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존재

과잉존재

$13.80
Description
“이번 세기,
우리는 모두 과잉주체들이다.”

언제 어디서 멈춰야 할지를 망각하는 새로운 시대증상
‘과잉’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영화감독 김곡이 인문철학서 『과잉존재』를 출간했다. 「고갈」, 「자본당 선언」, 「방독피」 등의 영화에서 독특한 시선으로 사회문제를 다루며 유수의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는 김곡 감독은 영화 작업 외에도 다양한 매체에 시사 칼럼을 쓰며 사회적 이슈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전작 『관종의 시대』에서 지나치게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회현상인 ‘관종문화’에 주목해 한국사회를 분석했다면 이번 책 『과잉존재』에서는 인터넷 강국인 한국에서 왜 유독 소통장애와 ‘이상범죄’, 신경학적 질환이 유행하는지를 파헤친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멜라니 클라인, 도널드 위니캇, 오토 컨버그 등 세기의 정신분석학자들의 이론뿐만 아니라 이수정, 표창원, 故고선영, 박순진 등 범죄학 및 범죄심리학 분야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꼼꼼하게 살폈다. 저자에 따르면 묻지마 범죄, 아동학대의 급증도 과잉 현상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또한 저자는 전공인 철학을 이 책의 주요 전개 방식으로 삼고 마르크스, 베블런, 사르트르 등의 유명한 논증들을 인용해 ‘한국사회의 나르시시즘, 개인 및 사회에서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의 이유’를 밝힌다. 특히 어머니와 아동의 관계에 주목했던 영국의 정신분석학자 멜라니 클라인의 대상 이론은 이 책의 뼈대를 이루는 주요 근거다.
저자

김곡

영화감독.공동작업자김선감독과함께‘곡사’라는팀으로활동한다.시라큐스영화제에서작품상과여우주연상을수상한「고갈」뿐만아니라,「자본당선언」,「방독피」같은실험적이고비판적인독립영화로베니스영화제,베를린영화제,모스크바영화제,로테르담영화제,부산영화제등에초청되었다.상업영화로는「화이트」,「앰뷸런스」,「보이스」같은장르영화들을주로연출했다.
본업은영화지만전공은철학이다.영화철학서『투명기계』와『영화란무엇인가에관한15가지질문』을집필했으며,이후사회현상에눈을돌려『관종의시대』를출간했다.인터넷강국이라는한국사회에서왜유독소통장애와신경학적질환이유행하는지에대해관심을가지고꾸준히집필중이며,『과잉존재』는그한걸음이다.

목차

서문

1과잉주체
:우리는왜과잉하는가

2ADHD의시간
:집단‘주의력결핍장애’에걸린한국사회

3공황장애의무게
:과잉자아의또다른신체반응

4SNS조울증
:‘좋아요’이면의우울함

5연쇄살인과묻지마범죄
:어떤범죄도저지를수있다는‘전능함’

6폭식증자본주의
:모든것을집어삼키는돈의힘

7경계선주권장애
:‘과잉주체’들이모여만든민주주의

8과잉에저항하기
:타인을만나는훈련

출판사 서평

표창원추천!
“아동학대,n번방사건,묻지마범죄,신경학적질환의급증까지
이시대의다양한이상징후를이토록집요하게파고든책은없었다.”

“오늘날ADHD,우울증,일중독같은상이한증상들이동시에대중화된것은우연이아니다.아무리달라보여도그들모두는하나의동근원적질환,즉감각및행동의경계가와해되는데서오는‘과잉조절장애’다.그본질은자아와타자사이에확연한경계선을긋지못하는결단력의부재에있다.”

과잉은‘뭐든할수있다는자신감’이아니다
그것은경계를잃고비대해진자아의종말이다

책은총8장으로구성되었다.1장〈과잉주체_우리는왜과잉하는가〉에서는과잉의개념을정리한다.조울증,ADHD,공황장애등의신경학적질환및아동학대,묻지마범죄등현대판이상범죄의급증에과잉(자아)가어떤영향을미치는지밝힌다.과잉존재는어떻게탄생하며그가운데사회와자본,기술발전은어떤역할을하는지이장에서살필수있을것이다.더불어자본주의와민주주의체제내에서과잉이노동자와주권자에게어떤영향을미치는지함께짚고넘어간다.

2장〈ADHD의시간_집단‘주의력결핍장애’에걸린한국사회〉에서는아동뿐만아니라성인들에게빈번히나타나는ADHD가단순히신경학적질환이아닌사회학적질환일수있음을밝힌다.옷을입기도전에미리신발을신으려는ADHD증상은낮과밤의경계가허물어진24시간사회에서비교적쉽게발견되는‘시간의흐름을잃은상태’와비교할수있을것이다.미래에받을‘좋아요’를위해셀카를찍고,퇴근하는순간출근한다는농담은시간감각이해체된상황에서만가능한행위이자농담이다.저자는시간감각이해체된상황에서발생하는이시대의대표적현상‘순삭문화’를통해한국사회를분석한다.

3장〈공황장애의무게_과잉자아의또다른신체반응〉에서는기술이발전하며대지를넘어진공(하늘,바다그리고무한히뻗어가는하이퍼링크)을정복한인류가봉착한문제를다룬다.무한하게빈공간으로나아간다는것은질서와경계를철폐해기준을상실한다는뜻이기도하다.저자에따르면,감각의상실,몸이공중에붕뜨는무중력감,호흡곤란증세등의공황장애증상은오늘날개인의존재가언제든사라질지모른다는사회적현상과도맞물려있다.“클릭한번으로친구하나삭제해도티도안나는SNS,팔꿈치한방으로경쟁자하나제거해도티도안나는무한경쟁체제,그만큼개인자신도언제든지지워질수있는존재가된사회는끓는점을지나존재휘발의단계로접어든과잉체계들이다.”(56-57쪽)언제든삭제되고붕떠휘발될수있다는공포는지난세기에는존재하지않았다.공황장애역시이번세기에와서야급증했다.이시대의무수한하이퍼링크(접속)와경쟁은존재휘발공포의원인인가,결과인가.

4장〈SNS조울증_‘좋아요’이면의우울함〉은SNS가개인과사회를어떻게양극화시켜결국망가뜨리는지분석한다.자아를쪼개고분열해SNS에서만큼은전지전능한자아로군림하는것은‘과잉자아’의표본이다.“우리는SNS에먹은음식,입은옷,구매한물건,만난사람,가본장소,읽은책등을매일포스팅하지만,이는‘진짜나’를한정하기위해서라기보다는더많은‘좋아요’를받기위해서다.”(68쪽)무한정뻗어가는하이퍼링크는나를남들에게연결할수록진짜나로부터는차단한다.겉으로는얼마든지들떠오르지만,속으로는공허해지는현상이남의이야기만은아닐것이다.수시로‘좋아요’가달렸는지댓글이달렸는지확인하는것은결국“부풀려진자존감”과“정신적초조함”이대조되는징후다.“들뜨고부풀려진전능한자아뒤에는반드시웅크리고텅빈자아가있다.”(74쪽)이악순환속에서우리는진짜나와가짜나의분별을흐린다.그렇게진짜세계를잃어간다.

5장〈연쇄살인과묻지마범죄_어떤범죄도저지를수있다는‘전능함’〉은저자가유독많은시간을할애해쓴장이다.아동학대와아동유기,보복성범죄가급증하는데분노하고안타까운것은비단저자뿐만이아닐것이다.저자는이장에서이들충동범죄와과잉과의관계를분석한다.지나가는‘아무나’를범죄대상으로삼고,잔인하게아동을학대하고결국이들이마치원래없었던존재인것처럼‘삭제’시켜버리는행위,마치SNS에서친구하나삭제하듯일어나는이행동은무엇을의미할까?저자는지난세기의연쇄살인과오늘날의범죄를비교하며이야기를풀어가는데,과잉주체가벌이는충동범죄와소거(삭제)충동그리고지독한나르시시즘과의연관성을이장에서알수있다.저자의분석에따르면,연쇄살인범은범죄후의도적으로든무의식적으로든시그니처를남겼고범죄의기준이있었다.“가장정신병적이라고할만한정남규도침입하다남자가있으면도망쳤고,정두영은4차범행에서아기는살려주었다.”(98쪽)그러나초자아가자아를먹어버린과잉주체,묻지마범죄자에겐범죄의기준도경계도없다.우리가두려운건바로이것이다.경계와기준의조절감을잃어가는세계에서우리는무엇을경계(보호)로삼고살아가야하는가.

6장〈폭식증자본주의_모든것을집어삼키는돈의힘〉과7장〈경계선주권장애_‘과잉주체’들이모여만든민주주의〉에서는자본주의와민주주의체제내에서벌어지는‘과잉의폐해’를분석한다.소비하는것이아닌과소비를하도록만들고2+1혹은포인트적립형식으로과잉공급되는시장에서과잉외엔선택의기준이없다.자본은먹는자와먹히는자의경계를철폐해자기자신을1인기업,1인브랜드로규정하게만들고자기자신을상품으로끊임없이과잉개발하게만든다.자기흡수를통해나의미래를저당잡히고결국모든잘못을내잘못으로돌리는자기죄책감이커지는것도바로이시대의과잉증상과관련이깊다.
민주주의는어떤가.“오늘날더많은자유와평등이주어질수록민주주의는견해의다양성은커녕절대선대절대악의대결과과분극화되어가고있다.”(140쪽)저자는이런현상을통해국가가국민을억압하는대신국민과비국민으로분극화해이들을관리하는방식을이야기한다.국민과비국민,정규직과비정규직으로규정되는,즉주권자체의양극화는어떤현상을일으킬까?더평등한자와덜평등한자를가르고사회전체의비대칭이아닌부자와나의비대칭만문제삼는‘선택적평등주의’앞에서그저‘나’를더평등하게해줄전능한메시아를찾아극우단체로,종교단체로향하는허울뿐인한국의민주주의.그현상을이장에서살핀다.“토크빌은민주주의의근간에과흥분과조절장애가있다고진단했다.그에따르면,확고한신분적경계에의해하인이주인과의안정된‘동일시’를유지하는귀족정과달리,민주정의평등주의에서그런경계가철폐되어개인이하인과주인을‘오락가락’하는진동상태에놓이게된다는것이다.(...)주권자는권한과의무,자유와평등의경계를잃고오락가락하다가,경계선을대신그어줄전능한‘같은주인에게의존하려는충동’만을키운다.”(137쪽)

“우리는자주고통이생산적일수있다는것을잊는다.
저항하는자만이타인과세계속으로나아간다”
_멜라니클라인

8장〈과잉에저항하기_타인과의훈련〉에서는과잉의기원을살피고‘과잉주체’가아닌‘주체’로살아갈방법을알아본다.저자에따르면,경계를철폐하고기준을잃게하는사회에서우리는언제어디서멈춰야할지를망각한다.사회로부터강요된감정의차원이있다는것은모른채자기스스로자책을하고혹은욕심이많아졌다거나인내심이부족해진것으로착각한채더,더,더과잉한다.“모터가달린듯”일을하고(일중독),매분매초단위로시간을쪼개자기계발을하고,SNS에어울리는셀카수백장을찍으며망가져가는지모른다.그렇게진짜문제(뭐든할수있다는과잉가능성자체)는잊어간다.
멜라니클라인을비롯해철학자사르트르,피아제의주장에공통점이있다면그것은‘자기조절감’을중요하게생각한다는것이다.그것은아마도타인과나,세계의거리를조절할줄알고결국‘나’라는주체의기준을만드는것과다르지않을것이다.멜라니클라인의말처럼“우리는자주고통은생산적일수있다”는것을잊는다.매순간하이퍼링크되어친구를늘리지만,진짜친구는없고매순간일하지만내가왜일하는지모른채살것인가,아니면과잉에밀당하고버티고저항해전능성의환상을깨뜨릴것인가.이장에서는과잉에배신하는가장큰방법이자고통을이야기한다.정신분석학의대가멜라니클라인은말한다.“저항하는자만이타인과세계속으로나아간다.”(1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