경험을하게된다.이런걸써도되나?하고걱정이될정도로솔직하고거침없으니까.생각해보자.이런에세이가또있었나?

인생이행복한지불행한지는계속살아보는수밖에

내생각에는전형적인한국식결혼식은빼빼로데이와매우비슷하다.언젠가부터점점호사스러워지고있고,장식이본질을압도하고있으며,이제는거대산업이되어버렸다.업체들이호사스러움을부추기고있으며,소비자들은모두그게허세이고바보같다는걸알면서도그상술에넘어가고야만다.왜이런미친짓거리가사라지지않을까?내생각에그이유는,모든사람들이이미친짓거리에협조하고있기때문이다.그미친짓거리에협조하지않는자들을“걔원래좀특이하잖아”라며이단자취급하기때문이다.그미친짓거리를성대하게,무의미하게치러낼수록찬탄을사고그사실을자랑스러워하기때문이다.(48~49쪽)

HJ와작가는‘좋은’결혼식을올리고싶었다고말한다.물론,둘의뜻대로는되진않았지만.결국두사람은결혼식을올리지않았고,결혼식대신전철을타고마포구청에가서혼인신고를하고,구청을나와서는뷔페대신순댓국을먹었다.예단이고예물이고아무것도없이장모님이사준냉장고하나를가지고20평대전세아파트에들어가동거를했다.그렇게시작한결혼.한국이아니었다면두사람이바라던대로(생각만큼좋은결혼식은아니었을지도모르지만)어쨌든결혼식을올리지않았을까?‘가격대비성능비(수익을생각하지는않는)’를따지고,(싸울때도)야무진두사람이니까분명‘좋은’결혼식을올렸을것이다.하지만그래도다행이다.두사람이결혼식을올리기위해호주나캐나다에가지않고한국에남아줘서.한국에서계속지지고볶고,서로에게다정하고친절하게,틈만나면“나좋아?”하고묻고“조금좋아.”하고대답하며살아줘서.우리는안다.장강명과HJ가한국을싫어한다는걸,(뭐싫어하진않을지도모르지만)한국의여러지점을마뜩잖게여기고있다는건안다.하지만둘은서로가끔찍하게좋다.그사랑이한국을떠나지않게,더즐겁고의미있게살아오게했다면충분하지않을까.그거면된거아닐까?‘5년만에신혼여행’이든‘50년만에신혼여행’이든인생이행복한지불행한지는계속살아보는수밖에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