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그린 사람  :  세상에 지지 않고 크게 살아가는 18인의 이야기

크게 그린 사람 : 세상에 지지 않고 크게 살아가는 18인의 이야기

$16.00
Description
“물음도 답도 주어지지 않고 사라지는 삶의 순간들,
그 순간들을 부여잡고
질문해보고 답해보고 싶었어요.”

《있지만 없는 아이들》《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쓰기의 말들》
감응의 작가 은유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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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해 듣고 쓰는 사람
은유가 경청한 18인의 목소리
《다가오는 말들》《쓰기의 말들》《글쓰기의 최전선》 등을 통해 따뜻하지만 날카로운 글을 쓰는 탁월한 에세이스트이자, 《있지만 없는 아이들》《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등을 통해 섬세한 르포르타주 작가로서 책마다 독자들의 찬사를 받아온 은유. 그가 작가의 덕목으로 ‘듣는 신체’를 각인하고, 이를 신뢰와 공감의 서사로 풀어내는 겸손한 인터뷰어가 되어 다시 돌아왔다.
이 책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3월에 걸쳐 〈한겨레〉에 연재된 ‘은유의 연결’에서 만난 16인에 다른 매체에서 함께한 2인을 더해 새롭게 엮은 인터뷰집이다. 공교롭게도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불안이 증폭되는 팬데믹 시대에 행해진 이 인터뷰들은 그래서 더욱 간절한 ‘연결’의 장이 되었다. 작가가 기꺼이 가닿고자 했던 인물의 이야기는 결코 개인의 서사로 그치지 않는다. 혼란한 현실인 지금 이곳을 톺아보고 과거를 제대로 마주하되 올곧은 미래를 무한히 상상하는 연대의 기록으로 확장되었다.
인권기록활동가, 의사, 소설가, 시인, 만화가, 가수, 정치인, 경찰, 아나운서, 기업인 등 정치, 사회, 문화, 예술 분야 다양한 시야를 가진 인터뷰이의 이야기들은 이해와 공감의 전달자 은유의 몸을 통과해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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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은유

글쓰는사람.누구나살아온경험으로자기글을쓸수있을때세상이나아진다는믿음으로여기저기서글쓰기강좌를진행한다.성폭력·가정폭력피해자,시민단체활동가등과글쓰기워크숍을진행하며사회적약자들의목소리내는일을돕고있다.

여럿이함께읽고,느끼고,말하며쓰는일의기쁨과가치를전하려『글쓰기의최전선』을,안쓰는사람이쓰는사람이되는기적을위해『쓰기의말들』을썼다....

목차

책머리에

1부아름다운삶을생각하게하는사람
업고걷기홍은전(인권기록활동가)
효자아닌시민조기현(청년예술가)
생각보다부서지기쉬운한명원도(과학수사대경찰)
인간으로서당연한일김용현(자연주의자)
나답게의힘임현주(아나운서)
아들의방김미숙(청년노동자고김용균의엄마)

2부사람을지나치지못하는사람
노래속의대화시와(가수)
서로의곁김중미(소설가)
사람이라는희망이영문(국립정신건강센터장)
가까이서있는것김혜진(소설가)
두루두루이롭게민금채(지구인컴퍼니대표)
미안함의동력신영전(한양대의대교수)

3부사는일자체로누군가의해방을돕는사람
시대의복직김진숙(민주노총부산지역본부지도위원)
멋있지않아요?수신지(만화가)
당신의잘못이아닙니다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장)
문제는잘싸우기박선민(국회의원보좌관)
작은목소리라도김도현(청년노동자고김태규의누나)
우리같이있어요김현(시인)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그냥사는사람은없다”
삶의위기와고통에쪼그라들지않고크게살아가는이의이야기

작가는이야기의견고한힘을믿는다.내가듣는이야기가곧나의사고와행동방식을바꿔나의토대를형성한다는사실을설파한다.“살아가면서참조할수있는사람이야기가많아야,삶에대한질문을비축해두어야내가덜불행하고남을덜괴롭히게된다는것을경험”했기때문이다.그가독자에게‘연결’한인터뷰이18명은“자기에게찾아온느낌들,생각들,마음들을흘려보내지않고마치재물을지키듯이지켜내고사는사람들”(300쪽)이다.
1부에서는누구나가는길을마다하고자신의신념에따름으로써진정아름답고가치있는삶이란무엇인지생각하게하는이들을묶었다.사범대를다니며임용고시를준비하던홍은전은남을물리쳐야꿈을이루는제도교육의경쟁트랙을벗어나노들장애인야학에들어감으로써‘아무도이기지않고’교사가되었고사회적약자의목소리를전달하는인권기록활동가로산다.조기현은스무살에,덜컥병이든아버지를외면하지않고돌봄을사회적의제로만드는투쟁을시작한다.원도는경찰로서자신이목도한‘민생’을낱낱이기록한다.한국민주주의역사의증인이자측은지심으로이타적인삶을살아온자연인씨돌김용현,기다리고선택받는직업의틀을벗어나하고싶은것을시도하고실천하며아나운서의외연을확장한임현주,자식을잃고비정규직청년들이일하다가죽는현실에눈뜨며말하는주체로거듭난고김용균의엄마김미숙이그들이다.
2부에서는사람이라는존재의힘을믿고긍정하며나아가는이들을엮었다.코로나로노래하는무대가사라지자직접관객을찾아나선가수시와,가난한이들의목소리를내는일에진심을다하는소설가김중미,인간의정신세계를보호하고탐구하는국립정신건강센터장이영문,소설을읽으면더나쁜사람이되지않는것같다는소설가김혜진,기후위기시대대체육개발사업을이끄는기업인민금채,가난한사람들의옹호자로서‘무상의료’를앞장서지지하는의사신영전이그렇다.
3부에서는나의힘으로타인과세상을이롭게하는자존가들을모았다.스물여섯에해고자가된김진숙은노동자의존엄을지키기위한복직투쟁을37년간이어간다.담백한외유내강만화로가부장제에균열을내는만화가수신지,여전히한국사회의척박한인식과싸워가는한국성폭력상담소장김혜정,법과제도를바꾸어더나은세상을설계하는비선출직정치인박선민,혈육은잃었지만다시는산업재해가생기지않는사회를위해목소리를높이고있는고김태규의누나김도현,소수자의평범한일상을시로엮어내는시인김현이그들이다.
은유는“인간다움의가치를질문하며크게살아가는”이들의이야기를통해사람이본디가지고태어난고유의기품을호명한다.

나는이런사람을크게그리고싶었다.모두가쳐다보는아름다운사람이아니라아름다운삶이무엇인지사유를자극하는사람들.누구나부러워하는삶을사는사람이아니라살아가는일자체로모두의해방에기여하는사람들.사람을지나치지못하는사람들.
이야기는힘이세서견고한관념을부순다.내가듣는이야기는내감각과정신의속성을천천히바꾼다.살아가면서참조할수있는사람이야기가많아야,삶에대한질문을비축해두어야내가덜불행하고남을덜괴롭히게된다는것을나는경험했다.지배는단절과분열의문화속에서가장잘기능한다는말이있듯이‘연결’은억압을벗어나고해방에이르는시작이자원리다.
여기살아숨쉬는사람의이야기가독자들의세계로어서편입되었으면한다.삶의위기와고통에쪼그라들지않고인간다움의가치를질문하며크게살아가는사람들의이야기는우리가갖고태어난고귀함의유전자를깨어나게할것이다._‘책머리에’에서

인터뷰라는사랑의능력
은유식실천하는인문학

“출근시간‘이동권보장’을요구하며지하철탑승투쟁을벌이던장애인들이이번에는휠체어에서내려와바닥을기어지하철을탔다.참담함은투쟁하는그들의모습이처절함을극대화했기때문만은아니다.동료시민이존엄을위해저렇게할때까지무엇을했느냐는반성에서나오는참담함이다.”(엄기호)2022년5월3일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회장이‘참담하게도’지하철에탑승했다.그리고이틀뒤인5월5일은유작가는국회앞차별금지법제정촉구동조단식에참여했다.
인터뷰로만난“귀인”들을통해“장애,의료,돌봄,여성,노동,정치,환경등삶의다양한분야를공부”(9쪽)했다는그는애써배운것들을일상안에서힘껏실천하고전파하고있다.“기록하는사람,반성하는사람”김진숙민주노총부산지역본부지도위원이《크게그린사람》을편집하는과정에서이런메시지를보내왔던것도그러한연유일것이다.

전선에서긴했는데확불태워지질않았다.내싸움이어서였을까.큰싸움들이도처인데한사람의복직이라는작은싸움이어서였을까.자꾸쭈뼛거리던와중에인터뷰가이루어지고울고웃으며폭포처럼생애를쏟아내고그걸글로보니,아,이건꼭해야하는싸움이구나하는생각이비로소들었다.
복직투쟁의전선이제대로쳐진건이인터뷰기사가나가고나서다.그리고나는2022년2월25일마침내37년만의복직을이루어냈다.은유작가의힘이컸다._219쪽에서

“이시대의인물화첩이자나만의인생수업노트이고인간학교재”인《크게그린사람》으로작가는다시예의‘사랑의능력’을세상으로부지런히타전중이다.인터뷰는결코끝나지않는다.

책속에서

“내가노들에서십몇년간한모든것이차별을저항으로만드는일이었구나.차별과저항이얼마나멀고이어지기어려운지알았죠.그게얼마나어렵냐면내청춘이거기다들어간거예요,우리의청춘이.”_16쪽(홍은전)

“제가생각하는올바른삶,좀더나은세상이있는데그게바로아빠한테붙어요.눈앞에있는현실이해결되지못하면저한테는좋은세상은없는거예요.”_30쪽(조기현)

“경찰은기억하는사람이라고생각해요.마지막모습을잊지않는것.현장갔다오면눈물이난다니까요.고인의안식하나만생각하고해요.”_44쪽(원도)

“돈이조금이라도있으면남의돈을뺏은거같아.마음이불편해.자연인으로서자연법에따라어울려살아야하는데내것이라고싸우고그런게안맞아요.”_60쪽(김용현)

“그날의작은시도가저를자유롭게만들었어요.몸도생각도.‘하면안되는이유가있는걸까?’라는질문이저의모든행동에따라붙어요.”_80쪽(임현주)

“가해자도저처럼잠못잘까요?왜피해자는평생벌받듯아프게사는데가해자는반대가될까요?”_94쪽(김미숙)

“제가공연하는걸좋아하는뮤지션이에요.왜그런가생각해보니까사람을보고싶은거예요,결국내노래를듣는사람을눈으로확인하고싶은거예요.”_110쪽(시와)

“사람이있으면달라져요.가족이아니어도곁에사람이있으면달라지거든요.전그걸믿기도하고또실제경험도해요.”_124쪽(김중미)

“어떤사회든고유의회복력이있고,한국은회복력이매우강한나라예요.희망이있습니까,하면희망은있다고도없다고도할수있지만희망이있다는쪽을나는택하겠어요.”_138쪽(이영문)

“소설을읽으면더나은사람이된다기보다더나쁜사람이되지는않지않을까요.”_154쪽(김혜진)

“환경이든음식이든라이프스타일을자연스럽게지켜줄수있는방식,그게지구인으로살아가면서내가해야하는일인것같았어요.”_168쪽(민금채)

“저는우리가가해자와피해자를왕복하는존재라는인식,이게더본질같아요.내가가해자라는인식을가지면할일들이많잖아요.해를끼치기싫으니까.”_182쪽(신영전)

“내가저일을하면자랑스럽겠구나생각했어요.폼나잖아요,용접공.저는그냥한진중공업노동자김진숙이좋아요.나의삶을규정할수있는건해고자의삶이었으니까.”_200쪽(김진숙)

“우리가사는세상안에서일어나는일들이니까그냥사실대로알아줬으면좋겠어요.다같이잘살아야나도행복할수있을것같아요.”_220쪽(수신지)

“어둡고무거운건피해자의삶이아니라우리사회가굴러가는방식이그렇다고생각해요.”_234쪽(김혜정)

“국회에서법안을만들고예산을편성하고그걸통해작지만사람들의삶에직접적으로영향을미치잖아요.그게굉장히두려운일이거든요.”_248쪽(박선민)

“다시는저희같은유가족보고싶지않아요.태규,동준이,용균이누구하나의죽음도개인탓은없어요.열심히일한죄밖에……근데죽은거예요.자그마한목소리라도내야한다고생각해요.”_262쪽(김도현)

“성소수자들도당신네들과똑같이밥먹고음악듣고화내고사랑하는‘보통의존재’임항변하듯이쓰고싶었어요.”_278쪽(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