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엔딩 이후에도 우리는 산다 (오늘도 정주행을 시작하는 당신에게)

해피 엔딩 이후에도 우리는 산다 (오늘도 정주행을 시작하는 당신에게)

$14.00
Description
“인생의 다음 장 역시 기다려야 온다는 걸
그 시절, 드라마를 보며 배웠다”
*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이야기에 빠진 한 작가의 장르 불명 옴니버스 에세이
*
지친 하루 끝, 당신에게 전하는
이상하고 명랑한 OTT 안내서
십여 년간 칼럼, 드라마, 에세이, 소설 등 이야기가 있는, 거의 모든 장르의 글쓰기에 매진해온 윤이나는 첫 책 《미쓰윤의 알바일지》와 두 번째 책 《우리가 서로에게 미래가 될 테니까》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치열한 삶과 고투를, 《라면: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를 통해 1인 가구 세대주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그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그가 영화 〈빅쇼트〉를 통해 세계 금융 위기를 배우고, 드라마 〈용의 눈물〉로 조선 개국의 역사를 배우며, 다큐멘터리 〈익스플레인〉을 통해 돈의 흐름을 이해하는 “TV 키드”이기 때문이다. 《해피 엔딩 이후에도 우리는 산다》는 저자가 2020년 여름부터 연재한 한국일보 〈김봉석, 윤이나의 정기구독〉 칼럼 중 가장 추천하는 OTT 작품을 선별하여 사람, 사랑, 삶의 주제로 묶고, 연재 지면에 미처 담지 못했던 개인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녹여냈다.
〈보건교사 안은영〉, 〈오징어 게임〉 등 OTT 플랫폼 콘텐츠는 오늘날의 대중문화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밀레니얼 세대이자 페미니스트이며 대중문화의 발 빠른 향유자로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쏟아지는 영상의 홍수 속 우리가 한 번쯤 보고, 듣고, 생각해볼 만한 작품들과 그 작품 안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책에 실린 작품들은 각 플랫폼에 공개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것들로, 사람에 관한 이야기인 1부에서는 드라마를, 사랑을 다루는 2부에서는 영화를, 우리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3부에서는 다큐멘터리를 주로 만나볼 수 있다.
“아무것도 아니라서 무엇도 될 수 없던 시절에 본 영화, 드라마가 앞이 보이지 않는 다음으로 한 발자국 내딛게 만들어주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때로 이 책에 실린 어떤 이야기는 방 한 켠에서 세상과 마주할 수 있는 뜻밖의 용기를 건네어 준다.
저자

윤이나

거의모든장르의글을쓴다.책《미쓰윤의알바일지》《우리가서로에게미래가될테니까》《라면:지금물올리러갑니다》와드라마〈알수도있는사람〉을썼다.동료와함께팟캐스트〈시스터후드〉를만들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세계를구하진못하더라도사람을구할순있겠지
정장입은남자들의세계가재미없는이유〈미세스아메리카〉
세상밖으로나온소녀는돌아가지않는다〈에놀라홈즈〉
어쩐지조금슬프지만역시이상한세계〈보건교사안은영〉
2보전진+1보후퇴=한발의진전〈브루클린나인-나인〉
말하기로결심한순간부터시작되는이야기〈걸스오브막시〉
이방인을향한혐오와멸시의결말〈킹덤:아신전〉
그여자들은다어디로갔을까〈조용한희망〉
두려워하지않으므로망가질수없는세계〈아이메이디스트로이유〉

2부사랑이야말로인간의일
밀레니얼세대의사랑방식〈노멀피플〉
사람이사람을사랑하는일은죄가아님을〈잇츠어신〉
어차피터져버릴시한폭탄이라면…〈더체어〉
화면이꺼지면비로소시작되는애도에관하여〈틱,틱…붐!〉
‘내가’되기까지〈비커밍유〉
계속살아야하는나를위해서〈완다비전〉

3부해피엔딩이후에도계속살아야하는이유
인생의기본값은적당한불행〈콩트가시작된다〉
단하나의장르로남아야한다면인생은코미디다〈위아40〉
우리는모두비슷하게평범한존재이니까〈스페셜〉
어김없이,봄은온다〈올리브키터리지〉
죽음을연습하는방법〈딕존슨이죽었습니다〉
이도시에서어떻게나이들어갈수있을까?〈도시인처럼〉
달까지가자〈익스플레인〉
내가선택할수‘있는’세계〈스케이터걸〉
끊임없이중독된삶,나는누구인가〈필굿〉
우리에게는더많은목소리가필요하다〈위아레이디파트〉

부록|오늘뭐보지?

출판사 서평

자막이올라가면비로소시작되는
보다보면살고싶고,살다보면보고싶어지는이야기

저자는지정된문화/여가카테고리의예산이초과할지라도넷플릭스구독은끊을수없다고말한다.〈브루클린나인-나인〉시리즈가언제또시작될지모르기때문이다.고대했던드라마의한시즌을부푼마음으로정주행하고,다음시즌을기다리며한시절의위로를받는우리에게,이책에깊이스민작품에대한작가의지독한애정과관심은그래서더욱친밀하게다가온다.
《해피엔딩이후에도우리는산다》의가장큰재미는호쾌한시선으로시원하게파헤쳐진작품의‘숨겨진이야기’를만나는것이다.빅토리아시대여성‘홈즈’가등장하는〈에놀라홈즈〉편에서저자는단지‘여성서사’의중요성을언급하는것에그치지않는다.저자는소년과소녀의모험에의미를두고,소년에게모험은집으로의멋진귀환으로끝나지만,소녀에게모험은집이얼마나좁고억압된곳이었는지를확인시켜주는일이라는사실에집중한다.〈보건교사안은영〉편에서는이사회가“어차피지게되어있는,더나빠질수밖에없는”구조라면그속에서우리의역할은무엇이되어야하는지를떠올리게하고,〈킹덤:아신전〉편에서는21세기대한민국의차별과혐오가어떤결과를낳게될지한번더생각해보게만든다.
스스로를“맹렬하다”라고표현하는작가의사유끝에는언제나‘사람’의이야기가놓여있다.물론그곳엔밀레니얼세대의사랑,프리랜서작가의삶,페미니스트로서의주제의식,마흔살이되어바라보는삶과죽음등윤이나작가개인의이야기도함께놓여있다.그렇게1부의제목처럼‘세계를구하진못하더라도사람을구하’고자하는작가의따뜻한진심을읽다보면어쩐지그작품을보고싶고,작품을보다보면그곳에비친우리의모습을조금더아끼고사랑하며살고싶다는마음이든다.

〈조용한희망〉에는각기다른인종,계급,사회적위치,나이의여성들이다양하게등장한다.알렉스는청소를하면서집밖에서만났더라면알수없었을여자들의복잡한사연과마주친다.인간은살아숨쉬기만해도먼지를만들어내고,몸과마음이닿는모든공간에자신의흔적을남기며,자신이어떤사람인지에대한증거를집안에진열해놓고살아가는생명체다._본문에서(〈조용한희망〉)

오늘도정주행을시작하는당신에게전하는
해피엔딩이후에도살아야하는이유

이책에나오는24개의드라마,영화,다큐멘터리에는모두끝이있다.이곳에나오는여러가지엔딩을따라가다보면우리는자연스레‘삶’의이야기와마주하게된다.〈콩트가시작된다〉편에서는인생의중요한결정을내리거나시작한일의끝을보는것에도지지부진한20대끝물의청춘이야기를마주하고,〈위아40〉편에서는마흔이되어서던져보는인종,나이,친구,애인,동료관계에관한질문과맞닥뜨리게된다.〈스페셜〉편을통해서‘평범한삶’이사실그어떤삶보다어려운일일수있음을깨닫고,〈딕존슨이죽었습니다〉편에서는언제어디서든,누구에게나열려있는‘죽음’을연습해볼수도있다.더욱이지리멸렬한자신의20대를드라마속인물을통해위로받고,전업작가로서울이라는도시에사는일의고충을토로하고,ADHD확진판정을받게된날부터중독된삶에대해고심하게되는,모든작품안에진실로녹아들어간저자의삶은‘해피엔딩이후에도우리는살아야한다’라는목소리에짙은울림을더한다.

돌이켜보면20대때일주일을기다리며본드라마속인물들역시하고싶은일도바라는것도없이텅빈자신을발견하고,사랑만으로쉽게행복해지지않는다는사실에어리둥절해했다.때로지리멸렬하고이상할정도로내게만가혹한것같은삶을,그래도같이견디기로택해준인물들이있어서지나보낼수있었다._본문에서(〈콩트가시작된다〉)

《해피엔딩이후에도우리는산다》는그끝의다음에서비로소시작된다.이모든것이엔딩이후에우리로부터다시시작될이야기이자,꼭한번살펴봐야할인생의단면이기때문이다.“매일이라는엔딩이모여야만인생이라는이야기의엔딩을볼수있다”라는그의말과글을아울러보고있노라면,지친하루끝집으로돌아와따뜻한밥한끼를차리며보고싶은영화가생겼다는사실에사뭇즐거운마음이들것이다.오늘의하루를위로받고,‘마무리’할수있는보석같은시간을선물받았다는생각과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