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다

아무렇지 않다

$17.18
Description
평범한 일상에 찾아온 잔잔한 폭풍과
무너지는 날에도 담담히 나아가는 사람들
『아무렇지 않다』는 예술인, 비정규직, 프리랜서 등 불안정한 고용 환경에서도 담담히 자신의 길을 가는 세 인물의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린 그래픽노블이다. 평범한 일상에 불쑥 들이닥친 시련을 묵묵히 헤치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하루하루를 이어가는 잔잔한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자신의 책을 출간하고 싶어 하지만 외주 작업에만 매달려 살아가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지현, 미학의 이상에 대해 연구하면서도 불안하고 막막한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대학 시간 강사 강은영,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재료비와 생활비를 아껴가며 그림 그리는 일을 간신히 이어나가는 무명작가 이지은. 세 인물의 다른 듯 비슷한 이야기가 병렬적으로 전개되며 책의 메시지가 은은하고 깊게 전해진다.

“종종 발목을 잡는 가난보다 미웠던 건, 가난을 떨쳐내지 못하는 나의 어쭙잖은 재능이었다. 차라리 그림을 그리지 않았더라면 나를 덜 미워할 수 있었을까?” _작가의 말 중에서

최다혜 작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자전적 이야기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2년여의 작업 과정을 거치며 자연스레 타자화되고 객관화되었다. 선택의 순간에 갈등하는 작품 속 인물들이 마침내 어떤 삶을 택했는지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들에게 놓인 현실을 그저 살아가는 것 자체가 결말이 되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렇게 어떤 형태로든 삶을 계속해 나가는 인물들의 태도는 저자 자신과 독자들에게까지 뻗어나가며 여운을 남긴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요즘 우리가 흔히 접하는 디지털로 작업한 그림이 아니라 아크릴 물감으로 종이에 직접 그린 그림이라는 것이다. 붓 끝에서 표현된 생생하고 강렬한 그림들이 현실적 배경과 인물들의 감정선을 더욱 부각시켜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구구절절한 대사 없이도 매끄럽게 전개되는 서사, 강한 호소력과 세밀한 표현력을 갖춘 이 그래픽노블은, 독자로 하여금 누군가의 삶과 더불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저자

최다혜

5년간시간강사로일했고10년넘게일러스트레이터로활동했으며현재는자기자신을위한그림을그리고자노력하고있다.주로나를포함한사람들,일상,익숙한것들에서영감을얻고,우리가경험하는보편적인상황이나심리를다루는작업을추구한다.

목차

김지현
강은영
이지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불행의원인을개인의의지와능력에서찾는것,
그것만큼‘무례한’일이또있을까

“불행은늘초대없이무례하게찾아온다.그리고세상은불행을겪는이들에게그것이그들스스로초래한것이라말하는더큰무례를범한다.”_작가의말중에서

『아무렇지않다』는평범한일상에사소한사건의모습으로불쑥들이닥치는불행의순간들을잔인하리만큼현실적으로보여준다.오늘날자본주의사회는개인의의지와능력을주요한기준으로평가하지만,저변에깔린가난이라는덫때문에선택의순간에제동이걸리는이들이있다.그들에게몰려온어떤불행은손쓸수없이그저막막한현실일뿐이다.
책에등장하는인물강은영은대학에서시간강사로일하며금전적인여유가부족한상황에서도사명감을갖고성실하게연구와강의에임한다.그러나빠듯한형편에학자금대출을갚아가며애쓰는자신의처지와대조적으로,부유한집안의지원으로사회적성취를이뤄나가는주변사람들을보며좌절과열등감에빠지고무기력함을느낀다.우리는강은영에게‘당신의불행은당신의노력이부족하기때문’이라고감히말할수있을까?
사람들은무심코타인의어려운삶에대해함부로가치판단을하거나그것을개인의문제로만인식하곤하는데,저자최다혜는이러한인식과판단을‘무례함’이라고표현한다.사회적으로인정이나보호를받기어려운예술인과프리랜서들에대한지원이중요한사회이슈로대두되는요즘,그들이처한현실을작품에서날카롭게지적하며근본적인문제들에대해생각해볼기회를제공한다.

“나는어딘가에서무언가를하고있을‘지현’,‘은영’,‘지은’을상상한다.어떤형태로든삶을계속하고있는그들을생각하면어쩐지마음이뭉클하다.그리고조용히다짐한다.나역시그저계속하겠다고.”_작가의말중에서

『아무렇지않다』는가난을짊어진힘겨운현실을지적하는데서나아가무너진순간에서도한발한발나아가는이들의모습을그린다.그저하루하루‘계속’해나가는삶의모습에서묵묵한다정함과힘이느껴진다.이책을통해사회가어려운환경에놓인이들의고충을이해하고공감하고위로하며,연대로나아갈기회를찾게되기를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