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베이비

카지노 베이비

$14.86
Description
맥없이 망해가는 세계에서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지금 우리를 위한 성장과 치유의 서사

“아빠는 나를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빌렸다”
카지노에서 태어나 카지노에 버려진 아이의 눈으로 본
어른의 희로애락과 도시의 흥망성쇠
심윤경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윤고은의 《무중력 증후군》, 최진영의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장강명의 《표백》, 강화길의 《다른 사람》, 박서련의 《체공녀 강주룡》, 서수진의 《코리안 티처》, 김유원의 《불펜의 시간》 등 1996년 제정되어 오랜 시간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한겨레문학상이 스물일곱 번째 수상작 《카지노 베이비》를 출간한다. 8인의 심사위원들은 “안정적인 서사 구조, 매력적인 캐릭터와 더불어 사람과 장소의 내력을 살뜰히 아우르는 작가의 넓고 깊은 사유”가 돋보인다고 평하며 총 응모작 171편 가운데 강성봉 작가의 《카지노 베이비》를 올해의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카지노 베이비》는 카지노 특구에서 나고 자란 ‘전당포 아이’의 성장 소설이다. 탄광촌이었다가 카지노 마을이 된 도시 ‘지음’을 배경으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희로애락과 도시의 흥망성쇠를 아이의 눈으로 조망한다.

심사를 맡은 서영인 문학평론가는 “출생의 비밀을 알아내려는 아이, 너무 많은 일을 겪어 살아온 시간에 대해 끝끝내 함구하는 할머니, 이 두 비밀 사이의 긴장에 주목”했다고 밝혔으며, 소영현 문학평론가는 이 소설이 “동양 최대의 광업소였던 사북 지역의 흥망성쇠를 환기”하는 작품이자 “지역 개발과 관광 산업 육성이라는 미명 아래 공공의 이름으로 카지노 사업을 운영하고, 돈의 논리로 지역 경제와 공동체를 망가뜨린 시간의 지층을 담은 보고서”라고 평했다. 조해진 소설가는 이 소설에서 “남은 자들, 살아 있고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작가가 “소설 속 인물들이 품은 저마다의 사연들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생생하게 구현”해냄으로써 “놀라운 흡입력”을 발휘했다고 밝혔다. 양경언 문학평론가는 “《카지노 베이비》는 예고된 끝을 향해 맥없이 망해가는 세계 한가운데서 거기에 휩쓸리지 않으려는 이들에 집중”하며 “개발과 탐욕에 취한 우리가 지금 어떤 꼴이 되어버렸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소설로, “다음으로 넘어가려면, 이전과는 다르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독자들에게 되묻고 있음을 강조했다.

소설 속 ‘지음’은 작가가 어린 시절 살았던 탄광 인근 마을의 기억과 군 제대 후 카지노 근처에서 아르바이트한 경험을 녹여 탄생시킨 공간이다. 현직 출판 편집자이기도 한 수상자 강성봉 작가는 탄탄한 문장력을 바탕으로, 위태로운 한국 사회의 문제의식이 압축된 지음이란 가상의 도시를 생생하고 핍진하게 묘사해냈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2년 제2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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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강성봉

강원도영월에서태어나원주에서자랐다.고려대중어중문학과를졸업하고3년간잡지기자로일하며시장과동네,바닷가와산골사람들의일상을취재하러다녔다.현재는다양한분야의책들을만드는출판사편집자다.

목차

1부전당포가족
시장과도서관ㆍ그림자아이ㆍ부다스지저스ㆍ할머니전당포ㆍ도롱이못

2부카지노베이비
스피드전당포ㆍ엄마의연애ㆍ목사와브로커ㆍ제삿날ㆍ쪽박공원ㆍ블랙잭ㆍ랜드

3부할머니의유산
의료원ㆍ6월의눈ㆍ이야기ㆍ불지킴이ㆍ아이들의땅

작가의말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이소설은코로나19가유행하는가운데주식과부동산,비트코인투자광풍이휘몰아치던2019년부터2021년까지쓰였습니다.지음은탄광위의도박장,그러니까산업화시대의기반산업위에올라탄투기와유흥산업의기이한구조,침체된상황에서도투자활기만은넘쳐나던팬데믹당시의사회분위기,그리고언제무너질지모르는상승일로의위태로움을반영하는동시에환기하려고만든공간입니다.다만그러함을비판하기보다는그러함에도끈질기게제길을찾아나아가는생명력에주목하고자했습니다.이소설의주인공은하늘이라는아이와더불어지음이라는땅입니다._‘작가의말’에서

“지키는게어려운거야”
카지노베이비,세상에서다

《카지노베이비》는과거탄광촌이었다가카지노와리조트단지로바뀐고장‘지음’의풍상을‘전당포에맡겨진아이’의눈으로바라본이야기다.지음은과거와현재,토박이와외지인들이뒤섞인곳으로,랜드가있는지장산기슭은웨스트부다스,지음교회를중심으로한읍내는이스트지저스로불린다.그사이에모텔촌과전당포들이모여있는슬립시티가자리한다.‘나(동하늘)’는아기때부터슬립시티의전당포에맡겨진열살즈음의아이다.전당포주인을할머니,그딸과아들을엄마와삼촌으로여기며자랐다.‘나’는출생의비밀을우연한기회로하나둘알아가면서자신이누구인지,어떻게‘카지노베이비’가되었는지정체성을찾아간다.
3부로구성된소설은‘나’의기억과회상,상상을통해지음과지음사람들의이야기를이끌어간다.1부〈전당포가족〉은‘나’의가족과그들이사는도시‘지음’이야기다.열살이넘은‘나’는출생신고도되어있지않고학교도다니지않는‘그림자아이’다.‘나’는전당포주인을할머니,그딸과아들을엄마와삼촌으로부르며가족처럼살고있다.“랜드가무너진다!”고외치고다니는삼촌,불안증에시달리는엄마,이가족의중심을잡아주는사람은억척스럽게도시에서살아남은할머니뿐이다.“아무리시간이금이래도전당국에맡길순없지,로렉쓰라면몰라도”라고말하는‘동영진여사’는노름꾼은노름꾼처럼생각하고전당포주인은전당포주인의일을하면된다고‘나’를가르친다.‘나’는자신이왜전당포에맡겨졌는지궁금해하지만,그이유를알려주는어른은주변에없다.그런‘나’에게범바위골박수할아버지는자기안을먼저들여다보라고말할뿐이다.한편‘나’는거듭지음이물에잠기는꿈을꾸거나의미를알수없는장면들을본다.실제로전당포거리의도로엔구멍이뚫리고거리에물이흘러넘치기시작한다.

그렇게광업소가있던지장산중턱에는카지노가들어섰다.산을깎아골프장을,인공눈을뿌려스키장을만들었다.아이들은리조트에서,어른들은카지노에서각자의게임을즐겼다.하루에도수만명이몰려들어랜드의호텔과리조트는미어터졌고,기회를놓칠세라지음에땅을사뒀던외지인들은랜드로올라가는길목에아파트와모텔,싸구려리조트를지었다.광부사택과포장마차거리는슬립시티와전당포거리로바뀌었으며그곳에꿈을저당잡힌사람들은지음을이스트지저스로,지장산을웨스트부다스로부르기시작했다.그렇게지음땅의이름은천천히지워지고“지음이흔들린다!랜드가무너진다!”라는외침만남게되었다._87~88쪽

2부〈카지노베이비〉는‘나’가출생의비밀을알게되는이야기다.스피드전당포주인용사장과엄마의전화통화를우연히엿들은것이계기였다.‘나’는그이야기들이다진실인지혼란에빠진다.‘나’는꿈에서자꾸보았던카지노의전경을확인하고싶어져용사장에게카지노를구경시켜달라고부탁한다.하지만카지노를방문한날,랜드에큰지진이발생하며건물이무너진다.‘나’는꿈속에서보았던장면들이무엇을의미하는지마침내깨닫는다.

나는그날밤이야기를듣고세번놀랐다.첫째,어쩌면내이야기일지몰라서.둘째,생뚱맞게염목사님의이름이튀어나와서.나만빼놓고다들아는걸까?평소할머니는염목사님을“목사가아니라뿌로커”라고부르곤했는데그것과도관련이있나?뿌로커가뭐냐고묻자할머니는“돈이부르면워디든가고,돈이시키면뭔일이든하는데,그게돈이아니라다른이유때문이라고말하는눔들”이라고했었다._127쪽

3부〈할머니의유산〉은‘나’가할머니를통해듣게된가족과지음의이야기다.할머니는지진후아수라장이된지음에서‘나’를찾느라고군분투한다.그러다붕괴된카지노건물에서‘나’를발견함과동시에쓰러진다.‘나’는병실할머니곁을지키며할머니가들려주는가족의내력,나아가전당포와지음의역사에대해알게된다.한때석탄을캐기위해오르던길이이제는도박을위해오르는길이된풍경을,‘새마을대운’이끝나고‘올림픽대운’을거쳐‘월드컵시대’까지,그역사의음화가할머니의입으로소상히밝혀진다.이로써그간알고있었거나상상했던것,기억하고있던것들의빈틈을채워나간다.할머니가돌아가신뒤,‘나’와엄마,삼촌은할머니가남긴유산을찾아함께떠난다.

이제이런저런이야기를시작하려고하면어디선가할머니의목소리가들려온다.“니는안본것도아주본것처럼얘길하네.”그건칭찬도,감탄도,빈정거림도,꾸짖음도아니다.그냥그렇다는거다.할머니는당부했다.나에게벌어진일들을알고나서도분노하지않거나스스로불쌍하게여기지않는사람이되면그이야기를세상에들려주라고.언젠가정말로그런때가되면이길에서시작된이야길해봐야겠다.그저혼자걷기시작했을때는그길이끝날때까지계속걸어가는거라고할머니가그랬으니까._295쪽

문제적상상력,진진한캐릭터,넓고깊은서사의힘
재난의시대를거쳐이윽고마주한치유와성장의이야기

돈때문에전당포에맡겨진아이에서출발한《카지노베이비》는한아이의성장담을통해현시대의모순을직시하면서기어이희망을지켜내는서사로완결된다.“할머니의일터가‘올림픽’다방에서‘월드컵’전당포로변한것에서알수있듯이이지역의역사는개발자본에서투기자본으로전화해온자본주의를고스란히반영한다.”(서영인문학평론가)소설은인간욕망의금자탑이우뚝솟는과정과결국은무너지는모습까지를박진감넘치게풀어간다.다양한인물군상이재난을마주하는각기다른반응들도그재미가진진하다.아이의시선으로묘사되는어른들의복잡다단하고흥미로운이야기들은그자체로흡입력을발휘한다.나아가소설속인물들이보여주는삶에대한애정은독자들에게강렬한생명력을선사한다.카지노랜드는결국흔들려무너져내렸지만,도시가붕괴한뒤에도그들은절망하지않는다.이들에게중요한것은삶의기반이무너져내렸다는사실그자체가아닌,앞으로그들이살아나가야할붕괴이후의삶이기때문이다.“끈질기게살아가면서,두발을딛고선그곳이넓은땅이든좁은땅이든,평평한땅이든가파른땅이든,멀쩡한땅이든부서진땅이든상관없이.”(296쪽)‘나’가마지막에“지음을향해달려”갈수있었던것도바로삶을향한그러한용기덕분이리라.
“우리는모두지금시대가어떤지에대해서만큼은너무나잘알고있다.개발과탐욕에취한우리가지금어떤꼴이되어버렸는지에대해서도.이제무엇을중시해야할까.”(양경언문학평론가)그다음을물어야하는때,《카지노베이비》가오롯이설득해낸이낙관의장면은그래서더욱미덥다.과거와현재,미래를잇는넓고깊은서사,섬세한문장과문제적상상력이조화를이룬《카지노베이비》이후강성봉작가의행보가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