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 (김금숙 만화)

나목 (김금숙 만화)

$19.33
Description
박완서 문학의 시작 《나목》, 만화로 되살아나다
소설가 박완서의 데뷔작 《나목》이 만화가 김금숙의 그래픽노블로 출간되었다. 김금숙 작가는 꼼꼼한 취재와 작품 탐구를 바탕으로 1950년대 서울 명동 거리와 미8군 PX, 계동 골목을 이미지로 재현했으며, 현대적 감각을 입힌 인물 캐릭터를 선보인다. 1970년 발표된 우리 문학의 숨은 걸작 《나목》을 새로운 세대의 독자들에게 환기하고, 전쟁의 이면을 예술가의 시각으로 보고자 하는 기획의도를 인정받아 만화영상진흥원 2019 다양성만화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되었으며, 그 결과물이 책으로 나왔다.
저자

김금숙

바다와산으로둘러싸인아름다운고장고흥에서태어났다.제주4.3이야기《지슬》,일본군성노예피해자이야기《풀》등굵직한역사만화를그려왔다.《풀》로프랑스ACBD아시아상최종후보에올랐고,휴머니티만화상(LeprixBullesd'Humanit?)특별상을수상했다.혁명가김알렉산드라의생애를그린《시베리아의딸,김알렉산드라》로2019레드어워드‘주목할만한기록’상을수상했다.그밖에만화《준이오빠》《아버지의노래》등을펴냈으며,어린이만화《꼬깽이1~3》,그림책《애기해녀옥랑이,미역따러독도가요!》《할아버지와보낸하루》등을쓰고그렸다.《아버지의노래》《풀》《준이오빠》등여러작품이일본,유럽,남미,북미,중동에서출간되었으며,《나목》은2020년프랑스에서출간될예정이다.

목차

서문
프롤로그
1화1951년
2화옥희도
3화풍경
4화침팬지
5화가족
6화엇갈린마음
7화돈으로살수있는여자와그렇지않은여자
8화붉게물든은행잎
9화나목
에필로그
작가의말
부록

출판사 서평

박완서는1970년〈여성동아〉공모전에장편소설《나목》이당선되어등단한이후2011년작고하기까지수많은작품을통해다양한삶의단면과인간의내면을따스한시선으로그려냈다.대중의사랑을폭넓게받았으며,특히작가의작가로불릴만큼많은후배작가들의존경을받았다.박완서의소설은지금도미술,연극,만화등다양한형식으로재현되고있다.
작가가남다른애정을가졌던작품으로알려진《나목》이다른장르로재창작된것은첫시도이다.《나목》은1950년대전쟁으로황폐한수도서울을배경으로,과거의상처를딛고희망의윤곽을그리려는젊은세대의고뇌를치밀하게그린작품이다.역사상황과개인의실존이어떻게만나는가에대한문학적탐구는한국전쟁70주년을맞는현재에도여전히주효하다.또한여성주체성을치열하게탐구한작가의식은작품발표후50년이지난오늘날에도되새기고또뛰어넘어야할과제이기도하다.
만화가김금숙은소설《나목》의등장인물들이말을걸어왔다고전한다.《나목》에는오빠가죽은것이자신의잘못때문이라고느끼며살아가는주인공,죽은두아들의환영에사로잡혀사는어머니,진정한예술가가되기를원하면서도미군부대에서초상화를그리며살아가는화가,미군부대에기대어살아가는다양한주변인물등전쟁이라는상황이만들어낸인간군상이잘그려져있다.특히삶의전선에서외롭게싸우며끊임없이예술가로서의실존을증명해보이려했던화가의고뇌는만화가자신에게큰영감을불어넣었고,작화에착수한계기가되었다.

한국전쟁70주년,새롭게주목해야할역사와문학
만화《나목》은모두9화로구성되어있으며프롤로그와에필로그가덧붙여져있다.그중프롤로그는소설가박완서가박수근화백유작전소식을듣고과거를회상하는에피소드이다.소설《나목》의탄생을보여주는장면이자,원작자에게보내는만화가의‘헌사’와도같은부분이다.
본격적인이야기는원작에묘사된대로1951년서울을배경으로시작된다.1.4후퇴로밀려났던유엔군이3.8선을회복한그해,서울에는전투의흔적이그대로남아있고사람들은공포와불안속에서하루하루를버틴다.
피난대열에끼지않고엄마와함께남은스무살경아는학업을중단한채미군PX에서일하고있다.PX에는미군을상대로여러가지물품을팔고관계를맺으며생계를이어가는다양한사람들이있다.경아가일하는초상화상점의주인최사장은미군에게그림을주문받아파는사업을벌이고있다.가난한화가들을먹여살린다는자부심으로가득찬장사꾼이다.다이애나김은수단과방법을가리지않고미군에게서원하는것을얻어내는잡화점매니저이며,황태수는사다리도제대로못올라타는겁많은전기공이다.모두는전쟁중에도식구들을먹이고입히며하루하루를근근이살아가고있다.
경아는그곳에서최사장이데려온화가옥희도와만난다.다른화가들처럼간판장이도칠쟁이도아닌,‘그냥화가’라고자신을소개하는옥희도에게경아는강한끌림을느낀다.비록남루한현실에찌들어있지만예술가로서자신의실존을끊임없이갈구하는화가옥희도의등장은경아의삶에조용히파동을일으킨다.
경아의마음속에일어난작은불씨와예술가로서의자기존재를증명하고픈옥희도의욕망을확인한어느날,두사람은비로소둘사이에놓인간극을바라본다.옥희도가화가의자리로떠나버리고난뒤경아의헛헛한마음을파고든것은미군맥스의농간이었다.경아는답답한현실을벗고스스로시험대에오르기위해맥스가기다리는호텔로찾아가는데,맥스와의정사는뜻밖에도경아의기억저편사라져있던두오빠의죽음을불러낸다.
경아의기억은전쟁이터진1년전여름으로달음질쳐간다.인민군이서울을점령하기직전많은사람들이피난대열에합류한다.소풍가듯떠났던두오빠는한강철교폭파로발이묶여되돌아오고,인민군의감시를피해‘없는사람’이되어야했다.안채다락방에숨어지내다가,더안전한곳으로여겨진행랑채벽장으로옮긴두오빠는그러나폭격으로처참한죽음을맞이한다.하루아침에두아들을잃은엄마는그때부터죽지못해사는회색빛삶을살고있다.오빠들을더‘안전한’곳으로옮긴죄책감은경아가평생짊어져야할가혹한짐이된다.
만화의마지막9화에오면,《나목》의화자경아와소설가박완서의경계는허물어진다.프롤로그에이어박수근화백유작전에간박완서는오래전박수근의작업실에서보았던작품〈나무와두연인〉을마주한다.작가박완서에다름아닌소설의화자경아는그림속벌거벗은나무가죽은나무,고목古木이아닌몸서리치며봄을기다리는나목裸木이었음을깨닫는다.
만화의에필로그는원작에없는에피소드로,다이애나의미군애인에게보내진옥희도의그림이70여년뒤시애틀의한시골헛간에서발견된다는이야기를담고있다.세상어딘가에남겨져또다른영감을창조해내는예술가의흔적을만화가의상상력을통해만날수있다.

만화적상상력으로재발견한두예술가의삶과만남
만화《나목》은김금숙작가특유의회화적인화풍을그대로이어간다.일본군성노예피해자의삶을다룬《풀》,제주4.3의단면을그린《지슬》등전작의맥을이어역사와현실에내몰린인간의내면이흑백의명징한대비와거침없는붓질로묘사된다.최근출판만화에서보기드문강렬한그림체로,작가의독보적인작품성이유감없이발휘되었다.
한편김금숙작가는한국현대미술을대표하는박수근화백의보석같은작품을만화속에재현하는데도심혈을기울였다.원작소설《나목》의영감이된〈나무와두여인〉을비롯,〈노상의여인들〉〈모자母子〉〈귀로歸路〉〈아기업은소녀〉등대표작의부분혹은전체를모작하여만화속‘박수근갤러리’로되살렸다.박완서와박수근두예술가의만남이라는현대사의흥미로운소재를단순한가십으로다루지않고두인물의삶과예술세계에보다깊이있게접근한의도가돋보인다.
이책에는박완서작가의맏딸호원숙작가의서문이실려있다.어머니가소설《나목》을집필,발표하며늦깎이작가로데뷔하던과정을회상하며작품에대한원작자의남다른애정을묘사한그는“만화가가원작자의영혼속에들어갔다오기라도한듯작품의도를잘살리면서도,창의적이고자유로운장면을만들어냈다”고평했다.
유럽,남북미,중동등전세계만화시장에서도활발히활동하고있는김금숙작가는이번작품《나목》도프랑스출판사와판권계약을마쳤다.이는국내만화의해외진출이활발하게이루어지는최근출판동향에보다활기를불어넣을것으로보인다.동시에한국문학을해외에소개하고대형작가박완서를환기시키는계기가될것이다.

나목裸木은통렬한아픔을온몸으로느끼며내일을향해발돋움하는청춘의상징이며,불우한시대를고독하게건너간예술가의초상이다.또한태엽감긴장난감처럼현실에조종되는삶을살지라도인간의존엄한실존을놓지않으려사력을다하는우리모두의자화상이다.한국전쟁70주년에새롭게주목해야할역사와문학,그리고예술이만화《나목》에깃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