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금강요정 4대강 취재기)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금강요정 4대강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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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물고기 몇 마리 죽은 게 대수냐?”
“녹조 좀 생긴다고 호들갑이야!”
죽어가는 금강에 대한 기사를 쓰면 한두 개씩 악플이 달렸다.
생명의 연결고리를 모르는 무지렁이의 말이다.
강에 사는 뭇 생명들의 죽음 뒤에는 바로 우리,
인간이 위태롭게 서 있다.

월급 받는 기자도 아니고 그냥 시민기자,
‘금강요정’ 김종술 씨의 좌충우돌 4대강 취재기

개고생 취재에 나선 기자가 있다. ‘금강요정’이라 불리는 김종술 씨다.
4대강 공사가 시작되고 2010년, 굉음을 울리며 쳐들어온 중장비들이 공주시 백제 큰다리의 바위덩어리 보호공을 잘라버렸다. 강물을 가로막고 있던 돌무더기가 무너져내리자 갑자기 본류의 수위가 낮아졌다. 겨울잠에 빠졌던 물고기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모래무지, 누치, 끄리, 마자, 피라미, 붕어, 잉어 등 물고기 수천 마리가 물 빠진 모래톱에 허연 배를 드러내고 죽어갔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재해의 시작이었다.

“이날 현장에 있던 계약직 금강지킴이의 눈물이 터졌다. 서러움에 북받친 그는 ‘죽어가는 물고기 세 마리를 살리려고 집으로 옮겨서 애쓰고 있는데… 금강에 나올 때마다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해 있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닭똥 같은 눈물을 쏟았다. (…) 그날은 악몽을 꾸지 않았다. 한숨도 자지 못했기 때문이다. 썩은 내가 풍기는 강변에서 나 혼자 살아 있다는 것이 악몽이었고 치욕이었다. _86쪽 〈물고기 떼죽음: 열흘의 기록〉

4대강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수시로 물고기 집단폐사가 이어졌다. 규모가 수십 만 마리에 달했다. 강변에 방치된 물고기의 사체에서는 침전물이 흘러나왔다. 구더기가 들끓고 강물이 썩었다. 물고기 주검들 사이에서 노숙을 하며 열흘을 취재했다. 현장은 그가 난생처음 겪은 생지옥이었다. 취재를 마치자 밤마다 가위에 눌렸다. 악몽에서 깨면 두통이 시작됐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괴롭고 힘들었던 것은, 물고기 떼죽음 기사에 달린 악플과 매일같이 걸려오는 항의전화였다. 팔도의 욕지거리를 다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후배가 기사에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김 기자야말로 금강을 사랑하고 지켜나가는 요정이다. 보지도 않고 함부로 평가하지 마라(92쪽).” 그러자 거짓말처럼 악플이 사라졌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그를 ‘금강요정’이라 부른다.
저자

김종술

뭍사람들은그를‘금강요정’이라부른다.금강탐사전문〈오마이뉴스〉시민기자다.2009년4대강공사가시작된이래10년째4대강을취재하고있다.2004년부터공주지역신문사에서기자로일했다.태백,경산,장성,청양등의석산개발문제점을제기,지역여론을환기해만2년만에공주시석산개발계획을중단시키는성과를냈다.2009년부터다니던신문사를직접인수해운영했다.4대강사업홍보성기사가넘쳐나는상황에서사업의문제점을지적하고개발업체의광고를받지않는방침으로운영난을겪었다.결국신문사를넘기고본격적으로〈오마이뉴스〉시민기자로활동하게된다.

명절을제외하고는매일금강에나간다.차량기름값이없을때는걸어다니면서금강의변화를기록한다.물고기떼죽음,준설선기름유출,큰빗이끼벌레창궐,공산성붕괴등특종을보도해사회이슈로만들었다.큰빗이끼벌레는녹조와더불어4대강사업의부작용을대표하는생물이되었다.EBS〈하나뿐인지구:금강에가보셨나요〉에주인공으로출연해금강의실태를알렸다.SBS물환경대상,민주언론시민연합성유보특별상,충남공익대상,대전충남민주언론민주언론상을받았다.한국기자협회에서시민기자로서는최초로기자상을받았으며,〈오마이뉴스〉에서최고의시민기자에게주는뉴스게릴라상을2년연속받았다.정부에눈엣가시였지만소송은한건도당하지않았다.현장에가서보고묻고만져본뒤에야기사를쓴다는철칙때문이다.

“이렇게개고생하며,취재를계속해야하나?”어느날울컥해서눈물을쏟았다.홀로빗물에밥을말아먹었다.물고기주검들사이에서노숙을했다.뱀에물리고공사인부한테두드려맞았다.물길이막히니상식도통하지않았다.하지만이보다더무섭고두려운건,사람들의뇌리에서그들이저지른일들이사라진다는거다.누군가는기록해야한다고생각했다.끝날때까지기록하려한다.4대강사업은현재형이다.

목차

추천의글|세상을썩지않게만드는방부제,김종술
프롤로그|금강에산다

[1부]강의죽음
새들목에생긴일
오리의편에선다윗
1,164억원이가져다준것
빼앗긴땅의가격
“맹박이가낚시도못하게해…”
물고기떼죽음:열흘의기록
정신과치료를받다
금빛모래톱의역사
골재채취사업의아이러니
강의역습
공산성이무너졌다

[2부]생명혹은죽음의색깔
5,600원어치취재
괴생명체의등장
큰빗이끼벌레생태전문가
사라진큰빗이끼벌레의비밀
녹조를숨기려는사람들
“저물에커피타먹고싶다”
녹조는독이다
뱀과의사투
나의생체실험
우리가마시는물은안전할까?
고라니발자국에남은붉은깔따구
한강에실지렁이가산다
대통령의거짓말
녹조폭탄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나는왜환경전문기자가되었나?

[3부]강의삶
고철덩어리,보
숨겨질뻔한기름유출사고
수녀와의동행
미국댐답사기1:댐의시대는갔다
미국댐답사기2:트럼프대통령도못하는일
털빠진너구리
유령공원
사라진금강이,머릿속이하얘졌다
아주특별한초대
수문개방과관료들의사회
강의희망에대하여
대한민국헌법제35조1항

에필로그|다시공존의강으로

출판사 서평

“나는기록한다,‘탐욕의사업’이재연되지않도록”
#4대강은_누구의_탓인가

〈오마이뉴스〉시민기자로서벌어들이는수입은한달에10만~20만원.차량기름이떨어질때면대리운전도하고‘노가다’도뛴다.전재산5,600원이남았을때는강가에서풍찬노숙을하다가,4대강사업이탄생시킨괴생명체큰빗이끼벌레를발견해특종을터뜨렸다(125쪽〈5,600원어치취재〉).이명박대통령을만나게되면“4대강살리기사업을통해새롭게태어난금강”에터를잡은4급수최악의오염지표종붉은깔따구와실지렁이,녹조를전해주려고유리병에넣어가지고다니기도했다.그러나기자는끝내경호원들의철통경비에막혀그를만나지못했다.“저들은골리앗,나는말조차하지못하는새와수달,너구리,오리의편에선다윗이었다(34쪽).”

지난2009년4대강사업이시작되었다.정권이바뀌고닫혔던금강의수문이열렸다.자그마치10년의세월이흘렀다.그러나이제시작이다.4대강16개보중겨우몇개의수문이열렸을뿐이다.이책은지난10년간금강에터를잡고살면서거의하루도빠짐없이금강에나가4대강사업이후강의변화를기록한취재기이다.말못하는새와수달,오리의편에선‘시민’김종술과,대부분의국민이반대한사업을밀어붙인‘거대권력’이명박대통령의싸움의기록이기도하다.김종술기자는모든언론이떠난자리에남아이명박대통령과그부역자들이저지른사건들을끈질기게추적한다.물고기집단폐사사건때는정부가발표한물고기사체의수를일일이확인하고,건강에무해하다는환경부의주장대로녹조로뒤덮인강물을직접마셔보기도한다.4대강공사로갈아엎은땅에사는농민들과어민들을찾아가이명박대통령의말대로정말먹고살기가좋아졌는지묻기도한다.‘사업’의명목으로쏟아부은수십조원의혈세와그혈세로파괴된것들,그리고그파괴된것들을은폐하려는기묘한행정과언론플레이들을낱낱이고발한다.

“때때로괴물들과싸우면서나또한괴물이된것은아닌가하는의문이들때가있다.온갖멸시와천대를받으며홀로강변에서빗물에밥을말아먹었다.뱀에물리고공사인부한테두들겨맞으면서도취재수첩과카메라를놓지않았다.(…)추악한삽질을세상에알리다몸이망가지고마음이찢어졌다.이게다가아니다.경제적재앙이남아있었다.텅빈주머니,매일시달리는빚독촉에모든걸놓고싶을때도있었다.
_228쪽〈나는왜환경전문기자가되었나?〉

더는길이없다싶을때,그와함께4대강을취재하는‘4대강독립군’들이힘을보태어다음스토리펀딩을시작했다.그의사연이널리알려졌고수많은사람들이그를후원했다.베스트셀러작가이외수씨가그를찾기도했다.지금쓰고있는장편소설《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2017년출간)에4대강을죽인자들을응징하는기자가등장하는데,바로김종술기자가모델이라고했다(216쪽〈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이외수가작가는그에대해이렇게말한다.

“저는대한민국작가의한사람으로서솔직하게말씀드리겠습니다.적어도그대가대한민국의국민임을자처하신다면반드시이책을읽으셔야합니다.이책이4대강의팩트입니다.이책에4대강의가감없는진실이담겨있습니다.이책에부정과불의를혐오하고상식과정의를사랑하는한남자의열정과영혼이적나라하게기록되어있습니다.”_9쪽〈이외수추천의글〉

자연의권리,생명의연결고리,그생태계의
원리를모른다는무시무시한일에대하여

김종술기자가지난2016년세종보를찾았을때다.보하류에하얀기름띠가흘러내렸다.기름띠주변으로물고기들이머리를쳐들고가쁜숨을몰아쉬었다.저거기름이아닌가물었다.기름인데,친환경이라고했다.기자는그말을믿지않았다.기름통에적힌빨간색경고문구를확인했다.
‘삼키면유해함.’기자는그들이오일펜스를설치하고흡착포로기름을빨아들일때까지내내자리를지키고서있었다.그에게는기사를쓰는일보다환경이파괴되는상황을중단시키는게시급했다(239쪽〈숨겨질뻔한기름유출사고〉).

그를움직이는것은기자로서의사명감이아니다.말도안되는4대강사업에대한분노만도아니다.‘한낱’강변모래톱이인간에게줄수있는것이무엇인지를이해하는것이다.그는처음금강새들목에발을내딛던날을기록한다(27쪽〈새들목에생긴일〉).해질녘무리를지어쉼터를찾아가는백로의몸짓에넋을잃었다.죽은나무를쪼아대는딱따구리소리도들렸다.고라니는환약처럼생긴까만똥을쌌다.강변모래톱에쏟아지는별빛속에서잠이들면서,모래가내몸만정화하는것이아님을알게되었다.가늘고고운입자의모래는물의오염을걸러내는필터다.그는자연을글이아니라몸으로배웠다.직접체험하지않은것은글로쓰지않았고,그래서그의글은꾸밈없고절실하다.자연의아름다움에순수하게경탄하고,이름모를풀과꽃,야생동물과인간이서로어떻게연결되어있는지를생생히이야기한다.그래서이책은한기자의취재기로만머물지않고,자연그자체를보여주는한편의아름다운에세이가된다.기자는말못하는자연의변호인임을자처하며,자연의권리와생명의연결고리를모르는일이우리인간에게어떤결과를가져올수있는지를보여준다.

“국가와국민은수동적으로환경보전만하면되는게아니다.국가는미래세대를위해환경을보호할의무가있고,자연에도스스로방어할권리를줘야한다.”_320쪽〈대한민국헌법제35조1항〉

전세계많은나라들이자연의권리를인정하고있다.1979년미국환경단체가제기한‘팔릴라소송’에서법원은“하와이의희귀조인팔릴라도고유한권리를지닌법인격으로법률상지위를가지기때문에연방법원에소송을제기할수있다”고판결했다.
에콰도르헌법은“자연은헌법이명시한권리들의주체”임을선언한다.김종술기자는대한민국이말뿐인환경권이아니라사람과생명,미래가담긴새로운환경권을제시한헌법으로개정되어야한다고말한다.이땅에다시는‘4대강사기극’같은일이반복되어서는안되기때문이다.강은그저사람을위한것이아니기때문이다.

“이곳은물안개의강이자백로와고라니의강이며사람의강이다.예전처럼다시살아날강을기다리며강의변화를기록한다.강이깨어나면서숨을토하는하얀새벽강가에서나는지금도공존의강을꿈꾼다.강에서살아가며강을찾는사람들을맞이할것이며강으로의‘소풍’에동참할것이다.이기록은아직끝나지않았다.”_328쪽〈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