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사람(큰글자도서)

단 한 사람(큰글자도서)

$29.00
Description
“영원한 건 오늘뿐이야.
세상은 언제나 지금으로 가득해.”

수천 년 무성한 나무의 수명 가운데 이파리 한 장만큼을 빌려
죽을 위기에 처한 단 한 명만을 구해야 한다
삶과 죽음, 신과 인간의 틈에서 피어나는 최진영식 사랑의 세계
저자

최진영

2006년〈실천문학〉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당신옆을스쳐간그소녀의이름은》《끝나지않는노래》《나는왜죽지않았는가》《구의증명》《해가지는곳으로》《이제야언니에게》《내가되는꿈》,소설집《팽이》《겨울방학》《일주일》이있다.만해문학상,백신애문학상,신동엽문학상,한겨레문학상,이상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_나무로부터
일어났으나일어날수없는일
증명할수없으나존재하는것
평범한한명들
완전한사람
에필로그_목화의일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영원한건오늘뿐이야.
세상은언제나지금으로가득해.”

수천년무성한나무의수명가운데이파리한장만큼을빌려
죽을위기에처한단한명만을구해야한다
삶과죽음,신과인간의틈에서피어나는최진영식사랑의세계

[출판사리뷰]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23년이상문학상수상작가는최진영이었다.2006년〈실천문학〉으로작품활동을시작한이래2010년첫장편소설《당신옆을스쳐간그소녀의이름은》으로한겨레문학상을받으며이름을알린지10여년.지독한비관의세계에서시작한그는“등단이후10여년간한결같은걸음걸이로걸어온작가의작품세계가마침내새로운경지로들어섰음을보여준다.눈이부시다”(소설가윤대녕)라는평을받기에이른다.불멸하는사랑의가치를탁월하게담아낸《구의증명》,정체모를바이러스가전세계를뒤덮은혼란의시기를배경으로한아포칼립스소설《해가지는곳으로》,성폭력피해생존자의내밀한의식과현실을정면으로주파한《이제야언니에게》등발표하는작품마다거침없는서사와긴여운을남기는서정으로그만의세계를공고히했다.상실을경험한여성,학대가정에서자라난소녀,비정규직청년등폭력과고통의어두운현실을직시하면서도따스한진심을담으려한그의이야기는내내주목받고신뢰받았다.그럼에도어떠한동요없이어떠한소비없이묵묵히쓰기를계속해온작가.“쓰다보면견딜수있다”라는그의말은“최진영은끝까지우리삶의전부를써낼것이다”(소설가황현진)라는말로통한다.
이런그가2년여만에발표하는신작장편소설《단한사람》으로한발더나아갔다.지구에서가장키가크고오래사는생물,수천년무성한나무의생가운데이파리한장만큼을빌려죽을위기에처한단한명만살릴수있는,나무와인간사이‘수명중개인’의이야기다.
열여섯살목화는꿈을빌려서그러나현실처럼생생한순간들을목격한다.투신과살해,사고사와자연사등무작위한죽음의장면.동시에한목소리가들린다.네가구하면살아.나무의알수없는소환은이어지고일상은흔들린다.수많은죽음가운데오직한사람만을살려야한다는것,그런데이일은대를이어온과업.할머니인임천자는이를기적이라했고,엄마인장미수는악마라고했다.이제목화는선택해야한다.
삶과죽음은무엇인가?신에게는뜻이있는가?사람은서로에게구원이될수있을까?신념과사랑없이인간은살수있을까?작가가오랫동안천착해온묵직한주제와더불어문명과세태에대한날카로운통찰이돋보임은물론,‘수명중개’라는판타지적요소까지더해읽는재미가배가된다.최진영소설세계의전환점이될《단한사람》은작가가3년전착안해지난1년간의집필끝에출간하는전작소설이자여덟번째장편이다.

“오직너라는한존재를바라보고있다고”
3대에걸친‘살리는자’의숙명,그리고‘인간의몫’에관하여

최초에씨앗에서움튼어린두나무가있었다.부족함을모르고무럭무럭자라천재지변을견디고장엄한숲이된.그러나두발로걷는희귀한종족인간이나타나고나무들은차례로쓰러진다.사람에게파괴된적이있는나무,그나무는그자리에서어떤사람을파괴한적이있다.장미수와신복일은결속하여일화,월화,금화,쌍둥이남매목화와목수를낳는다.어느날꼬마금화와쌍둥이는홀린듯그숲속으로향한다.산을오르던금화의머리위로나무가우지끈기운다.목화는어른을부르러산아래로뛰어가고다시돌아왔을때금화는온데간데없다.금화의실종후가족들은죄책감으로고통속에살아간다.
목화가열여섯이되던봄,꿈인듯눈앞으로투신의장면들이펼쳐진다.그죽음을목도하다가목소리를듣는다.가서그를구하라는말.망설이다가목화는달려간다.열기와함께사뿐내려앉는다.그는조금의부상만입은채살아난다.어안이벙벙했지만재차그세계로‘소환’되고나서야이일이꿈이아님을안다.깨어나우는목화를보고엄마인장미수는알수없는말을남긴다.차라리금화이길바랐는데.장미수는열다섯부터사람을구했던것.장미수에게는구할수없는너무많은죽음에비해살릴수있는단한사람은‘겨우’에불과했다.패배감과무력감에신을저주한장미수와달리,할머니임천자는단한사람이라도구할수있다는사실에의미를둔다.목화는첫소환에서부터“둘이었다가하나가된나무”의존재를느낀다.의심과반항과시험도있었지만“무성한생에서나뭇잎한장만큼의시간을떼어죽어가는인간을되살리는존재”인‘중개인’의정체성을체화해간다.소환하는그나무를잘알고싶어목공소에서일한다.그러던중일화의딸인루나의자살을막게되고중개때목화를봤다는루나의말에놀라그가이제껏살린‘단한사람들’을찾아가보기로한다.살아난사람들이어떻게살고있는지평범한그들의일상을확인하는과정을통해타인의삶과죽음에판단을멈춘다.그리고자발적으로“마음을다해명복과축복을전하는일.죽어가는사람과살아난사람의미래를기원하는일”을한다.임천자의평온한죽음이후,목화는단한사람을살리는일의의미를스스로구한것이다.한번뿐인삶,다시없을오늘을사는한존재,그것은신도나무도범접하지못하는오직인간의몫임을깨닫는다.

그러나삶은고통이자환희.인류가폭우라면한사람은빗방울,폭설의눈송이,해변의모래알.아무도눈이나비라고부르지않는단하나의그것은,보이지않지만분명존재하는그것은금세마르거나녹아버린다.순식간에사라져버린다.어쩌면그저알려주고싶었을지도모른다.내가너를보고있다고.생명체라는전체가아니라,인류라는종이아니라오직너라는한존재를바라보고있다고._본문에서


“언젠가사라져버릴당신과나를영원히사랑하기위해이소설을썼습니다”
소설가가세계를호명하는아름다운방식

엄청난수령의나무는“인간의어리석음을,악행을,나약함을,순수함을,서로를돕고아끼는모습을,사랑하고기도하다어느날문득사라져버리는찰나의삶을”(‘작가의말’에서)다보았을거라고작가는말한다.나무의눈에서보자면인간은순간을사는존재일뿐이라고.압도적인자연의스케일가운데서인간이란미약하지만그‘단한명’들의낱낱은결코가볍지않다는것또한이야기하고싶었던듯하다.목화가중개에서깨어난뒤장소를유추해죽은자들의마지막자리를찾아가보는장면이그것이다.어떤이는새벽가로등빛이닿는건물입구계단벽에기대어홀로죽었다.어떤이는늦은밤갓길에세운자동차안에서쪽잠을자다가세상을떠났다.어떤이는이른새벽눈을떠옆에누운반백년넘게함께한얼굴을한번보고편안한잠속에서심장이멈췄다.사고현장혹은폭력속에서사라진원통한죽음과충분히생을누려되살리지않아도좋을죽음등등그모든마지막을목화가끝까지보았다.죽은자가한대로건물계단에잠시기대었다가떠날때생수한통을남겨두고오는목화의발걸음에서가까스로살아가는인간을향한작가의애정을확인할수있다.
그리고이제작가가부려놓은이세계를통해독자는다시한번생각하게된다.하나의그릇에담긴나의삶과죽음을어떻게마주할것인가.어떻게사랑할것인가.단한사람으로서.

목화는그들의마지막을기억했으며그와같은죽음을원했다.그러므로남김없이슬퍼할것이다.마음껏그리워할것이다.사소한기쁨을누릴것이다.후회없이사랑할것이다.그것은목화가원하는삶.둘이었다가하나가된나무처럼삶과죽음또한나눌수없었다._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