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뷰티 : 장애, 모성, 아름다움에 관한 또 한 번의 전복

이지 뷰티 : 장애, 모성, 아름다움에 관한 또 한 번의 전복

$25.00
Description
“아름다움에 관해 생각하는 것은
나를 해방하는 행위다”

선천성 장애를 지닌 여성 철학자의
장애, 모성, 아름다움에 관한 전복적 사유
2022, 2023년 연속 퓰리처상 최종후보작으로 선정된 클로이 쿠퍼 존스의 첫 책 《이지 뷰티》가 국내에서 출간됐다. 선천성 장애 ‘천골무형성증’을 지니고 태어난 여성이자, 철학자, 한 아이의 엄마인 클로이 쿠퍼 존스는 책에서 장애로 인해 수없이 겪어야 했던 차별과 편견에 대한 치열하고도 다층적인 통찰을 보여준다. 이 책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저자 룰루 밀러, 《그 해, 여름 손님》의 저자 안드레 애치먼의 극찬을 받으며, 2022년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선정 최고의 책에 오를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지 뷰티》가 장애·소수자 문제를 다룬 여타의 책과 다른 점은 자기 존재에 확신을 가지고 세상에 문제제기하며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애를 지니고 태어났던 그에게 ‘천골’이 누락된 자신의 몸은 처음부터 ‘불완전한 몸’은 아니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부정당하고 상처받으며 자신이 ‘장애인’임을 깨닫자 클로이는 본능적으로 이를 외면한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누락된’ 부분을 학문적·정서적인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철학자의 말들 속에 숨어 지내는 방법으로 자신을 지키며 살아간다. 책에는 그런 자기방어적인 태도로 ‘구경꾼’처럼 관조하며 살아왔던 그의 삶의 과정이 담담히 그려져 있다. 그러나 어릴 적 자신을 거부했던 공간을 비롯해 여러 곳을 여행하는 동안 저자는 ‘장애’ ‘모성’ ‘아름다움’에 대한 자신만의 새로운 답을 찾아나간다. 여행지에서의 사유에 녹아 있는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아이리스 머독 등 철학자들의 말을 빌린 저자의 아름답고 은유적인 문장들을 마주하다 보면 깊은 문학적 정수를 맛볼 수 있다. 책의 추천사를 쓴 김원영 변호사가 “이 과정을 따라가는 일은 문학적 체험이면서 여행이었고, 매우 신체적이면서도 철학적인 경험이었다”고 말한 까닭이다.
저자는 ‘장애여성’이 아닌 여성으로서, 외적이든 내적이든 아름다움에 관해 생각하는 것 자체만으로 해방을 느낀다고 말한다. ‘아름다움’을 키워드로 저자가 여행했던 로마의 보르게세 미술관, 밀라노의 비욘세 콘서트장, 프놈펜의 킬링필드를 따라다가 보면 저자의 심리적 변화와 함께 타자와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광경을 내밀하게 목도할 수 있다.
저자

클로이쿠퍼존스

철학교수이자프리랜서저널리스트.선천성희귀질환인천골무형성증을지니고태어났다.첫번째단독저서《이지뷰티》로2022,2023년연속퓰리처상회고록부문최종후보에올랐다.《GQ》《더버지TheVerge》《북포럼Bookforum》《뉴욕매거진》《더빌리버TheBeliever》등의매체에글을실었다.‘미국최고의여행작가’와‘미국최고의스포츠작가’로선정되기도했다.뉴욕브루클린에살고있다.

목차

추천의말

프롤로그-중립의방

1부아름다움에관하여

베르니니의조각

마당의개

날아라상념이여,황금날개를달고

달에서사람들주위를돌다

야자수의재발견

구경꾼의나약함

2부모든것이변화하는순간

피터딘클리지파티

정지된것들

경계선위에서

마이애미의해변

비틀린타원들

브루클린의술집

감사의글

출판사 서평

브루클린의술집과로마의미술관,
밀라노의비욘세콘서트,
그리고프놈펜의킬링필드까지
배제된아름다움을찾아떠나는사유의여정

책은시간의흐름에따라서술되지만앞서말한것처럼시간보다중요한포인트는‘장소’이다.작가는자신의집이있는브루클린의어느술집에서이탈리아로마로,밀라노의비욘세콘서트장을지나선댄스영화제와테니스경기장으로,그리고캄보디아의프놈펜을거쳐가족들과의마이애미해변여행지로이동하며장애여성이자엄마로서의삶과현실에대한깊이있는통찰을드러낸다.

브루클린의어느술집

왼쪽의제이와오른쪽의콜린.친구인두남자가저자의삶이살가치가있는지없는지를두고논쟁을벌인다.그중콜린은‘천골무형성증’인저자의몸과같은불완전한몸이존재하지않을더나은사회를옹호한다.‘삶에깊숙이관여하지말것.거리를두고고통도추함도욕망도아름다움도그저관조할것.’저자는언제나그랬듯자신의‘중립의방’으로숨어들어이시간이끝나기만을기다리며수를센다.

로마의보르게세미술관

저자는베르니니의조각상을감상하는낯선남자조엘의아름다운외모를의식하며혼자낯선여행지에서사랑에빠지는상상을한다.자와설계도를가지고만들어진듯완벽한비율을가진그는천골뼈가없어균형도대칭도맞지않고통증으로삐거덕거리는저자와완전히상반된존재다.어쩌다그는조엘과보르게세미술관의‘엄격한비례’와‘객관적인아름다움’에관해서로다른의견을나누게되고그러다그의무례하고시혜적인발언에상처를입는다.그와헤어진뒤에도보르게세공원을돌며미술관건물과옛그리스신화를조각한작품들을떠올리며완벽한비례와대칭을미학으로생각하는고전적아름다움과자신의‘부조화적이고불협화한몸’은어울리지않는다고생각한다.

밀라노의비욘세콘서트장

저자는버나드보즌켓의말처럼‘쉬운아름다움’이란눈에잘띄고편안하다고생각해왔다.단순한곡조,장미,젊은이의얼굴,전성기를맞이한사람의육체.이모든것은단조롭고직설적인기쁨을준다.반대로‘어려운아름다움’이란시간과인내와더많은집중을요구하며,우리가받은교육,우리의안목,인내에달려있다고생각해왔다.그러던어느날길거리에서저자에게모욕을줬던학생샤론이사과하며그에게“교수님도비욘세콘서트장에서‘비욘세경험’을꼭해보시라”고말한다.저자는정말로비욘세밀라노콘서트를관람하게되고,거기서많은사람과하나가되어‘직설적이고자신만만한아름다움’을경험하게된다.그리고‘우월함’이라는집을짓고거기서만안전하게머물렀던자기자신의갇힌삶에충격을받는다.책의제목《이지뷰티》는이날의깨달음을담아낸것이다.

프놈펜의킬링필드

저자는자아를찾는마지막여정으로캄보디아의킬링필드를찾는다.그곳에서사람들이‘다크투어리즘’에열광하는것을보고철학자로서인간의본성에관해연구하려는계획을세운다.또한툭툭운전기사체트라와의만남을통해은연중에미국인들과행동이다른캄보디아사람들을‘수준낮다’고여겼던자신의모습을발견한다.그는항상자신을‘피해자’라고생각해왔지만처음으로자신도누군가에게‘가해자’가될수있음을,어쩌면이미그런적이있었을것임을아프게깨닫는다.

“내가장애를연구하지않으면나쁜장애인이되지.
반대로장애를연구하면약삭빠르다는소리를들어”
장애인은한없이선하고가여운존재로만머물러야하는가

고소득의안정적인직장,철학과교수로서의지위,프리랜서저널리스트로주요매체에글을기고하면서도그는항상‘장애인’이기때문에특혜를받거나장애인이기에‘비장애인을대체할값싼인력’으로대우받아야했다.이러한시선으로인해때론저자자신도자기능력이나존재가치를의심하기도한다.사람들은평상시에는장애인에게온정적인태도를보이지만그들이자신의밥그릇을위협할때그즉시소외시키고배제함으로써‘위험’으로부터자신들을‘보호’하려한다.이는저자가사는브루클린뿐아니라한국사회에서도마찬가지다.장애인은비장애인이허락하는바운더리안에서‘한없이선하고가여운존재’로만머물러야만한다.전장연시위를바라보는시선은말할것도없고장애인을위한시설이나복지혜택을불편해하는이들이그증거이다.

저자는때로장애인을바라보는사회의시선을역으로이용해자신의비뚤어지고모난성격을위트있게드러낸다.어릴적에는학교에서선생님이‘장애인이기때문에특별히주신’혜택을악용해친구들에게물건을팔아먹기도했으며,비욘세콘서트나유명영화배우피터딘클리지의생일파티에가서는자신의‘가여운몸’으로사람들에게동정심을자극해특혜를받기도한다.저자는이렇듯본인의경험을고백하며‘장애인이라면모두선하거나어리숙하다’는편견을스스로뒤집는다.

“내가임신했을때주치의는나에게이렇게말했다.
“이게도덕적으로맞는지고민해보셨나요?””

장애여성이임신하는것은죄악인가

그는태어날때부터생존문제를비롯해모든걸부정당하며살아야했지만그중절대불가능할것이라들어왔던(그래서임신5개월까지도전혀임신을의심치못했던)임신의경험을통해장애여성의모성에관한화두를던진다.저자의임신을두고담당의와주변의많은이가도덕성까지운운하며‘이임신은위험하다’고했다.그의몸은‘임신하지못하는’몸이아니라‘해서는안되는’몸이었던것이다.저자는지금은아들울프강이없는삶을결코상상할수없지만,처음임신이라는사실을알았을때,출산한뒤따뜻하고무게감있는아이를안았을때마냥기쁘기보다는한인간으로서낯설고혼란스러웠다고고백한다.여성에게,나아가장애여성에게모성이라는굴레가얼마나무겁게작용하는지사실적으로보여주고있다.

저자는이처럼‘엄마’로서의역할을고민하면서도남편에게어린아들의양육을맡기며장애를안고살아가는자기존재의의미를찾는데더몰두한다.장애여성이라면‘모성’에더얽매일것이라는사람들의편견을또한번뒤집는다.

“신성하고객관적인아름다움의가능성을거부했던게
그런아름다움에서내가배제됐기때문은아닌지궁금해졌다.”

가장‘불협화한’몸을지닌한여성의
아름다움에대한날카롭고우아한심판

저자는자신의원초적인욕망에관해서도서슴없이드러내는데,‘장애인’이라고하면어수룩하고어린아이처럼생각하며,장애인이느끼는감정이나인간으로서의기본적인욕구마저도묵살해버리는것들에관해문제를제기한다.그리고지금까지가볍고부정적으로만여겼던‘피상적이고쉬운아름다움’이사실은자신이가질수없어외면해왔던것이었으며,그간자신은‘신성함이라는이름의배제’를통해오만함속에서살아왔고,‘쉬운아름다움’과‘어려운아름다움’두가지모두우열을가릴수없는것이라는점을깨닫는다.‘이지뷰티’가결코내면적이고복합적인아름다움에비해가치가떨어지지않음을강조하는또한번의전복이다.

한국에서도한때‘탈코르셋’이유행한적이있었다.여성에게꾸밈노동을강요하는한국사회에‘꾸미지않음’으로서반기를들고저항한운동이었으나이로인해탈코르셋을강요하는시선도나타났다.화장을하거나치마를입는경우,혹은조금이라도외적아름다움을추구하는경우그런이에게‘배신자’의시선을보내며비난하는이들도있었다.하지만탈코르셋은여성의자유로움과주체성을위해시작한운동이지,저자의말처럼‘외적아름다움’을추구하는것자체가잘못된것은아니다.

어떻게보면사회가정한외적아름다움에서가장멀리떨어진사람으로서저자는“어떤이론에서내가배제된다고그이론이옳지않은건아니다”라고말한다.그리고외적인아름다움을가볍게여기고외면하려했던자기자신을무의식을끝내마주하고진정한자유로움과해방을느끼며독자들에게다양한생각거리를던진다.

추천사

김원영《실격당한자들을위한변론》저자·변호사
“원하는것을챙기면미련없이”자리를뜰것.삶에깊숙이관여하지말것.거리를두고고통도추함도욕망도아름다움도그저관조할것.타인에게쉽게배제되고,함부로정체성을규정당해본사람이라면이전략이익숙할것이다.그러나어디그게쉬울까.특히우리가삶을사랑한다면.장애여성이자철학자,한아이의엄마인클로이는아름다움도삶도고통도철학적으로관조하던인물이었지만,이책이담고있는여행과만남들을통과하며삶의한복판으로걸어들어가고,마침내자기자신에게고정되었던시선을들어올려세상을향하는데성공한다.이과정을따라가는일은문학적체험이면서여행이었고,매우신체적이면서도철학적인경험이었다.삶을사랑함에도자신을지키기위해그바깥에서관찰자로만남기를시도하는사람이라면,이책을읽어보시기를권하고싶다.

룰루밀러
“클로이쿠퍼존스는훌륭한안내인이며,굉장히예리하고인간적이다.이책은아름다움의세계에푹빠지고싶은사람,자신이가진욕구의뿌리를발견하고싶은사람,그리고자신에게해를입히는구조와그런사람들을추앙하는습관을버리지못하는이들을위한책이다.존스가던지는질문들은오랫동안당신의머릿속에서울려퍼질것이다.”

안드레애치먼
“《이지뷰티》는대담하고진솔하며,탁월하게잘쓴책이다.저자는우리의가장약하고어두운곳을서슴없이탐색하며품위와유머,그리고보기드문인류애를보여준다.”

뉴욕타임스
“화려하고생생하게살아있다.저자는다른사람들에게무시당하는시선을거부하며탁월한자아의빛속에서있다.”

워싱턴포스트
“저자는살지도,걷지도,아이를갖지도못할것이라는의사들의비참한예측에도그러한일들과그이상을해냈다.이책에서그는문화가개인의가치를결정하는방식을탐구하고아름다움에대한신화와그신화에대한여성의의도하지않은공모를이해하기위한여정을떠난다.”

퍼블리셔스위클리
“저자는면도날처럼날카로운재치와지성으로사회의미의규칙에도전한다.그리고아름다움의복잡한요소를탁월하게보여준다.”

더코첼라리뷰
“화려하고간결하며때로는매우재미있다.육아,장애,그리고그뒤에해야할일에대한흥미진진한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