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인 폐허 40

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인 폐허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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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모든 버려진 장소에는 이야기가 있다

죄수들의 섬 앨커트래즈, 소금사막 우유니의 기차 폐기장, ‘미국의 살인 수도’ 게리…
‘흑역사 랜드마크’ 40곳에서 만난 절반의 세계사
한때 화려한 영광을 누렸으나 이제는 누구도 찾지 않는 장소, 폐허. 이런 폐허들은 아무 쓸모도 없다고 여겨지지만, 사실 폐허에는 ‘쓸모 있는’ 교훈이 가득하다. 어리석음과 오만, 차별과 편견 등 인류가 저지른 수많은 흑역사가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누구도 탈옥하지 못한 것으로 악명 높은 앨커트래즈 교도소에는 가혹한 형벌의 폐해가, 소금사막으로 유명한 우유니의 기차 폐기장에는 세상의 변화를 미리 읽지 못한 어리석음의 흔적이 남아 있다.
《가디언(The Guardian)》이 선정한 ‘영국 최고의 대중문화역사가 중 한 명’이자 《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별난 장소들의 지도(Atlas of Improbable Places)》 등을 집필한 ‘이색 명소 전문가’ 트래비스 엘버러는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인 폐허” 40곳을 통해 우리를 크고 작은 흑역사의 세계로 이끈다. 폐허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이전에 미처 몰랐던 절반의 세계사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저자

트래비스엘버러

카리브해의해적부터LP까지,대중문화의거의모든것을아우르는전방위적글쓰기의대가.《가디언(TheGuardian)》이선정한‘영국최고의대중문화역사가중한명’으로웨스트민스터대학교에서문예창작을가르치고있다.특히낯선장소에얽힌흥미로운이야기를통해지식과교훈을전달하는데탁월하다.2020년에드워드스탠퍼드여행글쓰기상(EdwardStanfordTravelWritingAwards)에서‘올해의여행책’을수상한《사라져가는장소들의지도》,‘세상을더크게느끼게한다’는찬사를받은《별난장소들의지도(AtlasofImprobablePlaces)》등을썼다.이밖에《거의모든안경의역사》《공원에서의산책(AWalkinthePark)》등다양한책을집필했다.

목차

서문

예정된운명이이루어진곳
버려진아이들의안식처는왜유기되었나:뷔위카다보육원/튀르키예
체르노빌참사의숨은그림자:자르노비에츠원자력발전소/폴란드
소련붕괴도견딘이곳을무너뜨린것:피라미덴/노르웨이
건축가는그부부의운명을예견했을까:도나시카성/포르투갈
아이티혁명의영웅은왜독재자가됐을까:상수시궁전/아이티
크누트대왕의경고가현실이되다:루비에르크누드등대/덴마크
모든것을반대한이의최후:사메자노성/이탈리아

세상의변화에서끝내도태되다
‘책의도시’에남은‘붉은군대’의흔적:뷘스도르프/독일
문명의중심지를굴복시킨것:알울라/사우디아라비아
‘환희의성채’가맞은인과응보:만두/인도
〈007〉속그곳에는아무도없다:크라코/이탈리아
이땅에선오직죽음만이현실이다:그렌게스베리/스웨덴
마이클잭슨이찾던스튜디오에음악대신사이렌소리만:플리머스/서인도제도
세계에서가장부유했던모래사막:콜만스코프/나미비아
에디슨의꿈이묻혀있던곳:케니컷/미국
히틀러는왜조상들의고향을없애려고했을까:될러스하임/오스트리아

시간의무게에잠식되다
날개를잃은‘바다위의나비’:웨스트피어/영국
‘크리스마스의수호성인’에서‘크리스마스유령’으로:샌타클로스/미국
내전과쿠데타도무너뜨리지못한옛영광:듀코르팰리스호텔/라이베리아
누구도‘일본의하와이’를찾지않는다:하치조로열호텔/일본
나폴레옹이그리워한땅에양떼만남았다:그랑오텔드라포레/프랑스
‘카멜롯’이란이름의저주:카멜롯테마파크/영국
프랭크시내트라가사랑했던‘사막의기적’:솔턴시리비에라/미국
수족관이된쇼핑몰:뉴월드몰/태국
그들이휴양지에대포를쏜이유:쿠파리/크로아티아
‘근대올림픽의창시자’와그리스의평행이론:헬리니콘올림픽단지/그리스

찬란한영광의잔해
아프로디테의탄생지,분쟁의중심에서다:니코시아국제공항/키프로스
소금사막의땅은왜열차의무덤이됐을까:우유니기차폐기장/볼리비아
빅토리아시대의종언을알리다:크리스털팰리스지하도/영국
성지순례와노예매매가교차했던곳:수아킨/수단
뉴욕대표지하철역이폐쇄된이유:시청지하철역/미국
혁명가,테러리스트,그리고Objekt825:발라클라바잠수함기지/크리미아반도

오래된이야기의마침표
가톨릭현대화를이끈‘우주선’의최후:세인트피터스신학대학/영국
‘복지의섬’에세워진음산한건물:루스벨트섬천연두병원/미국
결코전달되지않는편지들의보관소:볼테라정신병원/이탈리아
‘기적의도시’는왜‘미국의살인수도’가됐을까:시티감리교교회/미국
여성들은그섬을벗어날수없었다:아캄펜섬/우간다
연방대법원건물설계자의비밀스러운오점:시사이드요양원/미국
세계에서가장오래된축구구단의훈련장이간직한비밀:레녹스성병원/영국
새들만살던‘펠리컨섬’은왜죄수들의섬이됐을까:앨커트래즈교도소/미국

감사의글
참고문헌
이미지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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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오직죽음만이현실이다”…예정된파국을피하지못한장소들

총5장으로구성된이책에서〈예정된운명이이루어진곳〉은쓸쓸한최후를암시하는징조가있었지만끝내파국을맞은장소들을다룬다.
포르투갈의도나시카성은파우메이라의지주였던주앙주제페헤이라헤구가자기부부의결혼을기념하려고지은건축물이다.하지만이부부의행복한결혼생활이깨지면서건축이중단됐다.건축가는처음부터이들의운명을예견한듯고딕,아라베스크,낭만주의등다양한양식이충돌하는성을지었고,끝내완공되지못한성은황폐한모습으로남아있다.
덴마크의루비에르크누드등대는인간의힘이아무리강해도자연앞에서는무력하다는크누트대왕의경고가현실이된곳이다.전해지는이야기에따르면크누트대왕은자신의막강한권력을칭송하는이들에게교훈을주려고왕좌를바닷가로옮긴뒤바닷물에‘멈추라’고명령했다.하지만바닷물은끊임없이밀려들었고,아첨꾼들은몸을흠뻑적신후에야잘못을뉘우쳤다.루비에르크누드등대또한바다가해안선을계속갉아먹으면서쌓여드는모래더미를감당하지못해1968년폐쇄됐다.2019년내륙쪽으로옮겨졌지만,이등대의운명이얼마나갈지는누구도알수없다.

〈세상의변화에서끝내도태되다〉에서는변하는세상을따라잡지못해폐허가된공간들을기록한다.
미국의케니컷은‘에디슨의꿈이묻혀있던곳’이었다.그가발명한전구와전기제품에전력을공급하려면구리가필요했고,케니컷은당시까지발견된구리매장지가운데구리가가장풍부한곳이었다.수백명의광부가구리광산붐을타고케니컷으로몰려들었다.그러나구리매장량이바닥을드러내면서1938년광산다섯곳과철도가폐쇄됐다.
스웨덴의그렌게스베리는유럽전역에서생산되는철의1/4이나는베리슬라겐지방에서도가장풍부한철광석층이있는곳이었다.하지만1990년광산이문을닫은뒤로300년넘게그렌게스베리를지탱한광산업의흔적은거의사라졌고,다허물어진주택이더자주눈에띈다.그렌게스베리는이후‘감록켄’음악축제를주최하며헤비메탈을기반으로한산업을육성하려했으나,감록켄주최측이“오직죽음만이현실이다”라는자료를발표할정도로심각한재정난을겪으면서그마저실패했다.

소금사막의땅에세워진‘열차들의무덤’…찬란한영광의잔해들

〈시간의무게에잠식되다〉는한때사람의발길이끊이지않는관광지였지만,지금은누구도찾지않는곳들에대한이야기다.
미국의샌타클로스는크리스마스철을강조한휴양지로1950년대에크게번성했다.마을우체국은“발신인:산타클로스”라는소인이찍힌편지를보내주는서비스로인기를끌었고,여관에서파는‘산타할아버지럼파이’도불티나게팔렸다.하지만시카고와로스앤젤레스를연결하던66번국도가다른도로에대체되다가1985년에공식폐쇄되면서마을도함께몰락했다.‘크리스마스의수호성인’을연상시키던이곳은이제‘크리스마스유령’을떠올리게한다.
아서왕의전설을모티브로만든영국의카멜롯테마파크도한때는한해에100만명이방문하는명소였다.관광객들은테마파크정문을통과한후멀린의마법사학교에입학하거나,마상창시합을구경했다.하지만관광객수가점점줄더니런던하계올림픽과엘리자베스여왕의즉위60주년행사가열린2012년에결국문을닫았다.

〈찬란한영광의잔해〉는과거눈부신번영의상징이었지만지금은쇠락한장소들을다룬다.
소금사막으로유명한볼리비아의우유니근처에는‘열차들의무덤’이있다.라틴아메리카에서막강한영향력을행사했던영국은초석등의천연자원을운송할목적으로철도를세우고,주요환승역을우유니에건설했다.하지만인공질산염의등장으로볼리비아초석에대한수요가줄면서철도사업도쇠퇴했다.한때신흥철도도시였던우유니근처에는녹슨증기기관과객차가줄지어앉은우유니기차폐기장이생겼다.
시청지하철역에서는‘성공의역설’을읽을수있다.뉴욕최초의지하철망IRT에서가장유명한역이었던시청지하철역은샹들리에와스테인드글라스천창등의화려한건축덕분에‘지하의대성당’이라고불렸다.그러나시청지하철역이이끈지하철의성공이역설적으로폐쇄를불러왔다.철도망이확장되고,신규노선이추가되자구조상승객이더많이탈수있는긴열차를도입할수없던시청지하철역은1945년문을닫았다.

폐허,그쓸모없음의쓸모

〈오래된이야기의마침표〉는차별과혐오등시대의어둠을증언하는공간들에대한이야기다.
우간다의아캄펜섬은과거이지역여성들의낮은사회적지위를보여준다.처녀성을잃지않은딸은비싼결혼지참금을받을수있는값비싼‘상품’이었지만,결혼전에임신한여성은가족의잠재적수입을빼앗은데다가먹여살릴입을늘린‘죄인’이었다.그들은먹을것도없고,도망칠수도없는이외딴섬에유배되어굶어죽거나,가족에게버림받았다는생각에스스로목숨을끊었다.오랫동안젊은여성들을‘사라지게’만들었던아캄펜섬은분요니호수의수위가계속높아짐에따라머지않아물아래로‘사라질’예정이다.
이탈리아의볼테라정신병원은정신병자에대한비인간적대우의증거다.이탈리아에서가장큰정신병원중하나였던이곳은많은환자를관리하기위해병원보다는감옥에가깝게운영됐다.인슐린으로유도한코마상태,전기충격요법등의끔찍한치료가수시로행해졌고,환자들이외부세계와접촉하는일을막기위해가족들이쓴편지를전하지않았다.‘결코전달되지않는편지들의보관소’였던이곳은1978년폐쇄됐다.
이처럼‘쓸모없는’장소들,끝내소용없어진장소들은“덧없음과소진,흥망성쇠,산업화와환경,인류의오만,신뢰할수없는기억과기념”에관해우리에게중요한교훈을준다.폐허는미래를읽지못하는인간의어리석음,자연앞에한없이무력하면서도자연을파괴하는오만,여성?정신병자?흑인등의사회적약자에대한가혹한차별을묵묵히증언한다.그것이폐허의쓸모이자,폐허의목소리에귀를기울여야할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