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삶이 될 때 (낯선 세계를 용기 있게 여행하는 법|김미소 에세이)

언어가 삶이 될 때 (낯선 세계를 용기 있게 여행하는 법|김미소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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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의 세계는 언어와 함께 성장한다
세상의 모든 길 잃은 언어 학습자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조언
언어는 우리에게 무엇일까? 우리는 왜 언어를 공부하는 걸까? 다문화가정의 구성원으로 자라 미국에서 응용언어학을 공부하고 일본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김미소가 삶에서 언어와 함께하는 법, 언어와 함께 성장하는 법을 들려준다.
우리는 영어를 그 자체로 공부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교과서와 문제집을 반복해서 읽고 외워야 한다고 여긴다. 이른 나이에 배울수록 더 능숙하고 원어민답게 말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김미소는 말한다. 언어 학습을 시작한 나이보다는 해당 언어로 쌓는 경험이 더 중요하며, 언어는 나와 세계를 이어주는 매개체이고, 따라서 언어 자체가 아니라 언어를 통해 경험하는 세계가 중요하다고.
최근의 연구 결과는 어릴수록 외국어 학습에 유리하다는 통념을 깨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제2언어에 노출된다 해도 이중언어자가 된다는 걸 보장하지는 못하며, 아이보다 성인이 제2언어를 초기에 습득하는 속도가 더 빠르고, 제2언어를 배우기 시작한 나이보다는 그 언어를 통해 쌓아온 경험이 능숙도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언어를 배우는 데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그 언어와 함께 살아가는 경험이다. 사람은 지식이나 능력을 들고 다니는 컴퓨터가 아니고, 제2언어 역시 뇌 안에만 존재하는 추상적인 능력이 아니다. 사람들은 언어를 배워서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새로운 사회와 교류하며 삶을 꾸려간다. 이처럼 언어는 관계, 사회, 삶 속에 존재한다.
저자

김미소

응용언어학박사.일본다마가와대학에서‘공통어로서의영어센터’전임교원으로일하고있다.미국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에서학술영작문,문법,세계의영어등을가르쳤다.현재는일본대학생들이자신의삶속에영어를녹일수있도록함께배우고연습하고대화하고있다.
한국,미국,일본세나라의문화와언어사이에서항상길을잃고헤매지만,그럴때마다새로운생각거리를줍고곱씹게된다.이생각들이논문과글이되고,수업방식이되고,삶의일부가되었다.앞으로도언어,문화,사회,관계가교차하는곳에서길찾기를이어가고싶다.

목차

들어가는말

내가언어를만났을때

세계화는끝과끝에서1
세계화는끝과끝에서2
말랑말랑한자아로새언어를배우기
나를규정하는이름사이에서길을잃을때
새로운언어로만들어가는세계
세계의흔들림을성장점으로삼기
나는누구일까

괜찮아.아직완벽하지않더라도

문화를담은영어
“취미가뭐예요?”를어떻게말할까
‘오타쿠외국어’
완벽한영어를찾아서
영어울렁증마주보기
언어가차별이될때
에일리언alien

언어가내게알려준것들

되고싶은나,되어야하는나
하루몫의하찮은말
언어들과문화들사이에서
내가서있는자리,상대가서있는자리
어떤언어가날지켜줄까
언어,문화,정체성
내영어가굴레이자해방이될때

지속가능한영어공부

삶을언어공부의재료로삼기
아무말대잔치로만드는수업
관계속의단어-문법
시제와상,영상으로바라보기
말은맥락과,공부는삶과
영어를공부하는이유
새언어로말하기전에준비해야할것들1
새언어로말하기전에준비해야할것들2
영어로학술글쓰기를할때
번역기라는문제
언어와함께

나가는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영어에‘대해서’공부하지않고,영어‘로’공부하기

“What’syourhobby?”도“whatdoyoudoforfun?”도좋은문장이다.여러언어를넘나드는친구라면“What’syour취미?”“Whatdoyoudoafter퇴근?”처럼말할수도있다.아니면의미자원을활용하는방법으로,스마트폰사진앱을켜서직접사진을보여주며이게내취미인데너는취미가뭐냐고물어볼수도있다.원어민처럼말하지않는게나쁜게아니라,원어민처럼말하지않는다고핀잔을주는사람이나쁘다.언어는진공속에서존재하지않으며,원어민의언어가항상맞는것도아니다.원어민처럼말하는것보다,자신에게주어진의미자원을활용하여자신만이가질수있는생각과관점을제시하는게훨씬가치있는일이다.(84쪽)

일상에서영어학습에관한광고를흔히볼수있다.10년이상공부했는데도말한마디하지못한다든가,토익점수가900점이넘는데도외국인과대화할수없다는점을지적하는광고가그렇다.대중매체는영어로말을못하는게부끄러운일이라는것을계속해서강조한다.외국인,특히영어를제1언어로하는백인앞에서주눅드는이미지를계속내보내면서말이다.
말하기실력을늘리는데왕도는없다.왕도가있다고말하는사람이있다면십중팔구는자신이써왔던방법이왕도라고굳건히믿고있는사람이거나,금전적인이해관계가얽혀있어서특정상품을팔아야하는사람일것이다.조기유학을다녀오지않았다거나,사춘기전에영어를배우지않았다면이제는틀렸다고말하는사람도있다.사춘기이전에외국어를배우지않으면안된다는통념은‘결정적시기가설(criticalperiodhypothesis)’에서유래하는데,이것이사실로입증되었다면가설(hypothesis)이아니라이론(theory)으로불리고있을텐데아직도가설인상태로머물러있다.연구결과에따르면제2언어학습에서는배우기시작한나이보다해당언어와함께쌓은경험이더중요하다.
김미소는말한다.새언어로말하는일은,그언어로경험하는세계를늘려가는일이라고.새언어로경험하는세계를늘려가기위해서는일상에언어학습을녹이고,이미알고있는언어지식에새지식을엮어서확장해야한다.수능영어지문에서만영어를접해왔다면그사람의영어세계는수능지문에서끝나버린다.한국인들은오랜시간영어에‘대해서’공부하지만,영어‘로’경험을쌓은적은드물다.새로운언어로쌓은경험만큼언어의세계가넓어진다.

다른방식으로외국어를배운다는것

이책은여러겹의경계에서서썼습니다.저는영어교수자인동시에일본어학습자입니다.영어비원어민이지만미국대학교에서영어를가르쳤고,현재는일본대학교에서영어를가르치고있습니다.대학교교수라고적힌명함과신분증을갖고있긴하지만이십대의젊은나이에임용되어근무를시작해서,저를만나는사람은물론저자신도제가교수라고쉽게인식하지못합니다.이십대를한국,미국,일본에서보내면서‘나는어디에속해있는걸까?’하는의문에항상시달렸습니다.한국사회에서‘다문화가정’이라는말이자리잡기도전에아버지의재혼으로베트남출신새어머니(이책에서는쭉‘베트남언니’라고부릅니다)와함께다문화가정에서십대와이십대초반을보냈고,‘학교밖청소년’이라는말이생기기도전에정규교육에서이탈해학교에다니지않는청소년으로일년을보냈습니다.(‘들어가는말’에서)

김미소는부모님이이혼한후다문화가정의구성원으로자랐다.이책에서“베트남언니”라고불리는새엄마와함께살면서,언어중개인(languagebroker)의역할을맡기도했다.고등학교를중퇴하고검정고시로졸업,중앙대학교에서공부하고미국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에서응용언어학박사학위를받았다.같은학교에서세계각지에서온학생들에게영어를가르쳤고지금은일본다마가와대학에서일본인학생들에게영어를가르치고있다.
일본에서‘이십대’‘여성’‘외국인’교수로살아가면서김미소는일본어,광둥어도함께배우고있다.그나라의언어에능숙하지않은외국인이라는이유로차별당하기도하지만,어느나라와문화에도속하지않는경계인으로살아간다.언어와함께,언어로세계를경험하면서.저자는이제우리도다른방식으로외국어를배우고,언어와관계맺을수있다는것을몸소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