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 박범신 장편소설 (양장)

소금 : 박범신 장편소설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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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소금은, 모든 맛을 다 갖고 있다네. 단맛, 신맛, 쓴맛, 짠맛. ……
소금은, 인생의 맛일세.” -본문 중에서-
고향으로 돌아와서 강의를 하는 시인인 나는 배롱나무가 있는 폐교에서 우연히 시우를 처음 만난다. 시우는 10년 전에 눈이 많이 오는 자신의 스무 살 생일날에 뒷모습을 보이며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다니는 중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강경에서 젓갈 가게를 하는 친구 텁석부리와 함께 한대수의 노래를 좋아하는 옥녀봉 꼭대기 소금집의 신비한 청동조각 김을 만나게 된다. 그는 전신 마비 남자와 다리를 저는 함열댁, 척추 장애인인 큰딸 신애, 실명하는 선천적인 병에 걸린 둘째딸 지애와 함께 살고 있다. 그와 만나면서 조금은 특이해 보이는 청동조각 김의 특별한 가족들과 만나게 된 사건을 알게 된다. 어렸을 때 청동조각 김은 염전을 하던 아버지를 도와드리려고 150리나 되는 긴 길을 걸어갔지만, 자신이 염전 일을 도우려고 대파를 잡은 것을 본 순간, 아버지는 그를 바로 돌려보내고, 그는 다시 먼 길을 걸어오다가 쓰러진다. 다행스럽게도 쓰러진 자신을 업고 와서 생명을 구해준 첫사랑 세희 누나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의 젓갈 발효실에서의 추억, 만리동 작업실에서 옷을 만들면서 자장면을 먹고 실밥을 떼어주던 추억들을 듣게 된다. 그러면서 자본의 세계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려면, 힘들게 계속해서 돈을 버는 기계로밖에 살 수 없었던 아버지들의 인생을 만난다. 청동조각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소금 자루’를 통해 잊어버렸던 꿈과 소중한 첫사랑과 염전에서 소금을 거두다가 쓰러진 아버지를 기억해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 아버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

박범신

1946년충남논산출생으로원광대국문과및고려대교육대학원을졸업했다.1973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단편『여름의잔해』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고,1978년까지문예지중심으로소외된계층을다룬중ㆍ단편을발표,문제작가로주목을받았으며,1979년장편『죽음보다깊은잠』『풀잎처럼눕다』등을발표,베스트셀러가되어70~80년대가장인기있는작가중한사람으로활약했다.1981년...

목차

프롤로그:햇빛살인
배롱나무
아버지
노래
고아
이상한가족
짠맛-가출
신맛-첫사랑
연인
단맛-신세계
쓴맛-인생
눈물
매운맛-빨대론
귀가
에필로그:시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줄거리:
고향으로돌아와서강의를하는시인인나는배롱나무가있는폐교에서우연히시우를처음만난다.시우는10년전에눈이많이오는자신의스무살생일날에뒷모습을보이며사라진아버지를찾아다니는중이었다.그과정에서나는강경에서젓갈가게를하는친구텁석부리와함께한대수의노래를좋아하는옥녀봉꼭대기소금집의신비한청동조각김을만나게된다.그는전신마비남자와다리를저는함열댁,척추장애인인큰딸신애,실명하는선천적인병에걸린둘째딸지애와함께살고있다.그와만나면서조금은특이해보이는청동조각김의특별한가족들과만나게된사건을알게된다.어렸을때청동조각김은염전을하던아버지를도와드리려고150리나되는긴길을걸어갔지만,자신이염전일을도우려고대파를잡은것을본순간,아버지는그를바로돌려보내고,그는다시먼길을걸어오다가쓰러진다.다행스럽게도쓰러진자신을업고와서생명을구해준첫사랑세희누나를만나게되고,그녀와의젓갈발효실에서의추억,만리동작업실에서옷을만들면서자장면을먹고실밥을떼어주던추억들을듣게된다.그러면서자본의세계에서하루하루살아가려면,힘들게계속해서돈을버는기계로밖에살수없었던아버지들의인생을만난다.청동조각은오랜시간이흐른후에‘소금자루’를통해잊어버렸던꿈과소중한첫사랑과염전에서소금을거두다가쓰러진아버지를기억해낸다.그렇게아버지가된아버지들의이야기가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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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해,치사해……”중얼거리며부둣가에서일하는아버지,베트남전에서다리가잘린채안개사이로절름절름걸어오는아버지,“이게다너때문이야”라고소리치는아버지,소금을안고엎어지는아버지,감옥에간아버지,사우디아라비아모래바람속에서일하는아버지,가족을등지고도망치는아버지까지세상의아버지들은자식을위해당신들의꿈을버리고상처받고고생하지만,자식들은아버지의무능을비판하고,아버지가해준게없다고말한다.

‘젊은이들이화려한문화의중심에서만원씩하는커피를마실때,늙은아버지들은첨단을등진변두리어두컴컴한작업장뒤편에서인스턴트커피가담긴종이컵을들고있는게우리네풍경’이며,우리는생산력과소비라는거대한터빈안에서불안과어지럼증을느끼면서도그것의단맛에중독되어,체제에순응하며살려고애쓰고있는것이다.그러나이제는회사나사회에서열심히일했던늙어가는아버지들에게는힘이없다.그러하기에가족과세상에대한섭섭함보다는‘세상끝에혼자버려진것같은’외로움이더큰존재들이된다.

“아버지가아버지이기이전에,선명우씨로서……그냥사람이었다는거……너무늦게알아차려죄송하다”는시우의말처럼,아버지선명우가아니라개인선명우로볼수있을까?이책은아버지도어머니도사람이며,부모라는존재로태어난것이아니라,젊었을적엔사랑과꿈과추억들을가지고있었다는것을보여준다.

이이야기는특정한누구의이야기가아니라동시대를살아온‘아버지1’,‘아버지2’,혹은‘아버지10’의이야기다.늙어가는‘아버지’들은이이야기를통해‘붙박이유랑인’이었던자신의지난삶에자조의심정을가질는지도모른다.……나는여전히묻고싶다.이거대한소비문명을가로지르면서,그소비를위한과실을야수적인노동력으로따온‘아버지’들은지금어디에서어떻게부랑하고있는가.그들은지난반세기무엇을얻고무엇을잃었는가.아니,소비의‘단맛’을허겁지겁쫓아가고있는우리모두,늙어가는아버지들의돌아누운굽은등을한번이라도웅숭깊게들여다본적이있는가.-‘작가의말’중에서

“세상의모든소금은그것자체만으로도맛이달라.”
짠맛,신맛,단맛,쓴맛,매운맛까지인생의다양한맛을담고있는소설!

이소설은소금처럼인생의모든맛을담고있다.가출하는아버지의모습을담은짠맛부터첫사랑‘세희누나’와의추억의신맛,특별한가족을이루게된신세계라는단맛,시대적배경과함께중요한것을잃어버린인생이라는쓴맛,그리고돈의노예로빨대처럼빨리며살아가는매운맛까지.인생의맛을특별하게,그러면서이책은그맛들이모두합해서사람을살리는소금같은소설이된다.

가족들의희망과미래가되기위해어린시절부터가족들과혼자떨어져야했던선명우,선명우의가슴속에언제나있었다는,‘첫마음’을고이고이간직한세희누나,자식의성공을위해서염전을하다가소금더께위로쓰러진아버지,핏줄이라는맹목적인관계가아니라피가섞이지않았으나우연한사건으로만나면서특별한가족이되는함열댁과신애와지애,아버지가사라지고난후세상의무서움을알게된시우,아버지의희생으로컸으나아버지가되기두려운시인인나까지,그들은‘소금’을통해만나고헤어지고바뀌면서인생을알게된다.‘소금’을매개로자신과가족을되돌아보고,어떻게살아야하느냐의고민과함께인생을배운다.

“아,달고시고쓰고짠눈물이여/어디에서와어디로흐르는가/당신이떠나고나는혼자걸었네/먼강의흰물소리가슴에사무치고/나는깨닫네사는건먼눈물이오가는길/그리움을눈물로씻어하얗게될때까지/눈물을그리움으로씻어푸르게될때까지/사는건저문강나직나직흘러가는일/아,달고시고쓰고짠눈물이여.”-자작곡〈눈물〉중에서(p.306∼307)

“누구나가슴속엔시인이살고있네/시인의친구가살고있네/바람이메말라사막이되더라도/눈물이메말라소금밭되더라도/눈빛은서글서글속눈썹은반짝반짝/나의친구시인은어린나무처럼잠들지/누구나가슴속엔시인이살고있네/시인의친구가살고있네.”-본문중에서(p.358)

또한,소설안에서는청동조각김이직접가사를쓰고곡을썼다는자작곡들이나온다.시를썼던작가박범신은자작곡이라는형식으로주인공들의사연과인생을압축해서담고있다.

주인공선명우가‘사람을살리는소금’을만들고싶은것처럼,작가박범신은현재소금같은‘사람을살리는소설’을쓰고있다.현재진행형으로,날마다고통스럽고날마다황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