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50돌,전쟁을생각하다
이책은총7부로구성되어있다.‘제1부그들은왜베트남으로갔는가’에서는한국이베트남전쟁에참전한이유를살펴본다.한국의역사교과서에는베트남남북사이의이념갈등,공산주의의확산을파병원인으로서술하고있다.하지만1961년5월쿠데타로정권을잡은한국의군부와그대표자인박정희가정권승인을받기위한조건중하나로한국군파병을먼저제시했다는사실을아는사람은거의없다.여기서는한국군파병의진실과오늘날우리가기억하는베트남전쟁의모습을비교해본다.
‘제2부베트남그리고베트남전쟁’에서는베트남의내부상황과서로죽여야만하는처지에놓였던베트남사람들의이야기를다룬다.특히잘알려지지않은한국군의민간인학살문제도주목한다.미국은베트남내부의상황도제대로파악하지못하고있었다.주적이북베트남인지혹은베트콩인지,아니면베트콩을지지하는남베트남의사람들인지.명분없이시작한전쟁은실패할수밖에없었다.그리고그전쟁에서무고한사람들만죽어갔다.
‘제3부병사들의기록’에서는베트남전쟁에참전했던병사들의생생한증언과함께당시참전군인들의출신성분과징병과정등을파헤친다.목숨을걸고전쟁에나간사람들에게는베트남에서공산주의자들을막으면국가의안보를지킬수있다는사명감,혹은적절한보상이필요했다.그러나실상은전혀그렇지않았다.국가는그들에게싸워야할이유를제시하지못했다.무엇보다가난한집안출신의군인들에게필요한것은보상이었다.그러나그들에게돌아온것은따가운시선뿐이었다.가해자이면서피해자였던군인들의전후의삶도함께살펴본다.
‘제4부미국은베트남에서어떻게패배하는가’에서는미군의철수과정을살펴본다.통킹만으로본격화된전쟁은3년이되지않아반전운동의벽에부딪힌다.결정적계기는1968년의구정공세였다.전쟁에지친것은군인들뿐이아니었다.베트콩은남베트남사람들의인심이점차멀어지자고민끝에총공세를펼쳤으나결과는대패였다.구정공세의결과가베트콩의의도와반대로미군의승리를가져왔지만,미국에서는오히려구정공세를계기로반전운동이더욱확산되었다.결국닉슨은베트남에서미군의철수를결정할수밖에없었다.
‘제5부한강의기적과감춰진진실’에는죽음을넘나드는전선에서한국군과한국기술자들의삶을담았다.전쟁특수로안정적집권이가능해진박정희는곧유신을선포하며독재를굳건히한다.또한전쟁특수로수혜받은재벌들의부동산투기가시작됐다.1970년대한국은베트남파병한국군과기술자들로갑작스레풍요로워진시대였지만동시에자유와권리가가장제한되던시대이기도했다.
‘제6부미군철수이후의세계’에서는베트남전쟁으로미국의헤게모니가흔들린후미국의그늘아래있던주변부국가들의변화를살펴본다.닉슨독트린은베트남전쟁으로파탄이난미국경제를살리기위한불가피한선택이었다.그러나한편으로베트남에파병한동맹국에는의도하지않은정치적결과를가져왔다.한국,타이,필리핀은거의동일한시기에독재를겪어야만했다.베트남전쟁은한국과세계를흔들어놓았다.그렇다면그시대의변화는어떻게기억될까?
‘제7부기억되는것과기억되지않는것’에서는전쟁포로와실종자문제,참전군인과베트남피해자에대한보상,이를둘러싼역사인식에대해다룬다.저자는베트남전쟁을다룬영화나소설,드라마를살펴보면우리가베트남전쟁을어떻게기억하고있는지여실히볼수있다고말한다.영화와드라마에나타나는베트남전쟁의모습은전쟁의본질을제대로그리고있지못하다.한국사회에서베트남전쟁은반쪽만기억되고있다.그리고이런반쪽의기억이2003년한국정부가이라크에파병하는데결정적배경이되었다.역사는기억과의싸움이다.같은실수를반복하지않기위해서는올바른역사를기억할필요가있다.
무엇을어떻게기억할것인가
베트남전쟁은우리에게어떻게기억되고있을까?베트남전쟁은미국인들에게미국역사상가장큰참패와경제적·정신적공황을안겨주었다.미국은베트남전쟁을잘못된장소에서잘못된전술로싸운미국역사상처음으로패배한전쟁으로기억한다.한국에서는베트남전쟁참전으로인한전쟁특수만을강조할뿐,베트남사람들의고통은안중에두지않는다.또베트남참전병사들에대한평가도엇갈린다.참전병사들은베트남사람들에게는가해자였지만,한편으로전후에고엽제후유증과트라우마로시달려야했던전쟁의피해자였다.그러나참전군인들은어느곳에서도주역으로평가받지못했고,피해자로보상받지도못했다.
저자는이글을쓰는이유로다음의세가지를꼽았다.“첫째,역사적사실을명확히밝히”기위함이다.왜곡?은폐된사실이특정기억을만들어내고있기때문이다.둘째,베트남전쟁의역사적기억이“특정방향으로남아”있어현재한국사회를“특정한방향으로이끌가능성”이있기때문이다.한국에서는베트남전쟁에대해전쟁특수만을강조해왔다.참전이유와군인들에대한객관적평가,그리고베트남사람들에대한보상은외면되어왔다.마치일본이전쟁범죄에대해반성하지않는것처럼.그리고일본이대부분의교과서에서한국정쟁에대해전쟁특수만을강조해서술하는것처럼.그리하여셋째,“한국사회가진정으로얻어야할교훈은무엇”인지를밝혀베트남전쟁에대한사회적인식을바꾸기위함이다.
오늘날의우리들은이제무엇을기억해야할까?베트남전쟁에서얻어야할교훈은무엇일까?한국에는“지나간역사에대해객관적이고중립적으로성찰하는시민사회”가있다.그리고우리는후손들에게올바른역사를알려줄의무가있다.
전쟁은끝났지만민간인학살,가해자이자피해자인참전병사들에대한보상문제는여전히논란의여지로남았다.진실을밝히려는노력,이러한노력이있다면과거를되돌릴수는없지만역사를바로쓸수는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