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숨지 않는다 (세상에 가려지기보다 세상을 바꾸기로 선택한 11명의 이야기)

나는 숨지 않는다 (세상에 가려지기보다 세상을 바꾸기로 선택한 11명의 이야기)

$15.23
Description
자신을 적대시하거나, 하찮게 여기거나,
발칙하게 여긴 세상을 발 디딘 곳부터 바꾸어나간 여성들
두 아이를 키우는 장애여성부터 70대 홈리스 여성까지, 소수자, 피해자라는 정의를 ‘주체자’ ‘행위자’로 바꾼 사람들의 구술기록&에세이. 차별과 혐오가 들끓는 사회에서 약자는 언제나 타깃이 되었다. 배제의 대상이 되거나 쌓여 있던 사회구조적 분노를 몰아 받는 총알받이가 되거나. ≪나는 숨지 않는다≫는 ‘피해자, 소수자’라는 사회의 시선에 저항하며 ‘주체자’ ‘행위자’로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간 이들의 구술기록이자,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사회비평 에세이이다.

소수자를 차별하는 가장 무서운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선 긋고 타자화하거나,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저자 박희정, 유해정, 이호연은 인권기록활동가로서 차별받는 자, 저항하는 자를 직접 찾아가 목소리를 기록하는 일을 해왔다. 그들에게 약자의 말하기란 “우리 사회를 성찰하고 변화하게 하는 힘”이다. 세 사람은 더욱 활발한 인권활동을 위해 ‘인권기록센터 사이’를 만들었고, 이 책은 약자의 현장에 깊숙이 들어가 각각의 분투를 기록하고 사유거리를 이끌어낸 ‘사이’의 첫 책이다.

≪나는 숨지 않는다≫에 등장하는 11명은 한부모 여성가장이거나 스쿨미투 당사자이거나 홈리스 여성, 탈북여성, 장애여성 등이다. 사회는 이들을 경계에 내몰지만, 이들은 모두 닥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세상에 대항하고 협상하며 길을 만든다. 동시에 ‘자기 자신’부터 변화시키며, 생생한 목소리로 주류사회가 삭제한 이야기를 과감하고 명랑하게 폭로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충격적이고 도전적인 자극과 함께 묵직한 질문을 받게 된다. 이들의 호기로운 분투에 우리는 어떠한 변화로 응답할 것인가?
선정 및 수상내역
1. 적십자사 2020 <올해의 인도주의 도서> 수상
2. 인권연대 2020 <올해의 인권책> 수상
저자

박희정

인권기록활동가
나를둘러싼세상을이해하고싶어묻고듣고생각하고글을쓴다.≪금요일엔돌아오렴≫,≪나를보라,있는그대로≫,≪나,조선소노동자≫등을함께썼다.

목차

프롤로그:
피해자를넘은‘행위자’로서그들이만들어온길

1장내가왜쫄려야돼?
이혼이후나답게자립하고성장하며지역과일상을바꾸다
구술:유지윤/글:유해정

“사람에겐고난이예기치않게찾아오잖아?
종종나는그고난을어떻게넘겼을까생각해보곤하는데,
‘아,저렇게넘긴사람도있구나’생각해보게하는그런삶이었으면좋겠어.”

2장국경을넘고넘었어요,내가되기위해
20대탈북여성,그가말하는북한과남한,그경계넘기
구술:제시킴/글:박희정

“북한에서왔다면어떤마인드야?어떻게살아야돼?
말해줘.그럼내가그렇게살아갈게.”

3장나는숨지않는다
너무장애인도,너무엄마도,너무빈민도,너무활동가도아닌‘나’이기를
구술:임경미/글:유해정

“아이키우면서도항상되새겨요.내가장애가있다고
숨으면아이들도숨는다.그래서숨지않았어요.”

4장여기서성질을더죽이면못살지
70대홈리스여성,그가거리를집삼은이유,그리고‘나’의삶
구술:김복자/글:박희정

“외롭고쓸쓸하고,나는혼자살면서지금까지그런거전혀없어.
지금부터앞으로내가살아갈일은살아봐야알지.”

5장내가만난이상한나라
집나온청소년에게‘쯧쯧쯧’하지만……청소년의자립과주거권이야기
구술:김예원/글:이호연

“주거가안정되고같이사는사람들이나를해치지않는다고느꼈을때
수면아래에깔려있던말랑말랑한감정이새살돋듯나오기시작했어요.”

6장회복도삶도일직선이아니에요
조현병과함께하며아이와부모님과지역에서살아가는법
구술:묘현/글:박희정

“조현증의회복이라는게쭉일직선으로좋아지는게아니에요.
뭐랄까……진동하면서언덕을넘는다고할까요.”

7장우리는청소년페미니스트입니다
스쿨미투활동을하는5인의목소리
구술:라원,유경,윤,이황유진,혜/글:이호연

“스쿨미투로‘새로운상식’이만들어지고있어요.
청소년을사랑한다는게,폭력과사랑이결합된지금의방식은아니라는걸알아야해요.”

출판사 서평

나의이야기를,세상이아닌
나의관점으로다시쓰다
소수자라는정의를나부터새롭게정의하는것,그것이저항의출발이다

11명의구술자들은자신을둘러싼일상을바꾸려투쟁한다.제자리고군분투가아니라,혼자만의외침이아니라주변사람과지역사회를바꾸는분투다.유지윤(1장)과임경미(3장)는정상가족이라는테두리바깥에서아이를키우며사는삶을말한다.사회는한부모여성으로서,장애를가진여성으로서아이를양육하는걸‘불완전’하거나‘불온’하게여긴다.모든시스템은‘정상’이라는룰에맞춰져있어서,누군가에겐물흐르듯자연스러울지몰라도이들에겐‘장벽이자문턱’이다.그렇기에이들의양육과‘부모됨’은정상이라는룰에대한저항이고투쟁이다.이들은결코숨지않는다.누구에게나찾아오는고난쯤으로여기고이겨내는긍정성으로,“내가할거야,내가할수있어”라는모험심과자신감으로.그렇게지역과사회를바꾼다.

우리에게도목소리가있어요
하찮거나위험한존재로여기고음소거한이미지에,내목소리를씌우다

제시킴(2장)과묘현(6장),김복자(7장)는사회가‘대표적타자’로낙인찍은인물들이다.제시킴은20대탈북여성이다.그러나종편예능의‘북한미녀’나‘비참한피해자’,결혼시장의‘이국적상품’이만들어낸수동적이미지와는다르다.북한에있을때부터경제적주체로서밥벌이를했고,한국에와서도자신의가게를가진당당한사회일원으로살아간다.묘현은한아이를키우는젊은엄마이자조현병을가진여성이다.조현병당사자를‘사람’보다는‘잠재적위험성을가진무엇’으로따돌림하는사회에서,정신질환을안고사는삶의안전과회복에대해말한다.

김복자는70대홈리스여성이다.한국사회는IMF등경제적사건과‘남성실직가장’에초점을두어홈리스문제를다뤘기때문에‘홈리스’하면남성을떠올리기쉽다.그러나실제홈리스여성이처한위험과문제는심각하며,발생원인또한남성과다른지점이있다는점에서세밀하게접근해야한다.보호자가있는어린시절을보냈는지,가족이나남편과의관계는어떤지에따라좀더일상적인일로도여성은거리에내몰릴수있다.김복자할머니의이야기는이렇게‘거리’가갖는의미가남성과여성에게어떻게다른지,빈곤과젠더의교차점에서여성의생존이남성과어떻게다른지보여준다.결국사회가지운목소리를생생하게듣고나면,그들의일이‘뉴스거리’가아닌‘곁의일’임을깨닫는다.

청소년담론도빼놓을수없다.김예원(5장)과청소년페미니스트5명(7장)의이야기는청소년의주거권과인권을다시생각하게한다.김예원은10대때탈가정하여쉼터여러곳에서지내며자신이좋아하는일을찾은20대청년이다.쉼터여러곳과거리를오갔던한청년의이야기에서청소년에게도주거권이있음을깨닫게된다.나아가‘청소년=가족이책임지는10대’로만보는시선이잘못되었음을알게된다.마지막으로성폭력을용인해온학교문화와싸우는청소년페미니스트5명은‘미투운동’의맥락에서만이야기되어온그간의논점을확장해,스쿨미투는결국학교문화의문제를짚어내는일임을말한다.

구술기록뒤에이어진심도있는에세이
새로운담론과대안을제시하다

이책은장별로‘구술기록+기록자들의에세이’구성을띤다.한명의삶을깊이있게톺아온다음(구술기록),보다넓고객관적인시선에서각주제별사회적현황과문제를제시한다(에세이).다양한통계자료와인권기록활동가들의통찰이담긴에세이에서우리는구술자개인의문제가아니라사회적문제임을깨닫고새로운대안을얻는다.

한부모가족의이야기에서‘정상가족=이성애자부모와자녀’라는여전한편견과서사,그로인한사회적멍에를,20대탈북여성이야기에서2000년대들어급격히증가한탈북여성비율과북한경제와의상관관계를,두아이를키우는장애여성이야기에서출산기반시설외에그들에게필요한구체적지원이무엇인지를알게된다.또한70대홈리스여성의이야기에서빈곤과젠더의교차점에서살아남아야하는열악한현실과지원실태를,10대때탈가정하여성인으로성장한이야기에서청소년주거권에대한새로운고민을,조현병과함께하며아이를키우는이야기에선“뇌는결코고립속에서성장하지않음”을알게된다.

11명의구술기록,에세이는결국‘길을만드는작업’이다.학교에서,가정에서,사회에서편견없이함께나아가는길을.소수자의삶은‘특정문제’가아니라“내가얼굴을마주한상대의일이고,고유한역사와감정을가진한사람의일”이다.숨기거나가리지않고모두가건강하게목소리를낼때세상의좌표는다양해진다.차별과혐오의양상이복잡해져도그것을해석하고풀어낼사회적자원이형성된다.우리는결국,미디어나주류사회가드리운장막“앞”이아니라누군가의‘곁’에있어야한다.목소리를들을수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