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발명된 신화(큰글자도서) (기독교 세계가 만들고, 시오니즘이 완성한 차별과 배제의 역사)

유대인, 발명된 신화(큰글자도서) (기독교 세계가 만들고, 시오니즘이 완성한 차별과 배제의 역사)

$48.00
Description
박해받던 소수자는
어떻게 가해자가 되었나

고향에서의 추방, 낯선 땅으로의 이산, 2000년 만의 귀환…
‘유대인 신화’에 숨은 폭력과 차별에 관한 가장 통렬한 고발
‘역사상 가장 오래된 증오’, 유대인 문제를 통해 차별과 혐오, 타자화의 논리와 문제점을 고발하는 책. 이 책은 추방, 유배, 이산, 귀환 등으로 요약되는 ‘유대인 신화’는 기독교 세계가 유대인이란 ‘타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생했음을 밝힌다. 또한 기독교 세계의 소수자로 살아가던 유대인들이 박해를 피해 ‘유대 국가’를 세웠지만, 이는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또 다른 차별과 폭력을 낳았음을 지적한다.
〈한겨레〉 국제부 선임기자로 오랫동안 국제 분야를 취재하고, 특히 중동분쟁에 천착해 《이슬람 전사의 탄생》을 쓴 정의길 작가가 시간상으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공간적으로는 유럽과 미국, 러시아, 팔레스타인을 넘나들며 유대인 문제를 치밀하게 분석해냈다. 유대인 문제의 중심에 놓인 소수자 차별과 혐오, 타자화의 문제를 살핌으로써 오늘날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우리’와 ‘저들’의 이분법을 돌아보고, 타자와의 공존을 모색한다는 점이 이 책이 현시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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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소개
리더스원의 큰글자도서는 글자가 작아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에게 편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책 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아 드리고자 합니다.
저자

정의길

〈한겨레〉국제부선임기자.국제부,정치부,사회부등을거쳐오피니언넷부문및국제부문편집장으로일했다.현재〈한겨레〉에‘지정학의풍경’‘정의길칼럼’등을쓰고있다.
연세대학교를졸업하고,세계은행장학생으로1999~2001년미국럿거스대학교와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공부했다.저서《지정학의포로들》《이슬람전사의탄생》《뜨거운지구촌》,논문〈아시아외환위기때의자본통제논쟁〉등을썼고,역서로는《부시가문의전쟁》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유대인문제를통해읽는‘우리’와‘저들’의이분법

1장이스라엘의기원
:고대이스라엘주민은가나안주민과는다른족속이고,가나안을정복했나?
2장성서의기원
:고대이스라엘주민들은유대교를믿었고,성서는고대이스라엘에서쓰였나?
3장유대인추방의신화
:유대인은팔레스타인에서추방돼서,지중해전역으로이산됐나?
4장유대인공동체의형성과확산
:유대인공동체는어떻게퍼져나갔나?
5장유대인정체성의탄생
:유대인은‘고리대금업자’를강요받았나,선택했나?
6장게토의유대인,궁정의유대인
:유대인은왜멸시와질시의대상으로양분됐나?
7장유대인음모론의확산
:로스차일드가문은어떻게음모론의원조가됐나?
8장유대인음모론과근대의반유대주의
:유대인음모론의최고봉《시온의정서》는어떻게홀로코스트까지이어졌나?
9장포그롬과아슈케나지유대인의부상
:동유럽유대인들은어떻게유대인의주류가됐나?
10장미국의유대인
:미국은어떻게유대인의새로운조국이됐나?
11장시오니즘
:서구기독교문명세계는어떻게시오니즘을만들었나?
12장팔레스타인땅과그주민
:팔레스타인주민은누구이고,그땅은비어있었나?
13장이스라엘의건국과아랍의방기
:왜팔레스타인국가수립은좌절됐나?
14장중동분쟁과이스라엘의우경화
:왜이스라엘-팔레스타인분쟁은협상이거듭될수록악화되나?

에필로그이스라엘과유대인,그리고미국
주석

출판사 서평

기독교문명세계가만든‘유대인신화’

유대인에게는하나의신화가따라다닌다.고대팔레스타인땅에이스라엘통일왕국을세워영광을누렸지만,로마에의해추방된뒤낯선땅에흩어져살면서많은차별과박해를당하고,2000년만에마침내고향으로돌아와‘유대국가’를건설한민족이라는신화다.
이책은유대인에대한이런신화들을낱낱이해체한다.성서에기록된다윗과솔로몬의이스라엘통일왕국은궁벽한산악부족국가에불과했고,로마가생산자이자납세자인유대인들을대거추방할이유가없을뿐더러이를뒷받침할증거도없으며,유대인들이흩어져사는것은애초에다양한지역에살던토착주민들이유대교로개종한결과다.
이처럼역사적사실과부합하지않는신화는,기독교문명세계가유대인을박해하는과정에서만들어졌다.“만약유대인이존재하지않는다면,반유대주의자가유대인을고안해낼것이다.유대인은반유대주의가만든다”라는철학자장폴사르트르의말처럼,기독교문명세계는‘우리’기독교도를더욱단단히결속할목적으로유대인이라는타자를발명했다.기독교문명세계는유대인을‘예수를거부한죄로저주받고,천한신분으로떨어진자들’로규정했고,그들에게예수의재림과세상의구원이라는기독교교리의승리를목격하는증인의역할을부여했다.
유대인들도자신들이고향에서‘유배’됐다고주장했다.그들은기독교세계내의소수자로겪는고난에종교적의미를부여하기위해,유배를“여호와께서그사랑하는자들을징계”(잠언3:12)하는것이자자신들의‘선택된’지위에대한확인이라고믿었다.“예루살렘에서추방된사람들의후손임을주장하는것은아브라함,이삭,야곱의자손에속하는것이고,이는‘선택된백성’의일원이되는데에필수적이었다.”(94쪽)
차별이가져온유대인해방,해방이불지핀반유대주의

주로종교적차원에서이뤄지던분리와배제는기독교세계의사회경제적변화에따라새로운양상을띠게됐다.‘유대인=고리대금업자’라는이미지가이를단적으로보여준다.
유대인들이고리대금업에종사한데는크게두가지이유가있다.첫째,중세기독교는이자수익을부정한것으로간주했기때문에‘기독교세계내의타자’인유대인들이이역할을맡았다.둘째,유대인공동체가소수자의생존전략으로채택한율법교육때문에문해력을갖추게되면서유대인들은자연스럽게금융,교육등의분야에진출했다.
‘유럽의기독교봉건세계는유대인을배제하는차별을했으나,이는사실유대인을그속박에서해방시켰다’는역사학자맥스디몬트의지적은의미심장하다.유대인은게토에유폐되어군중속에모습을드러낼수없고,기독교도가혐오하는직업만가질수있는등봉건체제에서차별받고배제되는존재였으나,역설적으로그랬기에기독교도농민들이겪던봉건체제의억압에서벗어나도약할수있었다.차별과멸시속에서도일부유대인은유럽의궁전에서재정과군수조달을책임지는‘궁정유대인’으로성장했다.나폴레옹전쟁당시유럽각국의채권발행과인수업무를맡았던로스차일드가문은막대한부를쌓은것은물론이고,유럽의‘6왕조’중하나로불릴만큼정치적으로도막강한권력을행사했다.
하지만소수유대인의성공이뿌리깊은유대인문제를해결할수는없었다.오히려비천한존재여야할자들이현실에서는부와권력을쥐고있다는기독교도들의반감을불렀다.경제공황,혁명,전쟁등이세계지배를위한유대인들의음모라고주장하는《시온의정서》가널리유포됐다.
민족주의와인종주의도반유대주의에불을지폈다.통일전후로민족주의가고양된독일은게르만민족의우월성을강조하기위한비교대상으로유대인을선택했다.1차대전에서진이유가유대인이‘등에칼을꽂아서’라는주장이퍼졌고,‘열등한인종’유대인을말살하려는홀로코스트까지벌어졌다.러시아에서도유대인40명이사망하고,3000여명이다친오데사포그롬을시작으로민스크,바르샤바,엘리자베트그라드등에서유대인박해사태인포그롬이연달아발생했다.

피해자였던유대인,가해자가되다

반유대주의의기승은유대인들에게‘현지동화는불가능하다’는생각을심어줬다.테오도어헤르츨등의유대인은팔레스타인으로귀환해‘유대국가’를세워야한다는시오니즘운동을전개했다.팔레스타인을식민화해자신들의세력권으로만들려던영국은유대인이자신들의중동지배에유용할것으로판단해시오니즘운동과손을잡았다.특히영국은밸푸어선언을통해팔레스타인에서의유대국가건설을지지했는데,이는서구기독교세계가만든유대인문제를중동으로수출하는일이었다.
우여곡절끝에완성된‘유대국가’이스라엘은오랫동안인종주의의피해자였던자신들이인종주의를내세워팔레스타인주민들을차별하는모순에봉착했다.이스라엘시민권을가진아랍계주민들의축출을공식적으로요구하고,인종주의범죄로유죄선고를받았던이타마르벤그비르가치안장관으로임명되는곳이오늘날의이스라엘이다.유대민족주의와함께사회주의적이상을내세웠던건국의주류들은1970년대부터팔레스타인과의평화협상을추진했지만,이에대한내부반발로실각했다.
그후로진행된팔레스타인과의평화협상시도는큰성과를거두지못했고,‘이스라엘은유대인의국가’라고선포한베냐민네타냐후총리의재집권으로이스라엘의우경화가완성됐다.벤그비르와네타냐후가손을잡은지금의이스라엘은팔레스타인과의평화협상을추구할의지도능력도없다.

“인종주의광기때문에집단수용소에서죽어간이들의피와뼈로세운이스라엘은인종주의범죄경력이있는인물이치안장관이되는현실에직면하고있다.유대인과이스라엘을둘러싼역사는잔인한역설이다.”(444쪽)
‘인종차별의원형’으로한국사회의차별을읽다

‘역사상가장오래된증오’이자‘인종차별의원형’(철학자크리스티앙들라캉파뉴)인유대인문제를들여다보는일은인류사에서항상존재해온차별이왜탄생하고어떤논리로작동하는지,차별을해소하려면무엇이필요한지를이해하는일이다.
이책이시의적절한것은한국에도다양한소수자차별과혐오가존재하기때문이다.‘유대인’을여성,장애인,성소수자,이주노동자등의단어로바꾸면유대인문제를낳은타자화의논리,‘우리’와‘저들’을구분짓고차별하는행태는그대로한국사회의현실이다.특히외국인,타문화에대한차별은반유대주의처럼인종주의로나타나기쉽다는점에서한국사회에도의미하는바가크다.당장대구에서는이슬람사원건립을둘러싼갈등이2년동안이어지고있으며,일부주민들은이슬람에서금기시하는돼지머리를골목에두거나바비큐행사를벌이기도했다.“한국사회에는지금‘우리’와‘저들’의구분이없는가?”(18쪽)라는저자의질문이아프게다가오는대목이다.
‘혐오’가가장뜨거운화두인시대에발간된《유대인,발명된신화》는한국사회에존재하는‘우리’와‘저들’의이분법을넘어서려는이들에게좋은지침서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