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우, 한글을 사랑한 괴짜 의사 - 한겨레 인물탐구 9 (양장)

공병우, 한글을 사랑한 괴짜 의사 - 한겨레 인물탐구 9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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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겨레 인물탐구 시리즈 9권. 우리나라 최초의 개인 안과 ‘공안과’를 세운 의사이자 세벌식 자판을 개발한 한글 타자기 발명가였던 공병우의 개성 있는 삶을 그렸다. 열정과 고집으로 똘똘 뭉친 공병우의 삶은 그 자체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장 인간적이며 개성 있는 삶의 궤적을 그리고 간 공병우의 전기가 어른, 어린이 모두에게 매력 있게 읽히는 이유이다.

합리성과 속도는 공병우 삶의 핵심 키워드이며 타자기의 본질적인 가치이기도 하다. 그가 타자기로 성공을 거둔 데는 규격과 속도를 최우선으로 전후 사회 기틀을 만들던 시대상과 큰 관련이 있다. 타자기 광고나 타자 대회 등의 일화로 당시 우리나라 사회상을 살펴보는 것은 이 책의 또 다른 재미이다.

공병우의 삶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미덕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일 것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혼자 힘으로 의사가 되고, 피나는 노력 끝에 안과 의사로 성공한 이후에도 새로운 세계에 뛰어들어 타자기와 한글 자판 연구에 쏟은 열정은, 그 결과물과 별개로 적지 않은 울림을 준다.
저자

김은식

1973년충북음성에서태어나대학에서정치학과사회학을공부했다.월간'우리교육과'인터넷신문'오마이뉴스'를비롯한여러매체에글을썼다.라디오에서한국프로야구선수들을재조명하는'야구의추억'을방송했고,현재는EBS,'초암논술아카데미','풀로엮은집','한겨레문화센터'에서글쓰기강의를하고있다.역사,인물,음식,문화등폭넓은공부를계속하면서우리시대다양한사람들의삶으로부터빛나는이야기를찾아다채롭게소개해왔다.여러권의책과방송을통해독립운동가들과그자손들의생생한목소리를전하는일에도힘을쏟아왔다지은책으로'이회영,내것을버려모두를구하다','장기려,우리곁에서살다간성자','야구의추억','해태타이거즈와김대중','두산베어스때문에산다','씨앗을부탁해'등이있다.

목차

지은이의말

1.고집쟁이시골소년,의사가되다
외양간바닥에서태어난팔삭둥이
가슴에품은꿈
졸업장하나없는의학박사

2.두번째도전,발명가
한글을만나다
그래,내가직접만들어보자
실용적인한글타자기의탄생

3.타자기에바친삶
전쟁과타자기
타자기사이의삶과죽음
한글타자기열풍이불다

4.끝없는도전잘못된일에맞서싸우다
민주적이고과학적인표준을세우기위하여
모두를이롭게하는삶

고집불통괴짜발명가의멋진삶

출판사 서평

고집쟁이시골소년,의사가되다
공병우는1907년평안북도한시골마을에서태어났다.죽을고비를넘기고귀하게자라어려서부터고집도세고욕심도많았다.학창시절에는선배한테대들며칼부림도하고,보란듯이학교를비판하는글을발표하는‘트러블메이커’였다.농업학교2학년때일본인교장선생님의권유로의학도의길을찾아,독학으로평양의학강습소에입학했다.공병우는기세를몰아의학강습소를졸업하기도전에의사자격시험을통과한다.열세살때보통학교1학년에입학해스무살에의사가되었으니7년만에초,중,고등학교과대학과정을모두끝내버린셈이다.물론졸업장은한장도받지못했다.
의사가된뒤에도도전은계속됐다.공병우는의사로서누릴수있는편안한삶을버리고경성의전에견학생으로들어가병리학을연구했다.특유의끈기와열의로연구에파고든그는망막질환에대한논문으로나고야대학박사학위까지받았다.우리나라의학박사를손으로꼽을수있을정도였던시절이었다.1938년공병우는서울안국동에‘공안과’를열었다.우리나라최초의개인안과병원이었다.

타자기와한글연구에일생을바치다
젊은의사공병우는그무렵독립운동가이극로선생으로부터한글을처음접한다.일제강점기에서른평생을보낸그는한글을제대로배운적이없었다.줄곧일본어로교육을받았고,더욱이의학을공부하면서는한글로된책이나글은접해보지못했다.한글로우리민족이글눈을뜨고문화의힘을기를수있다는이극로선생의말에자극을받은공병우는곧장한글을배워활용하기시작했다.눈병예방안내문을한글로만들어나누어주고,한글로시력검사표를만들기도했다.또,일본어로쓴안과학교과서를우리말로옮겨펴내기도했다.타자기에관심을가지기시작한것도그즈음이다.
당시영문타자기는국내에꽤들어와있었지만,한글타자기는구경하기힘든시절이었다.앞서개발된한글타자기는속도가느리고불편해실용화에실패했다.영어와전혀다른한글의생성원리를타자기에반영하지못한탓이었다.공병우는병원일도제쳐놓고밤낮으로연구에매달린끝에‘세벌식쌍초점한글타자기’를세상에내놓는다.공병우타자기는정부기관과미군청에서쓰기시작해한국전쟁이후에는일반기업과개인들에게까지널리보급된다.1960~70년대산업화의물결이한국사회를뒤흔들던분위기와맞물려타자기는날개돋힌듯팔려나갔다.공병우는사업가로서도큰성공을거두었다.

타자기사업에손을떼고안과의사로돌아갔던공병우를학글학계로다시불러낸것은1969년에있었던정부의‘자판표준안’발표였다.평소잘못된일이라면쓴소리를아끼지않는공병우가눈엣가시였던정부는,가장보편적으로쓰이던공병우타자기를배제하고비합리적인네벌식자판을표준안으로내놓았던것이다.공병우와각계전문가들은일제히정부를비판하고나섰지만정부는힘과권력으로그들의손과발을묶었다.1983년에다시두벌식자판이표준안으로채택되면서세벌식자판은세상의관심에서멀어져갔다.
공병우는포기하지않고세벌식자판보급에힘쓰며,전동타자기.점자타자기발명,워드프로세서개발,한글연구기관설립,서체개발등한글기계화를위해지속적인노력을기울였다.또한편으로는소외계층의시각장애인들에게개안수술을해주고장애인의자립을돕는등사회사업에도적극적으로참여했다.

공병우의삶이우리에게준것들
1995년공병우가세상을떠나며남긴말은‘내무덤을만들땅에차라리콩을심어라.’였다.겉치레를싫어하고효율과실용성을중시하던그의성격이보이는대목이다.1950년대미국여행을하고돌아와집안구조를실용적으로만들겠다며문턱을모두없애고부엌과안방사이벽에큰구멍을냈다는일화도잘알려져있다.그고집과개성이당시에는얼마나괴짜처럼보였을지상상이가고도남는다.
합리성과속도는공병우삶의핵심키워드이며타자기의본질적인가치이기도하다.그가타자기로성공을거둔데는규격과속도를최우선으로전후사회기틀을만들던시대상과큰관련이있다.타자기광고나타자대회등의일화로당시우리나라사회상을살펴보는것은이책의또다른재미이다.
공병우의삶이우리에게주는가장큰미덕은현실에안주하지않고끊임없이도전하는자세일것이다.열악한환경속에서혼자힘으로의사가되고,피나는노력끝에안과의사로성공한이후에도새로운세계에뛰어들어타자기와한글자판연구에쏟은열정은,그결과물과별개로적지않은울림을준다.여든살이넘어워드프로세서와서체개발에몰두했던백발의청춘이어린이들에게건네는이야기의속살이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