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를 해부하다 : 〈키스〉에서 시작하는 인간 발생의 비밀

클림트를 해부하다 : 〈키스〉에서 시작하는 인간 발생의 비밀

$20.00
Description
‘클림트를 사랑한 해부학자’ 유임주 교수의 첫 책!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프리다 칼로, 에드바르 뭉크…
세기의 예술가들이 그림 속에 감춰둔 인간 기원의 비밀을 파헤치다
황금빛 화가, 화단의 이단아, 분리파의 수장… 19세기 미술사의 거장 ‘구스타프 클림트’에겐 수많은 애칭이 있다. 하지만 이것들이 클림트의 모든 면모를 설명하고 있을까? 해부학자이자 의사인 저자는 클림트의 이름 앞에 ‘인간과 과학에 매혹된 예술가’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덧붙이며, 비밀스럽고 색다른 미술관 탐험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클림트를 해부하다》는 화려한 화풍과 도발적인 시도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에 숨겨진 생물학적 도상, 즉 “클림트 코드”를 발견하는 책으로 인간의 탄생부터 성장, 노화, 죽음까지의 이야기를 과학과 예술의 흥미로운 만남 속에서 풀어낸다. 또한 이 책은 ‘인간의 생로병사’를 평생의 테마로 삼았던 클림트가 ‘과학의 시대’에 인간의 기원을 추적하는 발생학을 접하고, 또 그것을 그림에 녹여냈던 집요한 과정을 되짚어보는 작업이기도 하다. 해부학자의 눈으로 〈키스〉에 빼곡히 그려진 문양을 해석한 저자의 연구는 세계 3대 의학저널인 《JAMA》에 소개되었고, 노벨화학상 수상자를 비롯한 전 세계 석학들의 찬사를 받았다. 《클림트를 해부하다》는 해당 연구를 근간으로 ‘클림트를 사랑한 해부학자’인 저자가 지금까지 모아온 귀중한 연구 성과를 엮어낸 첫 책이다.
1부에서는 클림트를 비롯한 당시의 예술가들을 과학에 매료시킨 시대·문화적 배경을 살피고 2부에서는 〈키스〉, 〈다나에〉 등 클림트의 작품 속 인간 발달을 상징하는 도상들을 본격적으로 분석한다. 3부에선 프리다 칼로, 에곤 실레, 에드바르 뭉크 등 클림트와 마찬가지로 과학에서 예술의 영감을 얻었던 화가들의 작품을 살펴본다. AI로 복원된 다수의 컬러 작품뿐만 아니라, 당대 과학자들의 연구 스케치, 과학 전문서의 삽화 등이 다수 수록되어 있어 오래전 인간 탄생의 비밀을 추적하듯 색다른 미술 관람이 가능하다.

저자

유임주

저자:유임주

고려대학교의과대학교수겸대한민국의학한림원정회원.‘클림트를사랑하는해부학자’다.“구조가기능을결정한다(Formformsfunction)”는형태학의원칙에따라인체의구조와기능을연구하고있다.뇌기능매핑연구,생체조직분석을위한현미경연구,한국인의해부학적특징규명과임상해부연구,일상에서얻게된의문을해부학의관점에서풀어가는것에관심이있다.학생들에게해부학,조직학,신경해부학,발생학을강의하면서얻게된궁금증을연구의주제로삼기도한다.이런과정에서구스타프클림트의〈키스〉를해부학자의눈으로분석하여세계3대의학저널인《JAMA》에게재하기도했다.

1996년모교에부임한이래,해부학교육과연구에매진하고있다.대한체질인류학회부회장,한국현미경학회회장,대한해부학회이사장을역임했다.대한해부학회빛날상,한국현미경학회학술상,고려대학교석탑강의상,고려대학교석탑연구상,무록남경애고의의학대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추천의글|최재천,정지태
작가의말

1부.클림트의탄생

작은씨앗|1900년대전후빈의분위기
빈모더니즘|젊은예술가들,문화적황금기를이끌다
성장|클림트의출생과성장
예술가컴퍼니|알을깨고나오다
분리파|다시예술의시간이흐르다
영감|황금빛철학자에게영향을준것들
▶부록◀클림트와눈높이를맞춰보자
과학의시대|현미경의발달
수정|정자와난자의비밀을밝히다
클림트코드|그림에새긴생물학적도상
찰스다윈|미술에진화론바람이불다
에른스트헤켈|다윈의뒤를잇다

2부.클림트코드를파헤치다

태초의공간|〈벌거벗은진실(NudaVeritas)〉,1898
검열은끝났다|〈빈대학교의천장화(UniversityScandal,FacultyPaintings)〉,1899~1907
여행의시작|〈베토벤프리즈(TheBeethovenFrieze)〉,1901~1902
욕망과발생|〈키스(TheKiss)〉,1907~1908
만남과착상|〈다나에(Danae)〉,1907~1908
잉태|〈희망Ⅰ(HopeI)〉,1903
고통과두려움|〈희망Ⅱ(HopeII)〉,1907~1908
탄생과노화|〈여인의세시기(TheThreeAgesofTheWoman)〉,1905
생의순환|〈죽음과삶(DeathandLife)〉,1910~1915
계통과진화|〈스토클레프리즈(StocletFrieze)〉,1905~1919

3부.예술,인간의기원을좇다

괴물의스케치|오딜롱르동〈기원(LesOrigines)〉,1883
가상의유인원|가브리엘폰막스〈말못하는유인원(PithecanthropusAlalus)〉,1883
생은순환한다|에드바르뭉크〈마돈나(Madonna)〉,1894~1902
여성의몸|에곤실레〈엎드린소녀(GirlSittinginBlackApron)〉,1911
인류개선을꿈꾸다|디에고리베라〈교차로에선사람(ManattheCrossroads)〉,1932~1933
위생과면역의시대|디에고리베라〈디트로이트미술관벽화(DetroitIndustryMurals)〉,1932~1933
유전을이해하다|프리다칼로〈나의조부모,부모,그리고나(MyGrandparents,MyParents,andI)〉,1936
출산의민낯|프리다칼로〈나의탄생(MyBirth)〉,1932
돌봄과수유|프리다칼로〈유모와나(MyNurseandI)〉,1937
세포분열과창조|프리다칼로〈모세(Moses)〉,1945
쌍둥이와세포의추상|바실리칸딘스키〈둘사이(BetweenTwo)〉,1934
자연,운명의지배자|요제프볼프〈겨울철의들꿩(Ptarmigan:Winter)〉과〈여름철의들꿩(Ptarmigan:Summer)〉,1873,1875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19세기전후빈에는무슨일이있었을까?
빈에서움튼작은씨앗,과학하는예술가들을낳다

“클림트는어떻게이런그림을그릴수있었을까?”(8쪽)라는저자의의문으로시작하는이책은클림트를비롯한걸출한예술가,지성인들이탄생했던1900년대전후오스트리아빈으로시간여행을떠난다.이들이활동했던19세기말에서20세기초의빈은합스부르크제국이몰락하고입헌국가가시작되던시기로,국가는쇠락하고있었지만역설적으로문화와학술의꽃은만개했다.말러와쇤베르크의음악,카프카와슈니츨러의문학,하이데거와비트겐슈타인의철학,프로이트의의학이단번에세상에쏟아졌던시기이기도하다.이책의1부는이러한시대·문화적토양에서클림트가‘인간’과‘과학’에매혹되고,이를평생의테마로삼게된계기를두가지관점에서제시한다.
첫째는‘빈모더니즘’을견인했던빈의살롱·카페문화다.당시빈에서는기성세대의정치나문화에실망한지식인들이살롱이나카페에모여들어예술,철학,정치,과학등경계없는지식을공유하고20세기로나아갈새로운문화를도모했다.이곳에서다양한학문이통합되며문화의‘빅뱅’을일으킬작은씨앗이마련되었다고할수있다.이시기클림트는자신이즐겨찾던살롱에서해부학자인에밀주커칸들을만났고,그의실습실에서‘예술인을위한해부학강의’를듣게된다.정자와난자의만남에서시작되는인간발생의신비와다윈의진화론은클림트에게강한인상을남겼고,그때부터클림트는자신의작품에해부학의코드를그려넣기시작한다.
둘째는현미경의발달로촉발된‘과학의시대’다.클림트뿐만아니라3부에서살펴볼에곤실레,프리다칼로,에드바르뭉크등의화가들역시자신의작품에생물학의요소를가득새겨넣었다.인간의임신과출산,노화에관한지식뿐만아니라유전과면역,세포분열등과학자못지않은생물학에관한깊은이해가그들의그림에서엿보인다.이책은생물학,발생학이론이진화해온과정을별도의부록으로구성해상세히설명하고있다.당시예술가들이과학적진실을접하며느꼈을신선한충격을함께경험해보고눈높이를맞춰가는과정이다.세포수준의이해와다윈의진화론,헤켈의‘생명의나무’등은인간에깊은관심을품은예술가들에게정확한표현의도구가되어주었다.과학은오래전부터예술의뮤즈였던셈이다.

그림에새긴발생학의암호,‘클림트코드’를파헤치다!
인간의탄생부터죽음까지를그려낸클림트의연작

르네상스시대에‘다빈치코드’가있었다면,19세기말빈에는‘클림트코드’가있었다.클림트는어린시절아버지와동생의죽음에영향을받아,평생‘인간의생로병사’라는주제에천착했다.주커칸들교수와의교류로쌓은높은생물학적이해를바탕으로,자신의그림에정자와난자,착상,임신,세포분열을상징하는요소를빼곡히새겨넣었다.의과학적관점에서분석한다면,〈키스〉에서시작해〈죽음과삶〉에이르는클림트의모든작품은인간이태어나죽음으로향해가는과정을발생학과진화론적관점에기반해그린‘연작시리즈’인셈이다.
이책의2부역시인간의발생과진화의순서에따라클림트의작품을해부한다.남녀가만나인간발생이시작되는태초의공간,자궁을묘사하는〈벌거벗은진실〉에서시작해,죽음이후생의순환을상징하는〈죽음과삶〉,그이후개체의진화를암시하는〈스토클레프리즈〉로마무리된다.이러한관점에서클림트의작품들을들여다보면,그치밀함과집요함속에서그의인간을향한애정과과학을향한갈망이생생히느껴진다.
2부의절정이라고할수있는〈키스〉를좀더자세히살펴보자.황금빛배경에서키스를나누며황홀경을경험하는남녀의모습은앞서말했듯정자와난자의만남,그이후수정과발달의과정을암시하고있다.남성의옷자락에는무채색의직사각형들이,여성의옷자락에는빨간색,보라색의원형과타원형의문양들이그려져있다.저자는클림트가세로의직사각형을남성의성기로,원형과타원형의문양을난자와세포를상징하는데사용했다는점에기반해,〈키스〉가표현하는인간발생의과정을설득력있게펼쳐보인다.과학자들은1670년대정자의존재를발견하고150년이흐른뒤에야난자의존재를깨닫는다.지금은정자와난자가결합해태아가발생한다는사실이상식이지만,당시엔인간의생식세포에이미완성된축소인간이존재한다는‘전성설’을비롯해다양한가설이존재했다.그리고마침내정자와난자가결합함으로써인간이발생된다는사실이1900년대를목전에두고증명되었으니,이는당대뜨거웠던과학적발견을예술로녹여낸클림트의역작이라할수있다.또한2부에서는독자의이해를돕기위해클림트의여러작품을비롯해,AI로복원한컬러그림들,당대과학자들의연구스케치,과학전문서의삽화등을다수수록했다.이책을읽는것만으로도클림트의작품세계와생물학,발생학에관한지식을모두섭렵할수있다.

에곤실레,프리다칼로,에드바르뭉크…
과학을뮤즈로삼아정진했던세기의예술가들을만나다

‘클림트를사랑한해부학자’로활동해온저자가가장많이받은질문은“발생학,진화론,세포에대한이해를기반으로작품을그린화가가또있는가?”(231쪽)였다.이러한질문에서시작해저자의연구는클림트와동시대에활동했던예술가들의작품세계로뻗어나간다.3부에서는에드바르뭉크,에곤실레,프리다칼로등총8인의화가가당대의과학적발견들을어떻게자기만의방식으로작품에표현했는지살펴본다.
오딜롱르동과가브리엘폰막스는다윈과헤켈의이론을기반으로인간기원을추적한다.르동은〈기원〉이라는작품에서원시생물체형태의인류조상을상상했고,폰막스는헤켈이주장했던가상의유인원을재현했다.에곤실레는〈엎드린소녀〉등의작품에서클림트와마찬가지로인간의수정,발달,탄생까지의과정을묘사했고특히‘여성의몸’을깊이있게탐구했다.프리다칼로는유전에대한깊은이해를바탕으로〈나의조부모,부모,그리고나〉외에인상적인작품을남기며,기존에잘언급되지않았던여성의출산과돌봄에관한내용을작품에녹여내기도했다.
눈부신과학의발전에힘입어,몇몇예술가들은인간으로서의자신감을작품속에내비치기도했다.디에고리베라는당시대두되었던미생물,면역학의내용을작품속에묘사하며과학의발달에따라생물의발생과진화를인간이조절할수있다고믿었다.결국이러한자신감은우수한인류를육성하려는우생학의근거가되기도했다.하지만이러한기대에도불구하고,3부마지막을장식하는요제프볼프의작품들은인간이범접할수없는세계의질서와자연의힘을깨닫게한다.들꿩의깃털이겨울철에는하얗게,여름철에는까맣게소리없이변화하는것에서자연이지닌경이로움과파괴력을느낄수있다.볼프는결국자연이생물의운명을결정짓는다는다윈의주장을작품에명확히드러낸것이다.
이처럼이책은새로운문화가폭발적으로생산되고놀라운과학적발견이이어지며,인류의삶이혁신적으로개선되리라믿었던달뜬시대적분위기속에서화려하게탄생한예술작품들을조망한다.하지만동시에인간이쉽게손댈수없는자연과세계의질서를다시한번깨닫게함으로써한생명으로서겸허히세계와관계맺는방식을고민하게한다.이책을끝까지읽은후우리에게떠오르는질문이클림트가평생을고민했던바로그주제가아닐까?과학과예술의치열하고아름다운통섭을경험하고싶은독자에게일독을권한다.

추천사

클림트의〈죽음과삶〉은내가강연중에가장자주언급하는그림이다.화면가득음습함과화려함이극적으로대비되는〈죽음과삶〉을걸어놓고나는생명의가장보편적인속성이죽음이라고설명한다.그러나그그림과더불어〈키스〉,〈다나에〉,〈포옹〉등에빼곡히그려진작은문양들이정자와난자에서부터인간초기발생과정의세포와조직들을형상화한것인줄은정말몰랐다.클림트가활동하던19세기말에서20세기초는합스부르크제국이몰락하고입헌국가가시작되던시기였다.나라는망해가는와중에빈에서는역설적으로문화와학술의꽃이만개했다.말러와쇤베르크의음악,카프카와슈니츨러의문학,하이데거와비트겐슈타인의철학,멩거와폰미제스의경제학,그리고로키탄스키와프로이트의의학이살롱문화속에버무려져있었다.이런토양에서클림트의그림은자연스레과학과예술의아름다운통섭으로승화되었다.의학박사인저자가펼쳐보이는예술의경지가놀랍도록화려하고흥미진진하다.
-최재천(이화여대에코과학부석좌교수,생명다양성재단이사장)

어느날해부학실습실앞복도에서그를만났다.클림트의그림을분석해서논문을쓰고있다고했는데그그림이내연구실벽에도걸려있는〈키스〉라고했다.그리고곧그논문이《JAMA》에실렸다는소식을보내왔다.더깊이연구하고싶다고했다.이제는그것이책으로출판되었다.주말하룻저녁꼬박앉아서다읽었다.이책은세상을향한그의열린마음과시선이느껴지는글로가득하다.나는의학을인문학이라믿는의사다.그의학문이더깊어지고,널리알려지기를바란다.날카로운눈과예리한솜씨,뛰어난창의력을가진해부학자의문학과미술과과학이어우러진인문학이세상의눈길을끌것이다.
-정지태(대한의학회장,고려대학교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