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즙 배달원 강정민(큰글자도서) (김현진 장편소설)

녹즙 배달원 강정민(큰글자도서) (김현진 장편소설)

$38.00
Description
슬프고도 명랑한 작가 김현진의 신작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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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에 시달리며 활력을 전파하는
강정민의 씩씩하고 눈물겨운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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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단맛, 녹즙의 쓴맛, 인생의 짠맛과 매운맛!
에세이 《네 멋대로 해라》, 《내가 죽고 싶다고 하자 삶이 농담을 시작했다》의 저자 김현진이 슬프고도 명랑한 장편소설로 돌아왔다. 저자는 녹즙 배달원으로 2년 가까이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녹즙 배달의 세계를 소설로써 구축해낸다. 《녹즙 배달원 강정민》은 여성 청년이 배달 노동을 하며 웹툰 작가라는 꿈에 한 걸음씩 다가가는 성장기다. 주인공인 정민은 녹즙 회사에 고용된 노동자가 아니라 녹즙 판매 수당을 받는 ‘위탁판매원’에 가까운 존재로,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그는 특수고용직노동자라는 불안정한 위치에서, 녹즙값을 상습적으로 연체하거나 성희롱을 일삼는 손님 때문에 곤욕을 치른다. 그의 고달픈 일상을 달래주는 건 오직 술뿐이기에, 정민은 현실 도피의 수단으로 알코올에 의존하게 된다. 그렇지만 꿈을 실현하려는 의지와 친구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알코올의존증 완치 판정을 받고 웹툰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줄거리
골치 아픈 가족사와 지옥 같은 회사 생활로 술에 의존하게 된 정민. 퇴사 후 녹즙을 배달해 생계를 근근이 유지하며, 알코올의존증을 치료하러 병원에 다닌다. 그러나 단짝인 민주와 술자리에서 푸념을 늘어놓는 것이 유일한 인생의 낙이다. 웹툰 작가의 꿈은 멀어져만 가고 폭력적이고 부조리한 상황을 수차례 겪으며 일상이 갈수록 위태로워진다. 순탄하지 않은 삶에도 명랑함을 잃지 않는 정민의 태도와, 녹즙 배달이라는 신선한 소재가 돋보이는 소설.
저자

김현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영화시나리오와서사창작을공부했다.17살에에세이《네멋대로해라》로글쓰기를시작한후《뜨겁게안녕》,《내가죽고싶다고하자삶이농담을시작했다》등에세이여러권과《말해봐,나한테왜그랬어》,《XX같지만,이건사랑이야기》등의소설을쓰는동안도낏자루썩는줄도모른채20년이지나갔다.다양한직업을전전하며게임시나리오,영화시나리오,회사홍보자료등등살기위해각종글을썼고한때는녹즙배달원으로일하다업계의생리를약간터득하고알코올의존증을거의이겨냈다.다음20년도계속,쓸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1화어쩌다녹즙배달
2화판촉의기술
3화블랙아웃
4화나의사랑스러운소울메이트
5화얼음팩을사수하라
6화다시,외래진료
7화단가가낮은일
8화전설의국어선생님
9화녹즙삼행시
10화외롭지만결혼은싫어
11화녹즙여사의변신
12화전문시위꾼
13화지사장의폭탄선언
14화최보호사의정체
15화이제는헤어질시간
16화굴라비갱

에필로그

작가의말
추천의글

출판사 서평

“옛날옛날,한소녀가녹즙을배달하며힘겹게살았어요”
작가의피,땀,눈물로공들여완성한서사

《녹즙배달원강정민》은녹즙배달원의일과를세밀하고실감나게그리고있다.저자는한때녹즙배달원으로일했으며,오전5시에일어나6시부터배달장소를돌았다.녹즙배달원은잘하면한달에300만원도벌수있지만,회사에고용된노동자가아니라서노동법의사각지대에놓인존재다.근로계약서도쓰지않고4대보험과노동3권도보장받을수없다.저자는한겨레신문의칼럼‘김현진의비공식인생’에서3일도못버틸거라생각했으나1년넘게지속했던배달일의기쁨과슬픔에대해서술한바있다.전국의배달원을대상으로한녹즙이름삼행시공모에서1등을한적도있다.상품은녹즙60병이었다.
저자의삶이그랬던만큼이나,《녹즙배달원강정민》의주인공정민의삶도녹록지않다.빚을갚으려고P사의녹즙배달일을시작한정민은새벽부터정오까지K빌딩을비롯해중학교,방송국,백화점에녹즙을배달하고오후에는다른아르바이트를하며하루하루를지탱한다.그는특수고용직노동자라는불안정한위치에서,녹즙값을상습적으로연체하거나성희롱을일삼는손님때문에곤욕을치른다.녹즙시음팩을달라고윽박지르는경비팀과청소팀,음료배달업체간의극심한경쟁구도와위계질서,젊은녹즙배달원을두고뒤에서는헛소문을퍼뜨리고앞에서는그의일을조롱하는손님들의모습등작가의직접체험이없이는묘사하기어려운업계의생리를엿볼수있다.작품을읽다보면정민의노동현장이눈앞에생생하게펼쳐질것이다.《녹즙배달원강정민》은소비자와상품을연결해주는배달노동을다른시선으로보게해준다.저자가녹즙배달원이었던시기로부터10년의세월이흐른지금,녹즙배달원의근무환경은개선되었을까?아니면10년째제자리걸음일까?

모든녹즙브랜드중판매수당이가장낮은건둘째치고,지사쪽에서우리에게판매수당을주지않겠다고마음먹으면속수무책으로휘둘릴수밖에없는입장인것이다.담당지사장이인격적으로훌륭한사람이기를기원하는것외에우리가할수있는일은아무것도없다.월말에내가한만큼판매수당을받으려면손님들이입금한녹즙값과내가출고한녹즙값이정확히맞아떨어져야하고불과몇백,몇천원이라도미입금자가있어숫자가안맞으면그달수당은받을수없다.그래서여사님들모두내가못살아,하면서도울며겨자먹기로자기사비를투입해서간신히그달치를받아쥔다._본문중에서

“아줌마들이하기이만한일도별로없어요”
비정규직‘여사님’의배달노동

2020년3월,여의도증권가에서녹즙을배달하던40대여성이신종코로나바이러스확진판정을받은일이있었다.그는코로나집단감염이발생한콜센터의노동자이기도했다.고객을상대하는대인서비스·판매업무에주로배치되는여성들은,남성에비해열악한노동환경에서일할확률이높다.생계를유지하기위해선감염의가능성을무릅쓰고북적이는일터로매일출근해야만하는것이다.《녹즙배달원강정민》에도노동자의권리를제대로인정받지못한채로일하는주부배달원이여럿등장한다.‘여사님’이라불리는그들은결혼과출산으로경력이단절된채,아이들이학교에간사이녹즙을배달하며‘반찬값’을번다.수단과방법을가리지않고손님을확보하려고분투하는그들의모습이어쩐지낯설지않다.콜센터일과배달일을병행하다바이러스에감염된여성이그들과겹쳐보인다.
〈월간노동리뷰〉2020년8월호의‘코로나19로인한성별빈곤율비교’보고서에따르면,2020년2분기에실직한41만명중여성이25만명(약61퍼센트)이었다.학교가폐쇄되면서자녀돌봄부담이커져일을그만두는기혼여성이많음을보여주는한국개발연구원(KDI)의보고서도있다.《녹즙배달원강정민》의‘여사님’중에도커리어우먼이었던사람이꽤많고,높은직급까지올라갔던경우도더러있다.하지만결혼을하고출산을하면서이전의‘괜찮은’일자리로돌아가는것이거의불가능해졌다.아무리애를써도무의미한발버둥이었다.여사님들은일찌감치아내겸어머니겸며느리의역할을수행하고있었다.《녹즙배달원강정민》은그들이사회적지위가높은여성과같은호칭으로불리지만,노동자로서합당한대우를기대할수없는현실을통렬하게꼬집는다.

“그럼요,아줌마들이하기이만한일도별로없어요.노력대비시간이별로안드니까,애들학교가있는동안만딱일하고애들오면같이있어줄수있잖아요.뭐기술이있어야되는것도아니고,내가그저부지런하면되니까요.”_본문중에서

“이러니세상에,제가술없이어떻게견딜수있었겠어요,선생님”
30대여성이알코올에의존하게된이유

정민은한달에한번외래진료를받으러알코올의존증치료전문병원에간다.등록금을갚느라고달팠던대학생활,성희롱이난무했던남초게임회사,딸을‘살림밑천’으로여기며딸의목돈을아들의결혼자금으로탕진한엄마,녹즙배달일을폄하하는진상손님,성차별적인회사면접분위기…….정민에겐자기몸을돌볼여유는없고홧술을마실이유는차고넘친다.그는소심한성격탓에매번할말을제대로하지못하고두고두고후회한다.스트레스를풀수있는마땅한방법이없으니,술은결국그의삶을위로해주는안식처이자유일한사랑이되어버린다.
감정을제때표출하지못하는정민과는다르게단짝인민주는거친입담과호탕한성격의소유자다.정민이녹즙값을떼어먹고도망간손님때문에괴로워할때해결사를자처하며든든한버팀목이되어준다.또한정민을모텔로끌고가려는남자를붙잡아통쾌하게혼쭐낸다.정민도민주가스토킹과협박을당하는상황에서용기를발휘해민주를지킨다.그들은서로의행복을지지하고응원하며앞으로계속나아갈힘을얻는다.《녹즙배달원강정민》은두여성캐릭터의케미가돋보이는소설이다.그들은여자의우정을의심하는세계에정면으로맞선다.서로가있는한외롭지않고두려울것이없다.정민은과연술의유혹을떨치고홀로일어설수있을까?

그래,실연.바로그거였다.내인생의유일한사랑을잃어버려서.가정형편이나회사생활때문에이미최악의상황을상정해두고,실망하거나상처받지않기위해미리모든것을단념하는것이버릇이된나에게는오직술뿐이었다.술만이에어백처럼나를보호해주고,혹은자전거보조바퀴처럼내가넘어지지않게해주었다.하지만이제는혼자페달을밟아야할때가왔다.본능적으로느낄수있었다.목숨도내놓을만큼사랑했던것을,이젠완전히내던져버려야한다는것을.이사랑에는적당한정도라는게없고전부,혹은전무만이있다는것을._본문중에서

“내진짜인생은아직시작되지않았어,
하면서억지로자기삶을외면하는사람들”
기쁨은적고슬픔은많은이들에게전하는
녹즙배달원의달콤하고쌉쌀한위로!

강정민은생활툰을그리는작가가되고싶어하지만,자신의보잘것없는일상이작품의소재가될수없다고생각하며좌절한다.가족과인연을끊은채곰팡이로뒤덮이고술병이굴러다니는방에살며,매일아침무례한녹즙손님을상대해야하는삶을누가보고싶어하겠냐는것이다.하지만정민의또다른신비로운친구인준희는,다사다난한삶도그자체로가치가있으며독자가궁금해할에피소드로가득하다고말해준다.정민은호화롭고평화로운일상을영위하는주인공이아니라,다치고실패하지만끊임없이다시일어서는,그래서매력적인주인공이다.고통과슬픔이있을지라도자신의삶을있는그대로수용하면서창작의동력으로삼는정민의모습은,독자에게위안과용기를주기에충분하다.그는언젠가출간하게될만화책의‘작가의말’에서이렇게말할것이다.뒤로넘어져도코가깨지는인생이어도,그건나의인생이에요!

“정민씨가자기삶에서도망치는사람이아니었으면좋겠어요.그런사람들이도망치는동안이미인생은시작되어버렸어요.지금둥글둥글한학습지도정민씨인생이고,녹즙도정민씨인생이고,술도정민씨인생이에요.삶이란놈이냉정해서,유예기간을주지않아요.이미시작되어버린지오래되었어요.그걸받아들이지않으면안돼요.”_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