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넘어,인생의중반에접어들며…
나는이시기를마음껏사랑하기위해다시책을펼쳤다
“누구에게나삶의어느지점에,
할수있는일이라곤간절한기도밖에없는순간이찾아온다.
그때마다삶의신묘한섭리로나를이끈건,한권의책이었다.”
충분히발효된노릇노릇잘구워진빵같은나이,중년
이제까지와다른삶을살게하는’34가지주제,60여권의책이야기’
“올해가두달여남았다”“이달이열흘남았다”이렇게한해를셈해보듯이‘나는내인생의어디쯤왔을까…’하고가만히생각해보면,‘중년’은매우희망적인나이다.흔히서른남짓까지는인생의3분의1쯤다다랐다고생각하고,마흔중반부터쉰까지는벌써절반이나왔구나하는생각에지금까지의삶을점검하고싶어한다.이들에게는자신의인생을해석하고앞으로살아갈날을기쁘게맞이하기위한준비가필요하다.
20년넘게사람과책을이어주는일을해온독서교육전문가임성미가중년이라는인생의오후에접어든이들을위한책≪담요와책만있다면≫을출간했다.그녀는천일동안매일새로운이야기를하며왕을변화시킨셰에라자드처럼,5가지큰주제와34가지소주제로이‘중간점검의시기’를차분하게따뜻한어조로이야기한다.저자의시선은‘내마음’에서‘타인’으로,‘1대1관계’에서‘사회적관계’로,‘과거와현재돌아보기’에서‘새로운도약’으로옮겨간다.즉,1장에서는지금까지의삶이던진수많은질문에답할수있게되는‘마음속그림자발견하기’,2장은지나온삶을돌아보고앞으로살아갈날을위한‘흔들리지않는중년되기’,3장은연인,부부,가족등행복한관계를위한‘우리에게필요한틈이해하기’를다룬다.4장은좀더범위를넓혀,건강한방식으로사회에속하는방법을배우는‘외롭지않은연대하는중년되기’,5장은새로운일에과감히뛰어드는중년을위한‘인생의후반전,새로운실험’을이야기한다.
이책은공감과위로를끌어내는에세이에그치지않고,더많은지식과실천방법을얻기위한저자의추천도서를각상황에맞게언급한다.‘현명한주치의의정확한처방전’처럼,‘내손을잡아주는친절한친구’처럼소개되는책이야기를듣다보면어느덧60여권의방대한지식을얻게된다.삶의이끎에몸을맡긴다는건어렵게느껴지지만,나를이끌어줄좋은책들을디딤돌삼아한발자국씩내딛는인생이라면,좀더가뿐히살아볼만하지않을까?
중년의책읽기,삶에던지는질문인동시에그질문에답하는일
내욕망과현실을마주하니앞으로의삶이두렵지않다
나이가들수록자신에게만집중할수없는상황들이벌어진다.쉼없이달려오게한목표들은어느정도이루어졌지만,점차업무분야에서자신이어디까지올라갈수있을지한계가보이기시작하고,가정에선노쇠해가는부모님,소원해지는부부관계가신경이쓰인다.지지대를받쳐줘야하는식물처럼내손길을필요로하던자녀가어느덧사춘기청소년이되어자주부딪히는상황도벌어진다.거기다몸도예전같지않음을느끼며관계,지위의변화에빠르고유연하게대처하지못한다.
저자는“문제를해결할능력이나끈기,의지는많을지모르지만,고통앞에서느끼는감정은사춘기때와크게다르지않다”고말하며,때로중년기에더강렬한감정에휩싸일수있다고말한다.이전에는실수를해도만회할기회가있고,젊으니까괜찮다며스스로위로할수있었지만,이제는자칫그동안쌓아놓은것들을잃으면어쩌지하는불안감이심해진다.저자는이때야말로나라는존재를찾을수있는절호의때라고말하며심리학자융을언급한다.
“융은사람이중년이되면급격한성격변화를보이기도한다고말합니다.우울감에빠지기도하고절망과비참함,무가치함에사로잡히기도합니다.인생의의미를잃은듯공허하고허무해방황합니다.융은이를극복하기위해이제까지인생전반기에소홀히해왔던내면의세계로눈을돌려야한다고말합니다.외향성에서내향성으로,의식에서무의식으로,육체적이고물질적인관심에서종교적,철학적,직관적인세계로관심의방향을돌려야한다는것이지요.”
우리는안다.이중반의시기에나를점검하고,필요하다면방향전환도할수있어야아랫세대에게는우러러볼수있는선배가,윗세대에게는때로자신도기댈수있을것만같은믿음직스러운후배가된다는것을.주변에밝은기운과든든한영양분을공급하는옹골찬가지가된다는것을.저자는마흔넘어책읽기야말로삶에던지는질문인동시에그질문에답하는일이라고말하며,이전의독서가“성공을위한읽기”였다면,중년의독서는“나의욕망을통해현실을마주하고진실해지는독서”라고정의한다.
누구누구의엄마,아내,딸에서
혼자서도건강하게타인과연대하는독립된주체로
중년은다복하고활기찬노년과예민함으로점철된외로운노년을가르는갈림길이다.저자는타인과나를돌아보고관계를새롭게바라봐야한다고말하며질투와여유중내나이듦은어느쪽으로기울고있는지,우리는과연사랑하는방법을알고있는지등끊임없이질문을던진다.사례에서시작된물음에꼭맞는책으로해답을찾으니지나친자기몰입에서빠져나와객관적으로상황을바라볼수있게된다.
≪담요와책만있다면≫에나오는모든이야기는미리겪었든,겪지않았든모두‘중년이기에겪는고민’들이다.구체적으로는내가속한환경과분리되는듯한소외감과공포,노화를겪는당황과혼란,사랑하는이들을먼저떠나보내야하는염려부터불쑥떠나고싶은마음,갑자기바람을피우고싶은마음등차마타인에게털어놓기힘든아주내밀한이야기까지언급한다.읽다보면‘다들말하지않았을뿐나와비슷한마음이구나’를느끼며불안에서자유로워지고상대방을이해하게된다.
공감을바탕으로회복된건강한관계는누군가의엄마,아내,딸을넘어선개개인들의활발한연대를만든다.마음에대한이야기를넘어서치매에대한공포,불안한노후나복지에대한문제등우리에게닥친현실적인문제와해결책까지나오니중년의삶이더욱두렵지않게된다.이책에담긴34가지이야기,60여권의책을살펴본뒤에는우연히손에들어온책이계기가되어57세에느닷없이‘리스본행야간열차’를탄‘그레고리우스’처럼새로운도약을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