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 로베르트 발저 작품집

산책자 로베르트 발저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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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의 산책이 곧 그의 글이 되었다!
20세기 독일문학사의 가장 중심적인 위치에 놓인 작가이자 스위스의 국민작가 로베르트 발저의 중단편 42편을 모아 엮은 대표 작품집『산책자』. 저자가 남긴 수백편의 작품 중 그를 대표하는 작품을 엄선하여 수록한 것으로, 작가 배수아의 유려한 번역으로 만나볼 수 있다. '걷기'는 저자의 작품의 가장 중요한 모티프로, 실제 저자는 많은 시간을 걸으며 길 위의 작은 것들에 시선을 두고 그 관찰과 사색을 작품에 담아냈다.

저자는 산책에 강박적으로 몰두했는데, 그에게 산책은 자신의 내면을 거니는 행위였고 이는 곧 그의 글의 소재와 형식이 되었다. 심상, 스케치, 우화, 단편 같은 형식 속에서 작품 속 인물들은 대부분 권력과 지배를 끔찍하게 생각하고 심지어 가난하고 초라한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고자 애쓰는 무기력한 보통의 소시민으로 등장한다. 저자는 이와 같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립되고 무력하나 자유로운 자신의 작은 세계를 지키고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낸다.
1878년 스위스의 독일어 사용 가정에서 자란 저자는 어려운 형편 탓에 14세에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하인, 사무보조, 사서, 은행사무원, 공장노동자 등의 직업을 전전하며 종이조차 살 수 없는 궁핍한 생활 중에도 그는 영수증, 전단지, 포장지, 달력 뒷면 등에 글을 썼고 그것을 끊임없이 신문과 잡지에 투고했고, 이러한 그의 삶은 그대로 글의 소재가 되었다. 저자는 당시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문단에서는 어느 정도 성취를 이루었는데, 아웃사이더적인 면모와 정규교육을 마치지 못한 점, 스위스 방언 등의 이유로 독일이 지성인 사회에서 겉돌았고, 결국 적응하지 못하고 스위스로 돌아가기에 이른다.

1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 저자는 더욱 심한 경제적인 궁핍과 우울감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을 시도하지만 그마저 실패하고 1929년 베른의 발다우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1936년 작품의 재출간을 위해 병원을 찾은 출판인 카를 젤리히에 의해 재조명되어 늦은 성공을 거두었고, 1956년 크리스마스 산책길에서 그는 눈밭 위에 쓰러져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동시대 작가 카프카와 헤세가 열렬한 애독자였다고 밝히고, 후대 W. G. 제발트, 페터 한트케, 마르틴 발저, J. M. 쿠체 등이 문학적 영향을 받았음을 공언하며 이제는 20세기 독일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그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저자

로베르트발저

1878년스위스빌에서태어났다.초등학교와예비김나지움을다녔으나넉넉하지못한가정형편때문에그이상의교육은받지못했다.생계를이어가기위해열네살때부터베른주립은행에서견습생생활을했고,이후취리히,베른,베를린,슈투트가르트,뮌헨등스위스와독일의여러도시들로거처를옮기며엔지니어조수,은행원,사서,비서등으로일했다.

1898년처음으로지역신문에시를발표했고,그후로도여러작품을문학잡지에발표했다.1906년부터『탄너일가의남매들』『조수』『벤야멘타하인학교―야콥폰군텐이야기』등대표작을출간했는데,그의작품들은프란츠카프카,로베르트무질,헤르만헤세,발터벤야민에게찬사를받았다.1913년모국스위스로돌아와호텔다락방에서7년을머물며산문집『작은문학』『물의나라』,장편소설『토볼트』『테오도르』등다수의작품을집필했고,1925년2월마지막책『장미』를출간했다.고독과불안,망상으로고통받던그는누나의권유로1929년베른에있는발다우정신병원에입원하게되었고,입원뒤에도집필을계속했으나1933년헤리자우에있는정신병원으로이송된후에는절필한채여생을보내다1956년12월25일산책을하던중심장마비로사망했다.

생전에작가로서의명성을누리지못하고일생을철저한아웃사이더로살았던로베르트발저는1970년대그의난해한작품들에대해포스트모더니즘적해석이새롭게이루어지면서스위스에서국민작가의반열에오르게되었고,독일문학사의불가해한신화로재탄생했다.노벨문학상수상자인엘프리데옐리네크와W.G.제발트,페터한트케,마르틴발저등은가장크게영향을받은작가로로베르트발저를꼽았다.

목차

목차
시인_7
빌케부인_9
크리스마스이야기_18
헬블링이야기_26
황새와호저_50
주인과고용인_57
두개의이야기_63
한시인이한남자에게보내는편지_71
나는아무것도없어_77
세상의끝_81
티투스_86
문의에대한답변_92
시인들_97
아무것도아닌것_102
블라디미르_106
콘라트페르디난트마이어기념일에바치는헌사_111
비행사_117
그라이펜호수_122
한남자가한남자에게보내는편지_126
젬파하전투_129
프리츠_144
그거면됐다!_157
설강화_163
겨울_167
부엉이_171
두드림_174
내가까다롭나요?_177
파리의신문_184
툰의클라이스트_186
신경과민_203
최후의산문_207
꽃의날_217
키나스트_222
그래,너는내거야!_227
거리(I)_234
도스토옙스키의《백치》_239
작은나무_241
세잔에대한생각_243
기구여행_250
작은베를린여인_255
원숭이_270
산책_278
옮긴이의말_379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발저와같은작가가지성을주도한다면이세상에전쟁이란없을것이다.그와같은작가가수십만의독자를가진다면세상은지금보다훨씬더나은곳이될것이다.”_헤르만헤세
“플롯에구애받지않는음악성풍부한문장이자유롭게흐르는짧은산문.산문의파울클레라고할만큼섬세하고,능란하고,홀린듯이써내려간글이다.…진정뛰어난,가슴깊은감동을안겨주는작가.”_수전손태그
“나는지금도[툰의클라이스트],[헬블링이야기],[원숭이]등을처음읽었을때의충격을잊지못한다.[산책]의...
“발저와같은작가가지성을주도한다면이세상에전쟁이란없을것이다.그와같은작가가수십만의독자를가진다면세상은지금보다훨씬더나은곳이될것이다.”_헤르만헤세
“플롯에구애받지않는음악성풍부한문장이자유롭게흐르는짧은산문.산문의파울클레라고할만큼섬세하고,능란하고,홀린듯이써내려간글이다.…진정뛰어난,가슴깊은감동을안겨주는작가.”_수전손태그
“나는지금도[툰의클라이스트],[헬블링이야기],[원숭이]등을처음읽었을때의충격을잊지못한다.[산책]의문장들을접할때면저도모르게감탄과충격의비명을지르기도했다.…이런것은한번도읽은적이없어.나는매혹되었다.나는펄쩍뛰어오를만큼매혹되었다.”_배수아,[옮긴이의말]중에서
로베르트발저의중단편42편을엄선한대표작품집
20세기독일문학사에서가장중요한작가중하나이자스위스의국민작가로베르트발저의작품집.동시대작가카프카와헤세가그의열렬한애독자였고후대W.G.제발트,페터한트케,마르틴발저,J.M.쿠체등이그에게문학적영향을받았음을공언했다.발터벤야민([로베르트발저],1929),조르조아감벤([로베르트발저는왜그토록중요한가?],2005),수전손태그에의해독일어권밖으로도널리알려졌으며,노벨문학상수상작가엘프리데옐리네크는1998년헌정희곡《Ernichtalser》를출간하여그의작가적발자취를잇기도했다.‘걷기’는발저작품의가장중요한모티프로서,실제그는많은시간을걸으며길위의작은것들에시선을두고그관찰과사색을작품에담아냈다.《산책자-로베르트발저작품집》는발저가남긴수백편의작품중그를대표하는중단편42편을엄선하여수록한것이다.작가배수아의유려한번역이함께한다.
작은것들의세밀화가,내면을걷는산책자로베르트발저
로베르트발저는27년의정신병원생활과거의그만큼의절필기간으로인해한동안잊히는듯했다.그러나헤세와같은문인들의계속적인언급에의해작품들이재출간되었고,사후1970년대에이르러서는수많은젊은작가와비평가들이그의독특한작품세계를이해하고연구했다.현재발저는20세기독일문학사의가장중심적인위치에놓인작가이다.
1878년스위스의독일어사용가정에서자란발저는어려운형편탓에14세에학업을중단해야했다.이후하인,사무보조,사서,은행사무원,공장노동자등의직업을전전한다.종이조차살수없는궁핍한생활중에도영수증,전단지,포장지,달력뒷면등에글을썼고그것을끊임없이신문과잡지에투고했다(수록작[최후의산문]참조).이러한그의삶은그대로글의소재가되었다.당시대중적으로인기를끌지못했던발저는그러나문단에서는어느정도성취를이루었는데,그중에서도발저보다5살어린카프카가그의찬미자였다.로베르트무질은카프카의초기산문[관찰]을읽고“발저유형의독특한예”라고언급하며그유사성을지적하기도했다.연구자들은카프카의《성》에등장하는두명의조수의원형을발저의장편《야콥폰군텐》(한국어판제목‘벤야멘타하인학교-야콥폰군텐이야기’)에서찾기도한다.
카프카뿐아니라헤세역시발저를“동시대가장의미있는스위스작가”라칭하며그의작품이더많이읽히기를바라는글을여러차례쓰기도했다.그러나아웃사이더적인면모와정규교육을마치지못한점,스위스방언등의이유로발저는독일이지성인사회에서겉돌았고,결국적응하지못하고스위스로돌아가기에이른다.발저는잠을자는시간외에는늘걷고또글을쓴듯하다.
바로앞에풍요로운대지가펼쳐져있었지만나는가장작고가장허름한것만을주시했다.지극한사랑의몸짓으로하늘이위로솟아올랐다가다시가라앉았다.나는하나의내면이되었으며,그렇게내면을산책했다.모든외부는꿈이되었고지금까지내가이해했던것들은모두이해할수없는것으로바뀌었다.나는표면에서떨어져나와지금이순간내가선함으로인식하는환상의심연으로추락했다.우리가이해하고사랑하는것이우리를이해하고사랑한다.나는더이상나자신이아니라어떤다른존재였으며,또한바로그렇기때문에비로소진정으로나자신이었다._[산책]중에서,p.349
발저는산책에강박적으로몰두했다.그에게산책은자신의내면을거니는행위였고이는곧그의글의소재와형식이되었다.심상,스케치,우화,단편같은형식속에서발저의인물들은대부분무기력한보통의소시민으로등장한다.그들은권력과지배를끔찍하게생각하고심지어가난하고초라한자신의생활을유지하고자애쓴다.발저는작품속에서고립되고무력하나자유로운자신의작은세계를지키고아무것도아닌것들에애정어린시선을보낸다.
1차세계대전발발이후발저는더욱심한경제적인궁핍과우울감에시달리다결국자살을시도한다.그러나그마저실패하고(“나는심지어올가미조차제대로맬줄몰랐기때문이다.”)1929년베른의발다우정신병원에입원했다.1933년헤리자우병원으로옮긴다음부터는단한글자도쓰지않았지만(“나는여기글을쓰러들어온것이아니라미치기위해들어온것이니까요.”),발저의작품을사랑하는이들에의해,작품의재출간을위해1936년병원을찾은출판인카를젤리히에의해재조명되고늦은성공을거두었다.1956년크리스마스산책길에서그는눈밭위에쓰러져사망한채로발견되었다.
발저의작품에서주체의세계는항상내면에있다.하지만이러한우주는,그리고절망은,결코유아론적인것은아니다.그것은연민으로가득하며,슬픔을동반하는생명이라는존재를한시도의식의바깥으로밀어내지않는다._수전손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