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아웃 - 높은 학년 동화 30

블랙 아웃 - 높은 학년 동화 30

$12.01
저자

박효미

전남무안에서태어나고자랐다.우리사회와일상에서일어나는일들을정면으로바라보며어린이들과나누고싶은이야기를동화로쓰고있다.그동안《일기도서관》《길고양이방석》《노란상자》《오메돈벌자고?》《학교가는길을개척할거야》《학교가문을닫았어요》들을썼다.

목차

첫째날
둘째날
셋째날
넷째날
다섯째날
여섯째날
일곱째날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숨막히는블랙아웃7일간의기록
먹고싸는것과의전쟁이시작됐다!

『블랙아웃』은수도권소도시에서일어난일주일간의이야기이다.첫째날부터일곱째날까지,만하루동안의이야기가각장을이루도록구성했다.한정된시공간에서벌어지는일련의사건들이치밀하게묘사되며긴장감을높인다.주인공은초등학생동민이와중학생누나동희.부모님이해외출장으로집을비운사이일어난초유의정전사태는두아이를예상치못한상황속으로끌고간다.

유례없는폭염이지속된여름어느날,갑작스런정전이도시를덮친다.첫째날,도로는곧바로마비되고상점들은영업을포기한다.손에달고다니던휴대전화도무용지물.통화도검색도안되는시간들이답답하기만하다.아이들은저녁9시의칠흑같은어둠이낯설다.

둘째날,아파트의비상전력은금세동나엘리베이터가멈추고비상등이꺼진다.땀을흘리며아파트꼭대기층을오르내려야하는동민이는15층공중에살고있다는사실이새삼스럽다.무더위는기세를멈출줄모르고,지친어른들은으르렁대기시작한다.

셋째날,물과가스가끊긴다.전국에휴교령이내려지자아이들은들뜬다.사람들은광장에모여‘곧정상화예정’을반복하는긴급뉴스를듣는다.물과먹을것을구해야하지만대형마트는단축영업을하고,도시의모든상점들이일제히문을걸어잠근다.그래도아이들은믿고있다.익히들은대로,아이티강국대한민국의기술자들이이사태를곧해결할거라고.

넷째날,먹고싸는것과의전쟁이시작됐다.도시의모든화장실에서오물이넘치기시작한다.마트에서생필품을사는일도만만치않다.줄을서고,기다리고,비싼가격을감당해야한다.하지만어렵게구입한물건들마저날치기당한동희와동민.그누구도,코앞에있던경찰마저도자신들을보호하지않는다는사실을깨닫고아이들은달라지기시작한다.

다섯째날,도로에서차들이완전히사라진다.하수구가역류하고거리는쓰레기로넘쳐난다.소방서에서물을배급받기위해줄을서야한다.전기가끊긴원인도,사태의추이도정확히알수없는사람들은불안하기만하다.상황이악화되자일부어른들은이기심의밑바닥을드러낸다.이웃집진수엄마는빚을갚으라며동민이네집에남아있던쌀포대를빼앗아간다.

여섯째날,당장먹을물과음식을구해야만한다.동희와동민이는교회에서물을나눠준다는소문을듣고찾아가보지만문전박대당한다.비밀리에영업중인상점을수소문해생필품을구해보지만그마저도곧강탈당한다.세상은호락호락하지않다.모든물자와정보는공유되지않는다.아이들은,아이들이기때문에빼앗기고외면당한다.

일곱째날,시민들의불안은극에달한다.아파트관리사무소에모여불만을터뜨리던사람들의발걸음은자연히마트로향한다.삼삼오오몰려가던대열은순식간에눈덩이처럼불어난다.그리고마트를호위하는경찰과대치하게된다.사람들은무력으로마트에진입하고,닥치는대로쓸어담고부수는‘폭동’이일어난다.찌는더위와어둠,그리고분노의소용돌이한가운데서비가내리기시작한다.그순간거짓말처럼전기도다시들어온다.

일주일동안연속적으로일어나는사건들은모두동민이의경험과시선으로그려져있다.부모없이홀로남은동희,동민이남매는자신들이처한상황을회피하거나떠넘기지않고정면으로맞섰다.어린이의시선으로,일그러진우리사회의면면을들여다볼수있는것은그덕분이다.

이이야기에는동민이가집으로데려온길고양이에피소드가또하나의중요한축을이루고있다.어미를잃고홀로남겨진길고양이새끼는아이들의처지를잘투영한다.동민이는불안한생명을이어가는새끼고양이에게서약하고무력한자신의모습을본다.책임질수없어고양이를다시길로내보내지만,책임질수밖에없어다시데리고오는동민이.고양이가결국죽었을때,동민이는세상을향해분노한다.

어린이눈에비친우리사회의일그러진자화상

이책을쓴동화작가박효미는『일기도서관』『길고양이방석』『말풍선거울』『노란상자』들을쓴‘인기작가’이다.그동안저학년부터고학년까지어린이들의일상과관심사에밀착한풍성한소재와참신한이야기로많은사랑을받았다.그가탄생시킨주인공들은늘만만치않은세상과맞닥뜨리지만,특유의당당함과발랄함으로세상과맞선다.『블랙아웃』도그연장선에있다.『오메돈벌자고?』의먹고사는일의자기주체성과『박순미미용실』에서보여준시의성있는사회문제에대한관심또한『블랙아웃』에잘나타나있다.

우리가직면한에너지문제를이보다더날카롭게그려낼수있을까.전기는우리를둘러싼환경,그이상이다.전기는‘먹고싸는’원초적인문제의바탕이고,경제와교육과안전의동력이며,도시민의삶자체라는사실을이책은말하고있다.원자력발전소와송전탑의안전문제와건설을둘러싸고갈등이계속되고있지만뾰족한대책은아무도가지고있지않다.더이상전기절약이해답은아닐것이다.이책은에너지문제를사회구조적인문제로확장할것을독자들에게청하고있다.

완벽하다고믿었던세상이무너지기까지는고작며칠.비상사태를어떻게헤쳐나가야하는지아이들은학교에서도책속에서도배운적이없다.그런아이들눈에비친세상은어처구니없이낯설고,비상식적이다.물한통에양심을버리는어른들,본분을잊고시민과대치하는경찰들,뭉치고편가르는무리들,몇마디말로여론을잠재우려는정부…….어딘가익숙한,우리사회의뼈아픈자화상이다.

『블랙아웃』에는무리한설정도,판타지도없다.가장섬뜩한것은당장오늘이라도,바로우리주변에서똑같은일이일어난다해도이상할것없다는사실이다.올여름그어떤괴담보다우리의간담을서늘하게할이야기『블랙아웃』을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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