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 : 뒤흔들거나 균열을 내거나

낯선 사람 : 뒤흔들거나 균열을 내거나

$16.80
Description
“인생은 ‘원 히트 원더’,
우리는 가장 빛나는 순간을 좇으며 산다”
단 한 번, 그러나 절대 사라지지 않을 절정의 순간을 산 사람들

부도덕함에 대항하는 부도덕함, 칠순의 포르노스타
극도로 존경받고 극도로 미움받는 도발적인 소설가
불순한, 그러나 미학적인 독재자의 치어리더
누구도 입에 올리기 쉽지 않은 패션계의 볼드모트
파킨슨병을 냄새로 아는 슈퍼파워의 소유자

낯설고 비범한 스물여섯 명의 삶과 매력

《낯선 사람》은 희미해져가는 물건, 사람, 사건을 수집하는 작가 김도훈의 신작으로, ‘충격적이고 매혹적인 인물들’에 대한 ‘김도훈 식 재치있는 소개와 해석’이다. 완벽히 낯선 사람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탁월한 재능을 지녔음에도 다르게 알려진 인물들, 어떤 의미에서 꼭 다시 볼 필요가 있는 ‘낯선’ 사람들은 존재한다. 이 책이 소개하는 스물여섯 명의 인물은 타고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인간적 결점 때문에 언제나 논쟁의 한가운데 휘말렸거나, 치명적인 매력과 극단의 호불호를 가졌거나, 정점에 올랐다가 마리아나 해구만큼 깊은 명성의 바닥으로 침몰한 인물들이다.
결벽증적으로 완벽해서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을 그리 사랑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밝힌 김도훈 작가는 언제나 “심각한 결점이 있는 존재에 항상 끌렸”다. 작가는 이 스물여섯 명의 대부분이 모순덩어리였고 개인적이었고 싸움을 좋아했고 때로는 폭력적이었지만, 적어도 한 번은 경의를 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는데,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이유를 분명히 알게 된다. 김도훈 작가만의 시선으로 ‘특별한’ 사람들을 새롭게 조명하고, 그 인물들에게서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날카롭게 포착해낸 《낯선 사람》은, 남들과는 다르게 세상을 바라보려는 이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다. ‘나만의 관점’을 가지고 싶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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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도훈

희미해져가는물건,사람,사건을수집하는사람,그리고주로글을쓰는사람이다.영화잡지[씨네21]기자,남성패션지[GEEK]디렉터,[허핑턴포스트]편집장을거쳐지금은프리랜서글쟁이로오만가지글을쓰고있다.동시에유튜브영화채널[무비건조]에출연중이다.에세이『우리이제낭만을이야기합시다』와『영화평도리콜이되나요』를썼다.

목차

작가의말

다이앤포시:고릴라사회가받아들인첫인간
“하나의책이한분야의미래를바꿀수있느냐묻는다면,나는‘포시의책’을내밀것이다”

에르네스트보:30초에한병씩팔리는향수만든‘예술가’
“샤넬이택한다섯번째병…향수의역사가시작되다”

치치올리나:보수적인이탈리아에서국회의원이된포르노스타
“부패한정치를풍자하기위해섹스를이용하다”

에드워드로:고양이를도시형반려동물로만든위대함
“인간은고양이모래를발명함으로써고양이의가축이되는길을선택했다”

레니리펜슈탈:불순한,그러나미학적인히틀러의치어리더
“정치적의도가불순한창작물을어떻게받아들여야할까”

애덤드라이버:영화가끝난뒤더잘생겨보이는남자,대체왜?
“그의얼굴은‘오직아름답다는이유만으로스타가되는시대는끝났다’는선언이다”

린제이로한:오락거리로소비된짧은전성기를누린하이틴스타
“퀸카는죽어야만하나,언론은유독여성스타들의몰락을더욱매정하게뒤쫓는다”

곤도마사히코:일본버블(거품)경제의상징
“추월의시대,이젠누구도일본드라마를보며도쿄를꿈꾸지않는다”

타미페이:미국기독교에가한흥미로운균열
“모든종교는나와다른타인을사랑하는것으로부터시작되고,그걸위해존재한다”

롭핼퍼드:‘남성적소세계’때려부순혁명적커밍아웃
“차별을없애기위해서는차별받는존재가있다는사실을먼저알려야한다”

스텔라테넌트:살아있었던,누구보다도살아있었던세기의모델
“살아있는사람에게도,죽은사람에게도각자의고통과이유가있다”

로이스맥매스터부졸드의보르코시건:‘장애는극복대상’이라는편견을깨부수다
“우리에겐더많은왜소증히어로가필요하다”

모나헤이더:히잡을‘쓸’자유를노래한미국의힙합가수
“우리는서로옳다고주장하는것들이충돌하는시대에살고있다”

프랭크게리:몰락하던공업도시를세계적인관광지로만든건축계거장
“세종문화회관자리에티타늄궁전이들어선다면?”

호세페르난데스:우주복디자인하는할리우드특수의상디자이너
“‘현대의슈퍼히어로’우주비행사들의옷은누가디자인할까?”

미셸우엘베크:극도로존경받고극도로미움받는남자
“연대할수있는캐릭터만큼이나연대할수없는캐릭터도필요하다”

테리리처드슨:누구도입에올리기쉽지않은패션계의볼드모트
“명확한성범죄자들의예술,불편하지만필요한질문은어쩔도리없이계속된다”

벤코언과제리그린필드:세상을바꾸기위해아이스크림을이용하다
“자본주의라는한계안에서발견한인간의얼굴”

라나델레이:힙스터비평가들이사랑하는‘문제적’가수
“논쟁이사라지는순간,예술에종말이찾아온다”

디터람스:미니멀리즘제품디자인의시작
“최소한의디자인은‘기본’이다.기본은영원히살아남는다”

로버트저메키스:〈아바타〉신화이전에〈폴라익스프레스〉가있었다
“수많은CG영화공로의많은지분은이사람에게돌아가야마땅하다”

네이선미어볼드:공룡덕후인억만장자
“가차없는현실주의자와가망없는이상주의자,우리는두자아를끌어안고진화한다”

맥스마틴:30년간팝시장을장악한독재자
“모두가그의음악을좋아해도,새로운시대에는새로운사운드가필요하다”

유리겔러:한때전세계를홀렸던현대적미신그자체
“그는지금보다‘순진한’시절의추억이다”

김지연:단한번,그러나절대사라지지않을절정의순간을산가수
“인생은‘원히트원더,’우리는가장빛나는순간을좇으며산다”

조이밀른:파킨슨병을냄새로아는슈퍼파워의소유자
“어쩌면우리는이미슈퍼히어로들과살아가고있는지도모른다.”

출판사 서평

부패한정치를풍자하기위해섹스를이용하고,
‘미친년’이라불릴정도로무언가를위해죽도록투쟁한…
논쟁의한가운데서독보적인업적을이룬인물들

이책의스물여섯명을세가지성격으로분류한다면첫째,‘논쟁의한가운데서독보적인업적을이룬인물들’,둘째‘탁월한재능과치명적인매력으로세상을유혹한인물들’,셋째‘극단의호불호를감수하고도,세상에흥미로운균열을가한인물들’로나눌수있다.그중첫번째사례들은우리에게특히나강렬한인상을남긴다.“고릴라에미친년”이라불린다이앤포시는‘침팬지연구가로잘알려진제인구달’과같은시기에활동한동년배의여성동물학자이다.둘다비슷한시기에아프리카에서활동하고,영장류연구에서독보적인업적을남겼으나다이앤포시는제인구달과달리사람들에게잘알려지지않았다.김도훈작가는“하나의책이한분야의미래를바꿀수있느냐묻는다면,다이앤포시의책을내밀것”이라말하는데,이책을읽고나면그말의뜻을이해하게된다.이외에도보수적인이탈리아에서국회의원이된포르노스타치치올리나는‘부도덕함에대항하는부도덕함’콘셉트로칠순이넘은나이에도세상을뒤흔들었으며,불순하지만감탄을자아낼만큼미학적인영상을만든히틀러의치어리더레니리펜슈탈은정치적의도가불순한창작물을우리가어떻게받아들여야하는지고민해보게한다.극도로존경받고극도로미움받는‘문제적작가’로유명한미셸우엘베크는연대할수있는캐릭터만그리려는지금의문단세태를지적하고,연대할수없는캐릭터도반드시필요함을피력한다.이밖에도‘패션계의볼드모트’라불리는테리리처드슨등충격적이고흥미로운스토리를가진인물들이,연달아터지는폭죽처럼놀라운메시지를던진다.


30초에한병씩팔리는향수를창조하고
고양이를도시형반려동물로만든…
탁월한재능과치명적인매력으로세상을유혹한인물들

향을만드는작업을‘예술가의일’의경지로끌어올린‘에르네스트보’는전세계에서30초에한병씩팔리는전설적인향수샤넬No.5를만든조향사이다.향수의역사가시작되었다고정의해도전혀아깝지않을특별한예술가의삶을살펴본다.고양이가인간과함께공존할수있게된데는‘고양이모래의발명’이있었다.인간스스로고양이의‘가축’이되는길을선택하게만든위대한모래를발명한‘에드워드로’의뜻밖의발명기는읽는것만으로도유쾌함을안긴다.이밖에도할리우드특수의상디자이너에서나사의우주복디자이너가된‘호세페르난데스’,최소한의디자인은‘기본을따른디자인’임을각인시킨,미니멀리즘제품디자인의창시자‘디터람스’,수많은CG영화의시작을만든,그러나불운했던영화감독‘로버트저메키스’,평범한주부에서파킨슨병을냄새로아는슈퍼파워의소유자가된‘조이밀른’등《낯선사람》에는천재적인재능,독보적매력으로세상을더풍요롭고흥미진진하게만드는인물들이쉼없이등장한다.

‘장애가반드시극복해야할대상’이라는편견을깨부수고,
세상을바꾸기위해아이스크림을이용하고…
세상을진화시키는흥미로운균열을일으킨인물들

계속된논쟁이없다면,발전은정체되고결국지금의것도‘종말’을맞이한다.지금우리가영위하는많은인정과복지도누군가의용기있는발언으로부터시작되었다.당시에는논란이되었던주장이지금은당연한권리가되었다.이책에는지금도현재진행중인이슈들을처음에수면위로끌어올린‘대담무쌍한주인공’들이등장한다.에이즈환자들에게아무도손내밀지않던때에인기방송인이자크리스천전도사로서종교의존재이유와사랑에대해설파한‘타미페이’,차별을없애기위해서는차별받는존재가있다는사실을먼저알려야한다는의지로혁명적커밍아웃을한‘롭핼퍼드’,주인공으로왜소증히어로를최초로다룸으로써장애가극복해야만하는대상이라는편견을깨부순‘보르코시건’,서로옳다고주장하는것들이첨예하게충돌하는시대에,용기있게히잡을쓸자유를노래하는미국의힙합가수‘모나헤이더’,자본주의라는한계안에서도인간의얼굴을한기업‘밴앤제리스’를창립한벤코언과제리그린필드등무모할정도의대담함,때론기괴할정도의참신함으로세상을진화시키는개성충만한사람들이출현한다.단한번,그러나절대사라지지않을절정의순간을좇으며산사람들의‘가장빛나는순간’들이《낯선사람》에펼쳐진다.

책속에서

나는결벽증적으로완벽해서모두에게사랑받는사람을그리사랑하는사람은아니다.나는심각한결점이있는존재에항상끌렸던것같다.타고난재능에도불구하고인간적결점때문에언제나논쟁의한가운데휘말려든인간들에게항상매혹됐다.그래서이책에수록된몇몇은정점에올랐다가마리아나해구만큼깊은명성의바닥으로침몰한인물들이다.…나는이책을인류에게바칠정도로무모하게자신만만한사람은아니다.대신나는이책을여기수록된모든낯선사람들에게바치고싶다.그들중많은사람은모순덩어리였고개인적이었고싸움을좋아했고때로는폭력적이었지만,적어도한번은이렇게경의를표할필요가있을것이다.이책을그들에게바친다.어쩔도리없다.
---pp.7~9

다이앤포시는르완다사람들을이해하려들지않았다.그는스스로를마녀라고부르며사람들과싸우기시작했다.고릴라보호구역에새로생긴마을에불을질렀고가까이오는사람들에게오물을던지며공격했다.다이앤포시는밀렵꾼과의전쟁이아니라르완다와의전쟁을벌이고있었다.르완다정부는미국정부에강력하게항의했다.결국정부의압력으로다이앤포시는미국으로돌아갔다.르완다를떠나자마자르완다정부는그를입국금지대상으로정했다.이미그시점에다이앤포시의별명은‘고릴라에미친년’이었다.모두에게존중받던제인구달과는완벽하게다른존재가되어버렸다.
---p.20

마지막질문이남는다.치치올리나는대체어떤존재로역사에남을까?썩어빠진이탈리아정치가만들어낸거대한농담?그저전세계에가슴을드러내고싶었던역사적관종?아니면성적매력을정치적화력으로바꾸어낸여성정치의아이콘?이글을여기까지읽어낸당신은포르노배우를진지한여성정치인으로받아들이는데상당한불편함을느낄지도모른다.세상에는다양한인간이존재한다.포르노를반대하는남성도있다.포르노합법화를찬성하는여성도있다.포르노산업의여성착취를비판하는남성도있다.여성을위한포르노를제작하는여성감독도있다.물론,포르노를지난반세기동안합법적엔터테인먼트로소비해온서구와우리의잣대는조금다를것이틀림없다.확실히치치올리나는진지하게평가하기조금난감한인물이다.
---p.42

히틀러는만족했다.대만족했다.〈의지의승리〉가‘영상프로파간다’로서나치즘에대한최고의선전물이될수있다는것을직감한히틀러는리펜슈탈에게베를린올림픽다큐멘터리연출을맡겼다.〈올림피아〉는지금까지도올림픽을담은최고의다큐멘터리로기록된다.리펜슈탈은히틀러의아낌없는지원으로당대최고의장비를모조리사용해〈올림피아〉를찍어냈다.지금다시보아도〈올림피아〉는놀라운경험이다.리펜슈탈은‘육체’가갖는강인한힘을거대한화면에담아내는모든영화적기술을총동원했다.그리스신전의조각들을아름답게담아내던카메라는곧올림픽의몇몇중요한순간들로옮겨가고,남성과여성의육체는카메라앞에서아름다운기계장치처럼움직인다.뛰는선수들옆에카메라를설치하는등리펜슈탈만의기법은지금올림픽중계촬영의어떤기본적인원칙을고안해낸것이나마찬가지이다.
---pp.62~63

나는타미페이를도덕적인선인으로도정치적인악인으로도분류할생각이없다.한인간의삶은단순하게이어지는직선이아니다.위아래로오르내리며복잡하게이어지는곡선이다.세상에는성소수자극우주의자도있다.독실한크리스천사회주의자도있다.사람은진실로복잡한존재다.한사람의인생을선과악으로갈라서평가할수없듯이진보와보수도명확한경계선으로나눌수는없다.타미페이의삶도마찬가지다.다만나는타미페이의유명한말을마지막으로인용할생각이다.그는죽기전인터뷰에서말했다.“모든사람은자기자신이되어야만합니다.젊은이들이여,누구도당신이아닌다른존재가되라고강요하도록내버려두지마세요.”나는이것이윤리적으로복잡한삶을산,그럼에도진정한크리스천정신을끝내버리지않았던사람이세상에할수있는가장근사한말이라고생각한다.
---pp.106~107

장애인은다르다.장애가없는사람들이장애인히어로에게자신을대입하는일은거의없다.장애인을주인공으로한장르물이라는것자체가거의존재하지않기때문이다.나는〈보르코시건시리즈〉의첫몇권을읽으며묘한이격감을느꼈다.나에게존재하지않는장애를지닌인물의육체적콤플렉스를온전히이해할수없었다.게다가로이스맥매스터부졸드는마일즈라는인물을괴팍할정도로무모하고색욕과명예욕에사로잡힌인물로그린다.나는이시리즈를읽으며마침내깨달았다.나는단한번도육체적장애를가진인물이복잡한내면을가진주인공으로묘사되는모험담을읽은적이없었다.육체적으로유약한주인공은꽤있다.그들역시〈캡틴아메리카〉CaptainAmerica처럼초인이되는혈청이라도맞은후에야히어로로거듭난다.
---p.137

우엘베크의책은언제나불쾌하고불편한인물과표현으로가득하다.불쾌하고불편한표현을지운다고세상이나아지는건아니다.픽션에서금기들을금기한다고금기하는금기가사라지지않는것과같다.픽션은세상을반영하는거울이다.우리는거울속추접한모습을보며우리내부의불편하고불쾌한욕망과마주한다.픽션은종종우리를가장근원적인욕망의바닥까지끌고내려가냉정하게내동댕이친다.우엘베크의소설들은자비라고는손톱만큼도없다.그는스스로를절멸시키려발버둥치는캐릭터들을거침없이그려낸다.거기서우리는인간의위선과허위를목도한다.우엘베크는그걸마주하는독자들마저비웃는다.그런데희한하게도우엘베크의소설들은로맨틱하다.그위선과허위와혐오로똘똘뭉친인물들이야말로가장간절하게‘사랑’을갈구하는(그리고실패하는)존재들이기때문이다.이기가막힐정도로이율배반적인주제의식은책의마지막장을덮는독자의뒤통수를강하게때린다.가장더러운연못에서가장아름다운꽃을피워내는재주다.
---pp.178~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