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경우 (조영아 소설)

그녀의 경우 (조영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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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제11회 한겨레문학상 수상 작가인 조영아의 두 번째 소설집 『그녀의 경우』. 〈그녀의 경우〉에는 부실공사로 붕괴되어 500여 명이 사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궁극의 리스트〉에는 엄마와 두 딸이 생활고로 고생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이, 〈겨울을 지키는 왕〉에는 혼자 사는 장애인이 겨울에 집 수도관이 터져서 얼어 죽어야만 했던 ‘근육무력증 장애인 동사 사건’이, 〈북쪽 방의 침묵〉에는 승객 300여 명이 구조를 기다리며 사망해야 했던 ‘4ㆍ16 세월호 참사’가, 〈만년필〉에는 화재에 대한 부실한 대응으로 200여 명이 죽어야 했던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가, 〈사라진 혀〉에는 고공 굴뚝 농성의 모습이, 〈폭설〉에는 ‘돌고래의 자살’이란 사회적 이슈가 언뜻언뜻 비춘다. 하지만 작가가 그 모든 사건을 소재로 소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만년필〉의 주인공인 소설가 윤기의 경우처럼 아무리 진실된 글쓰기라고 해도 그것이 죄의식을 해소하는 길일 순 없다. 대신 작가는 납득할 수 없어 외면했거나, 납득했음에도 여전히 고통스러웠던 사건들을 이야기를 통해 애도한다. 어쩌면 부조리하다고 말할 수 있는 죽음들을, 개인적인 죽음을 넘어서 사회적 죽음으로 확장한다. 작가의 세밀한 관찰과 묘사를 통해 그저 사건이기만 했던 죽음들은 사실의 지점에서 진실의 지점으로 이동한다.
저자

조영아

저자조영아는강원도정선에서태어나서울에서자랐다.서울여대국문과를졸업했으며단국대대학원문예창작학과박사과정을수료했다.2005년〈매일신문〉신춘문예에단편〈마네킹24호〉로등단했고,2006년《여우야여우야뭐하니》로제11회한겨레문학상을수상했다.장편소설《푸른이구아나를찾습니다》,《헌팅》,소설집《명왕성이자일리톨에게》를썼다.

목차

사라진혀
궁극의리스트
그녀의경우
만년필
겨울을지키는왕
폭설
북쪽방의침묵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당연히일어나야할일이아무것도일어나지않을때,
삶은모서리를드러낸다.”
“당연히일어나야할일이아무것도일어나지않을때,삶은모서리를드러낸다.”
한겨레문학상수상작가조영아의두번째소설집

‘송파세모녀자살사건’,‘근육무력증장애인동사사건’,‘4ㆍ16세월호참사’,‘대구지하철화재참사’,
‘삼풍백화점붕괴사고’…….

일상이된죽음,‘그녀’혹은‘그’를위한진혼곡

제11회한겨레문학상수상작가인조영아의두번째소설집《그녀의경우》가출간되었다.《여우야여우야뭐하니》,《푸른이구아나를찾습니다》,《명왕성이자일리톨에게》,《헌팅》까지우리사회의어두운이면과소외당하는인물에대한핍진한시선으로주목받았던작가는신작《그녀의경우》에서‘죽음’을테마로한일곱편의소설을내보인다.작가가보여주는죽음의이야기들은우리에게왠지낯익은기시감을느끼게한다.그이유는소설의모티프로쓰인여러사건을우리가텔레비전이나매체를통해서목격했고,살면서곁에서혹은멀리서지켜봐왔기때문이다.
〈그녀의경우〉에는부실공사로붕괴되어500여명이사망한‘삼풍백화점붕괴사고’가,〈궁극의리스트〉에는엄마와두딸이생활고로고생하다스스로목숨을끊었던‘송파세모녀자살사건’이,〈겨울을지키는왕〉에는혼자사는장애인이겨울에집수도관이터져서얼어죽어야만했던‘근육무력증장애인동사사건’이,〈북쪽방의침묵〉에는승객300여명이구조를기다리며사망해야했던‘4ㆍ16세월호참사’가,〈만년필〉에는화재에대한부실한대응으로200여명이죽어야했던‘대구지하철화재참사’가,〈사라진혀〉에는고공굴뚝농성의모습이,〈폭설〉에는‘돌고래의자살’이란사회적이슈가언뜻언뜻비춘다.하지만작가가그모든사건을소재로소비하고있는것은아니다.〈만년필〉의주인공인소설가윤기의경우처럼아무리진실된글쓰기라고해도그것이죄의식을해소하는길일순없다.대신작가는납득할수없어외면했거나,납득했음에도여전히고통스러웠던사건들을이야기를통해애도한다.어쩌면부조리하다고말할수있는죽음들을,개인적인죽음을넘어서사회적죽음으로확장한다.작가의세밀한관찰과묘사를통해그저사건이기만했던죽음들은사실의지점에서진실의지점으로이동한다.

모서리를드러낸생(生),맨얼굴을드러낸죽음

‘죽음’이란단어는막연하게들리지만무척친숙하면서도한없이겁이나는말이다.어떤죽음은‘죽음’이기이전에‘죽임’으로보이기도한다.표제작인〈그녀의경우〉는‘삼풍백화점붕괴’의상처를안고살아가는50대인‘그녀’와아이를임신한30대인‘나’가아파트단지내의요리교실에서만나는이야기다.어느날‘그녀’와‘나’는식탁위의물컵이3초정도흔들리는걸느끼게되고그날부터‘나’에대한‘그녀’의집착이계속된다.요리교실에선‘그녀’가근방의아파트청소일을하고있고,번돈은개들을위해쓰며,요리강습에나오는것도음식을맛도안보고싸가는것도개때문이라는소문이난다.그리고‘그녀’의개가노인을물었다는얘기까지들린다.수개월뒤‘그녀’가빌려주었던책에서한장의아이사진을발견한‘나’는일상에서지워진지오래인‘그녀’를만나기위해그녀의집으로간다.‘나’는결국‘그녀’를만나지못한다.그리고‘나’는아이를낳고,이사를하고,‘그녀’처럼개를키우고,‘그녀’가그랬듯이복합쇼핑몰로아이를데리고가기도하면서살아간다.그리고어느날알게된다.‘그녀’의경우와‘나’의경우가어떻게다른지.

그녀의경우는운이나빴다.아이를가진모든부모가그녀처럼되는것은아니었다.그렇다고아이를가진대다수의부모가나의경우처럼된다는보장도없었다.그녀의경우와나의경우사이에는햇살이예쁜은하수아파트1003호에서나누어먹던팥죽에대한서로다른기억이부유하고있을뿐대한민국이라는같은하늘이걸려있었다.우리는둘째를갖지않기로했다.그때처럼태교에힘쓸여력도없거니와그녀처럼불운과맞닥뜨릴확률을더이상만들고싶지않았다.은하수아파트1003호거실장식장에놓여있던이국적인문양의접시들이우연히거기그렇게자리하고있는게아니라는걸그때는알지못했다.그것은대단히운이좋은결과였다._‘그녀의경우’에서

우리는그모든것을죽음으로몬것이무엇이었는지에대해생각할수밖에없다.죽음을피해오늘을살아가게하는게무엇인지에대해서도.우리에게필요한건수많은‘경우’가아니라물컵이떨리는것에놀라얼굴이하얗게질렸으면서도기어코문을열어통로를만들어냈던‘그녀’의행위다.그래야삶이든죽음이든이어질테니까.

금방잊지않는것,고작글을쓰는것

단순히희생자수로집계되는죽음앞에서내가할수있는일은고작글을쓰는것뿐이었다._‘작가의말’에서

우리가잊지말아야할것은죽음은결국남겨진자들의몫이라는것이다.남은자들에게는내밀하게고민하고고통당하며축적했던시간이남아있다는것이다.우리는죽음이후를생각해야한다.작가가금방잊지않으면서,고작글을쓰는것으로그것을해냈듯우리도각자의몫으로주변의숱한죽음들을위한진혼곡을불러야한다.더디지만‘죽음’이란북쪽방에도봄이올것이란믿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