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숲속의 소녀들 : 신경학자가 쓴 불가사의한 질병들에 관한 이야기

잠자는 숲속의 소녀들 : 신경학자가 쓴 불가사의한 질병들에 관한 이야기

$19.00
Description
‘제2의 올리버 색스’ 수잰 오설리번,
스웨덴에서 쿠바, 카자흐스탄에서 콜롬비아까지
전 세계의 심인성 장애 발병지를 탐사하다
우리는 고통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스웨덴에 난민으로 온 아이 수백 명이 잠에 빠져 수년째 깨어나지 않는다. 영국의 신경과 전문의인 저자는 이 소식을 듣고 아이들을 찾아간다. 왜 깨어나지 않는 것일까? 어떻게 뇌가 완전히 건강하다고 밝혀진 사람이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을까? 저자는 스웨덴에서 쿠바, 카자흐스탄에서 콜롬비아까지 전 세계에서 심인성 장애(어떤 병이나 증상 따위가 정신적ㆍ심리적 원인으로 생기는 성질)를 경험한 공동체들을 찾아 나선다. 신경 경로가 온전한데 다리가 마비된 환자. 집단적으로 틱 장애를 얻고, 환각을 보고, 발작을 일으키는 소녀들. 각종 검사 결과가 완벽히 정상인데도 고통과 장애를 겪는 사람들. 어떻게 ‘마음’이라는 형체도 없는 존재가 발작을 일으키고, 사지를 마비시키는 것일까? 이 책은 인간의 질병과 고통이 가진 낯선 측면을 탐구한 기록이자, 그것을 이해하려는 진지한 시도이다.
책의 저자 수잰 오설리번은 영국의 저명한 신경과 의사이다. 현재는 영국 국립신경ㆍ신경외과병원에서 신경학과와 임상신경 생리학과 전문의로 재직 중이다.

첫 책 《병의 원인은 머릿속에 있다》(2015)로 건강과 의학 분야의 저술에 수여하는 영국 웰컴북프라이즈(Wellcome Book Prize)를 수상하고, 이 책 《잠자는 숲속의 소녀들》(2021)로 영국 왕립학회 ‘올해의 과학책’ 최종 후보에 올랐다. 이 책을 두고 《모자 쓴 소년》의 저자 새트넘 생헤러는 “올리버 색스의 진정한 후계자”, 언론 매체 《퍼블리셔스위클리》는 “올리버 색스의 팬이라면 주목해야 한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 밖에 《월스트리트저널》《뉴욕타임스》 같은 매체도 “기막히게 아름답다”, “매력적이고 도발적이다”라고 평가했다.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의 저자이자 성균관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는 “이 책은 모든 질병이 생물학적ㆍ심리적ㆍ사회적 요소의 조합이라는 점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질병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라고 추천사를 남겼다.
저자

수잰오설리번

저자:수잰오설리번
더블린트리니티칼리지에서의학을전공했다.왕립런던병원(RoyalLondonHospital)에서신경과최고전문의(Consultantinneurology)로일했고,현재영국국립신경·신경외과병원(NationalHospitalforNeurologyandNeurosurgery)에서신경학과와임상신경생리학과전문의로재직중이다.신경학과임상신경생리학분야전문가로서수많은환자를진료하면서정신성장애분야의전문적인진료능력을개발해왔다.첫책《병의원인은머릿속에있다It'sAllinYourHead》(2015)로건강·의학분야최고저술에수여하는영국웰컴북프라이즈(WellcomeBookPrize)를수상하고,영국왕립생물학회에서‘올해의책’을수상했다.이책《잠자는숲속의소녀들TheSleepingBeauties》(2021)로영국왕립학회‘올해의과학책’최종후보에올랐다.

역자:서진희
서강대학교에서불어불문학을전공하고심리학을부전공했으며,동대학원에서불문학시전공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로로피아나,마크제이콥스,훌라등의면세팀브랜드매니저로근무했으며,현재는바른번역소속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너에게는별일아닐지몰라도》《인형의집》등이있다.

목차

서문:불가사의한병

1.잠자는숲속의공주들
-스웨덴난민아이들에게나타난체념증후군

2.정신이상
-니카라과미스키토인의그리지시크니스

3.잃어버린낙원
-사랑하는‘나의도시’크라스노고르스크의수면병

4.마음의문제
-마음과몸의순환고리가왜곡될때

5.얼룩말이아닌,그냥말
-미국외교관들의아바나증후군과비밀무기

6.신뢰의문제
-콜롬비아소녀들의집단발작과백신

7.르로이의마녀들
-미국과가이아나여학생들의집단사회원성질환

8.정상적인행동
-화병부터ADHD까지,질병은발명된다

에필로그
감사의글

출판사 서평

체념증후군,그리지시크니스,집단수면증,집단발작…
“때로질병은,우리가선택한삶이우리자신에게맞지않는다는신호가된다.”

저자는전세계에서심인성장애를겪는공동체들을직접방문한다음,그경험에서질병과고통에대한의학적인통찰을길어올린다.1장‘잠자는숲속의공주들’은이책의집필계기가된스웨덴체념증후군아이들에대한이야기다.이장에서저자는심인성장애의기본개념을살피면서,체념증후군이라는증상이한사회의목소리없는약자들(이경우아이들)이사회에자신들의목소리를전하는한가지방식일수있다고말한다.2장‘정신이상’은중앙아메리카니카라과의미스키토인들이겪는독특한증상을다룬다.이증상은‘그리지시크니스’라고불리는데,십대여자아이들이환각과환시를겪으며발작을일으킨다.여기서저자는사회구성원들이신체화한서사가질병이나타나고사라지는방식에도영향을줄수있다고말한다.3장‘잃어버린낙원’은카자흐스탄의쇠락한도시크라스노고르스크에서있었던집단수면증을살펴본다.이도시의주민들은한때풍요롭고번영했던도시가쇠락하는모습을지켜보았고,정부의압박으로어쩔수없이도시를떠나야했다.이런상황에서사람들이갑자기잠에들고잠든채로움직이는수면증이발병해도시를휩쓸었다.
4장‘마음의문제’에서는심인성장애로죽을위험에처한환자들의이야기를들어본다.5장‘얼룩말이아닌,그냥말’에서는2017년쿠바의미국대사관직원들에게일어난집단증상을다룬다.스트레스가심한상황에서일하던대사관직원들은어느날기이한소리를들었다고증언하고,그이후로두통과고통에시달린다.6장‘신뢰의문제’에서는콜롬비아소녀들의집단발작과,국가와의학에대한불신속에서백신음모론을신뢰하는사람들의이야기를다룬다.7장‘르로이의마녀들’은미국과가이아나여학생들의집단발작이야기다.이장에서저자는집단히스테리를개인의스트레스가아니라,사회적인현상으로보아야한다고주장한다.마지막으로8장‘정상적인행동’에서저자는특정질병에걸렸다는믿음이어떻게증상에영향을미치는지,거꾸로특정한증상을질병으로규정하는순간질병의범주가어떤식으로변화하는지살펴본다.

“병의발달과진행을최대한잘이해하려면우선그병을둘러싼서사부터살펴봐야한다.사실서구의학에서는이를효과적으로수행하기위한체계가자연스럽게갖춰져있지않다.의사들의첫번째충동은증상을문자그대로받아들이려하는것이다.배가아프다는환자앞에서우리는먼저장염부터생각하도록훈련받았다.그러나미스키토인들에게는복통이반드시그런의미가아닐수있다.비유와언어로서의질병,고통과갈등에대한신호로서의질병은,너무나전문화된의사들이모든증상에들어맞는모든가능한질병목록을갖고일하는시스템에서는쉽게왜곡될수있다.”(143쪽)

“질병은사람들이인식하는것보다훨씬더많이사회적으로패턴화되는행동이다.”
설명할수없는고통과질병,심인성장애에관한이야기

심인성장애(psychosomaticdisorder)혹은기능성장애(functionalneurologicaldisorder)는오늘날많은현대인에게낯선용어이다.심인성장애는심리적인스트레스가신체증상으로나타나는질환으로,실상우리주변에서흔히볼수있다.저자는한국의화병(fire-illness)을심인성장애의대표적인예로든다.그밖에시험을앞둔사람들이호소하는과민성대장증후군도심인성장애이다.마비,시력상실,두통,현기증,혼수상태,떨림같은증상이나장애역시심인성질환일수있다.그리고이것은신경학적현상에만국한되지않는다.몸의모든기관은심리적인영향을받을수있다.피부발진,숨가쁨,가슴통증,맥박,방광문제,설사,위경련등거의모든증상이이런식으로발현될수있다.
인간은사회속에서살아가고,사회의신념체계와사고방식을내재화한다.이렇게내재화된신념체계는서사(narrative)가되고,인간은서사에따라주변상황을해석하고행동에옮긴다.체념증후군에걸린스웨덴아이들은인생의대부분을기대와실망의반복속에살아왔고,그로인해신체적인결과가뒤따라온것이다.만약아이들이겪은기대와실망,환경적인서사가없었다면,체념증후군도발생하지않았을것이다.체념증후군은2018년태평양의나우루공화국으로전파되었고,2019년에는다시그리스의난민촌레스보스섬까지퍼졌다.
체념증후군덕에사람들은고통을오로지심리학적으로만표현할때는불가능했던방식으로아이들에게주목하게되었다.이렇듯심리적고통과갈등을신체적인증상으로경험하고외면화하는편이더효과적이고생산적일때가많다.하지만왜니카라과에서는그리지시크니스이고,스웨덴에서는체념증후군이며,영국에서는다른병인것일까?질병은사람들이인식하는것보다훨씬더많이사회적으로패턴화되는행동이다.

“마찬가지로질병과건강에대한생각역시우리뇌에내재화된다.신체변화에대한태도,증상에대한해석과대응,도움을구하는사람,병에대한설명방식,치료방법등은모두학습된다.물론이것은가변적인체계다.그러므로뇌는새로운영향을받으면다시그에맞추기위해적응한다.어떤의식적인수준에미치지않는경우라면,신체의내적인느낌을문화규범에따라해석하게된다.만약어떤사람이영국에있고계절이겨울인데이상하게피곤함을느끼면,독감이걸렸다는생각에비타민C와해열진통제인파라세타몰을먹고누울것이다.그러나이와완전히동떨어진곳에사는또다른누군가는똑같이피곤하다는느낌이들어도완전히다른원인과해결책을따를수있다.카나박사는이를“우리가질병의문화모형을신체화하는겁니다”라고표현했다.”(88쪽)

문화는정상적혹은비정상적신체변화에대한반응을결정할뿐아니라고통을표현하고도움을요청할가장좋은방식역시결정한다.우리는뇌안에있는질병에대한본보기들을통해신체에변화를가져오고,고통을경험하는모형을만들며,누구에게도움을받을지결정한다.저자는말한다.“기질적·심리적이라는의학적질환의인위적인분리가사회와의료계에서누구책임인가를논하는사이환자들은놀라울만큼손쉽게적극적인치료도없이방치된다.환자들은정보를수동적으로받아들인다.따라서나는누군가그들에게새로운이야기,신체화할수있는새로운서사를이야기해줌으로써그들을사로잡고있는악순환의고리를끊어내도록하는길이최선의희망이라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