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 : 씩씩한 실패를 넘어 새로운 길을 만드는 모험

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 : 씩씩한 실패를 넘어 새로운 길을 만드는 모험

$16.00
Description
“막다른 길은 새로운 길을 찾을 때라는 걸 알려줄 뿐.
우리 모두에겐 도망칠 자유가 있다”
솔직한 삶의 모험가, 김수민 전 SBS 아나운서의 첫 번째 에세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중 ‘최연소 아나운서’로 SBS에 입사해 세간의 관심을 받고, 아나운서 생활 3년 만의 퇴사와 “배 속에 들어 있는 건 똥뿐인데 결혼한다”는 재기발랄한 결혼 발표로 또 한 번 화제가 되었던 김수민. 주어진 길만을 따라가지 않고 매 순간 자신이 원하는 것을 되물어온 그의 첫 번째 에세이가 마음속에 새로운 기운이 움트는 3월에 출간되었다. 근사한 성취만을 내세우는 세상에서 숨 가쁘게 살다 보면 종종 길을 잃은 듯한 기분에 휩싸인다.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나 도대체 어디로 향하고 있지?’ 하는 의문과 함께. 방향을 잃은 채 하고 싶은 것이나 되고 싶은 모습으로부터 멀어진 직장인의 삶은, 지갑은 비지 않게 만들어줄지 몰라도 정작 몸과 마음을 궁핍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런 순간, 우리 마음속엔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해본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아, 도망치고 싶다.’ 밤낮으로 병원을 들락날락거리며 버티던 아나운서 생활 3년 차, 저자 역시 온 세상이 멍이 든 것처럼 푸르스름하던 새벽녘에 거실 바닥에 앉아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진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일하는 걸까? 나는 무엇이 되고 싶었나?’ 겉보기엔 반짝이고 번듯해 보여도, 유성처럼 궤도를 잃고 떨어지기만 하는 자신의 현재 모습이 ‘실패’한 상태라고 느낀 그는 과감히 퇴사를 결심한다.

이 책은 독자에게 롤 모델이 되어주는 성공한 아나운서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의 씩씩한 실패와 도전이 하나의 레퍼런스가 되어 그와 나란히 선 독자에게 용기로 가닿는 책이다. 우리는 도망이 간절해지는, 크고 작은 좌절의 순간에도 내면의 감정에 귀 기울이기보다 다른 이의 기대나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애쓰고 감내한다. 그런 우리에게 “막다른 길 앞에선 용기 내어 자기 자신을 위해 도망칠 수 있으면 좋겠다”(11쪽)라고 힘주어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용기를 심어준다. 또. ‘도망은 비겁한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의 감정에 충실한 행동이며 자신 역시 기꺼이 실패하고 도망쳤기 때문에 조금씩 원하는 삶의 궤도를 찾을 수 있었다’는 솔직한 고백은, 실패에 대한 마음속 두려움을 깨뜨릴 뿐 아니라 틀에 박힌 성공만을 인정하는 사회의 경직된 잣대를 비튼다.

이처럼 유연하고 진솔한 저자의 삶의 태도는, 진정한 행복과 다양한 삶의 가치를 누릴 자유를 응원하고 긍정한다. 특히 수많은 갈림길 속에서 불안하고 불투명한 시간을 통과하는 또래 여성 독자에게 원하는 삶의 방향을 향해 꿋꿋이 나아갈 용기를 전해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그리하여 “용기가 필요할 때면 언제든 이 책에서 우리가 다시 만나 서로를 위로할 수 있으면 좋겠다.”(259쪽)

삶에 정직하고자 애쓸수록, 성실하게 살수록 우리는 실패를 더 자주 마주한다고 믿는다.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고 따박따박 마음의 소리를 듣다 보면, 누구나 마음과 다른 현실을 직면하고 이내 도망치고 싶은 순간을 마주하게 될 테니까. 그래서 나는 나의 도망이 부끄럽지 않다. 도망치고 싶다는 마음은 언제나 삶의 정직한 나침반이 되어주었으니까. 막다른 길은 새로운 길을 찾을 때라는 걸 알려줄 뿐이다. 막다른 길 앞에선 용기 내어 자기 자신을 위해 도망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에겐 도망칠 자유가 있다._11쪽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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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수민

한국예술종합학교재학중SBS에아나운서로입사했다.열둘부터그렸던그림을그즈음놓았다.스물다섯에는다니던회사를그만두었다.스물여섯에는책《도망치는게뭐어때서》를썼다.글쓰기는시작한첫날도마지막날도알수없어서어렵다.관계로명명된이름을좋아한다.유튜브채널‘수망구’를운영하며얻은애칭‘수망구’,언니,여보,엄마,우리딸.관계에서는한번도도망치거나그만둔적이없다.그덕분에이만큼왔다.

목차

Prologue:엄지발가락들어올리기

CHAPTER1·씩씩한실패
가난했던봄의사직서
아나운서라는현실
슬럼프?아님실패?
퇴사를결심하다
날개
소문
선택을책임지기
그렇게즐겁지않았으니까
긍정파산
팔자가말해주는것
라디오뉴스
멀리서보니다작아보이는게웃기네

CHAPTER2·원하는삶의궤도
자격은만드는것
쌩쇼
사유의정원
쓸모없음을견디는일
시간의주인
현실적인꿈
애기와외계인사이
의미의재정의

CHAPTER3·무언가가될나이
서식지옮기기
누구나옷갈아입을땐잠시나체다
때가되면
수험생
내세상이끝나는기분
욕망
쪽팔려!
가격과가치
편협함
어른과성인의차이

CHAPTER4·완벽하진않아도충분한우리
처음보는남자
삼프터는국룰
진짜로가지고싶은걸가지면그만
누군가의그림자처럼
결혼의이유
사는게별게없어
엄마
사랑받는것
내가그렇게못생겼어?
사랑의능력
메멘토모리
적절한속도
무슨일이있어도내일은온다

Epilogue:내가무너질때마다꺼내읽고싶은글

출판사 서평

물음표투성이세상에스스로느낌표를찍는법
“뻔뻔해져도좋다,자기자신을믿는일에는”

1부‘씩씩한실패’에는퇴사를결심했던순간의진솔한고민들이담담한어조로쓰였다.아나운서로서의삶과스스로되고싶었던모습사이의괴리와함께,실패를받아들이고스스로넘어서기까지의이야기가내밀하게담겼다.일면에서는저자를향해번듯한직장을3년만에그만둔것자체가실패라고손가락질했지만,그는자신에게실패는오히려퇴사직전의불행이었다고털어놓는다.퇴사는더이상실패하고싶지않아서변화를위해내린선택이었을뿐.막다른길에서벽을더듬거리기보다,차라리발걸음을돌려스스로새로운길을찾아도망친것이다.그것이불행한나를스스로구원하는가장확실한방법이었으므로.

내게퇴사는아등바등손에쥐고있던걸놓는일이었다.양손가득욕심껏쥐고손가락사이로빠지는것들을지키기위해애쓰기보다가장가지고싶은것,꼭쥐어야할것만쥐는삶을선택하는게내분수에맞다고생각했다.(중략)내가가장쥐고싶었던것은‘나의’행복,‘나의’일,‘나의’삶이었다._30~31쪽

2부‘원하는삶의궤도’에는스물두살의이른나이부터사회생활을하며깨달은세상의이치와가치있는삶에대한폭넓은사유가담겼다.구체적으로,어떤일을맡을‘자격’,스스로의가치를보여주는‘쓸모’,‘시간’을자유롭게쓴다는것의의미,꿈과현실에대한이야기등다채로운글감으로채워졌다.저자의고유한경험과꾸밈없는문체는독자로하여금공감을기반으로생각의지평을넓힐수있도록돕는다.
이어3부‘무언가가될나이’에서는입사로중단했던학업을퇴사이후에마무리하며새로운진로를찾고다시도전하고욕망하는마음을풀어냈다.진로고민은“앞으로살아갈서식지를고르는일과같으며”(138쪽)나이를불문하고모두에게어려운평생의과업인만큼,저자역시한평생‘서식지’를고르며살아왔다.열두살때부터계속하던미술을스물둘에그만두고,하고싶어했던아나운서일을입사3년만에그만둔것은모두그영역이내게맞는서식지가아니라는판단이들어서였다.잘적응할수있는일을찾고싶은마음옆에당장잘하지않더라도하고싶은일에거침없이도전해보는뻔뻔한믿음을잊지않고챙기기를격려한다.

서식지를몇군데지나고보니돌연변이가되는것보다무서운건살고싶은대로못사는것이었다.정말내게적합한곳인지도알수없는서식지에나를맞추려고애쓰거나,혹은내게익숙한서식지가최선의서식지일거라믿으며안주하기보다원하는곳에서돌연변이로사는것이백번행복한일일지도모른다.돌연변이가될지라도사랑하는서식지에사는것을두려워말자._140~141쪽

마지막으로4부‘완벽하진않아도충분한우리‘에는결혼하고새로운가족을꾸리며깨달은관계에대한다정한통찰이담겼다.엄마아빠,남편과아이그리고10대부터현재까지시간을함께보내고있는반려견과의관계를곰곰반추해보며,사랑과유대속에서결핍이필연적인불완전한존재인개인이충만해질수있는이유를찾아본다.유한한시간속에서서로에게품을내어주고또파고들며살수있는무한한기쁨을말하며,언제까지라도함께하고픈존재들곁에서하고싶은일,되고싶은모습,오늘보다더나은내일을그려보며꽉찬긍정으로마지막4부를매듭짓는다.

나라는하나의존재는많은결점이있다.그런데어떤관계에서나라는존재는충분해진다.혼자있을땐가진게없어보였는데둘이있을땐나도모르게줄수있는것들이많았음을깨닫는다.(중략)관계를통해서엉겁결에나는가진것도많고사랑도할줄아는사람이되는것이다.완벽해서가아니라서로가서로의존재를충분하게만들어주는사이랄까._212쪽

“속도보다중요한건삶의방향이다.나는어떤궤도를그리며살것인가?”
근사한성취를내세우는세상속
더가뿐한삶을고민하는기쁨에대하여

“수민이는빠르다는말을자주듣는다.취업도결혼도출산도또래보다빨리했다는말이다.”(246쪽)저자는책을쓴스물여섯의나이에입사와퇴사,결혼·임신·출산을경험했고,책이출간된현재스물일곱의나이에는육아와살림그리고대학전공인미술과전혀다른분야의학업을병행하고있다.세간에서는그가‘반오십’인생을살면서일군‘빠른’성취에만주목했지만,저자는책전반에걸쳐자신의경험을풀어내며결국인생에서속도보다중요한것은방향이라는점을강조한다.
물론,그에게도빠르게성취하기위해조급해하고괴로워하고스스로를몰아세웠던순간이있어왔다.“무언가가되는것은당시내게무척중요했다.하루빨리나를이사회에서설명할수있는이름을가지고싶었다.이름앞에나를설명할무언가가있어야만,명함비슷한것이있어야지만사회가나를껴줄것만같았다.”(147쪽)하지만불안함과안달복달이던마음끝에남은것은텅빈요령,허무함그리고방향을잃은자신이었다.

속도는상대적이다.사회의기준이나타인과의비교를통해내가빠른지느린지비교하기십상이지만,방향은절대적일수있다.방향은자신이욕망하는것과중시하는가치에따라스스로결정하는것에가깝다.그렇게천천히자신만의궤도를따라걸을때비로소우리는빠르게떨어지는속도에못이겨직진하기만하는유성이아니라균형을잡고돌아가는행성이될수있다.여전히사회는‘빠르고’‘근사한’성취를종용한다.점수나속도로평가되는것들에쉽게압도되고마음속이끝없는비교와불안으로가득해지지만,어쩌면서로다른삶의모양새를고려하지않은천편일률적인기준에스스로를빨리맞추기위해노력하는것보다더의미있고중요한것은,내가어떤궤도를그리며살것인가에대해고민일것이다.저자는책을통해우리가속도보다중요한것은방향과깊이라는것을잊지말기를,모두각자의궤도를따라공전하는행성이되기를격려한다.

무언가가될나이같은건사실없다.그러니조급해하지않아도된다.설사그게내가원하는시기가아니더라도,내가원하는모양이아니더라도,포기만안하면결국엔반드시하게된다.그게무엇이든._149쪽

추천사

어른이뭔지도잘모르면서,일찌감치어른인척을해왔다.이왕이면근사한어른으로보이고싶어서,내게오는기대에부응하려애써왔다.하지만이책을읽으며생각했다.어른이되기위해선오히려무언가를배반할기회가필요한게아닐까.누군가의기대를별수없이실망시킬기회,무엇이든해내겠다는비장한다짐조차왈칵비워낼기회,이뤄낸것에서전속력으로도망칠기회.여전히어른이뭔지는잘모르겠지만,근사한성취만을내세우는세상속에서스스로에게시시해질기회를내어준저자의이야기란어쩐지어른스럽게느껴졌다.자신을보다세세히알게된이앞에서는언제나그런기분이들었다.
-임지은(작가·《연중무휴의사랑》저자)

저자김수민은부단히본인의길을개척해갈고닦아간다.그에게는도전을두려워하지않는대범함도있고끊임없이살아남을방법을모색하는부지런함도있다.이책은살아가는대로생각하지않고생각하는대로살아갈용기를준다.이책을읽는경험이,어렴풋하게알지만애써외면하고있던내면의목소리에귀기울이는기회가되지않을까.평범하지만평범하지않은,이시대를살아가는우리모두의이야기.
-재재(〈문명특급〉PD·방송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