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과 광기의 일기 (백민석 장편소설)

교양과 광기의 일기 (백민석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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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느 날, 나의 일기 뒷면에서 아무도 모르게 광기에 찬 한 소년의 일기가 시작된다!
작가들의 작가, 우리 시대 압도적 하드코어 소설가 백민석의 신작 장편 『교양과 광기의 일기』. 제목부터 독특한 이 소설은 40대 소설가인 ‘나’가 쓰는 ‘교양’의 일기와 광기 어린 한 10대 소년이 쓰는 ‘광기’의 일기가 일기장 앞뒷면에 번갈아 쓰인다는 구성의 환상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소설이다. 소설은 87일간의, 180개의 일기로 되어 있다.

다소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내면의 이중성을 파고든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계산적인 ‘교양성’과 무법적이고 비현실적이고 충동적인 ‘이중성’ 중 늘 어느 한쪽만을 중심에 놓고 세상을 보려는 사람들에게 비록 중심에선 밀려났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는 걸 소설로서 증명하려 한다. 작가가 직접 찍은 소설 안의 쿠바 사진과 중심에 대한 여러 사상가의 말은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저자

백민석

저자백민석은1971년서울에서태어나서울예술대학문예창작과를졸업했다.1995년〈문학과사회〉여름호에소설〈내가사랑한캔디〉를발표하면서등단했다.소설집《16믿거나말거나박물지》,《장원의심부름꾼소년》,《혀끝의남자》,《수림》,장편소설《헤이,우리소풍간다》,《내가사랑한캔디》,《불쌍한꼬마한스》,《목화밭엽기전》,《러셔》,《죽은올빼미농장》,《공포의세기》,《교양과광기의일기》,에세이《리플릿》,《아바나의시민들》이있다.

목차

9월28일
(…)
12월23일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작가들의작가’,‘우리시대압도적하드코어’
소설가백민석의신작장편소설!

앞면에일기를쓰는40대중년소설가‘나’와
뒷면에일기를쓰는광기어린한10대‘소년’의이야기
소설가백민석이오랜절필을끝내고돌아온지어느덧4년이지났다.“그의절필로한국문학은어떤‘전조’를십년간잃었다”는평론가황현경의말처럼,백민석은그전조를직접찾으려는듯그사이정말쉬지않고썼다.소설로는《혀끝의남자》,《공포의세기》,《수림》을새로써서냈고,《장원의심부름꾼소년》과《죽은올빼미농장》,《목화밭엽기전》을다시펴냈고,그사이미술에세이《리플릿》과여행에세이《아바나의시민들》을냈다.그럼에도불구하고‘왜절필을했는지’,‘왜돌아왔는지’라는물음은아직도책을낼때마다꼬리표처럼따라붙는다.백민석작가의신작장편《교양과광기의일기》의한문장을통해우리는그물음에대한답을찾을수있다.

누군가를더사랑하고싶다면그/그녀에대한글을써라.어떤도시를더사랑하고싶다면그도시에대한글을써라.이것이아침에일어나베란다창밖을내다보며문득든생각이다.이나라,이도시에대해사나흘고심해글을쓴일이,지난한달관광객으로도시를돌아다니며생긴애정보다더많은애정을갖게했다.
글은사랑이라는감정에이해를더해,사랑을더깊게한다.글은애정에애정의이유를더해,애정을더깊게한다.나도내가사랑에대해쓰게될줄은몰랐다._87쪽

‘나도내가사랑에대해쓰게될줄은몰랐다’라고하지만백민석이써온소설들은모두누군가를더사랑하고싶어서쓰였다.절필한것도,돌아온것도,계속소설을쓰는것도역시그렇다.절필전그의거의모든작품에자기고백적성격이짙었던것도어쩌면그래서일것이다.백민석은여전히자신과세상과그가사랑하는것에이해와사랑과애정을더해글을쓰는작가다.자기가살고있는세계를진지하게바라보며,자신의양심에어긋나지않게자신이본걸정직하게자신만의방식으로쓰는작가.그점에서《교양과광기의일기》는그의새로운대표작임이틀림없다.‘교양’과‘광기’와‘사랑’의일기임이틀림없다.

겹쳐지고충돌하고이어지는
두개의일기,그리고두개의이야기
《교양과광기의일기》는얼핏보면난해하고실험적인작품으로보인다.번갈아쓰이는일기라는형식은이소설을어떻게읽어야할지부터난감하게만든다.하지만,소설은작가가직접체험한쿠바여행기를바탕으로하고있다.작가를연상시키는40대남자소설가인‘나’는일본을거쳐쿠바로여행을떠난다.여행은순조로워보인다.하지만일본에서의첫날,‘나’의안에서한‘소년’이깨어난다.전쟁놀이와광란의섹스를좋아하는10대‘소년’은아무도모르게‘나’의일기장뒷면에또하나의일기를쓰기시작한다.남자의일기가‘교양’의일기라면소년의일기는‘광기’의일기다.
그날부터둘은같은여행을하며각기다른것들을보고상반된두개의일기를써나간다.도쿄에서‘나’가도쿄의지하철에몰두할때,‘소년’은일본의사무라이와칼에심취한다.
쿠바에서도마찬가지다.쿠바아바나에도착한‘나’가숙소를중심으로원형을그리며산책을하면서쿠반샌드위치를사먹고,돈을환전하고,쿠바일정을도와줄코디네이터리자를만나는동안,‘소년’의세계에선‘햄’과‘게바라’와‘루벤’이도미노게임을하는장면이펼쳐진다.쿠바에서의‘나’의일상은한국에서와별반다르지않다.계속글을쓸수있게한국에서와똑같은환경으로작은방의책상을꾸미는게고작이다.제일골칫거리라고하면인터넷정도일까.그동안‘소년’은숙소맞은편레스토랑에서재즈뮤지션들의노래를듣는다.
‘나’가점점더큰원을그리며아바나를산책하고,미국대사관과여러사상가가말한중심에대해생각하는동안,‘소년’은말레콘의보이지않는낚시꾼들의세계와조우한다.‘나’가아바나관광지도를보며카피톨리오를가운데놓고산책하고,아바나비에하의‘카사’라는주택형태를보고감탄하는동안,‘소년’은허벅다리안쪽에‘명산(名山)’이란문신을한물라토여자‘다나이스’를만난다.그리고이‘다나이스’와몸을파는‘룰리의숙녀들’의세계로들어간다.
한편,‘나’의일기장에선단한번도‘다나이스’가등장하지않는다.‘교양’의일기에선말레콘의보이지않는낚시꾼은등장할수없다.‘나’의세계에서일어나는큰일이라는건인터넷을하기위해나우타카드를구매해와이파이존에가거나,비에젖은카메라를앞에두고절망에빠지거나,새카메라를사기위해아바나를정처없이헤매거나,호세마르티문화원측으로부터강연원고를퇴짜맞는것정도다.반면,‘소년’의세계는다르다.‘소년’은‘룰리의숙녀들’의백인마스터를폭행하고,‘다나이스’의아버지를찾기위해애쓰며,‘나’와같이아바나를떠나지않으려고,‘나’의몸에서벗어나기위해어떻게든저항한다.
시간이지나면서두세계는점점좁혀지고,겹쳐지고,충돌한다.‘소년’이폭행했던‘룰리의숙녀들’의백인마스터는결국“지난10월부터나타났고,물빠진카고반바지에얼굴이시커멓게탄”치노인‘나’를알아본다.호텔내셔널의연말갈라쇼를보던‘나’의눈에도‘다나이스’가보인다.
‘나’의쿠바에서의일정이끝나가면서이야기도점점끝으로치닫는다.‘소년’은‘나’에게서벗어날수있을까?‘나’는‘소년’의광기의세계와마주하고도무사할까?‘다나이스’는아버지를찾게될까?‘나’와‘다나이스’의사랑은이루어질수있을까?

표지만본독자들은영영모를것이다
이소설이얼마나재미있는지

중심에대해서는이미여러사상가들이말해왔다.이소설은그말들에,내말을덧붙이는식으로쓰였다.중심은세상에질서를가져와세상을더살만하게만들었을지몰라도,중심에서밀려난많은인간들을비참하게만들었다._작가의말에서

그럼에도불구하고,이소설을어떻게읽어야하는걸까.‘나’는뭐고‘소년’은뭐고‘다나이스’는뭐고‘백인마스터’는뭐고‘다나이스의러시아인아버지’는뭐고‘보이지않는낚시꾼들’은도대체뭘말하는걸까?왜일기는꼭앞뒷면에쓰여야했을까?중심에서있을때우리는이런질문들을할수있다.우리는오래도록이야기의중심에서있었고,자라면서늘그중심에대해서들어왔다.발단,전개,절정,위기,결말이라는이야기의형식과중심소재와줄거리와주제라는이야기의중심과여러시제와인칭과비유법들에대해서.중심이있는이야기는소설의세계에질서를가져와소설을더살만하게만들었을지는몰라도,소설의중심에서벗어난많은소설을비참하게만들었을지도모른다.이소설은“소설읽을시간도없다”는소리들틈에서생겨난건지도모르고,“얼토당토않은내용”을중심에맞게써서책으로내려는소설들틈에서생겨난건지도모른다.이소설이얼마나재미있는지,우리가왜여전히백민석의소설을읽어야하는지,《교양과광기의일기》의표지만본독자들은영영모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