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티처(큰글자도서) (제2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 서수진 장편소설)

코리안 티처(큰글자도서) (제2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 서수진 장편소설)

$30.00
Description
강영숙 김유진 서영인 신샛별 오혜진 장은정 최진영 편혜영
전원 여성 심사위원이 뽑은 새로운 여성 서사
한국어학당에서 일어나는 여성 시간강사 네 명의 이야기

긴 시간 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매년 그 신뢰에 보답하고자 노력해온 한겨레문학상이 스물다섯 번째 수상작 《코리안 티처》를 출간했다.
심윤경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 윤고은의 《무중력 증후군》, 최진영의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정아은의 《모던 하트》, 강화길의 《다른 사람》, 박서련의 《체공녀 강주룡》 등 한국소설을 이끌어가는 많은 작가를 배출해온 한겨레문학상은 비록 수상작을 내지 못했지만 처음으로 전원 여성 심사위원을 위촉했던 제24회 한겨레문학상에 이어, 이번 제25회 한겨레문학상에서도 심사위원 전원을 여성 작가로 위촉해 시대의 흐름을 읽어낸 작품을 선정하고자 노력했다.
심사위원 여덟 명의 단단한 지지를 받으며 선정된 수상작은, 한국어학당에서 일어나는 네 명의 여성 시간강사의 이야기를 담은 서수진 작가의 장편소설 《코리안 티처》다. 심사를 맡은 강영숙 소설가는 이 소설이 “고학력 여성들을 포함해 많은 여성들이 우리 사회에서 무언가가 되려고 하는 것을 아직도 막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하게 하는 소설이라고 평했고, 오혜진 평론가는 추천의 말을 통해 “충분한 인적·물적 여건과 체계적인 프로그램 없이 외국 유학생들을 마구잡이로 끌어들이는 ‘한국어학당’이라는 ‘현장’”을 핍진하게 그려냈다는 점과 “결코 ‘미래’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고객님’들을 위한다는 명분하에 비정규직 시간강사의 시간과 노동, 감정과 에너지를 마지막 한 알까지 쥐어짜내는 무저갱의 세계, 그런 세계조차 누군가에게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마지막 ‘가능성’으로 여겨지게 만드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현재 호주에 거주 중인 작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시상식 불참을 알려왔다. 한겨레문학상 수상자 중 재해로 인해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한 건 서수진 작가가 최초다. 이번 제25회 한겨레문학상은 수상 소식 고지에서부터 신문사 인터뷰, 책 홍보 등 모든 것이 다 랜선으로 진행되고 있다.
저자

서수진

서울에서태어나고자랐다.현재호주에서살고있다.

목차

봄학기7
여름학기69
가을학기131
겨울학기193
겨울단기261

작가의말273
추천의말276

출판사 서평

리더스원의큰글자도서는글자가작아독서에어려움을겪는모든분들에게편안한독서환경을제공함으로써책읽기의즐거움을되찾아드리고자합니다.

“우리에게는미래시제가필요하다.온전한미래가”

《코리안티처》는한국어학당에서일하는네명의한국어선생님선이,미주,가은,한희의이야기다.5부로구성된소설은학기마다한명의주인공이화자가되어이야기를이끌어간다.
1부봄학기는‘선이’의이야기다.석사를마치고7급공무원을준비하던선이는한국어강사국가고시로방향을틀어만점에가까운점수로합격한다.원서를쓰는곳마다번번이떨어지던선이는H대어학당에겨우합격해베트남특별반을맡게된다.하지만,얼마뒤자신이맡은반학생인꽌의인스타그램에서#KoreanHotGirl이라는해시태그와함께자신의사진이버젓이올라온것을보고는놀라책임강사한희에게로향한다.

선이는숨을고르고바로수업에돌입했다.학생들에게형용사를가르쳐야했다.‘좋다’와‘나쁘다’를가르치고,‘많다’와‘적다’를가르치고,‘행복하다’와‘슬프다’를가르쳐야했다.언젠가는‘정당하다’와‘부당하다’를,‘감격스럽다’와‘모욕적이다’를가르칠수있을것이다.선이는학생들이그런단어를배울때‘부당하다’보다‘정당하다’가,‘모욕적이다’보다‘감격스럽다’가더한국생활에유용한단어라고느끼기를바랐다._본문중에서

2부여름학기는‘미주’의이야기다.미주는H대어학당8년차의베테랑강사다.청바지에운동화를신고수업을할만큼관습에얽매이길싫어하지만,결코학생들을봐주는법이없기에강의평가에서좋은점수를받지못한다.이번학기에서2급을맡게된미주는세번이나유급을한벨라루스국적의학생니카를만나게된다.그를꼭3급으로보내야겠다는열의와다르게작은오해가그들의관계를망치게되고,미주는결국니카에게고소를당하고야만다.

순간목뒤가서늘했다.니카가아직도자신을노려보는것같았다.미주는순간니카를향한증오가타오르는것을느꼈다.니카가도대체왜자신을미워하는지알수없었다.미주는니카의유창한한국어를듣고감탄했던것을,니카의필기에잘못쓴것이없는지살피고,과제를가장먼저챙겼던것을떠올렸다.그모든순간을돌이켜니카를방임하고,잘못된필기를비웃고,과제물을집어던지고싶었다.니카가그랬듯이.미주는주먹을쥐었다.손톱이손바닥을파고들도록꽉움켜쥐었다.니카에게잠시품었던선의의마음,기대감같은것이주먹안에있어서그것을완전히으깨버리려는듯이._본문중에서

3부가을학기는‘가은’의이야기다.가은은H대어학당2년차의신입강사다.H대어학당에서단두명뿐인지방대출신이지만,강의평가에서는늘1등을하고,학생에게공개고백을받기도하는등인기가높다.그런가은에게어느날‘Isawyourvideo’라는문자하나가전달된다.완벽하게만보이던가은에겐무슨비밀이있었던걸까?

가은은강사실을둘러보았다.몇몇강사가눈이마주치자웃어보였다.왜웃는걸까?동영상을보았기때문에?몇몇강사가가은의눈을피했다.왜눈을피하는걸까?알아버렸기때문에?수군거리는소리가들렸다.나에대해서이야기하는걸까?_본문중에서

4부겨울학기는‘한희’의이야기다.한희는2년전에책임강사로H대어학당에들어왔고,겨울학기이후재계약을앞두고있다.“왜그렇게까지일을하세요,남편이있는데”라는소리까지들으며열심히일했다.이번에계약연장을하면무기계약직이되었다.모든게순조롭게흘러갔다.임신을했다는사실을알기전까지는.그리고이야기는다시선이의이야기로,한국어학당강사모두의이야기로이어진다.

한희는되갚아주고싶었지만그러지않았다.다만더열심히해야겠다고생각했다.점심도못먹고일하는사람도있는데,시간이없다느니힘들다느니하는건다핑계라고.그러나한희는정말시간이없었고,정말힘이들었다.E대에서는수업을하면서박사과정을들었다.수업을한후버스에서김밥을먹으면서수업을들으러갔다.왜그렇게열심히일을하냐고물었던사람들은한희가박사과정을시작하자박사까지해서뭘하려는거냐고물었다.그때도한희는자아실현같은말도안되는핑계를댔지만,여기서살아남으려면박사학위가필요하다는것을알았다.H대어학당만봐도50대한국어강사는없었다.박사학위와책임강사경력으로교수가되어야했다.그게아니면아웃이다._본문중에서

고학력비정규직여성들의일하는이야기

《코리안티처》에는고학력비정규직여성네명의이야기다.하지만,그냥비정규직여성들의이야기이기도하며,결국에는일하는여성들의이야기이기도하다.소설속네인물은일을하는우리들의여러마음을보여준다.원장의연설을들으며‘까라면까야지’라고생각하며어떻게든오래다니겠다고결심하는‘선이’의간절함도,‘꼭그렇게까지해야겠니?’라는동료들의시선에도매번한국어학당의관습에맞서는‘미주’의정의로움도,‘착하다’는말을칭찬으로받아들이고모든것을‘운’으로돌리지만그래서타인의불행또한‘운이없어서’라고생각해버리는‘가은’의순진함도,한국어의미래시제를의심하며갑질을당하는것에도갑질을하는것에도익숙한‘한희’의치열함도일터에서일을하는우리안에모두존재한다.‘우리는지금어떻게살아가고있나’를살펴보며《코리안티처》를읽어나가던우리는각자의자리에서너무도열심히살았던네명의인물들이저마다의위기에봉착하는걸지켜보면서“어떻게살아가야하나”라는고민앞에서고만다.“일의존엄이없는곳에사람의존엄도없다는사실”을기억하자는서영인평론가의말은그래서더아프게다가온다.그어느때보다일하는사람의존엄에대한논의가성숙한지금이기에,제25회한겨레문학상수상작인《코리안티처》가바꾸어나갈한국소설,그리고한국사회의모습이더욱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