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코가 뜬다 (제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 권리 장편소설)

싸이코가 뜬다 (제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 권리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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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울함에 독을 뿌리고 명랑해져라!”
무력하고 권태롭고 경직된
소설 장터에 일으킨 자살폭탄테러!
제9회 한겨레문학상 당선작 《싸이코가 뜬다》가 개정판으로 독자들을 다시 찾아온다. 1996년 제정된 한겨레문학상은 심윤경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최진영의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장강명의 《표백》, 강화길의 《다른 사람》, 박서련의 《체공녀 강주룡》 등 한국문학의 새로운 지형도를 그린 작품들을 선보이며 오랜 시간 독자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아왔다.
《싸이코가 뜬다》는 2004년 당시 “탁월한 재능과 날카로운 현실 비판 의식” “우리 소설계에서 탈구조주의가 사회체제를 본격적으로 비판하는 기교로 방향 전환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라는 평을 받으며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이 작품은 탈출구가 없어 질식할 것 같은, 하지만 끊임없이 출구를 찾아 헤매는 20대의 자화상을 담은 소설이다. ‘표준과 ‘정답’만을 강요하는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현실 세계를 해체하고 조롱하면서 정답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기성세대에 대한 빈정거림, 박학다식하고 풍자적인 대화, 유효적절하게 쓰인 인용 등 낯설고 새로운 감각으로 무장한 글쓰기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또한 도발적으로 표출된 작가의 재능과 광기뿐만 아니라 가상세계에 대한 뛰어난 상상력, 개성적인 인물들의 역동성 등은 즐거운 독서를 선사한다.
저자

권리

1979년서울에서태어났다.대학에서사회학을전공했고최대한많은나라에서똥을싸보겠다는일념하에전세계를돌아다녔다.지은책으로는일본체류경험을바탕으로쓴《싸이코가뜬다》(2004),중국과북한접경및동남아시아골든트라이앵글을다녀와서쓴《왼손잡이미스터리》(2007),1년의세계일주를토대로쓴소설《눈오는아프리카》(2009)와산문《암보스문도스》(2011),콜롬비아를보고와서쓴기행문《가르시아마르케스》(2021)등이있다.몇해전부터미국에서살면서다음행선지를고르고있다.

목차

01난센스를느끼는가?
02언제부터오류투성이였습니까?
03외계인도진화하는가?
04왜‘멜랑콜리’에열광하는가?
05야광도시는무엇을위해존재하는가?
06무엇이젊음을망치는가?
07손가락이열두개인이유는?
08누가감히사이코를비난하는가?
09미치지않고는탈출할수없는삶에대해서생각해보았나?
10누가누구를속이는가?
11상처에서자유로워질수있는가?
12모든건착각에불과한가?
13인생이장난같지않냐?
14여럿이꾸는꿈은현실이되는가?
15참을수없는존재의역겨움을느껴보았는가?
16욕망은어떻게혁명과만나는가?
17정답과해설

작가의말
개정판작가의말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통렬한경멸과두려움으로통과하는청춘의한시절
무력하고권태롭고경직된소설장터에다일으킨자살폭탄테러

《싸이코가뜬다》는두개의병행적세계로구성된다.20대주인공오난이(일본어로‘자위’를뜻함)가일본유학중에만난소케대퀴즈연구회친구들과의학교생활과기숙사에서만난친구사이코(일본어로‘최고’를뜻함)와함께떠난‘우리들의오답사회’로의여행,이두가지이야기가교차적으로전개된다.

*일본유학생활(현실세계)
주인공오난이는자살을꿈꾼다.그녀의첫사랑인고태양(고로케)은군대에입대했다가여자캐릭터가그려진속옷을입었다는이유로집단구타를당해죽었다.오난이의아버지는다카기마사오(박정희)의신봉자이자워커홀릭이고,엄마는알코올중독자이다.고등수용소(고등학교)때절친한친구였던가위는대학교신입생환영회에서폭음으로죽었다.고등수용소와별로다르지않는대학에서3년을보낸오난이는,1년안에자살하기로결심하고일본소케대로교환유학을떠난다.그녀는12년개근모범생증후군과사이코라고놀림받던과거를배상받기위해서라도1년간철저히호모루덴스(유희하는인간)로지내기로한다.
오난이는도시한복판에있는소케대기숙사에들어가고,억지로시키마선생의맨투맨교습을듣고,퀴즈연구회에발을들여놓는다.퀴즈연구회에서정답찾기에골몰하는헨타이(일본어로‘변태’를뜻함),마시마로(도라에몽마니아),시마다(퀴즈대회마니아),마초(《삼국지》마니아),항상일이안풀리는머피,노브라등을만나친하게지낸다.그러던어느날퀴즈연구회의최고강자인가쓰이치로가자살하는사건이벌어진다.가쓰는소위강간서클의주동자로밝혀졌는데,그의시체는감쪽같이사라졌다.오난이는잠시서클을떠나프리터생활을한다.외로움에지친오난이는기숙사비용을핑계로헨타이와동거를시작한다.그녀는헨타이와짜고‘퀴즈페스티벌’진행중많은사람들앞에서시키마선생에게모욕을준다.
대회가끝난후헨타이는자신이보관하고있던가쓰의시체를오난이에게보여주고,얼마후시키마선생도자살한다.노브라를좋아하던헨타이는노브라가가쓰에게강간을당한것이아니라가쓰와사랑을나눈것같다는말에충격을받게된다.이런저런일로오난이와헨타이의관계는멀어진다.그녀는1년이되는날인12월31일유서를남기고,퀴즈연구회친구들과작별인사를한다.

*우리들의오답사회(가상세계)
오난이는기숙사식당에서333호에사는스즈키사이코를알게된다.사이코는1년전에죽은애인모리메멘토에대한이야기를들려주고,우리들의오답사회라는곳으로오난이를안내한다.오답사회의야광도시안에는세상에서가장에로틱한화장실이라는건물이있다.오난이는그곳에서손가락이열두개로늘어나는이상한체험을하고,모든것이똑같은열명의모리를만나고,복제인간을만드는제록시안과논쟁을벌인다.사소한다툼끝에난이와사이코는헤어지고,난이는세상에서가장에로틱한화장실에서홀로많은책을읽는다.그녀는패자부활의방에서퀴즈문제를풀다가틀려서분실물센터에가고,그곳에서과거에자신과상처를주고받았던많은사람들을발견한다.분실물센터는기억을되찾아주는곳이었다.과거의사람들과함께변을본뒤그것을채변봉투연구소의소장에게바친다.소장은난이의손가락열두개중두개를잘라보관하고,대신고흐의귀를선물로준다.난이는그곳을빠져나온다.

현실속의오난이는자살하기며칠전,마지막으로사이코를만나기위해기숙사를찾는다.하지만기숙사관리인마쓰모토는스즈키사이코라는존재는처음부터없었다고말한다.그녀의방으로올라가보니그곳은아주지저분한창고였다.오난이는마쓰모토에게서기숙사에있을때자신이자신에게보낸‘자살의십계명’이적힌편지를전해받는다.

이소설에는줄거리로는요약되지않는,문장사이사이에넘실대는에너지가존재한다.작가의문장을직접읽어야만느낄수있는그힘은청춘이내뿜는들끓는에너지다.내면에서들끓고있지만정작어디로향해야할지알수없는에너지는결국자신을파괴하는쪽으로향한다.자살을결론으로끝맺음에도불구하고이소설은우울하거나어둡지않다.오히려유쾌하고명랑하다.주인공오난이의입을통해거침없이내뱉는말들은독자들에게쾌감을전해준다.정답만을강요하는세상을통렬하게비판하고,그러면서도갈길을찾지못해오직해체만을행하는오난이의모습은많은이들에게공감을불러일으킬청춘의자화상이다.


[추천사]

전통적소설문법으로서의‘인물’과‘서사’가없다.현실과환상의경계도없다.데스마스크같은인용부호의세대에대한기록이기때문이다.번뜩이는재치와감각으로무장했으나출구없는곳으로내몰린그들은어릿광대처럼쓸쓸할뿐이다.청춘의견장을단쓸쓸한그림자들이보여주는지적유희,광기의마스터베이션,가면속으로걸어가는일은때론슬프고때론참혹하고때론아뜩하다.
_박범신(소설가)

이소설은귀엽고발랄하고슬프고열정적이다.현실의그물코를비웃고짓뭉갠다.누구나청춘의한시절은,현실에대한이런통렬한경멸과두려움으로통과할것이다.그런청춘을억압하고살해하는사회는병들었거나마침내소멸로행진할게틀림없다.이런의미에서《싸이코가뜬다》가이시대,한편으로무력하고권태롭고경직된소설장터에다일으킨자살폭탄테러이길바란다._이경자(소설가)

탈구축적인서사구조,소설미학의기본적인묘사를거부한사이버식서술형문체,파격적인주제와소재,번득이는기지,동서고금의독서편력에서축적된지적분위기가풍만한풍자적인대화와빈정거림…….탁월한재능과날카로운현실비판의식을발휘한21세기형신세대작가이다.이작품은우리소설계에서탈구조주의가사회체제를본격적으로비판하는기교로방향전환하는분수령이될것이다._임헌영(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