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맹

문맹

$11.00
Description
읽기와 쓰기에 대한 고뇌와 갈망이 담긴 언어의 자서전!
소설가 백수린의 번역으로 만나는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소설 『문맹』. 1935년 헝가리의 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의 전시를 지나며 자신의 모국이 독일과 소련에 의해 차례로 침략 받는 것을 목격했고, 여러 언어들이 교차하는 국경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저자의 언어적 정체성을 다룬 자전적 소설이다.

저자는 이 작품에서 모국어인 헝가리어와 함께 빼앗기듯 잃어버렸던 친밀했던 기억을 열한 개의 장으로 되살리며 20세기의 역사를 감내해야 했던 여자이자 이방인으로서 결코 침몰하지 않았던 의지와 용기를 꺼내 보여준다. 문맹을 벗어나고자 어떻게 끈질기게 글을 써왔는지를 보여주지만, 또한 자신이 영원히 문맹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것도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저자

아고타크리스토프

저자_아고타크리스토프(AgotaKristof)
"삶의비통함을검은다이아몬드처럼빛나게그려내는작가"로평가받는,동유럽출신작가로는유일하게밀란쿤데라에비견되는세계적작가.1936년헝가리의한시골마을에서태어나2차대전의포화속에서어린시절을보내고,18세되던해자신의역사선생과결혼했다.20세에아기엄마가된그녀는1956년소련탱크가부다페스트로밀고들어오자,반체제운동을하던남편과함께갓난아기를품에안고조국을탈출했다.오스트리아를거쳐스위스에정착한후친구도친척도없는그곳에서지독한외로움속에생계를위해시계공장에서하루열시간의노동을해야했다.그런열악한환경에서도헝가리어로시를썼고,망명문인들의동인지에발표하기도했다.27세에드디어바라던대학에들어가프랑스어를배웠고,1970년대이후에는프랑스어로작품활동을하였으며지난2011년스위스에서생을마감하였다.
대표작으로『존재의세가지거짓말:비밀노트,타인의증거,50년간의고독』,『어제』등이있다.그녀의작품은무려25개국에서번역되는대성공을거두었으며,1992년리브르앵테르상을수상하기도했다.

역자_백수린
1982년인천에서태어났다.연세대학교졸업후서강대학교와Lyon2대학교에서불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2011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거짓말연습〉이당선되면서등단했다.지은책으로소설집《폴링인폴》,《참담한빛》이있다.제6회,제8회문학동네젊은작가상,제8회문지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시작
말에서글쓰기로

어릿광대짓
모국어와적어(敵語)
스탈린의죽음
기억
제자리에있지않는사람들
사막
우리는어떻게작가가되는가?
문맹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존재의세가지거짓말》이있기까지
아고타크리스토프의자전적이야기

《문맹》은인간사회의불확실성과부조리함을지독히담담하고건조한문장으로그려냄으로써철학자슬라보예지젝,소설가김연수,은희경,정이현,작가이동진을비롯한수많은명사들의존경을받는헝가리출신의여성작가아고타크리스토프의언어적정체성을다룬자전적이야기다.현대프랑스어권문학의고전이자40여개언어로번역되며‘조용한베스트셀러’라고불린3부작소설《존재의세가지거짓말》이후약12년뒤2004년스위스의출판사Zo?에서출간했다.
네살때부터글을읽기시작해병적일만큼독서와이야기에빠져들었던어린시절부터,스위스로망명해모국어를잃고‘문맹’이되어야했던시절,그리고다시프랑스어를배워첫소설이자《존재의세가지거짓말》의1부인〈비밀노트〉를쓰기까지의그녀의반생이기록되어있다.《문맹》은모국어인헝가리어를‘살해’하고헝가리인으로서의정체성까지위협해오던‘프랑스어’라는‘적어(敵語)’를배워야했던시간에대한조용한싸움의기록이자,《존재의세가지거짓말》의가혹하면서잔혹한정경과스스로를호되게단련하며도덕성이존재하지않는소년들의모습의소설적원류를확인할수있는창작의기록이며,‘읽기’와‘쓰기’에대한고뇌와갈망이담긴‘언어의자서전’이다.
《문맹》을통해그녀는모국어인헝가리어와함께빼앗기듯잃어버렸던친밀했던기억을열한개의장으로되살리며,20세기의역사를감내해야했던‘여자’이자‘이방인’으로서결코침몰하지않았던의지와용기를꺼내보여준다.소설가백수린의번역으로국내에처음으로소개된다.

한문맹의도전

아고타크리스토프는1935년헝가리의한시골마을에서태어나제2차세계대전의전시를지나며자신의모국이독일과소련에의해차례로침략받는것을목격한다.여러언어들이교차하는국경마을에서오빠와남동생과함께했던가난한어린시절은이후그녀의글쓰기에큰영향을미치는데,《존재의세가지거짓말》의쌍둥이중하나인루카스는그녀자신이고,다른한명인클라우스의모델은바로그녀의오빠이며,그때살았던마을은소설의배경이된다.
열아홉살에결혼해,스물한살에아이의엄마가된그녀는1956년헝가리혁명의여파를피해반체제운동을하던남편과4개월된딸을데리고헝가리를떠나오스트리아를거쳐스위스의뇌샤텔로이주한다.친구도친척도없는철저한외로움속에서그녀는생계를위해시계공장에서열시간넘는노동을하면서도글쓰기에대한갈증으로《헝가리문예》에시를발표한다.그때까지헝가리어로감상적인시를썼던그녀의문체는,‘적어’이자새로운언어인프랑스어로희곡과소설을쓰면서점점수식없이간결하고투명한지금의문체로완성된다.
1987년에는《존재의세가지거짓말》의1부이자첫소설인〈비밀노트〉를출간하고,5년에걸쳐2부〈타인의증거〉와3부〈50년만의고독〉을완성한다.《문맹》에는그녀가〈비밀노트〉의원고를갈리마르와쇠유,그리고그라세에보내고,거절편지를받고,편집자의연락을받아비로소출간되기까지일련의일화가소개된다.이3부작은전세계적으로큰성공을거두는데,한국에서도《존재의세가지거짓말》이라는제목으로소개되어스테디셀러가된다.이후에도그녀는여러편의소설과희곡작품을출간하며1992년리브르앵테르상,2001년고트프리트켈러상,2005년실러상,2008년오스트리아유럽문학상,2011년코슈트상등을수상한다.2011년7월뇌샤텔에서일흔다섯살의나이로생을마감한다.
그녀는유년기부터청소년기,그리고결혼을하고헝가리를떠나오스트리아를거쳐스위스로이주하기까지끊임없이‘언어’를잃고,‘언어’를배우는경험을한다.《문맹》에서그녀는‘문맹’을벗어나고자어떻게끈질기게글을써왔는지를보여주지만,또한자신이영원히‘문맹’에서벗어나지못하리라는것도분명히말한다.

“내가프랑스어로말한지는30년도더되었고,글을쓴지는20년도더되었지만,나는여전히이언어를알지못한다.나는프랑스어로말할때실수를하고,사전들의도움을빈번히받아야만프랑스어로글을쓸수있다.”_52~53쪽

그러나이말이책의제목이《문맹》이된이유의다는아니다.책의제목이《문맹》인진짜이유는강제되고불공평한상황에도좌절치않고,한명의‘문맹’으로서계속해서쓰겠다고그녀가말하고있기때문이다.

“나는태어날때부터프랑스어를쓰는작가들처럼은프랑스어로글을결코쓰지못하리라는사실을알고있다.하지만나는내가할수있는대로,할수있는한최선을다해쓸것이다.”_112쪽

“프랑스어로쓰는것,그것은나에게강제된일이다.이것은하나의도전이다.
한문맹의도전.”_113쪽

‘우리는어떻게작가가되는가?’에대한질문에그녀가이렇게답했던것처럼.

“우리는작가가된다.우리가쓰는것에대한믿음을결코잃지않은채,끈질기고고집스럽게쓰면서.”_103쪽

누군가의모국어와나의모국어사이에서
소설가백수린의유려한번역

《문맹》을번역한백수린소설가는아주어린시절독서라는질병에걸렸고,어느순간글쓰기의매력에빠졌으며,모국어와모국의언어바깥에서이방인이된경험을가지고있다는점에서아고타크리스토프와매우닮았다.또한,한국어학원강사인‘나’와재미교포수강생‘폴’의이야기인〈폴링인폴〉,아프리카로파견된건설회사직원리의이야기인〈까마귀들이있는나무〉,도망치듯프랑스로유학온나의이야기인〈거짓말연습〉등이방인의경험을줄곧글쓰기로드러내온그녀의지난기록들은《문맹》을옮기기에그녀가더없이맞춤했다는걸보여준다.독자이자소설가로서,외국문학을진지하게공부하는사람들곁을오래맴돈사람이자한언어를다른언어로옮기는사람으로서,그녀는어느때는‘이방인’이되고,또어느때는한명의‘문맹’이되어두려움과해방감사이에서,짐작하고고쳐쓰고다시읽으며,프랑스어를모국어로갖지않은누군가에게이책이닿을수있도록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