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음식의 언어 (국어학자가 차려낸 밥상 인문학)

우리 음식의 언어 (국어학자가 차려낸 밥상 인문학)

$17.04
Description
최고의 화제작 《음식의 언어》 국내편!
20년 넘게 한반도는 물론 중국·러시아·일본을 넘나들며 진짜 우리말을 찾고 연구해온 방언학 분야의 중견 국어학자 한성우는 계량언어학 분야의 석학 댄 주래프스키가 동서고금을 넘나들고 다양한 학문 분야를 가로지른 세계 음식 메뉴의 모험 《음식의 언어》를 읽고 언어학자로서 동업자의 노고에 감탄하면서도 우리 음식을 먹고 우리말을 쓰는 누구나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고자 마음먹게 된다.

《음식의 언어》가 앙트레부터 디저트까지 서양 음식의 코스를 따라 메뉴를 살폈다면, 이 책 『우리 음식의 언어』는 밥에서부터 국과 반찬을 거쳐 술과 음료에 이르기까지 우리네 밥상 차림을 따랐다. 밥상에 오른 음식의 이름에 담긴 우리의 역사, 한중일 3국의 역학, 동서양의 차이와 조우, 삼시세끼를 둘러싼 말들의 다양한 용법이 보여주는 오늘날 사회와 세상의 가장 솔직한 풍경이 펼쳐진다.
‘밥’이 주인이어서 ‘밥상’으로 불리던 것이 ‘먹을 것’이 주인이어서 ‘식탁’으로 불리는 것에 자리를 내어주었다. ‘밥’에 집착하던 우리의 삶이 ‘먹을 것’을 마음대로 즐길 수 있을 만큼 풍요롭게 바뀐 것이다. 이젠 음식이 국경을 가리지 않고 넘나들며, 그에 따라 새로운 말들도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들어온 말들과 음식이 또 우리의 방식대로 변하고 있다. 이 책은 그 과정에서 비롯된 우리네 삶을 때로는 구수하게, 때로는 맵게 들려준다.
저자

한성우

저자한성우는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대학원에서석사학위와박사학위를받았다.가톨릭대학교,서울대학교를거쳐현재인하대학교한국어문학과교수로있다.전공은음운론과방언학으로학생시절부터현재까지한반도는물론중국·러시아·일본을넘나들며언어를조사하고연구해오고있다.문화방송우리말위원회의전문위원을지냈고,국어학자로서우리음식의말들과이야기를엮은《우리음식의언어》와방언기행을통해사투리의행간에담긴삶의다채로운풍경을보여준《방언정담》을썼다.그밖에지은책으로《방언,이땅의모든말》,《경계를넘는글쓰기》,《문제해결력을키우는이공계글쓰기》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먹고사는이야기

1쌀과밥의언어학
일편단심밥!|햅쌀에담긴비밀|반으로줄어든밥심|
가마솥에누룽지|죽이한자어?|삼시세끼와며느리밥풀꽃

2‘집밥’과‘혼밥’사이
밥의등급|집밥의탄생|식구없는혼밥|짬밥의출세기|
비빔밥논쟁이놓치고있는것|덧밥의도전|이상하고도씁쓸한뻥튀기|밥상의주인

3숙맥의신분상승
쌀이아닌것들의설움|보릿고개를넘기며|밀과보리가자라네|
밀가루가진짜가루?|‘가루’라불리는음식|콩심은데콩나고팥심은데팥난다|
옥같은수수|고급먹거리?

4빵의기나긴여정
빵의언어학|잰걸음의음식과더딘걸음의이름|식빵,건빵,술빵|
찐빵과호빵의차이|빵집의돌림자|사람은무엇으로사는가|
밥상위의동도서기와서세동점

5가늘고길게사는법
면과국수의다양한용법|뜯고뽑고자르고|중면과쫄면의기묘한탄생|
차가운국수와막만든국수|짜장면,그이름의수난|중국음식우동,일본음식짬뽕|어우러짐,국수의참맛|라면,라?,라멘

6국물이끝내줘요
국,찌개,탕의경계|말할건더기도없다|국과밥의‘따로또같이’|속풀이해장국|
‘진한국’과‘진짜국’의차이|‘썰렁한탕’과‘흥분의도가니탕’|부대찌개라는잡탕

7푸른밥상
푸성귀,남새,푸새,그리고나물|채소와과일사이|시금치는뽀빠이의선물?|
침채,채소를담그라|김장을위한짓거리|섞어먹거나싸먹거나

8진짜반찬
중생과짐승,그리고가축|알뜰한당신|닭도리탕의설움과치느님의영광|
어린것,더어린것|부속의참맛|고기를먹는방법

9살아있는,그리고싱싱한!
물고기의돌림자|진짜이름이뭐니?|물텀벙의신분상승|물고기의스토리텔링|
살아있는것과신선한것의차이|‘썩다’와‘삭다’의차이|관목어와자린고비

10금단의열매
관능과정념의열매|능금과사과|님도보고뽕도따는법|너도나도개나돌|
귀화하는과일들의이름전쟁|키위의여정|바나나는길어?

11때때로,사이에,나중에즐기는맛
주전부리와군것질|밥을닮은그것,떡|빈자의떡,신사의떡|
과자와점심|달고나와솜사탕의추억|엿먹어라!|
딱딱하고도부드러운얼음과자|불량한배부름의유혹

12마시고즐거워하라
액체빵과액체밥|말이여,막걸리여?|쐬주의탄생|정종과사케|
폭탄주와칵테일의차이|차한잔의가치|사이다와콜라의특별한용도|마이마입소!

13갖은양념의말들
맛의말,말의맛|갖은양념|말많은집의장맛|작은고추의탐욕|
웅녀의특별식|열려라참깨!|‘미원’과‘다시다’의싸움

14붜키와퀴진
부엌의탄생|음식의탄생|밥상의하이테크|금수저의오류|붜키의추억

에필로그|오늘도먹고마신다

출판사 서평

베스트셀러《음식의언어》국내편출간

혼밥시대에읽는가장맛있는인문학


먹방ㆍ쿡방트렌드속에서그본질을읽고싶어하는독자들의지적허기를품격있게채워주었던2015년화제의교양서《음식의언어》.스탠퍼드대대표교양강의를엮은책으로,계량언어학의석학댄주래프스키가동서고금을넘나들고다양한학문분야를가로지르며펼쳐보인세계음식메뉴의모험은우리에게인류역사,인간심리,혁신과창조에관한다양한통찰을안겨주었다.더불어《음식의언어》가담지못한‘우리음식’에대한궁금증과관심을불러일으키기도했다.
이책《우리음식의언어》는그아쉬움을해소하면서《음식의언어》와는또다른방식으로우리삶과사회의풍경을그려낸다.저자한성우교수는20년넘게한반도는물론중국·러시아·일본을넘나들며진짜우리말을찾고연구해온중견국어학자다.그는《음식의언어》를읽고언어학자로서동업자의노고에감탄하면서도우리음식을먹고우리말을쓰는누구나쉽고재밌게읽을수있는책을써야겠다는동력을얻었다고밝힌다.《음식의언어》가앙트레부터디저트까지서양음식의코스를따라메뉴를살폈다면,이책은밥에서부터국과반찬을거쳐술과음료에이르기까지우리네밥상차림을따랐다.밥상에오른음식의이름에담긴우리의역사,한중일3국의역학,동서양의차이와조우,삼시세끼를둘러싼말들의다양한용법이보여주는오늘날사회와세상의가장솔직한풍경이펼쳐진다.더친근하고,더내밀하고,더맛깔나는우리밥상의인문학이다.

‘밥상’에서‘식탁’으로‘부엌’에서‘퀴진’으로
음식격랑시대의자화상


한도자기브랜드가1940년대부터출시해온밥그릇의변천사를보면지난70년간그용량이550cc에서260cc로반이상줄었다.(1장,28~29쪽)밥그릇의크기는왜이렇게급격히줄어든걸까?그에반해직장인이가장선호하는점심메뉴는지난6년간부동의1위를지켜온‘김치찌개’를제치고‘가정식백반’이그자리를차지했다고한다.백반메뉴에‘가정식’이앞에붙은것도최근의일이다.밥그릇크기는작아지는데‘집밥’에대한갈망은커지는현상은오늘우리삶에관해무엇을말해주는것일까?
서양의음식이오랜기간혼종의과정을거쳤다면,우리는음식뿐아니라식생활전반이한세기도채되지않는짧은시간동안격변했다.저자는방바닥에앉아먹는밥상에서의자에앉아서먹는식탁으로의변화에주목한다.그야말로밥상의주인이었던커다란밥그릇,그리고국그릇과자잘한반찬이차려진우리네밥상이국적을막론한각종음식들이올라오는식탁에자리를내어주고있는것이다.여전히‘고봉밥’이익숙한아버지세대에서‘빵’이밥이나다름없는아이들세대까지,‘밥’에집착하던우리의삶은어느새‘먹을것[식食]’전반을즐길수있을만큼풍요롭게바뀌었다.
밥이담기는그릇,밥이차려지는공간뿐아니라밥이만들어지는공간,밥을먹는장소도달라지고있다.불을때어음식을만들어내는전통적공간을가리키는고유어‘부엌’에서,음식을차리는현대식공간을가리키는한자어‘주방廚房’으로의변화에더해,영어‘키친kitchen’이어느새우리말속에들어와자연스럽게쓰이고있다.키친과어원이같은프랑스어‘퀴진cuisine’은‘요리’,‘요리법’혹은‘음식점’까지키친과는또다른용법으로자리잡아가고있다.(14장,349~350쪽)또한밥을집에서먹는것이당연했던시절에는존재하지않았던말‘집밥’의탄생은역설적으로집밥의부재를보여준다.지금우리는집에서보다‘밥집’에서처럼‘밖’에서‘때우듯’먹는경우가허다하다.(2장,47~48쪽)
이처럼식생활의변화는오롯이말에반영된다.우리가먹고말하는것들에우리의삶과세상이고스란히담겨있고,서로끊임없이영향을주고받으며변화해나간다.이책은삼시세끼의말들을통해우리의어제와오늘을포착해낸다.음식의언어는우리식생활의자화상이자이력서다.
“우리가먹고마시는것을어떻게말하는가를들여다보는일은우리의삶을돌아보는것인동시에우리의삶을더욱더풍성하게하는길이라믿는다.”

쌈과샐러드,닭도리탕과치느님,군것질과디저트,흙수저와금수저……
우리를이해하고우리것을넘어서는가장솔직하고가장풍성한언어


책은영어‘라이스rice’가우리말에서는‘벼’,‘쌀’,‘밥’으로구별된다는점,‘쌀’과‘밥’을일컫는사투리는방방곡곡어디에도없다는점,‘밥’은어휘적변화를전혀겪지않은드문단어라는점을밝혀내는데서시작한다.저자는이를통해우리에게있어밥이지닌특수한의미와정서를짚어본다.
주식인밥을거쳐빵과면을다룬장에서는한중일3국의같은듯다른음식들의향연이흥미롭다.중국의‘라?’,거기서유래된일본의‘라멘’과한국의‘라면’은같은한자인‘麵(밀가루면)’을쓰지만모두각국의문화를담은고유의음식이되었다.떡을뜻하는한자‘餠(떡병)’이쓰인음식도서로다른모양을하고있다.그밖에도우동,짬뽕,만두같은음식들에서우리는세나라의역사와역학을들여다볼수있다.
채소를다룬장에서는여러재료를한데둘러싸하나로만드는‘쌈’과다양한것이뒤섞이는공간인‘샐러드볼’을이야기하며우리와서양의문화차이를압축적으로보여주고,국을다룬장에서는‘부대찌개’를통해동서양을막론한재료들이국경을넘나들며어우러지는국의참맛을발견하기도한다.
이밖에도,우리는밥을왜‘짓는다’라고할까?‘비빔밥’논쟁이놓치고있는것은?김치는어쩌다자부심과혐오를동시에품게됐을까?닭도리탕의‘도리’는일본어가아니다?군것질과디저트의결정적차이?금수저론에숨겨진뜻밖의오류?‘숟가락’과‘젓가락’,왜받침이다를까?같은누구나한번쯤은품어봤음직한물음에대해언어학자만이들려줄수있는답변들이흥미진진하게펼쳐진다.
“제목에서알수있듯이이책의핵심어는‘음식’과‘언어’그리고‘우리’세가지이다.이책은‘음식’에관한책이되‘요리,요리법,요리사,맛집,먹방’등에초점을맞춘것은아니다.또‘언어’에관한책이니말의의미,기원,변화등에대해다루고있으나이런것들에만몰두하는것은아니다.마지막으로‘우리’것에대한책이되‘우리’의것에만한정된것은아니다.”

국어학자가차려낸따뜻한말들의밥상
혼밥의시대에읽는집밥같은이야기


저자는앞서언급한‘집밥’의탄생에서나아가‘식구’없는‘혼밥’의세태를언어학적으로짚어내기도한다.‘햇반’의파격적인조어법에감탄하다‘혼밥’과의상관관계를이야기하며쓸쓸해하는대목에서는고개를주억일수밖에없다.그는전작《방언정담》에서잘보여주듯자신의경험이풍부하게녹아든말들의대화를통해우리말의정조와우리삶의풍경을한편의소설처럼그려내는데탁월하다.이책에도그러한특징은그대로드러난다.삼대가모여있는밥상의풍경,타향에살아있는우리민족의말들,문학작품과노랫말,옛음식광고와포스터에서오늘의TV프로그램까지종횡무진하며때로는구수하게,때로는얼큰하게우리의‘먹고사는’일을담아냈다.
밥그릇이점점야위어가고밥상의구석으로밀려나는시대,식구는사라지고혼밥이일상이된시대에이책은삼시세끼말들이품고있는우리네‘정’과‘온기’를발견하게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