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간질간질 (강병융 장편소설)

손가락이 간질간질 (강병융 장편소설)

$12.00
Description
“손가락에 눈이 생겼을 때는 어떤 병원에 가야 할까?” 슬로베니아에 사는 소설가가 보내온 사랑스러운 퀴어 성장 판타지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 대학교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는 소설가 강병융의 네 번째 장편소설 《손가락이 간질간질》이 출간되었다. 희대의 ‘복붙소설’이자 ‘이명박 전 대통령 저격 소설집’인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를 낸 지 꼭 1년 만에 작가는 전작과는 너무도 다른 느낌의 사랑스러운 성장 판타지를 들고 돌아왔다. 《손가락이 간질간질》은 평범한 열아홉 살 고교 야구 구원투수 ‘유아이’의 이야기다. 어느 날, 아이의 가운뎃손가락 끝에 물컹한 콩알 같은 것이 잡히더니 눈이 생긴다. 눈이 세 개가 되어버린 아이는 이 사실을 주변에 어떻게 알려야 하나 고민한다.
작가는 ‘손가락 눈’이라는 독특한 상상에 인간적인 유머를 더해 ‘차이’와 ‘다름’, 그리고 ‘용기’에 대해 말한다. 본문에서 등장하는 ‘언니네 이발관’의 노랫말은 소설에 온기를 더해주며, 표지에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듯이 소설의 끝에서 밝혀지는 주인공 유아이의 비밀은 이 책의 주제의식을 심화한다. 《손가락이 간질간질》은 누구나 마음 편히 웃으며 볼 수 있는 소설이자, 소설을 읽는 모두의 마음을 순수하고 따뜻하게 바꿔줄 ‘착한 소설’이다.
저자

강병융

저자강병융은1975년대한민국에서태어났다.
2013년부터슬로베니아에서살고있다.
저서로는한국어로쓴장편소설《상상인간이야기》,《Y씨의거세에관한잡스러운기록지》,《알루미늄오이》,소설집《무진장》,《여러분,이거다거짓말인거아시죠?》,에세이《아내를닮은도시(류블랴나)》,《사랑해도너무사랑해》,러시아어로쓴문학이론서《예브게니자먀찐의장편소설《우리들》연구?칼구스타프융의원형이론을바탕으로》가있다.고은시선집《허공에쓴다》를슬로베니아어로공역했다.장편소설《알루미늄오이》가러시아와브라질에서출간될예정이다.
현재류블랴나대학교아시아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1부
01.끝날때까지끝난게아니다
02.브라더,시스터그리고백이
03.코막힌자들의도시
04.닭발을시켰어요
05.손가락의끝
06.보여주고싶었어요
07.BE의옆구리
08.놀라지않았어요

2부
09.1회초무사
10.사람들이봤어요
11.복도의끝
12.붕뜨게했어요
13.기막힌자들의도시
14.시스터도닭발을사왔어요
15.세상밖으로
16.이상하지않았어요

에필로그1
에필로그2
‘작가의말’대신‘작가가받을편지’

출판사 서평

“당신의몸어딘가에도세번째눈이있나요?”
웃기고,다정하고,뻔하지않은성장소설
9회말2사만루,1점차벼랑끝승부앞에아이가서있다.그런데아이가마지막공을던지려는순간,손가락끝이살짝간지럽다.아이는이를악물고가려움을참으며경기를끝낼마지막공을던진다.주무기이자결정구인,투심패스트볼.하지만,공은아이의생각과는다르게한없이느린속도로회전하나없이홈플레이트로날아간다.그래도다행히평소와똑같은투구폼에서날아오는어이없는직구에상대타자의배트가돌아간다.그렇게경기는종료되고,아이의학교가우승하고,아이는최우수선수상을받는다.하지만손가락은우승인터뷰중에도간지럽고,우승이끝나고도계속해서간지럽다.무엇보다우승을했건말건손가락만간지러울뿐아이를둘러싼세상은하나도달라지지않는다.그리고어느날,이젠좀쉬고싶다고생각하는아이의손가락끝엔작고귀엽고콩알만한세번째눈이생겨버린다.그럼이제변신이끝났으니,소설에선본격적으로손가락에눈이생긴아이의파란만장한이야기가펼쳐질까?하지만정작소설의주인공이자고교야구최고의투수인아이는손가락에눈이생기자마자야구를그만둔다.공을힘껏쥐고던져야할왼손가운뎃손가락에다른것도아닌눈이생겨버렸기때문이다.그리고,누구에게말해야할지도어느병원에가야할지도몰라학교를빼먹은채그저동네를돌며방황하고야만다.

《손가락이간질간질》은손가락에눈이생겨특별한사람이되는주인공의성장이야기가아니다.손가락에눈이생겼다는이유만으로,별노력없이도보통사람보다나은사람이되는이야기가결코아니다.작가는그저다른것은틀린것이아니고,그냥다른것이라고말할뿐이다.웃기고,다정하고,기발하고,따뜻한목소리로넌보통사람이지만사실넌늘너다웠기에원래특별하기도해,그렇지만그걸받아들이는건결코간단하지않다고말할뿐이다.간단한걸받아들이는건결코간단하지않으니까.손가락에생긴세번째눈을감추지도부끄러워하지도않고세상밖으로당당하게내미는아이를통해,그리고아이의주변사람들을통해우리는어제와오늘,그리고앞으로도계속물러나지않는사람들을응원하게된다.당신의몸어딘가에세번째눈이있더라도,코가없거나엉덩이에돼지꼬리가달렸더라도,아침만되면갑충으로변하게되더라도그게우리가틀렸다는이유는될수없다고.

‘나쁜놈’들이등장하지않는
‘좋은용기’만주는착한소설
나쁜놈들이등장하지않는소설도있을까?나쁜놈들을물리치지않아도우린성장할수있는걸까?《손가락이간질간질》에는나쁜놈들이등장하지않는다.작가의소설적모토가‘나쁜놈들은멀리,좋은사람들은가까이’라도되는것처럼주인공아이의주변인물들은모두‘대단히’착하다.굳이나쁜쪽으로찾아보려해도아이에게시련을주는건손가락에생긴(심지어사람도아닌)세번째눈‘핑거아이’정도다.아이의남자형제인무뚝뚝한‘브라더’와브라더의아내이자엄마처럼다정하게아이를챙겨주는‘시스터’,아이의소꿉친구이자첫사랑인‘백이’,고등학교때는‘앙마’들에게괴롭힘을당했지만지금은포르투갈어를전공하는씩씩한친구‘WILL’,더러운유머를즐기는속깊은아이의야구부‘감독’,방송에출연해서만나게되는‘가수겸배우인소녀’와‘최고의엠시’모두아이를아끼는좋은사람들이다.소설을읽고있으면이들모두가아이의가족인것처럼느껴진다.그들에게서우린낙담과자학이아닌기묘한희망과다정한믿음을믿게된다.《손가락이간질간질》이건네는건올해우리가받게될첫번째간질간질한‘용기’일것이다.

한번도숨기지않지만,한번도고려되지않는
유쾌한퀴어로맨스소설의정체성
《손가락이간질간질》에서‘아이’는소설내내‘백이’를너무너무보고싶어한다.‘아이’는자본없는애정은존재할수없는세상에서,그래서쉴틈이없는세계에서애정과우정으로‘백이’를좋아하지만,정작‘백이’는사회적시선속에숨어사랑과우정사이의애매한감정을감추기만한다.그리고소설의끝에서아이의세번째눈‘핑거아이’를통해둘은서로가온전히같은사람이라는것을깨닫는다.
퀴어소설은하나의장르가되어가고있다.물론,《손가락이간질간질》이퀴어소설이라고말하기는어려울것이다.하지만,여느퀴어로맨스소설이그렇듯어려운상황,극복해야할장애물에직면했을때사랑은더깊어진다는점에서는비슷하다.‘아이’와‘백이’는‘손가락눈’이라는특이한소재를통해갈등하며성장하지만,사실‘핑거아이’는둘이겪게되는성(性)장통의커다란비유일지도모른다.
책을읽으면서단한번도‘아이’의성별에대해서의심하지않았다면,왜의심하지않았는지에대해서곰곰이생각해볼만하다.실제로‘아이’는소설에서자신의성별을단한번도감추지않으니까.《손가락이간질간질》이유쾌한퀴어로맨스성장소설이될수있다면그건아마다‘아이’와‘백이’덕분일것이다.우리는‘아이’와‘백이’에게배운다.자신의정체성과자신이누굴사랑하는지는절대감출수없다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