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불리는 것이 불편합니다 (인정과 서열의 리트머스, 이상한 나라의 호칭 이야기)

나는 이렇게 불리는 것이 불편합니다 (인정과 서열의 리트머스, 이상한 나라의 호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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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호칭은 개인들 간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풀어가야 할 사회적 과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만 무심히 지나쳐왔던 미완의 숙제가 있다. 바로 ‘호칭’ 이다. 이제는 호칭에 관해 실체를 드러내고 공론화할 시점에 와 있다. 『나는 이렇게 불리는 것이 불편합니다』는 2018년 현재 한국 사회의 호칭 기상도를 점검하고 개선의 방향을 모색하며, 이 문제에 작은 돌멩이 하나를 던지는 책으로, 가정, 직장, 사교모임, 공공시설이나 가게, 온라인 공간 등 우리가 호칭 문제에 부딪칠 수 있는 영역 전반에 걸쳐 실태를 들여다보고 대안을 찾아본다.

한글문화연대 대표, 국문학자, 방송 아나운서, 국립국어원 연구관 등 우리말글 전문가 8인은 신분과 지위, 성별 차이를 이겨내는 보편적 시민적 공공 호칭을 찾아내는 데 머리를 모아야한다는 화두를 던진다.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는 호칭의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이 우리 사회에서 호칭이 인정의 출발점이자 서열의 계급장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규정하고, 김하수 전 연세대 국문과 교수는 한국어 호칭이 복잡하고 모호하여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는 문제는 한국사회가 법적 제도적 민주화를 달성한 것과 별개로 시민사회가 아직 성숙하지 않은 현실과 관계있다고 분석한다.

‘정치하는엄마들’ 백운희 활동가와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권수현 부대표는 호칭에 깃든 성별성과 성차별성을 들여다보고, 강성곤 KBS 아나운서실 방송위원은 최근 우리 방송에서 호칭 인플레이션, 존칭 과잉의 문제점이 심각함을 지적한다. 이정복 대구대학교 국문과 교수는 사회적 소통망(SNS)의 호칭을 집중 분석하며 그 안에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찾는다. 저자들은 호칭 문제에 관해 일종의 특권 아닌 특권을 무의식적으로 누리던 사람들 중 일부라도 이 주제를 회피하지 않을 때 우리는 좀 더 평등하고 자유로운 호칭어 사용에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함께 대안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저자

이건범

작가이자한글문화연대대표이다.한글날공휴일재지정,공문서와교과서의한글전용지키기등국어시민운동에앞장섰다.요즘엔안전용어와법률용어등공공언어쉽게쓰기에힘을쏟고있다.

목차

머리말

인정의출발점,서열의계급장_한국사회호칭기상도
호칭은인정의문제|호칭은서열의계급장|‘나이가깡패’인나라|갑질사회,나이를조롱하는지위서열|호칭기상도의밑그림|공공호칭,‘님’과‘선생님’|직장의호칭혁명|사적인자리에서더어려운숙제|사랑이앞서야할가족호칭|불편함을드러내는용기가첫걸음

한국어의불편한진실_왜호칭이문제인가
상황과맥락에의존하다|대화규칙제1항:상대방을호출하다|호칭결핍증|언어교통로의신호등|시대변화와언어혁신|새로운호칭의발견을꿈꾸며

도련님,아가씨!나는당신의아랫사람이아닙니다_호칭에깃든성별성과성차별성
결혼,가족관계호칭에눈뜨다|여성을부르는호칭vs남성을부르는호칭|호칭의정치에서벗어나자신들의언어로…

두루높임호칭어를두루써요_사회적소통망(SNS)의호칭문화
쓰임새가넓은두루높임호칭어|페이스북누리꾼들이사용하는다양한‘님’|트위터누리꾼들의호칭어|‘님’,‘선생님/샘/쌤’을일상어두루높임호칭어로

생략의재미,맥락의발견_방송에서의호칭문제
뉴스등보도프로그램에서의호칭|드라마에서사용하는호칭|예능및교양프로그램에서의호칭

뭐라고부를지몰라불편하신가요?_호칭어사용실태조사결과
현실에선이렇게불러요|이럴때뭐라고부를지어려워요|이렇게불리면기분나빠요|시대에맞게정서에맞게

출판사 서평

#에피소드1
결혼을앞두고처음만난시동생은앞니가빠진열살어린이였다.나와는형수와시동생이라기엔어색한20년가까운나이차이가존재했다.그럼에도나는결혼후시동생을‘도련님’이라고불렀고,존대했다.누가먼저나서서이를강요하지않았음에도모름지기상식과규범을아는이라면그렇게해야한다고여겼다.정작당시우리의주된대화내용은이랬다.
“도련님,방학숙제는다했어요?”“도련님,영구치가올라올때는양치를꼼꼼하게해야해요”“도련님!고기만먹지말고나물도먹어야죠.”_135쪽

#에피소드2
기업체사장인김지수대표는어느날번개모임에갔다가자신의선배를따라온그회사의나이어린대리직급여성을처음만났다.그런데식사를하면서그여성은김대표를계속‘김지수씨’라고불렀다.그를데려온선배가왜대표님이라부르지않고누구씨라고부르냐며조심스럽게주의를주었다.곧당혹스럽고당돌하게느껴지는대답이돌아왔다.“지금여기는각자일과후자발적으로모인사적인자리인데다저분은저희회사또는제업무와연관되지도않았고,저희회사대표도아니잖아요?”순간뜨악하고싸한분위기…._48쪽

구체적인상황은다를지언정위의사례처럼누구를부르면서내심찜찜하거나거꾸로누군가나를부를때호칭이기대와달라불편했던경험을대부분가지고있다.이렇듯사회구성원모두가문제가있다고느끼지만무심히지나쳐왔던미완의숙제,바로‘호칭’이다.호칭은개인들간의문제가아니라함께풀어가야할‘사회적과제’로,이제실체를드러내고공론화할시점에와있다.
한글문화연대대표,국문학자,방송아나운서,국립국어원연구관등우리말글전문가8인이쓴《나는이렇게불리는것이불편합니다》는2018년현재한국사회의호칭기상도를점검하고개선의방향을모색하며,이문제에작은돌멩이하나를던지는책이다.가정,직장,사교모임,공공시설이나가게,온라인공간등우리가호칭문제에부딪칠수있는영역전반에걸쳐실태를들여다보고대안을찾아본다.

인정의출발점이자서열의계급장
일상의민주화를가로막는구닥다리호칭문화는그만!

한글문화연대이건범대표는이러한문제가발생하는근본원인이우리사회에서호칭이‘인정의출발점이자서열의계급장’역할을하기때문으로규정한다.호칭에는나이,능력,전공,지위등정체성의일부분이담겨있기때문에사람들은자신이기대하는호칭으로불리길원하고,그런기대에어긋날때인정받지못한다고여긴다.안타까운것은호칭이단순히정체성인정의문제에그치지않고서열인정의성격을강하게띤다는데있다.결국호칭의민주화가대화와인간관계의민주화를가져올것이라고주장한다.
이를위해서로직함을몰라부르기곤란하거나직함을부를필요가없을때,직함을부르는것이누군가를소외시키는상황일때는적극적으로‘선생’호칭을사용하자고제안한다.여성은직함이없을때‘누구부인,누구엄마’로불리는데이역시선생님으로통일하면남녀호칭차별을줄일수있다.병원이나공공기관에서남성에게아버님,여성에게어머님이라고부르는경향이늘고있는데여기에가식이있으니이런곳에서도선생님으로부르는게무난하다고본다.
씨제이그룹,아모레퍼시픽그룹,에스케이텔레콤이직함호칭을없애고이름에님을붙이는운동을펴고있음도소개한다.씨제이그룹은이재현회장부터회장으로부르지말고‘이재현님’으로부르도록강제했다.호칭변화와함께반말이줄고높임말사용이자연스레늘었으며,그결과조직의창의력과기획력이높아졌고새로운사람이충원되었을때일어나는갈등을푸는데도움이되었다고한다.
김하수전연세대국문과교수는한국어호칭이복잡하고모호하여사용자들이불편을겪는문제는한국사회가법적제도적민주화를달성한것과별개로시민사회가아직성숙하지않은현실과관계있다고분석한다.4차산업혁명시대에호칭만큼은1차산업사회에머물러있다는것이다.이를회피하기위해차라리외래어를사용하는웃픈사례를소개한다.
‘아내’라고하자니쑥스럽고,‘처’라는말은답답하고,‘내자’라고하면고리타분하고,‘마누라’라고부르면무도하고‘집사람’은시대착오적으로비칠까봐못쓴다.그리고겨우‘와이프’를찾아냈다.모어(태어날때부터어머니한테배운언어)가아닌외래어에서편안함을느낄정도로호칭문제에관해한국인들은불편한현실을마주하고있는것이다.

도련님!아가씨!나는당신의아랫사람이아닙니다
나이,성별,권위를넘어…대한민국호칭기상도를바꿔라

‘정치하는엄마들’백운희활동가와젠더정치연구소여.세.연권수현부대표는‘호칭에깃든성별성과성차별성’을들여다봤다.두필자의글을보면무엇보다결혼뒤가족호칭의성차별성이문제다.여성은남편가족의모든구성원한테존댓말(시아버님시어머님시아주버님형님아가씨서방님도련님)을하도록되어있고,남성은아내가족의모든구성원한테보통말(장인장모형님처형처제처남등)을한다.최근에등장한‘맘충(엄마를뜻하는맘mom과벌레를합친신조어)’‘ㅇ여사’‘경단녀’(경력단절여성)‘승포녀’(승진포기여성)등도사회영역에서여성의역할을한정짓거나편견을덧씌우는말이다.
지난8월여성가족부는양성평등관점에서가족제도와문화를개선하는내용을담은제3차건강가정기본계획을발표하면서오랜관행을바꾸겠다는의지를밝혔다.‘정치하는엄마들’회원들은여성회원서로는물론이고,남성이나조부모회원한테도‘언니’라고부른다.성별이나나이많고적음에관계없이모두를통칭하니,처음만난이들이서로의배경을묻는불편함이사라졌다고한다.호칭의성차별성을해소하기위한시도들이이제막첫발을떼고있다.
강성곤KBS아나운서실방송위원은최근우리방송에서호칭인플레이션,존칭과잉의문제점이심각함을지적했다.대표적으로,한국의방송뉴스는‘앵커’이름에애정을품고앵커계급장붙이기를남발한다.“광화문광장에나가있는김영호앵커를불러봅니다.김영호앵커!예,김영호입니다.김앵커,지금분위기어떻습니까?(자막‘김영호앵커’)”강위원의조사결과를보면미국뿐아니라독일과프랑스,중국방송도앵커라는이름을호칭으로쓰지않는다.앵커계급장,아무개‘기자’따위직함을내세울게아니라그냥보도하는언론인의이름만으로(가령‘영호’‘김영호’)진행하는게더욱깔끔하고국제흐름에어울린다고주장한다.

뭐라고부를지몰라불편하신가요?
두루높임호칭어를두루써요

김형배국립국어원연구관은2017년에실시한호칭어사용실태조사결과를소개했다.조사결과를보면직장안에서다른직원이‘ㅇㅇ씨’라고부르면불쾌감을느낀다는응답이무려49%나됐다.낯선사람을부를때는‘저기요’라는말을쓴다는응답비율이62.5%로가장높았고‘아주머니아저씨’는33.5%,‘여기요’는16.9%로조사됐다.직장에서나공공공간에서나사람을부를때보편적인호칭이마땅치않아겪는불편이심각함을알수있다.
이정복대구대학교국문과교수는사회적소통망(SNS)의호칭을집중분석하며그안에서우리가나아갈방향을찾는다.인터넷공간에서널리쓰는호칭어‘님’을일상에서도두루높임호칭어로적극쓰되아직어색한대명사용법에서는‘님’대신‘선생님’을함께쓰자고제안한다.조금친해진사이에서는‘선생님’을줄여‘샘’이나‘쌤’이라고할수도있다.인터넷에서누리꾼들이나이,지위차이를고려하지않고평등하게‘님’을쓰게된것처럼일상생활에서도‘님’과‘선생님’‘샘’‘쌤’을두루높임호칭어로섞어쓰자는대안이다.

필자들모두나름의대안을제시하고있지만그것이‘정답’일수는없다.다만이제는사회혁신에맞춰언어혁신이뒤따라야하며,신분과지위,성별차이를이겨내는‘보편적시민적공공호칭’을찾아내는데머리를모아야한다는화두를던질뿐이다.어쨌든불편함을느끼는사람들이먼저말을꺼내야하고,일종의특권아닌특권을무의식적으로누리던사람들중일부라도이주제를회피하지않을때우리는좀더평등하고자유로운호칭어사용에한발더나아갈수있다.이책이바로그첫걸음이다.

#에필로그-꼰대김지수씨그뒷이야기
모임을마치고돌아오면서김대표는그장면을다시곱씹었다.‘내가사적인자리에서처음본사람에게김지수씨라는호칭을들었을때왜당혹스러운기분과순간적불쾌함을맛보았을까?’그는평소듣던‘대표님’이라는당연한호칭을듣지못한데다가상대가‘대리’라는직급을가진,적어도열살은어려보이는여성이라서그랬던것같다고그순간적불쾌함의정체를분석했다.
김대표는결국자신이‘남존여비사고와지위에따른갑을서열이데올로기가체화된권위주의적아재또는꼰대’라는결론에이르고는순간소름이쫙끼쳤다.반성의의미로그는업무와관련없는이들을만났을때는그냥자기이름에‘씨’자를붙여달라고권유할방침이라고밝혔다._4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