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공녀 강주룡

체공녀 강주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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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여성 노동자 강주룡의 삶과 사랑을 그리다!
제2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체공녀 강주룡』. 새롭고도 단단한 상상의 힘으로 미처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역사 속 인물, 강주룡을 지금의 우리 곁으로 소환한다. 1931년 평양 평원 고무 공장 파업을 주동하며 을밀대 지붕에 올라 우리나라 최초로 고공 농성을 벌였던 여성 노동자 강주룡의 일생을 그린 전기 소설이다.

1901년 평북 강계에서 태어난 강주룡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서간도로 이주한다. 스무 살이란 늦은 나이에 다섯 살 연하의 최전빈과 혼례를 치른 주룡은 독립군의 뜻을 품은 전빈을 따라 서간도 통의부에 있는 백광운 장군 휘하 독립군 부대에 들어간다. 하지만 전빈과 동료들과의 불화로 6개월 남짓의 독립군 활동을 끝내고 산을 내려가 친정으로 돌아간다.

반년 뒤 전빈의 위독함을 듣고 달려가지만 끝내 그의 임종을 지켜보게 된다. 전빈의 죽음을 알리러 간 시가에서 ‘남편 죽인 년’으로 욕을 먹고 ‘살인 죄’로 고발까지 당해 감옥에 갇히지만 이후 증거 부족으로 풀려난다. 하지만 그런 주룡이 부끄러운 아버지가 가족을 데리고 사리원으로 이주하고, 이후 논밭 서너 마지기를 받고 지주에게 시집보내려는 부모의 뜻을 알아챈 주룡은 도망치듯 평양으로 가게 되는데…….
수상내역
- 제2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
저자

박서련

1989년음력칠석에철원에서태어났다.2015년[실천문학]신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지은책으로는장편소설『체공녀강주룡』『마르타의일』『더셜리클럽』,소설집『호르몬이그랬어』,『당신엄마가당신보다잘하는게임』,짧은소설『코믹헤븐에어서오세요』,에세이『오늘은예쁜걸먹어야겠어요』등이있다.한겨레문학상과젊은작가상을받았다.

목차



1부
간도

황해

2부
평양


작가의말
추천의말
부록-〈동광〉제23호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삶이란,사랑하는이의손을잡고투쟁하는것
거침없이나아가되쓸데없이비장하지않고,비극적으로삶을마감했으나자기연민이나감상에젖지않는이인물을통해우리는전혀다른여성서사를만난다._심사평중에서

“앞으로너는네가바라는대로살았으면좋겠다.”
싸우고고뇌하고,사랑하며자기삶을스스로결정하는
왜곡되지않은여성영웅,으뜸고운강주룡의삶과사랑


박민규의《삼미슈퍼스타즈의마지막팬클럽》,심윤경의《나의아름다운정원》,윤고은의《무중력증후군》,최진영의《당신옆을스쳐간그소녀의이름은》,장강명의《표백》,강화길의《다른사람》등꾸준히독자들의관심과사랑을받아온한겨레문학상의스물세번째수상작《체공녀강주룡》이출간되었다.《체공녀강주룡》은1931년평양평원고무공장파업을주동하며을밀대지붕에올라우리나라최초로‘고공농성’을벌였던여성노동자강주룡의일생을그린전기소설이다.제23회한겨레문학상심사당시“거침없이나아가되쓸데없이비장하지않고,비극적으로삶을마감했으나자기연민이나감상에젖지않는이인물을통해우리는전혀다른여성서사를만난다”(평론가서영인),“이렇게근사한소설,참으로오랜만이다”(소설가한창훈),“놀라운생동감으로역사의책갈피깊숙이숨어있는아름다운인간을바로지금여기에서살아숨쉬게만든다”(작가정여울)등심사위원들의강렬한지지를받으며205편의쟁쟁한경쟁작들을제치고수상작으로결정되었다.또한,작가가구사하는간도사투리의말맛은‘새터민일것이다’,‘나이지긋한기성작가일것이다’라는추측과함께심사위원들의감탄을불러일으켰다.
수상자박서련은2015년단편〈미키마우스클럽〉으로《실천문학》신인상을받으며등단한신인으로,《체공녀강주룡》은그가처음완성한장편이자첫책이다.작가는새롭고도단단한상상의힘으로미처제대로주목받지못했던역사속인물‘강주룡’을지금의우리곁으로소환한다.간도와평양을오가는광활한상상력에‘강주룡’이라는매혹적인인물을불러낸이강렬한이야기는지금의시대를사는우리에게깊은울림으로다가올것이다.

뒤집어진인간을마주하는뒤집어진마음

소설은1,2부로나뉘어강주룡의삶을자상히이야기한다.스물이라는늦은나이에다섯살연하의최전빈과혼례를치르고,남편을따라독립군부대에들어가며,가족을따라강계에서간도,다시사리원으로이어지던시절의이야기가나오는1부와,사리원을떠나도착한평양에서고무공장일을하며모던걸을꿈꾸면서도,파업단에가입하고정달헌과함께적색노동조합원으로활동하며공장주들에게투쟁하다끝내을밀대지붕위에오르고야마는순간까지를그린2부가그렇다.하지만,책장을넘기자마자먼저보게되는건1부도2부도아닌‘병’이라는장이다.작가는강주룡의사랑이나삶에대해채설명하기도전에‘단식’을하며투쟁중인‘강주룡’을,‘가장작은,가장나중된저항의몸짓’을하고있는한‘사람’을맞닥뜨리게한다.

오래주렸다._본문중에서

압축적이고긴장된첫문장은단번에우리를사로잡는다.“타인에게폭력적이기보다는차라리자기를잡아먹는뒤집어진인간,하지만저항의존엄을끝까지상실하지않는인간”(심사평中)인강주룡을맞닥뜨리기위해서는우리의마음또한무언가조금은뒤집어져야한다는듯이.

우리에겐일하는여성영웅이필요하다

비록대단한일은아닐지몰라도주룡은평생처음으로제가고른일을하고있는것이다.머리를풀고옷을벗을지옷을벗고머리를풀지를선택하는것과는차원이다른일이다.부모를따라서이주하고,시집을가래서가고,서방이독립군을한대서따라가고,그런식으로살아온주룡에게는,자기가무엇이될것인지를저자신이정하는경험이그토록귀중한것이다.고무공장직공이되는것말고다른선택지가없었던것은일말서러운일일지언정._본문중에서

강주룡이선택하고살아냈던,‘자기가무엇이될것인지를저자신이정하는경험’은지금도쉬운일은아니다.수상기념인터뷰에서작가는‘일하는여성영웅이필요하다’는생각에서강주룡을소설화하기로마음먹었다고밝힌다.‘있었다’거나‘알게되었다’가아니라,‘필요하다’라는생각에의해서였다고.작가는〈동광〉제23호인터뷰를비롯한강주룡의남은기록을찾아읽고공부하고거기에살을붙여탄탄한묘사와완성된세계를만들어낸다.강인한진짜여성캐릭터인‘체공녀강주룡’을찾아낸다.

다시시집갈마음도없고,부양할가족이없으니집이니땅이니하는것도관심없다.그저제한몸재미나게살면그만이라는생각이다.극장구경도하고.저커피에도맛을들이고.양장도맞춰보고.빼딱구두에실크스타킹이니하는것도신어보고.고무냄새나는보리밥먹어가며내가번돈,날위해쓰지않으면어디에쓴담._본문중에서

사나들이래우에그모양입네까?_본문중에서

첫세미나에서듣거나한말들보다는집에돌아가는길에일어난일이자주떠오른다.기생을동반한남자가저를향해손가락질을했던것.말마따나사는내내손가락질을받을까,막연한두려움을품고살아왔으나실로손가락질을받은것은처음이아니었나싶은생각이다._본문중에서

내목숨을내걸고외치는말을들어주시라요._본문중에서

작가는강주룡이야말로‘자신의대단함을스스로는깨닫지못한다는점에서보편적위대함을지닌인물’이며,‘그래서더더욱지금시점에서호출해야할사람’인‘매우현대적인인물’이라고말한다.그래서일까.모든전기소설에는사실과거짓이섞여있기마련이지만,이소설을읽노라면그걸채따질틈도없이‘강주룡’이라는인물의매혹적인실재에그저동의하고야만다.

강주룡이평양을밀대의지붕위로올라간지80여년이흐른지금우리가사는세상은그때로부터얼마큼이나뒤집어져있을까.우리는그답을알고있다.저기저지붕위에여전히사람이있다는것도.어쩌면그게나일수도있다는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