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 (알고 보면 가깝고, 가까울수록 즐거운 그림 속 철학 이야기)

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 (알고 보면 가깝고, 가까울수록 즐거운 그림 속 철학 이야기)

$18.00
Description
미술도 처음, 철학도 처음이라면!
그림 앞에서 할 수 있는 세상의 모든 생각
미술관에 ‘놀러 가는’ 철학자가 있다. 십 대에 떡볶이집 드나들 듯, 이십 대에 술집 드나들 듯, 미술을 전혀 모른 채 미술관에서 놀던 그는 그림이야말로 철학의 가장 좋은 ‘스위치’임을 깨달았다. 《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은 미술이라는 스위치를 통해 철학이라는 집에 불을 밝혀주는 책이다. 저자 이진민이 그 집에서 하려는 것은 ‘놀이’다. 어떤 그림에 철학적 해석을 정답처럼 붙이는 게 아니라 그림을 도구 삼아 이런저런 생각을 실컷 펼쳐볼 수 있는 놀이. 하나의 작품을 눈에 담는 순간 한 사람의 머릿속에는 하나의 우주가 뻗어나가기 때문이다. 정답 사회인 한국 사회에서, 정답을 찾겠다는 강박 없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놓는 일은 그 자체로 즐거울 뿐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이다. 이를테면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바라보며 ‘신은 죽었다’고 폭탄선언을 했던 니체를 떠올리는 것. 역사적으로 수없이 변주돼온 ‘정의의 여신’을 다룬 작품들을 보면서 왜 정의는 여신이 담당하며 그 여신은 어째서 안대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것. 엉뚱해도 좋고 발칙해도 좋고 틀려도 좋은 이러한 생각의 꼬리들이 이어지는 것 자체가 철학임을 이 책은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다 철학자라고, 그럴듯한 교양이나 지식으로 무장하지 않아도 된다고 저자는 ‘철알못’ ‘미알못’들에게 다정히 손 내민다. “정해진 답을 기를 쓰고 찾기보다는 스스로 좋은 질문을 던지는 철학자로, 또 답이 될 수 있는 선택지를 획기적으로 늘려내는 철학자로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 저도 노는 겁니다. 같이 놀아요.”(서문 중에서)
선정 및 수상내역
★2021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
저자

이진민

사남매,딸딸딸아들중눈치없이셋째딸로태어나책탐많은아이로자랐다.세상보는눈을가지고싶어연세대학교정치외교학과에입학했다.맥주를콸콸마시면서새로운세상을만났지만가끔은이산이아닌가보다하는나폴레옹의마음을느꼈다.그러다정치철학을만났고이거다싶었다.정치사상에깊이발을담그며동대학원정치학과를졸업했고미국매사추세츠주브랜다이스대학교에서멜론장학금을받으며,그리하여또맥주를마시며정치철학을전공했다.
철학을일상의말랑말랑한언어로바꾸는일에관심이많았기에학계의소수를만나는논문보다는일상의다수를만나는책을쓰고싶었다.비슷한시기에박사와엄마라는타이틀을동시에획득했고,아이를키우면서도글을쓰겠다는마음을움켜쥐고살았다.철학과육아를버무린첫책이자제7회브런치북출판프로젝트대상수상작인《나는철학하는엄마입니다》에이어철학과미술을버무린두번째책을세상에내놓는다.
두아이에게서듬뿍받는사랑과시원한독일맥주가삶의원동력.현재는독일뮌헨근교시골마을에살면서이런저런글을쓰고온라인특강을한다.아직도가슴속에쓰고싶은책이여러권들어있어행복하다.

목차

들어가는말

1.천지창조를바라보는발칙한시선
:니체는왜신이죽었다고말했나

2.투명한유리병에서인간의품성을찾다
:공자와베버에게보여주고싶은그림

3.기묘한균형으로쌓여있는책구경
:너도옳고나도옳을때우리는어떻게공존할까

4.빨간사과에대한서로다른욕망
:인간은왜사회와국가를만드는가

5.공작새와오리의서열은누가정하나
:허영심과불평등,그리고법률

6.가로등과매화가달빛을대하는방식
:아름다움의속도를철학하다

7.왜클림트는혹평에시달렸을까
:정의를위한불의의그림

8.정의는왜여신이담당하는가
:양날의칼을쥔자의책임

9.여신의눈을가려야하나말아야하나
:정의로운눈뜨기와공정한눈감기

10.가면쓴사람들의슬픔과기쁨
:집단의광기와개인의자유

11.나는‘나’를어떻게생각하는가
:신과죽음,그리고전쟁속에서발견한개인

12.소녀들의눈을멀게한카펫
:태피스트리작품들과나이키공장의아이들

13.공이굴러간곳에서니체를다시만나다
:그늘속어른과빛속의어린아이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그림에서시작하는사유의자유
미켈란젤로에서니체를읽고샤갈에서제자백가를읽다

철학이어렵고지루한이유는논의가주로눈에보이지않는차원에서이루어지기때문이다.저자는철학을“모호하게느껴지는개념들을벽돌삼아쌓아가는논리의성”이라고정의한다.벽돌자체도쥐기어려운데그걸로엄청난성을쌓으니평범한사람들은그성에들어가기꺼려지는게사실이다.하지만철학의이러한장벽은소통방식의문제일수도있다고저자는지적한다.철학은학문이기전에,한인간이자신과타인과세상을바라보는방법이므로‘생각’하고‘선택’하는존재로태어난이상철학과무관한사람은없기때문이다.알고보면그렇게까지어려운얘기가아닌데우리가학창시절괜히어렵게외웠던철학의인물과개념들이‘그림’이라는매개를만나완전히새롭게펼쳐진다.저자는하나의작품을미술사적논의에구애받지않고자신의경험과상상을토대로자유롭게해석한다음그로부터연상되는철학적개념을특유의위트와일상의언어로풀어낸다.미켈란젤로의유명한천장화〈천지창조〉를보다가문득아담의‘건방진’자세에주목한다음,신이나종교와필연적(!)으로불편한관계를이어왔던철학의역사를짚고,그가운데서도‘신에게도전하기’종목이있다면당당히금메달을차지할니체(FriedrichWilhelmNietzsche)를소개한다.쌓여있는책을그리는전통이있었던조선시대의‘책거리’작품들을소개하며서양원근법에선느낄수없는기묘한구도와아찔한긴장감,그럼에도무너지지않는균형과조화에집중한다.이균형과조화는다양한사상이폭발적으로만개하면서도전체적으로서로의사상을발전시키며함께성장했던춘추전국시대의제자백가를떠올리게한다.저자는여기에서멈추지않고“철학의역사역시세상과삶을바라보는다양한시선의역사”임을다시강조하며,샤갈(MarcChagall)의그림〈나와마을〉에서‘시선의마주침’을강조하기위에눈과눈사이에그려넣은흐릿한선으로이야기를이어간다.“우리가그렇게상대의눈을보며그리는투명한선들이그물처럼세상을덮으면이세상은좀더아름답고포근한곳이되지않을까.세상은그렇게우리시선의방향과높낮이가다양해서더아름답다고믿는다.”(p.70)

그림에서철학이,철학에서세상이열린다
어려움없이보고,두려움없이생각하는법

한국과미국에서공부하고지금은독일의시골마을에서두아이를키우며집필과강의를이어가고있는정치철학자이진민은오래전부터철학을일상의말랑말랑한언어로바꾸는일에관심을두었다.학계의소수를만나는삶보다는일상의다수를연결하는삶을선택한그의‘다정함’은이책의곳곳에서돋보인다.청량한여름빛을담은유리병그림을앞에두고공자의‘군자불기(君子不器:군자는그릇이아니다)’에의문을표하며“내안에담고있는것이썩어가지는않는지,그안에서잘못된것은없는지,부족하면부족한대로잘했으면잘한대로세상에투명하게드러내는것”이야말로성숙한인간(특히권력자)의중요한덕목일지도모른다고말한다.17세기유럽왕족과귀족의사치품이었던거대한태피스트리(벽이나가구를장식하기위해색실을짜넣어모양이나그림을표현한직물공예)를만드는데10~12세의‘가늘고말랑말랑한여린손끝’이동원되었다는사실로부터,나이키공장에서시간당200원을받으며착취당하는제3세계어린아이들을떠올린다.그러면서때로는우리가미술관에‘감탄할준비를하고간다’는점이우리의눈을가릴수도있다고말한다.

“사랑하는사람의어여쁜외양만쓰다듬기보다는그사람내면의그늘과고통을인지하고상대의눈을바라보는것이더아름답듯이,우리가다소무방비적으로감상하러가는작품들안에제법그늘이많다는사실을명확히인지하고즐기는편이나와그작품간의좀더입체적인만남이아닐까.”_271쪽

또클림트(GustavKlimt)에게의뢰한오스트리아빈대학의천장화가포르노그래피라는혹평을받은사연,황홀하도록찬란한가로등불빛을담은자코모발라(GiacomoBalla)의그림에숨겨진‘힘과속도’에대한파괴성,따뜻하고천진한시선이돋보이는파울클레(PaulKlee)의작품들이파시즘의광기를뚫고피어난예술적성취라는점등하나의작품을둘러싼수많은이야기들을역사적배경과개인적경험을종횡하며풀어낸다.“얼큰한유머와세상에대한따스한시선이가득한”(작가정여울)이책은“마음이고플때펼치기좋은식탁”(정치철학자김만권)이될,친절하고든든한인문서이자입문서이다.

“무엇에대해‘생각’하는가.무엇에대해‘어떻게’생각하는가.우리는그에따라세상이라는화폭에우리존재를키울수도,없앨수도있다.”_24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