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통당한 몸 (이라크에서 버마까지, 역사의 방관자이기를 거부한 여성들의 이야기)

관통당한 몸 (이라크에서 버마까지, 역사의 방관자이기를 거부한 여성들의 이야기)

$22.03
Description
전쟁이 여성과 여성의 몸에 가한 모든 잔학 행위를 고발하다

르완다 정글에서 독일 베를린까지
제2차 세계대전 위안부부터 21세기 IS의 성노예까지
세계의 전쟁터에서 여성의 몸은 여전히 전장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여성의 삶에는 특별한 비극이 더해진다. 목숨을 잃는 것 이상의 고통, 성폭력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의 전장에서는 여성의 몸에 끔찍한 폭력이 가해지고 있다. 이 책은 30여 년 동안 분쟁지역 전문기자로 활동한 저자가 전쟁 성폭력의 실태를 고발한 책이다. 그 어떤 전쟁 무기도 강간보다 끔찍하지 않다. 성폭력은 피해자의 신체를 훼손할 뿐 아니라 내면에서 존재의 의미를 빼앗는다. 가정을 파괴하고, 공동체를 해체한다. 어린 소녀를 버림받은 사람으로 만들어 인생을 막 시작하기도 전에 끝내기를 바라게 한다. 공동체에서는 ‘나쁜 피’로 거부당하고 어머니들에게는 그들이 겪은 고통을 매일 떠올리게 하는 아이들을 태어나게 만든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위안부부터 독일 여성에 대한 소련 군대의 성폭행, 버마의 로힝야 집단 학살, 1994년 르완다 집단 강간, 보스니아의 강간 수용소, 보코하람의 나이지리아 여학생 납치, 야디지족 여성에 대한 ISIS의 만행까지, 저자는 시대와 지역을 넘나들며 극단적인 고통의 증언을 전한다. 아직 말도 하지 못하는 영아 피해자부터 “염소처럼 팔려다닌” 소녀, 가족 앞에서 성폭력을 당한 여인, 젖가슴이 잘려나가고 성기가 훼손된 피해자까지, 저자가 만난 여성들이 털어놓는 이야기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비극의 한계치를 넘어선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세계의 여러 전장에서 벌어지는 전쟁 성폭력의 실체를 고발하고, 그것이 왜 그리고 어떻게 우발적인 범죄가 아니라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무기로 활용되는지를 밝혀낸다. 전시 성폭력은 그 규모와 빈도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무시되는 전쟁 범죄다. 이 책은 이처럼 끔찍한 범죄에 대한 고발이지만, 동시에 생존과 극복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독자는 상처 입은 여성 그리고 살아남아 일어서고 발언하며 정의를 위해 싸우는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
저자

크리스티나램

ChristinaLamb

영국출신의저명한언론인이자작가다.1980년대후반부터분쟁지역전문기자로중동,아프리카,유럽,동남아시아,남아메리카등대륙과국가를가리지않고가장위험하고치열한사건이벌어지는곳에서활동하면서전쟁의메커니즘과참상을보도해왔다.
옥스퍼드대학교에서철학,정치,경제학을공부했으며22세때인1987년우연한기회에파키스탄에가게된이후본격적으로분쟁지역전문기자로활동했다.이듬해인1988년소련의아프가니스탄점령을보고하여‘올해의젊은기자상’을받았다.지금까지모두다섯차례‘올해의기자’로선정되었고,유럽최고의전쟁보도상인바이외칼바도상을비롯해15개의주요언론상을받았다.2013년에는언론활동에대한공헌을기려영국왕실로부터대영제국훈장을받기도했다.
이라크에서리비아,앙골라에서시리아등국가간전쟁이벌어지는곳뿐아니라에리트레아와짐바브웨등내전이일어나는곳을취재했다.브라질원주민에대한탄압을취재하기위해아마존오지에가기도했다.파키스탄정부로부터추방을당하기도했고,탈레반의매복공격을받아간신히살아남은적도있다.2007년에는베나지르부토파키스탄총리가폭탄테러로사망했을당시같은버스에있기도했다.최근에는나이지리아보코하람에의해납치된소녀들과이라크의야지디족여성을비롯해버마와르완다,아르헨티나,독일,세르비아등전쟁상황에처한여성들의현실을고발하는데집중하고있다.
노벨평화상수상자인말랄라유사프자이와함께쓴《나는말랄라IAmMalala》를비롯해《아프리카하우스TheAfricaHouse》《카불이여안녕FarewellKabul》《알레포의소녀TheGirlfromAleppo》등을썼다.
현재런던에거주하며비영리단체인전쟁ㆍ평화보고연구소(IWPR)와아프간커넥션의이사이자옥스퍼드대학교유니버시티칼리지명예교수로있다.

목차

프롤로그_여성의몸,전장이되다

1야디지소녀를만나다
2죽음보다끔찍한범죄
3보코하람에게빼앗긴소녀들
4로힝야의비극
5수십년동안감춰진고통
6역사를바꾼르완다의여성들
7보스니아의무슬림여성
8이것이제노사이드다
9강간군대와사냥의시간
10삶을도둑맞은아이들
11목숨을건구조작전
12정의의여신은어디에있는가?
13닥터미러클과‘기쁨의도시’
14생후18개월의생존자
15마지막숨이다할때까지

후기_다시쓰는여성의역사를위해
감사의글
주요참고자료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더타임스》《에스콰이어》‘올해의책(2020)’선정
ㆍ오웰상정치부문최종후보,베일리길포드상논픽션부문최종후보(2020)
ㆍ위톨드필레키인터내셔널북어워드수상(2021)
ㆍ펜/존케네스갤브레이스어우드논픽션부문후보(2021)
ㆍ뉴욕퍼블리라이브러리헬렌번슈타인북어워드저널리즘부문최종후보(2021)
ㆍ영국,독일,프랑스,브라질,이탈리아,스웨덴등전세계12개국번역출간

전쟁이여성과여성의몸에가한모든잔학행위를고발하다

“제가어떻게살아남았는지모르겠어요.누구든저를붙잡을때마다강간했어요.”_빅투아무캄반다(르완다내전성폭력생존자)

“제삶은그냥강간당하는것이전부였어요.”열여덟살야디지족나이마는다른소녀들과함께ISIS에게억류되었다.ISIS대원들은제비뽑기로소녀들의이름을뽑았다.이후나이마는ISIS대원의성노예가되어12명의남자에게“염소처럼”팔렸다.2014년ISIS는이라크제2의도시모술을점령했다.인구180만명의모술에서수백명의야디지소녀가ISIS대원들에게납치되어노예로팔렸다.그녀들은끝없이이어지는폭행속에서강간당하고팔려갔다.
“저를두번쏘았어요.오른쪽무릎과성기에요.”2016년버마군은로힝야족에대한‘소탕작전’을개시했다.UN보고서에따르면최소1만명이죽고,70만명이고향에서쫓겨났다.그리고여성의52퍼센트가강간당했다.임신8개월째였던서른다섯살의사노아라는아들의목이베이는것을보았고,군인들에게강간을당했다.그들은강간을마친후시노아라에게총을쏘았다.뱃속의아이는어느강둑에서낳았지만곧죽었다.
“여전히감춰진고통이지요.”방글라데시의한제라카탐은스물세살때파키스탄군인에게딸이밟혀죽는모습을보았고,정신을잃을때까지강간당했다.그녀는마을에서받아들여지지못했고,지금도구걸을하며살아간다.1971년방글라데시독립전쟁당시20만~40만명의방글라데시여성이파키스탄군인에게강간당했다.그녀들은지금까지도“어둠속에서”산다.
“저는거듭해서강간당했어요.누구든저를붙잡을때마다강간했어요.”반군을피해도망치는빅투아의뒤에서누군가몽둥이를내리쳤다.등에업은아이가몽둥이에맞았고,죽었다.빅투아는셀수없이강간당했다.여동생은난도질당한채주검으로발견되었다.1994년르완다의후투족은100일동안투치족80만명을학살했고,하루250~500건의강간을저질렀다.모두25만~50만건이었다.피해자는2세부터75세까지이른다.가해자들은여자들을강간한뒤막대와병등을성기에꽂았고신체를훼손했으며,살해했다.
“그들은제큰딸을저와제남편앞에서강간했어요.”서른아홉살이던바키라는‘인종청소’의희생양이되었다.강간당하고폭행당한딸을치료하기위해약국을찾던중그녀역시경찰에의해강간당했다.1992년시작된보스니아전쟁으로유고슬라비아군에의해9만명이넘는사람이죽었다.사망자의3분의2가무슬림이었다.그리고2만~6만명의여성이강간을당했다.대부분보슈나크인(무슬림)인피해자는6세부터70세까지였고,강간은“의도적인패턴”에따라“그자체로전략적인용도”로쓰였다.
“그들은강간군대였다.”제2차세계대전말,소련군대가베를린을점령했다.1944년스탈린의군대가독일국경을넘어서면서부터강간이시작되었다.베를린에서는최소한200만명이강간당했다.8세부터80세까지모든여성이강간당했다.피해자들은오랫동안침묵했다.역사책에는이와관련한아무런언급이없었다.아무도사과하지않았고,아무도기소되지않았다.
“영원한악몽이에요.”필리핀의나르시사클라베리아는열두살때인1942년일본군에게붙잡혔다.아버지가보는앞에서어머니가강간당했고,곧이어그녀와언니도강간을당했다.전쟁뒤그녀는마을사람의비난을견디지못해고향을떠나야했다.제2차세계대전동안아시아에서20만명정도의여성과소녀가일본군에의해강제로성노예가되었다.한국을비롯해중국과버마,인도네시아,필리핀을비롯해일본에점령된국가의여성이희생되었다.
강간은왜그리고어떻게무기가되는가?

“강간은사회가가해자를처벌하기보다피해자를낙인찍을가능성이더많은유일한범죄다.”_프라밀라패튼(분쟁하성폭력에대한UN사무총장특별대표)

전쟁에서강간의사용은“분쟁의역사만큼이나오랫동안존재해왔다”라고1998년UN여성기구의보고서는선언했다.강간은마체테칼이나곤봉,칼라시니코프자동소총이나다름없는전쟁무기였다.가해자들은존엄을파괴하고공동체를공포에떨게만들기위해서만이아니라경쟁종족이나이교도로여기는사람을말살하기위해강간을사용했다.
1996년1차콩고내전이일어났을때하루1000명의여성이강간당했다.한시간에70명,콩고동부여성세명중한명이넘는수치였다.서로다른종족과서로다른편에속한민병대에의해강간이자행됐다.아이들앞에서집단강간을하기일쑤였고,여성의생식기에불을붙인막대나총검을밀어넣은일도있었다.피해자의방광이나직장이찢어져누공이생길때도많았다.
가해자들에게피해자의나이는문제가아니었다.네살배기바이올렛역시강간을당했다.엄마가볍씨를뿌리러나간사이어떤남자가학교뒤변소로데려가서강간했다.아이는항문으로강간을당했고,직장에구멍이나배설물이샜다.태어난지고작일곱달밖에되지않은찬탈도강간피해자다.엄마가밭에나간사이반군이들어와강간했다.아기는항문과질이닿아있었다.음경이구멍을뚫은것이다.18개월된알리앙스역시방광과생식기,직장이모두심각하게훼손되었다.
공포감과굴욕감,수치심에치를떨며사람들은마을을떠났다.주민들이떠난곳,강간사건이발생한모든곳에는금과콜탄,코발트같은희귀자원이있었다.지하자원이나라를부유하게만들기는커녕여성들에게저주가된것이다.
성폭력을‘전쟁의흔한부산물’로여기기에는그수치가비정상적으로높다.콩고에서자행된강간은단순히폭력적인성행위가아니라전쟁무기였다.적은비용으로기존의무기보다훨씬끔찍한결과를냈다.공동체를해체시켜사람들을사는곳에서떠나게했다.
콩고뿐아니라이라크의야지디족과보코하람에납치된나이지리아소녀들,보스니아의무슬림여성,로힝야족여성에게서볼수있듯이강간은분쟁지역에서체계적인전쟁무기로사용되었다.여성을강제로임신시킴으로써장기적으로‘인종청소’를진행하고,민족(종족)정체성을약화시키는전략으로사용되었다.

‘느린살인’전쟁성폭력은왜드러나지않는가?

“저야어떻게되든상관없었어요.저혼자였다면자살했을거예요.”_투르코(ISIS성폭력생존자)

전쟁성폭력은자주전쟁에따르는부산물로인식되곤한다.남자들은강간이그저동의를얻지않은성관계일뿐이라고,거의아무일도아닌것처럼여긴다.하지만,강간은피해자의신체를훼손할뿐아니라내면을무너뜨리는범죄다.그피해자들은강간이죽음보다끔찍한범죄라고이야기한다.
강간은일반적으로신고가부족한편이다.특히분쟁지역에서는신고가훨씬더적다.보복당하기쉽고,낙인찍히며,증거를모으기힘들기때문이다.살인과달리사체가없고,수량화하기도힘들다.심지어공포정치가횡행하는나라에서,돈도없고교육도받지못한여성들은더욱신고하기가힘들다.상담이나배상은커녕피해자자신이비난을받는다.손상된신체와평생이어지는트라우마속에서친밀한관계를맺지도못한다.공동체로부터따돌림을당하거나심지어가족으로부터쫓겨나기도한다.
수십년동안강간은세계에서가장소홀히다뤄지는전쟁범죄였다.하지만묵인되었고,누구도처벌받지않았다.군과정치지도자는강간이전쟁에으레따르는부수적인문제인양넘기거나부인했다.제2차세계대전이후뉘른베르크와도쿄에최초의국제재판소가세워졌지만,성폭력기소는단한건도없었다
1998년에강간이전쟁범죄로처음처벌되었고,그해에국제형사재판소설립을결의한‘로마규정’은강간을전쟁범죄로규정했다.하지만국제형사재판소는설립후21년동안전시강간에유죄판결을한건도내리지않았다.유일하게유죄판결이내려진적이있었지만그마저항소로뒤집혔다.

여성은역사의방관자가아니다

“저는두렵지않아요.살아남아서무슨일이일어났는지말할겁니다.”_바키라하세치치(보스니아전쟁성폭력생존자)

이책에실린이야기들은야지디족생존자로지안의말처럼“말하기도힘든일이지만사람들이모르고있기도더힘든일”이다.이렇게지구곳곳에형언하기힘든전쟁성폭력이만연한이유는국제사회와각국의법정이가해자를제대로법의심판대에세우지못했기때문이다.저자는침묵이야말로이런일들에공모하는것이라고지적한다.
콩코민주공화국의무퀘게박사는1999년판지병원을세운뒤20년동안5만5000명이넘는강간피해자를치료했다.지금도매일5~7명의강간피해자가병원을찾는다.판지병원근처에는‘기쁨의도시’라는시설이있다.열세살에서열여덟살에이르는강간생존자들의자립을위해크리스틴슐러데쉬리버가세운곳이다.이곳은다양한치유와상담,교육프로그램을통해강간생존자들의자립을돕는다.
보스니아전쟁성폭력생존자인바키라하세치치는여성전쟁피해자연합을세워다른피해자들과함께100명이넘는전범을찾아내법정에세웠다.보스니아스레브레니차의브란카안티츠스타우베르는‘여성의힘’이라는의미의스나가제네라는단체를운영하며생존자들에게치유프로그램을제공한다.처음여섯명이던가족은300명넘게늘어났다.그들은장미를재배하며스스로치유하고경제적으로자립하고있다.
르완다의후투족여성인고들리브무카사라시는여성들을위해세보타라는단체를설립했다.증오를품은사람으로살고싶지않았다는그녀는생존자들의마음을치유하기위한노력을하고있다.그녀는대부분학살로남편을잃거나가족과함께할수없는여성들의자립을위해닭과염소를키우도록제공한다.그녀는법정에서증언하도록생존자들을설득했고,그결과가해자들은르완다국제형사재판소의법정에서게됐다.
1992년필리핀의로사헨슨이라는여성이방송에나와아홉달동안일본군의성노예로살아야했던과거를증언했다.그녀는방송에서더많은여성이증언하기를요청했다.이후200명정도의필리핀여성이증언했고,1994년‘릴라필리피나’라는조직이세워졌다.릴라필리피나는일본이전쟁위안소운영을인정하고그것을역사교과서에실을것을요구했다.그리고배상과공식적인사과도요구했다.물론일본도,두테르테의필리핀정부도그들의요구를무시하고있다.
변화를위한첫걸음은침묵을깨는것이다.이책에서증언한여성들은세상을바꿀수있다는희망으로자신의가장고통스러운경험을꺼낸용기있는운동가들이다.이책에실린이야기는말하기도듣기도쉽지않은이야기다.그러나놀라운용기와영웅적행동에대한이야기이기도하다.저자의말처럼,여성은그저역사의방관자가아니다.이제이야기의절반만말하기를멈춰야할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