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별을 노래하는 마음 - 한겨레 인물탐구 7 (양장)

윤동주 별을 노래하는 마음 - 한겨레 인물탐구 7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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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절망의 시대, 부끄러움을 노래한 시인
우리 말과 글조차 마음대로 쓸 수 없었던 일제강점기, 맑고 정직한 마음을 지닌 윤동주 시인은 나라를 빼앗긴 슬픔과 부끄러움을 시로 써 내려갑니다. 우물에 비친 못난 내 모습이 미워져 돌아섰던 윤동주의 자화상은 암울했던 시대를 살아가는, 또 부끄러움이 사라진 시대를 살고 잇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일지 모릅니다. 윤동주의 시를 함께 읽으며 윤동주 시인의 삶을 만나보세요.
저자

정지원

저자정지원은의정부에사는시인이다.대학4학년때오월문학상시부문에당선되면서시를쓰기시작했다.〈사람이꽃보다아름다워〉를비롯한많은시들이노래로만들어졌다.2003년첫시집《내꿈의방향을묻는다》를낸뒤로산문집《내영혼의그림여행》,어린이책《태양의딸,평강》《안녕하세요?나는화가입니다》등을썼다.

목차

여는글

1.나를닮은시
해처럼빛나는아이
명동촌미래의지사들

2.소년에서청년으로
서러운상실의시절
문학소년의꿈을키우며
말간희망의노래

3.시인의꿈을찾아
새로운길
슬퍼하는자는복이있나니
첫시집을꿈꾸다

4.쉽게씌여진시
참회록,부끄러운고백
육첩방은남의나라
한줌의재로변해옹정으로

5.하늘과바람과별과시
유고시집발간과그후

맺는글
시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식민지문학청년의자화상

어른들의관심과사랑을받고친구들과어울리며밝게자란윤동주의어린시절은지금어린이들의모습과닮아있다.종잇조각으로방을어지럽혀엄마한테야단을맞고,돌던지기로시험점수를점치고,사과한쪽을식구들과나누어먹었던행복한유년시절이윤동주의동시에잘나타나있다.('빗자루''만돌이''사과')한편서러운상실의기억을찾아볼수있는동시도있어일제강점기의생활상을엿보게해준다.('오줌싸개지도''호주머니''해바라기얼굴')
기독교명문학교인평양숭실학교에들어간윤동주는정지용과백석의시를읽으며시인의꿈을키운다.담백하고맑은우리말의참맛를보여주는그의빼어난동시들은대부분이시기에썼다.신사참배거부로학교가폐교되었을때쓴시'종달새'에는날개도노래도없는답답한마음이잘드러나있다.그뒤친구문익환과함께용정으로돌아온윤동주는《카톨릭소년》같은잡지에틈틈이시를발표한다.이시기에쓴시들은시련속에서도희망의끈을놓지않으려고애쓴흔적이보인다.('겨울''무얼먹고사나''굴뚝')
1938년연희전문학교문과에입학한뒤본격적인문학수업과습작이시작된다.식민지문학청년의고뇌,자조,슬픔이시를통해드러나기시작한다.자라서‘사람’이되겠다는아우의천진한얼굴에조국의비참한현실이겹치며진정한‘사람’의의미를생각한다.못난자신이미워져돌아섰다가차마외면하지못하고되돌아가마주하는자아성찰의대표시가탄생한것도이무렵이다.('아우의인상화''자화상')
시대는점점암울해진다.창씨개명령이시행되고많은지식인들이변절한다.독립운동에뜻을둔이들은사상범으로구금되고,조선전역이일본의전쟁물자를조달하는형편이된다.긴절필의시간끝에내놓은몇편의시에는묵직하고도단호한작가의심정이잘드러나있다.('팔복''눈감고간다''십자가')
대학마지막학기에쓴'별헤는밤'은많은사람들이사랑하는윤동주의대표적인시다.별처럼멀고아름다운것들을그리워했던시인의순수한마음이한편의시로남아많은이들의마음을울렸다.

유학과죽음뒤에남은하늘과바람과별과시

대학졸업과함께첫시집을펴내려했던윤동주는일제의표적이될수있다는스승의만류에꿈을접는다.이때아쉬운마음을달래며자필시집을세권만들었는데,그가운데한권을친구정병욱이간직하고있다가훗날유고시집을펴내는데결정적인역할을한다.
윤동주는대학졸업뒤사촌이자친구인송몽규와함께일본유학길에오른다.조국의참담한현실을외면한채유학을결심하고,그로인해창씨개명을해야했던무력한처지는윤동주에게씻을수없는상처를남긴다.당시의심정은'참회록'에잘나타나있다.
유학시절윤동주는친구강처중에게다섯편의시를써보냈다.죽음의위협에서러워하고,시를쓰며아침을기다리는자신을자조하고,나약한자신을정직하게성찰하는시들이다.('무서운시간''쉽게씌어진시''흰그림자')
윤동주와송몽규는뜻맞는친구들과자주모여조국의앞날에대해토론을벌인것으로전해진다.사상범을검거하는데혈안이되어있는일본경찰의감시를받고있다는것을그들은알지못했다.1943년송몽규와윤동주는일본경찰에차례로체포된다.윤동주가쓴시와일기가압수되고곧독립운동혐의가적용되었다.우리말과글로문학활동을한다는것만으로그들에게는커다란위협이었다.
1945년조국광복을여섯달앞두고윤동주는후쿠오카형무소에서옥사한다.일제의생체실험에의한희생으로추정되지만,죽음의원인은지금까지도확실하게밝혀지지않았다.윤동주의3주기를맞은1948년1월,유고시집《하늘과바람과별과시》가발간된다.이시집은세계여러언어로번역출간되었으며,지금까지도윤동주의시는다양한시각으로연구되고있다.

부끄러움이사라진시대,윤동주의시가우리에게주는것

부끄러움을잊고욕심으로삶과말을꾸미며살아가는오늘,윤동주의이야기를쓰고나니온몸을두들겨맞은듯아프다고작가는책끝에소감을적었다.윤동주의시와삶이우리마음속의부끄러움을꺼내어비추고있기때문일것이다.
‘잎새에이는바람에도괴로워했던’맑은마음을닮아가길,‘별을노래하는마음’을가슴에품을줄아는따뜻한사람이되길작가는이책을읽는어린이들에게당부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