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앤더

올리앤더

$15.00
Description
“죽으려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
죽고 싶었던 적은 많지만.”

“여전히 자신이 주체가 되지 못한 삶 속을 헤매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
김혼비 작가 강력 추천!

한겨레문학상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 서수진 신작 소설

단 한 번도 자기 이야기를 가져본 적이 없는 위태로운 마음들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었던 그해 여름 세 아이의 이야기
2020년 심사위원 만장일치를 끌어낸 제2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코리안 티처》의 작가 서수진의 신작 《올리앤더》가 출간되었다. 《코리안 티처》는 한국어학당에서 일어나는 여성 시간 강사 네 명의 이야기로 “우리가 외면해선 안 될 이 나라의 진짜 모습을 가르쳐준다는 의미에서, K-자부심에 취해 있을지 모를 우리에게 때마침 찾아온 반가운”(신샛별 문학평론가) 소설이었다. 작가는 2022년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 〈골드러시〉로 특유의 단편 미학을 뽐내며 “그들의 귀로에서 고전적인 비극의 우아함을 느꼈다”(은희경 소설가)라는 평을 받았고, 최근작 《유진과 데이브》에서는 국적과 인종, 성장 배경이 다른 두 연인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삶이 마땅히 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그 과정은 어떠해야 하는지 고찰하면서 평단과 독자의 지지를 확보했다.
기대를 한 몸에 안은 등장 이래 3년여간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 《올리앤더》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첨예한 문제를 다루는 작가의 스펙트럼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호주를 배경으로 한 코즈모폴리턴적 세계에 더해 10대 여자아이 세 명의 부서질 듯 위태로운 시기를 해부하듯 파고든다. 호주 남부를 집어삼키는 산불처럼 하루하루 잿더미로 변해가는 열일곱 살 아이들의 마음을 개성 뚜렷한 캐릭터와 섬세한 심리 묘사로 구현해냈다. 이 소설이 믿음직한 하이틴 성장 서사뿐만 아니라 전 세대를 향한 이야기로 확장되는 데에는 세 아이가 맞닥뜨린 균열이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매끈한 커튼 뒤로 범람하는 일상적 재난 속에서, 독자에게 과연 이 혼돈의 세상을 ‘나답게 살 수 있는지’ 질문하게 한다. “여전히 자신이 주체가 되지 못한 삶 속을 헤매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다는 김혼비 작가의 말이 묵직하게 와닿는다.

꺼지지 않는 산불이 호주 남부를 집어삼키듯 하루하루 잿더미로 변해가는 세 명의 10대를 지켜보는 내내 마음이 정말이지 까맣게 타들어갔다. 자신이 주체가 되는 자기 서사도, ‘그 곁에서 나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믿을 만한’ 단 한 사람도 없는 이들에게는, 서로 연대할 수 있는 가능성마저 적대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무력하게 밟힌다. 뒤틀린 삶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고 어떤 용기를 내어야 하는지를 아프게 묻는 책이다. _김혼비(작가)
저자

서수진

1982년서울에서태어나고자랐다.2020년한겨레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저서로는『코리안티처』,『골드러시GoldRush』등이있다.현재호주시드니에살고있다.

목차

구슬꿰기
호주의역사는침략으로부터시작되었다
과일박쥐와황색열병
한국처럼공부안해도돼
네가알던영어가아니다
술이나담배나마약이나
FOB와ABG
여기완전한국이네
하이스쿨의마약상
이민자에게다른선택지는없다
10월의봄방학
곧없어질테니까겁내지않아도돼
여름의시작
다른세상
한번도가지않은곳,절대하지않을일
거짓말게임
멍청하게
버림받은신
우리를보는눈,우리를듣는귀
내가선택한서사
중독
블랙썸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중요한건스토리야”
유독한시간을건너는법,해솔클로이엘리의경우

대치동에사는열혈중3해솔은재혼하는엄마로부터버려지다시피호주유학을권유받는다.시기도그렇거니와학종스토리에도도움이될리없는“좀애매한”호주유학에는썸머힐하이스쿨진학이세팅되어있다.한국인홈스테이집에서하이스쿨을다니게된해솔에게는모든것이낯설기만하다.한국처럼죽기살기로공부하지않아도되는학교분위기도그렇고학교의‘인종내차별’도그렇다.미국조기유학까지경험했음에도특이한호주영어발음때문에수업은긴장상태.졸지에유학생그룹인FOB(FreshOfftheBoat)에속하게된해솔은세분화된교내한국계지형도도새롭다.엄마는한국에오지않기를바라는듯하고해솔은마음털어놓을친구하나없이나홀로유학생활을견뎌보려하지만버틸수있을지의문이다.

해솔이머무는홈스테이집딸은엄마의꿈대로어려서부터오로지의대만을목표로공부해온모범생클로이다.한국에서태어나호주에서자란한국인이민자1.5세대인클로이는1세대인부모의기대에부응해호주의명문대에진학하는코스를밟고자한다.공부잘하고순종적인아시안으로커가는임무를다하고자하나,어느날홈스테이로온해솔이라는아이에게1등자리를빼앗기는듯하자각성제까지먹으며공부에집착한다.게다가롤모델인과외선생노아조차방황하며의대를휴학하자클로이는진짜자신이의대에가서의사가되고싶은것인지혼란스럽기만하다.“그냥공부를하고있으면너무죽고싶으니까공부를안하는게인생에도움이되는건아닌가그런생각이드는거”(210쪽)다.

클로이네건너편집에는한인2세문제아엘리가살고있다.부모가모두한국인이고자신도검은머리에검은눈이지만한국인이냐고물으면불쾌한표정을짓는한국말을할줄모르는아이,이른바ABG(AsianBabyGirl).불법체류중인부모는딸을호주에적응시키고자한국말도따로가르치지않았으나이제는한국말한마디못하는아이를데리고한국으로돌아갈수도없고,다만엘리가무사히졸업해일자리를구하고비자로본인들을초청하기만을기다리는처지다.하지만생계에여념없는부모의방치아래커혼자살아남는법을터득해야했던엘리는학교의잘나가는백인아이들과어울리며허구한날파티를하고약을한다.점점머릿속은현실을등지고환각인지모를세계에빠져든다.

열일곱살,아직은“자기이야기가없는”해솔과클로이,엘리는썸머힐하이스쿨에서자기만의서사를쓸수있을까?나자신이누구인지무엇을원하는지무지한시기,타인과세상이궁금하지만두렵기도한때,아주작은것으로살고싶기도죽고싶기도하는시절.“꽃과잎,가지와줄기까지모두독소가가득한나무.만지기만해도독이옮고,잘못들이마시면죽을수도있는”(241쪽)올리앤더나무처럼아름답지만유독한시기를지나는셋은처음부터없었던자기스토리를어떻게만들어야하는지도무지알수가없다.

여성,청소년,경계인,이방인,소수자…
세계를관통하는하이퍼리얼하드보일드성장담

어릴때부터구슬을꿰듯진로를위한스토리를세밀히장착해야하는한국의입시시스템에서쫓기다시피호주로온해솔의눈에이학교는좀이상하다.선행학습이란것이필요없는수업,학원도과외도극성으로여겨지고대학선택도집에서가까운곳위주라니,“공부를잘하든못하든,대학에가든안가든,육체노동이나다른무슨일을하든수영장딸린집에살면서자식을사립학교에보낼수있다면”(159쪽)대학에못갔다고아파트옥상에서뛰어내릴일이없는것이다.한국과호주는날씨만큼모든것이정반대지만“시드니에서자라는한국아이라면누구나겪는,길고긴이야기”(111쪽)는한국의뻔한패턴과다를바없다.

호주조기유학의실상과입시시스템,한인이민자커뮤니티의단면위에세밀하게쌓아올린이소설은현재시드니에거주하고있는작가가취재한탄탄한자료를바탕으로했다.여성,청소년,경계인,이방인,소수자등한국문학이주목하고있는특별한흐름안에서작가특유의시대와호흡하는감각은더욱빛을발한다.풍부한캐릭터와고조되는서사,날카롭게포착된현실묘사등《올리앤더》를통해작가가펼쳐보인이성장담은앞으로확보해나갈그만의문학적영토를기대하기에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