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 병이 망칠 수 없는 내 일상의 웃음에 대하여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 병이 망칠 수 없는 내 일상의 웃음에 대하여

$15.00
Description
평범한 십 대 소녀와 희귀 난치병
‘타카야수동맥염’과의 기묘한 동거
삶과 죽음에 대한 담담하고 유쾌한 통찰,
일상을 바라보는 맑은 시선
평범한 십 대 소녀가 100만 명 중 2명꼴로 갖는다는 희귀 난치병을 앓게 되며 깨달은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을 담담하고 유쾌하게 풀어낸 에세이. 아픔의 종류는 비록 다를지라도 고통을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위로와 웃음을 전해주며, 독자를 웃기고 울리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저자 신채윤은 열일곱 살이라는 나이에 ‘너무 희귀해서 어떤 식으로 아플 것이고 어떻게 나을지조차 알 수 없는’ 낯선 병, 타카야수동맥염과 조우했다. 전신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이 병은, 우리나라에서도 환자의 수를 한 손에 꼽을 만큼 희귀하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병을 앓는 일이 그림을 좋아하는 것처럼 그저 자신에 대한 여러 특징 중 가장 희소한 것일 뿐이라고 담담히 말한다. 때로는 견디는 시간이 축제처럼 즐거울 수도, 때로는 난파된 배에 매달린 심정일 수도 있다고 덧붙이며. 신채윤 작가는 늘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순간순간을 살아내는 힘을 기록하기 위해 이 책을 써냈다.

저자

신채윤

2004년출생.노란색을좋아하고,매일아침침대에서일어나는것을힘들어하는사람.뛰어노는것보다는집이나카페처럼따뜻한곳에앉거나누워서사람들과이야기나누는시간을좋아하는사람.2019년9월,원인도알수없고치료제도없고언제나을지도알수없는병,타카야수동맥염(Takayasu’sarteritis)을진단받았다.

목차

프롤로그.내가나인것을잊지않고사는일

1장.아픈나도나였으므로

눈이멀지도모르는건내탓이아니야
아빠도위로가필요한사람인거야
어제보다조금씩나아지는일
어린이병원이라는세계
벚나무의성실함을아는사람
“그림을좋아하고병이있어”
아프지않은사람은없다
아픈나도나였으므로
나를약쟁이라놀리는언니
마음이예뻐야예쁜글씨를쓴다?
나는대안형혁신학교에다닌다
머리묶는의식
배추네포기,쪽파여덟쪽

2장.무언가를인내해본경험이있나요

잘못은우리별에있어
병이라는모래주머니를달고
병때문에인생망했다고?
잠을잃어버린밤들
라면수집
여름방학의순간
절대억울해하지말자는약속
어떤감도버려지지않는다
치악산대추의온도
사실누나아픈게싫었어
작은흠집마저사랑할각오
무언가를인내해본경험이있나요
15분만버텨봐야지,이정도는견딜수있어
기억할거야,병이망칠수없는내웃음

3장.마음이꽉차면바다로간다

네원래얼굴로졸업사진찍게해줄게
봄이싫었던내게봄이보여준것들
금요일밤의황당한꿈
우울노트
마음이꽉차면바다로간다
눈이하얗게멀면아름다울까
수학을푸는기분
연극이끝나고난뒤
나무그루터기의충실함
갈비뼈를조이고엉덩이를닫고
길치라도상관없어
열여덟그나이

4장.모서리를들여다보는일

죽음
다음에더잘할수밖에없구나!
눈물만할수있는말
병일대기
외로움은사실일까현실일까
그래서이게내잘못이야?
민들레씨앗이서로만난다면
새옷을입는기분
모서리를들여다보는일
취미로그림을그려요
여기서빗소리를들을수있어서좋지?
살아남듯이학교에다녔다
회복까지도투병이었네
고통스럽고뜨거운글쓰기

에필로그.아름드리나무그림을완성하는참을성

출판사 서평

병때문에놓치지않으려한다,나의‘오늘’을
아픈나도나,아픈날도인생이니까
중요한것은아프지않은것이아니라
아픈순간에도살아가는것이다

투병기를주제로한대부분의책은병과싸우는것이얼마나힘든지를이야기하며그병을극복하는스토리를통해위로와희망을주는일종의지침서이다.그런데이책은자신에대한하나의특징으로서병을받아들이고‘병과함께살아가는일상속의희망’을이야기한다는점에서특별하다.자신의고통을드러내는용기를넘어서그것을안고살아가는한여고생의단단한모습이강렬한울림과감동을선물한다.
신채윤작가가학교에오랫동안결석한이유를물어온친구에게자초지종을설명했을때,툭하고돌아온말은“그럼네인생망했네?”였다.저자는이를용납하면안되겠다는일념하에그의정강이를힘껏발로차버리고,그의말이“망하지않았고포기할이유도없는내인생에대한큰무례”였다고받아친다.병을앓는시간이단지병을이겨내기위한인고의시간만은아니기에,아픔을견디는것외에다른의미들을찾고거기에집중한다.저자는굳이병과싸워‘이기려고’,건강한상태로‘돌아가려고’하지않는다.아픈나도나,아픈날도인생이기때문에.

“병이라는모래주머니를달고
기어이살아기꺼이살아내겠소!”
아픈나의'투병기'말고'성장기'

신채윤작가는자신의예민한몸때문에언제나누군가의걱정과배려의대상이되어야하지만거기에위축되지않고자끊임없이다짐한다.이러한마음가짐은가족의사랑,친구들의응원,의사선생님의격려에힘을받아쉼없이굳건해진다.저자의언니는‘채윤이혈압이면농구선수하겠다’,‘약쟁이!’하는시답잖은농담으로저자가절망에짓눌리지않도록유쾌함을준다.또병원의담당의사선생님은저자가온갖약부작용에시달리고있을때“내가너,원래얼굴로졸업사진찍게해줄게”라며귀한약속의말을전한다.
이런따스한마음들에힘입은저자는한걸음더나아가,세상의소수자와약자들에게시선을주고마음을쓴다.어린이병원대기실에앉아진료순서를기다리며,자신보다어린아이들과그들을챙기는부모를조용히지켜보며마음속으로응원한다.병원바닥에비친그들의그림자라도그저모든걱정에서다벗어났으면,하는덧없지만간절한바람을곱씹는다.
이렇게작가는‘병의진행’이아니라‘치료의진행’에집중하며,병에절망하거나괴로움에몸부림치지않기로‘결정’한다.때때로속상하고우울한순간들이찾아오지만그럼에도자신을끝까지포기하지않겠다고힘주어되뇌인다.매일아침에일어나침대를정리하고,매일밤잠자리에들기전꼬박꼬박일기를쓰며자신을놓지않기위한노력을쉬지않는다.이런통찰과다짐들이켜켜이쌓여작가는매일끊임없이성장하고있다.『그림을좋아하고병이있어』를읽은독자라면누구든,이평범한소녀가앞으로얼마나더멋지고단단한어른으로살아갈지기대하는마음으로응원하지않을수없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