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외인종 잔혹사 :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열외인종 잔혹사 :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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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느 순간 우리 머리가 양머리로 변한 거야.
믿기 힘들겠지만 사실이 그래.”

tvN 〈아르곤〉, OCN 〈모두의 거짓말〉
《메이드 인 강남》 주원규 세계관의 시작!
“문학과 오락의 경계선 위에 대자로 누워버린 파렴치한 정체성”
_심윤경(소설가)

“웃기는 소설이다. 아니, 웃겨서 더욱 잔혹한 소설이다.”
_김별아(소설가)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열외인종 잔혹사》 개정판 출간!

제14회 한겨레문학상 당선작 주원규의 《열외인종 잔혹사》이 개정판으로 다시 찾아온다. 1996년 제정된 한겨레문학상은 심윤경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윤고은의 《무중력 증후군》, 최진영의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장강명의 《표백》, 강화길의 《다른 사람》, 박서련의 《체공녀 강주룡》, 강성봉의 《카지노 베이비》 등 한국문학의 새로운 지형도를 그린 작품들을 선보이며 오랜 시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열외인종 잔혹사》는 2009년 당시 심사위원들에게 “거침없는 문체와 발랄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총체성을 빚어냈다” “이야기를 잔뜩 가진 낯선 작가가 나타났다”는 평을 받으며, 210여 편의 경쟁작을 물리치고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이 소설은 11월 24일 하루 동안, 퇴역군인 장영달, 노숙자 김중혁, 외국계 제약회사 인턴 사원 윤마리아, 게임을 좋아하는 청소년 기무, 네 인물이 우연히 코엑스몰에 모여 양머리 탈을 쓴 집단들과 벌이는 소동을 그렸다.
저자

주원규

1975년서울에서태어났다.주로현대정치와밀교에대한관심을갖고서그에대한글쓰기를즐겼으며,건축평론가로도활동하고있다.현실과상상의괴리를표현하는팩션에대한그의관심과열정은남다르다.서울산업대공학대학원을중퇴하고총회신학연구원(M.div.equ)과그리스도대학교대학원(Th.M)에서신학을공부했으며,현재는제도와금권으로부터의자유를추구하는건물없는교회(nomadchurch)를운영하고있다.최근에는영등포역근처24시간숙박용다방에틀어박혀80년대를풍미한홍콩느와르비디오를시청하거나극소수의지인들과이곳저곳을떠돌며성서를강독하는일로소일하고있다.발표작으로14회한겨레문학상수상작인'열외인종잔혹사'(2009)와'천하무적불량야구단'(2010)등이있다.'젊은예술가의초상','무력소년생존기','망루','시스템'등의소설이있으며'민중도때론악할수있다'란평론집,'황홀하거나불량하거나','성역과바벨','땅의예수하늘의예수:산상수훈강독'등이있다.

목차

제1부11월24일
제2부최악의도시
에필로그

작가의말
개정판작가의말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욕망의공간에서벌어지는비루한것들의카니발

칠순을넘긴나이에도노익장을과시하며야외시국강연을즐기는퇴역군인장영달,늘술에절어있는노숙자김중혁,외국계제약회사인턴사원으로일하는윤마리아,고등학교에진학하지않고게임에빠져있는열일곱살기무.이네명은11월24일,우연히도각각의사정으로비슷한시간에코엑스몰에모이게된다.장영달은윤마리아와약속한건강의약헬스식품‘헬스큐’의임상체험고객아르바이트를위해,김중혁은광록이벌인용산역의노숙자집회후에도망치다가삼성역코엑스몰로오게된다.기무는게임머니2만포인트가걸린리얼서바이벌이벤트‘최악의쿠데타’에참여하기위해,윤마리아는정규직인사권을가진데이비드교(다윗말세교회)의본부장론의카니발을쫓아서코엑스몰에온다.오후4시,갑자기코엑스몰안은아수라장이된다.불이꺼지면서손에총을쥔,검은연미복차림에양머리인형을뒤집어쓴복장의무리들이나타난것이다.그들은코엑스몰에모여있던일반인들을푸드코트쪽으로모두몰아넣고인질극을벌인다.그상황에서네명의주인공은모두다른관점으로이사태를받아들인다.장영달은옥선녀의점괘를떠올리며좌익빨갱이집단의출현으로,김중혁은노숙자친구광록이말한《격암유록외전(外傳)》에등장한메시아로,윤마리아는인질극을본부장론이속한데이비드교의‘양머리카니발’로,기무는게임업체에서마련해놓은리얼서바이벌이벤트‘최악의쿠데타’로.그리고얽히고설킨네명의열외인종잔혹사가시작된다.

지독하게웃긴,그러나슬픈잔혹극
서울이라는폐허에대한잔혹하고도흥미로운기록

《열외인종잔혹사》는우리사회의어두운측면을열외인간넷을통해잘형상화하고있다.무공훈장을단군복을입고탑골공원에서시국강연을펼치는극우노인장영달.코엑스몰용역회사에서설비기사로일하다가해고당하고점심무료급식배급을찾아다니며서울역역사에서노숙자생활을하는김중혁.명품같은짝퉁을애용하며,미국어학연수도다녀오고취업에도움이될만한자격증은다취득했지만,아직외국계제약회사인턴사원인윤마리아.여자친구와거리낌없이걸쭉한(?)대화를나누고학교를중퇴하고는피시방에서시간을보내는열일곱살청소년기무.이들은멀리있는다른세상의사람들이아니라,우리주변에서흔히볼수있는사람들이다.따라서이소설은그들의이야기이면서,동시에지금을살고있는우리들의슬픈이야기다.

이소설은11월24일하루라는짧은시간동안,동시다발적으로곳곳에서벌어지는일들이결국코엑스몰이라는한장소로모아지고거기서일어나는사건을다루고있다.시간순서에따라교차되는네인물의이야기를읽다보면,작가가각각의시간과장소에서일어나는일들을촘촘히구성해하나의장소에서만날수있도록사건을만들었다는것을알수있다.네명의주인공들은서로기억하지못하지만,다른상황과장소에서우연히마주친다.지하철안에서만나는장영달과기무,용산역피시이용실에서의김중혁과윤마리아의만남,코엑스몰푸드코트에서의제약회사실험아르바이트로만나는장영달과윤마리아,압구정맥도날드에서콜라와햄버거를나눠먹는기무와윤마리아까지.이소설의치밀한구성이돋보이는대목이다.

이작품은코엑스몰이라는욕망의상징공간에서벌어지는게임같은이야기를통해경쟁과착취,혼돈과모순속에서바로우리들이‘열외인간’이며,지독한경쟁에서승리한사람들조차‘열외인간’을벗어날수없다는사실을말하고있다.결국우리가사는현실속에서는승자도패자도모두‘열외인간’이되고만다는것.모든일이하나도일어나지않은것처럼되어버리는신기루같은결말또한현실을바라보는색다른시각을담고있다.마치한바탕뜨겁게달아올랐지만끝나고나면아무것도남지않는카니발을연상케하는소설이다.

추천사

가상현실과착종된어처구니없는서바이벌게임의희극이자본주의의상징적건물안에서벌어진다.그런데게임은어디까지나게임일뿐,게임을통해현실은결코전복될수없다.도리어그게임안에서도열외인간들(극우수구파,노숙자,백수,비정규직)의현실적입장은극명하게부각될뿐이다.이것이바로한국사회의끔찍한지옥도(地獄圖)이다.이지옥도를유쾌하면서도재치있는언어로속도감있게그려낸것이《열외인종잔혹사》가뿜어대고있는소설의매력이아닐수없다.그렇다.한국문학사에또하나의기억할만한‘유쾌한지옥도’의서사가등재되는순간이다._고명철(문학평론가)

때때로현실은코미디보다더한코미디다.너무웃겨서기가막힌다.숨이가빠입을벌려도웃음이아닌신음소리가터져나온다.구시대의퇴물들이벌이는입맛쓴헛소동,희망없는신세대의오두방정좌충우돌,신(新)카스트시대의천민들이벌이는밥그릇쟁탈전,난세일수록전염병처럼창궐하는거짓종교의헛된믿음까지.그토록웃을수조차없을정도로웃기는세상이소설속에고스란하다.《열외인종잔혹사》는웃기는소설이다.아니,웃겨서더욱잔혹한소설이다._김별아(소설가)

《열외인종잔혹사》를읽는동안내면에서깨어나는낯선인격들과만나는듯한기시감을느낀다.매혈로생계를꾸리는노숙자,정규직을꿈꾸는임시직노동자,서바이벌게임에몰입하는청소년이낯익고정겹다.그들이욕망의집결지인거대쇼핑몰에서양머리집단과빚어내는폭동의해프닝은그러므로개인의내면,집단무의식의밑바닥에서출렁이는분노와불안충동을선연하게드러내보이는효과가있다._김형경(소설가)

다시수상한계절이찾아왔다.참을수없는고통과분노가여기저기서들려온다.프로이트의말을빌리면,“사회가강요하는좌절을더이상참을수없을때사람들은정신질환에걸린다”라고했다.그렇기에《열외인종잔혹사》는지금의기록이다.이작품은소설적으로뛰어난기술이나장치를보여주지않는다.다만일그러지고뭉개진인물들을여과없이보여주고있다.등장인물들은하나같이과장되고,프로이트식으로말하자면,정신질환자다.그러나이는불편한현실의모습이다.우리는이작품을통해현실에대한새로운풍자가가능할지가늠해볼수있을것이다._박성원(소설가)

우리가아는도시는이소설에존재하지않는다.서울은이제기묘하고낯선마콘도로재탄생한다.그러니까이소설은서울이라는폐허에대한잔혹하고도흥미로운기록이다._손홍규(소설가)

문학과오락의경계선위에대자로누워버린파렴치한정체성부터,《열외인종잔혹사》를읽는내내어안이벙벙했다.코엑스몰에서벌어지는살육극이라는게임적인설정안에미래가보이지않는현시대인의다각적인삶의얼굴을녹여낸작가의솜씨가만만치않다._심윤경(소설가)

이것은일종의테러소설이다.9·11이미국의상징이던쌍둥이빌딩을무너뜨렸다면,11·24는자본주의의타지마할인코엑스몰을아수라장의카니발로내몬다.《열외인종잔혹사》에는개인을사육하는시스템에대한울분,세속도시에대한분노가문장곳곳에갈무리되어있다.게다가이소설은전통적소설문법을유린하는문학적테러까지감행한다.숨돌릴틈도없이절정으로치닫는구성,결정적인순간에토해지는너스레,우발적이고불확정적인사건전개는한국소설에대한기존관념을뒤흔든다.이소설을읽고당혹스러웠는가?그렇다면당신은이소설을제대로읽은것이다.
_오창은(문학평론가)

혼돈으로가득찬난동과봉기의장소가코엑스몰이라는것은대단히상징적이다.바벨탑은언젠가무너지게되어있다.열외인간들이뿜어내는생기있는방언과행동주의는한국소설에서의그로테스크리얼리즘의잠재력과가능성을여실히보여주고있다._이명원(문학평론가)

《열외인종잔혹사》는혁명의소요에말려든‘열외인간들’의무용담이다.극우파퇴직군인,정규직을꿈꾸는명품족여성,게임에청춘을파묻어버린백수청년,그리고노숙자가그들.그러나비극적인것은,이21세기형신종열외인간들이반란을꿈꾼적도없고,그들을둘러싸고벌어지는일들의실체가무엇인지도모른다는것.혁명을일으킨양의무리들은거대한자본주의메커니즘에갇혀버린이시대의왜소하고무력한개인들이다.혁명의꿈조차‘망상’에차압당하고개인의목소리는거대한권력과미디어의음모에압살당한우리시대를통렬하게풍자한《열외인종잔혹사》는그리하여지독하게웃긴,그러나슬픈잔혹극이다._정은경(문학평론가)

이야기를잔뜩가진낯선작가가나타났다.이제그의이야기를들어보자._최인석(소설가)

종말론적분위기를자아내는인물들의발작적행위들은우리현실의‘잔혹성’과맞닿아있다.군복노인의편집증적‘애국심’,컴퓨터게임에서현실로(자연스럽게)흘러나오는청년의치명적인놀이,중년노숙자의외전(外傳)적예언으로의이끌림,젊은여성의정규직에대한과도한집착등이그렇다.이러한삶의단면들에서동시다발적으로분출하는사건들이우리사회의어두운밑그림으로수렴되어간다.그리고‘최악의쿠데타’로폭발한다.거침없는문체와발랄한상상력이새로운형태의‘총체성’을빚어내고있다._황광수(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