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부수는 말 : 왜곡되고 둔갑되는 권력의 언어를 해체하기

말을 부수는 말 : 왜곡되고 둔갑되는 권력의 언어를 해체하기

$17.56
저자

이라영

예술사회학연구자.예술과정치,그리고먹을것을고민한다.지은책으로『환대박을권리,환대할용기』,『진짜페미니스트는없다』,『타락한저항』,『정치적인식탁』,『폭력의진부함』,『여자를위해대신생각해줄필요는없다』,『말을부수는말』등이있다.『비거닝』과『여자를모욕하는걸작들』에공저자로,『우리는다태워버릴것이다』에공역자로,연극〈식사〉에공동창작자로참여했다.

목차


작가의말

고통:이름이없어더욱고통스럽다
노동:노동이‘죗값’이아님에도
시간:시간은돈이아니다
나이듦:늙음이낡음이될때
색깔:우리가인간을색깔로말하지않는다면
억울함:억울함은어떻게번역되어야하는가
망언:망언이권력을얻을때
증언:망언에맞서기
광주/여성/증언:역사도경력도되지못한목소리들
세대:세대를호명하는말은과연세대를가리키는가
인권:인권은취향문제가아니고,차별은의견이아니다
퀴어:특정장소,몸만허락하는정치
혐오:문화적입마개씌우기
여성:최선을다해모욕하라
여성노동자:여성노동자의언어를복원하기
피해:누가‘피해호소인’인가
동물:인간적인것은옳은가
몸:비장애신체성의권력
지방:변방에서살아가기
권력:권력의무지,무지의권력
아름다움:공정은아름다움과연대한다

출판사 서평

“어떻게말해야하는가,무엇을들어야하는가”
혐오의언어가빠른속도로증식하는것에비하면저항의언어는늘순탄하지못하다.내가말하는‘저항의언어’는정확한언어에가깝다.정확하게말하려고애쓴다는것은정확하게보려는것,정확하게인식하려는것,권력이정해준언어에의구심을품는다는뜻이다.(…)나는어떻게말해야하는지에대해잘알기때문에쓰는게아니라,화두를던지기위해쓴다.권력의말을부수는저항의말이더많이울리길원한다.고통을통과한언어가아름다움을운반하기를.그아름다움이기울어진정의의저울을균형있게바꿔놓기를.이세계의모든고통받는타자들이관계의대칭에의해만들어지는아름다움의주체가될수있기를.
-‘작가의말’중에서-

“고통을통과한언어가아름다움을운반하기를”

우리인생을관통하는커다란두축‘고통’과‘아름다움’
고통에서아름다움으로가기위한‘노동’‘시간’‘세대’…
꼭짚고가야할단계적화두들

고통→노동→시간→나이듦
‘고통’부터‘나이듦’의파트에선권력이빼앗아간개개인의가치들을이야기한다.가장먼저는“이름이없어더욱고통스러운‘고통’”에대해말하며우리사회가괴로움에도‘위계’를만들어왔음을알린다.문학작품에서다르게대우받는‘창작의고통’과‘출산의고통’,‘먼저물어봐주고알아봐주는고통’과‘말하려해도청자가없는고통’을비교하며세상에이러한고초도있음을말하는일자체가‘운동’임을강조한다.이어서왜어떤노동은‘공부못한죗값’취급을받고,어떤노동은‘불철주야지켜져야하는노동’이되어야하는지,모든노동이‘첨단’인것이아니고여전히‘손발노동’으로먹고사는사람들이많음에도불구하고,왜육체노동은경시받고인격이드러나지않는집단숫자로표현되는지날카롭게짚는다.‘배달노동자’의노동으로마무리된파트는이어서공평하지않은‘시간’으로이어진다.새벽배송과총알배송으로시작하며누구의시간으로누가돈을버는지,권위를가진몸과권위를얻지못한몸의시간이어떻게다르게흐르는지촘촘히살핀다.‘시간’은‘나이듦’으로이어져재산의유무에따라1인의인격으로대우받는노인과1인미만의인격으로대우받는노인이나누어지는현실을비판한다.그리고‘이러이러한노인이되고싶다’라는표현속에어떠한‘나이듦’이소외되는지,존중받는늙음의보조도구가‘돈’인세상에서‘여성의빈곤화’가어떻게가속화되는지뜯어본다.

색깔→억울함→망언→증언→광주/여성/증언→세대
앞서개인적차원의빼앗긴가치를다뤘다면‘색깔’부터‘세대’파트에선권력이조직화되고정치화되는과정을다룬다.‘색깔’에서는인간이색을이용해권력을얻어온과정을,‘억울함’에서는권력이억울함을오역하고나아가억울함에대한공감없는사회가폭력을양산해온과정을증명한다.망언과증언,광주/여성/증언으로이어지는세파트에서는연이어자극적인말을만들어내는‘망언’이사회에꼭필요한‘증언’을어떻게방해하고정치가되는지,증언은이에맞서무슨수단과방법을통해세상에증거를남기려하는지살핀다.또한“살아서증언할수있는사람들이이세계에서사라진이후에증언을이어가는활동이남은사람들의과제”라는점을밝히며,진실의고리를잇기위한‘연대’를강조한다.이어서‘세대’에서는‘과연세대를호명하는말은세대를가리키는가?’라는질문으로시작한다.80년대대학진학률이20~38%를오감에도학번으로나이를묻는것이보편화되었던것,90년대대학생을가리키는‘X세대’라는말과지금의‘MZ세대’라는말에담긴권력과소외를밝히며,계층의언어가세대의언어로둔갑해가는과정을조목조목나열한다.

인권→퀴어→혐오→여성→여성노동자→피해
‘인권’부터‘피해’파트에서는조직화,정치화된권력이어떠한잔혹성으로인권을파괴하는지다룬다.“누군가의인권은어떻게나중이되어왔나?”라는굵직하고도중요한질문이‘퀴어’‘혐오’‘여성’‘여성노동자’‘피해’라는화두를이끈다.특정장소와몸만허락하는정치는차별과혐오의언어를만들고,우리에게다양하고자유로운문화를방해하는‘입마개’를씌운다.그뿐만아니라“왕자낳은후궁”“엄마리더십”“권력의시녀”“효자상품”같은여성혐오/여성을소외시키는표현들이매일같이양산된다.‘여성노동자’에서는여성의‘노동’이집에서의가사노동이나특정보조역할을하는‘도우미’로한정되어온역사와,페미니즘이여성의‘노동’에대한인식을올바로자리잡도록했음에도,여전히존재하는불균형의문제들을언급한다.대표적으로‘청소노동’이그러하다.이라영작가는“여성,청소하다”“여성,청소되다”“여성이청소할것이다”라는소주제를연달아풀어내며여성의노동이나이들어갈수록무언가를‘청소하는’것에한정되고,고용시장에서빠르게‘청소되는’것을지적한다.

동물→몸→지방→권력→아름다움
그다음으로‘동물’부터‘아름다움’파트에선이책이설파하고자하는근원적감수성이라고할수있는‘분배와돌봄의감수성’을말한다.‘동물’에서작가는“우리에게필요한것은인간다움이아니라인간중심적사고를넘어선생각”이라고말하며동물권을힘주어말하고,나아가‘동물취급을받는’약자에대해집중적으로이야기한다.“‘사람사는세상’이라는말속에누가포함되는지”우리는의문을가져봐야한다.같은맥락으로이어지는‘몸’에서는비장애인들이무심코사용하는장애인을비하하는표현들,그언어의배경이된“눈치보지않는몸”의권력을말한다.‘몸’다음의파트는수도권(머리)의팔다리역할을하는‘지방’이다.왜수도권은머리로비유되고,지방은머리의명령을받는팔다리로비유될까?실제로지방은머리를위해쓰레기를모으고에너지를생산한다.지방을‘(팔다리)외곽’으로단순처리해버리는수도권중심의사고가‘지방언어’또한사라지게만들고있다.마지막으로‘아름다움’에서는앞선화두에서이야기한갈등과문제를해결할근원적인개념이등장한다.바로“아름다움은분배와돌봄”이라는것이다.“인간이품은아름다움과선에대한동경이나이외의타자와동등하게연결되고자하는마음”이될때착취와차별,혐오로“기울어진저울”이바로잡힐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