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밥 (‘한국인의 밥상’에서 찾은 단짠단짠 인생의 맛)

구해줘, 밥 (‘한국인의 밥상’에서 찾은 단짠단짠 인생의 맛)

$14.00
Description
KBS 〈한국인의 밥상〉에서 찾은 단짠단짠 인생의 맛!
KBS 〈한국인의 밥상〉, MBC 〈화제집중〉 〈100분 토론〉 등 분야를 넘나들며 굵직굵직한 방송의 메인작가를 맡아온 21년 차 방송작가 김준영. 냉혹한 생존의 정글에서 용케도 살아남은 그였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일상의 치열함에 지쳐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그때 우연히 구석에 처박혀 있던 〈한국인의 밥상〉 제작노트를 발견했고, 4년여 동안 만났던 사람들의 삶과 그 삶이 녹아 있는 음식 레시피들을 다시 보면서 뜻밖의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 저자는 저자 자신이 그랬듯 지금 ‘분노의 계절’를 맞은 누군가에게 진솔한 삶이 버무려진 한 끼 밥상을 나누며 약보다 나은 위로를 건네고 싶은 바람에서 『구해줘, 밥』을 집필했다.

가도 가도 끝없는 짙푸른 바다 위에서 생사를 함께해온 목선 부부의 순무김치 병어찌개, 가슴이 답답해 울고 싶은 날 생각나는 여서도 해녀 할머니의 뜨거운 미역귀탕, 한 해 뱃일을 잘하기 위해 뱃사람들이 찾아와 마셨다던 고로쇠물에 짭짤한 오징어조림…. 책에는 〈한국인의 밥상〉 촬영 당시 직접 발품 팔아 전국 팔도를 취재하며 만났던 서른세 가지 음식과, 투박하지만 정겨운 사람들 이야기가 맛깔나게 담겨 있다. 저자가 펼쳐놓은 인생 레시피를 따라가다 보면, 푸릇한 5월의 향 가득한 옻순을 씹는 듯, 백두산에서 만난 노부부가 끓여준 손두부 명태탕이 목으로 넘어가는 듯, 부산 자갈치시장 ‘아지매’가 구워주는 곰장어 한 입을 먹는 듯 단짠단짠 팔도의 풍미를 고루 느낄 수 있다. 생소한 음식이 많지만 집에 있는 간단한 재료로 바꿔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한국인의 밥상〉 레시피’는 덤이다.
세대, 연령, 직업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한국인의 밥상〉을 보며 위로를 얻는 것은, 그저 좋아하는 사람들과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는 간단한 일에 삶의 행복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한 끼 밥상은 그래서 설레고 또 그리운, 기억의 맛이기도 하다. 거문도에서 정월 대보름에 이웃들과 둘러앉아 토란잎과 김에 나물 주먹밥을 싸서 ‘복쌈’을 해먹었던 기억, 서해의 외딴 섬 격렬비열도에서 등대지기들이 직접 따온 오동통하고 붉은 홍합으로 홍합밥을 해먹었던 다디단 맛을 떠올리며, 그렇게 저자는 또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그리고 오늘도 따뜻한 밥 한 끼의 위로를 기운 삼아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라고 이 책을 읽는 이들을 응원한다.
저자

김준영

21년차방송작가.대학졸업후세상물정모르고세상밖으로진격.MBC〈화제집중〉〈실험쇼진짜진짜〉등을하며세상을경험하고실험했다.MBC〈PD수첩〉〈100분토론〉,KBS〈추적60분〉등시사보도프로그램들을하면서는세상만사쓴맛을봤고,KBS〈사미인곡〉〈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드라마생〉을통해사람의아름다움을알았다.
하지만오랜작가생활로인한피로와스트레스는때때로삶을공격하고피폐하게만들기도했다.그럴때마다4년여간KBS〈한국인의밥상〉을제작하며맛봤던음식들과,그속의진한사람들이야기를떠올리며위로를얻었다.
삶을지탱하는것은희망과기쁨만이아니라,쓰러지더라도다시일어설수있다는절망과실패에서의배움이라는것을,그것이진짜살아가는맛임을〈한국인의밥상〉에서배웠다.그리고오늘도그배움을버팀목삼아넘어지고일어서면서자신만의길을찾아가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삶이지치게할때,분노를갈아서쌈싸먹다
일이삶을공격하는날엔김을씹자-물김에참기름소금장
지긋지긋도망치고싶은날-보부상할아버지의대추고리
왜난‘갑’이아니고‘병’인가-목선부부의순무김치병어찌개
믿었던사람에게뒤통수세게맞은날엔-옻순털털이
어디서어찌살아야하나싶은날엔-손두부명태탕
퓨마도나무늘보도나는싫소-망쟁이의숭어밤
바람구멍이필요한날엔-여서도해녀의미역귀탕
불안일랑떨치고가볍게-갈아갈아꽃새우젓갈
편먹기가뭔말이랑가-삼도봉감자삼굿
한여름의노동요-얼음간장물

2부팔자를탓하며운명을지지고볶다
어디에쓰는물건인고-풀아니고꽃다지나물
무인도에살고싶은날-추포도의물캇냉국
사랑없는삶이꼭나쁘기만한가-눈개승마초무침
비빌언덕어디없소-실향민부부의홍어찌개
내인연은어디에-처녀농군의잠계탕
함박눈이펑펑내리는날엔-백두대간메밀반대기
쓰레기만들려고살지는말자-고로쇠물과오징어조림

3부그리움을녹여먹다
누구나예쁘다고해줄사람없소-곡성모녀의토란죽
개차반내성격도누가고쳐주려나-시래기오징어내장된장국
명절이면엄마는-고성의우럭조개탕
슈퍼문이뜨는밤에는-거문도정월대보름의복쌈
격하게외로운날엔-격렬비열도홍합밥
미운놈이갑자기떠난다고할때-곰장어전골
감정도둑너를보내며-가양주한사발에호박전

4부그래이맛,다자기멋에산다
욱할땐-양구펀치볼흑돼지구이곰취쌈
어디론가떠나고싶은날엔-가죽부각
내나이가어때서-의령꽃처녀들의재장
다시돌아오는거야-웅어완자매운탕
세상엔정말착한사람이있다-약초꾼가족의옹기옻닭탕
짜고쓴와중에더달달한-염전커피
특이하니까좋은거다-아버지의특수부위고기
술이문제긴한데,비가오면생각나는-초피전과물김전
장애물은넘어야맛-말테우리추렴음식과배설회

출판사 서평

일이삶을공격하는날엔물김에소금장
믿었던사람사람에게뒤통수맞은날엔옻순털털이
욱할땐흑돼지구이곰취쌈

“송이박나물무침,고기무자고볶음,갓김치멸치육젓,삼치껍질유비끼,토란탕,메밀반대기,거지탕….그지역사람들이부르는이름대로투박하게적힌음식들속에는한겨울눈사냥을그리워하는70대산골할아버지의눈물도,쉰이넘은딸의얼굴을쓰다듬으며연신“예쁘다,예쁘다”라고속삭이던치매앓는어머니의아름다운손길도,깊은산골처녀농군과결혼한군인아저씨의애틋하고아름다운연애담도녹아있었다.따뜻했고,위로가됐다.울컥눈물이났다.”_프롤로그중에서

사랑과우정은배신해도음식은배신하지않아

‘분노의계절’을맞은당신에게전하는
밥한그릇의위로!

저자는일에서사람에게서상처받았을때,음식으로치유한경험을풀어놓는다.이를테면욱하고짜증나는날엔옛6·25전쟁터였던강원도양구의나물꾼할머니를떠올린다.할머니의향긋한곰취쌈과흑돼지구이를생각하면어느새마음의방향이바뀌고세상의빛깔도달라진다.일에짓눌려숨이막히는날에는‘재미삼아,일삼아’따오신물김을뜨거운밥위에올려먹으라며싸주셨던소기점도노부부를생각한다.실제로저자는퇴근후맥주한잔에이물김을참기름소금장에찍어먹으며하루의피로를씻어내곤한다.문득인생이의미없이느껴질때떠오르는건고로쇠나무를깎아만든스키를타고설원을누비시던할아버지의메밀반대기(메밀가루와도토리가루를섞어만든일종의떡)다.젊은시절눈사냥나갈때싸서드셨다던메밀반대기만드는법을들여다보면마음속허기가채워지는기분이든다.

“전쟁의폐허위에도삶은피어난다.그리고그삶은어떤면에서는더아름다울수있다.무엇을보느냐는결국마음이가리키는방향에달려있을뿐이다.내가양구에처음도착했을때는길게늘어선철조망과군인들이둘러멘총과군용트럭들에만눈이갔다.그런데마을어르신들을만나고양구에서나올때는트럭위솜털뽀얀군인동생들의얼굴도보였고,그얼굴위로수줍게앉아시집가는아리따운아낙들의모습도보였다.그제야눈부신양구의자연과들꽃들이제대로눈에들어왔다.”_〈욱할땐양구펀치볼흑돼지구이곰취쌈〉중에서

그럼에도먹는다는건,곧믿는다는것이다

좋아하는이들과둘러앉아함께먹는다는것

세대,연령,직업을불문하고많은사람이〈한국인의밥상〉을보며위로를얻는것은,그저좋아하는사람들과둘러앉아맛있는음식을먹는간단한일에삶의행복이있기때문일지도모른다.한끼밥상은그래서설레고또그리운,기억의맛이기도하다.
저자는한때흰머리가생기고나이가들면자연스레완성형의어른이되어매일같이어른의삶을살거라고생각했다.그러나어느새중년이된지금불안정한것도,열정적이고변화무쌍한것도20대의삶과전혀다를바없다는것을깨달았다.다만여전히미숙하고불안한자신을인정하고사랑하며내가사랑하는이들과함께하는것이중요함을알게되었을뿐.
거문도에서정월대보름에이웃들과둘러앉아토란잎과김에나물주먹밥을싸서‘복쌈’을해먹었던기억,서해의외딴섬격렬비열도에서등대지기들이직접따온오동통하고붉은홍합으로홍합밥을해먹었던다디단맛을떠올리며,그렇게저자는또다시앞으로나아갈힘을얻는다.그리고오늘도따뜻한밥한끼의위로를기운삼아자신만의길을찾아가라고이책을읽는이들을응원한다.

“나와다른시대,다른환경,다른문화권에서살아온사람들을만나다보면옳고그름을따지기보다그냥그들의다름을인정하고받아들여야할때가있다는걸배우게된다.이해할수는없어도받아들일수는있게되는지점,그것은어떤책에서도배울수없었던경험이었다.그것이내가〈한국인의밥상〉에서그리고그동안의여행에서얻어낸것들일게다.쫄깃쫄깃독특한향이나는할머니의가죽부각도다먹어버리고,다른삶들을체험할수있는‘밥상’찾는일도그만둔지금내가또다시떠날곳을물색하는이유는바로그런다름을보고이해하고느낄시간이돌아왔기때문이다.”_〈어디론가떠나고싶은날엔가죽부각〉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