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 (원고지를 앞에 둔 당신에게)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 (원고지를 앞에 둔 당신에게)

$13.80
Description
책과 글과 삶에 관한 가장 웃픈 엘레지
활자유랑자 금정연을 사로잡은 34개의 문장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 “숨죽이며 책장을 넘기던 오직 매혹만이 존재하던 순수한 독서의 시간”은 가고 “마감에 쫓기느라 밤잠을 설치는” “수없이 반복되었고, 앞으로도 반복될 하루”들로 가득한 생계형 서평가의 기록이 담긴 책이다. 활자유랑자를 사로잡은 문장, 생계독서가를 버티게 하는 문장, 독자와 작가 사이에서 번민하는 그에게 영감을 던지는 문장 등 저자가 꼽은 문장을 곱씹으며 이 문장에서 시작됐으나 실패하는 듯 보이는 그의 (애)쓰는 삶에 눈물짓다 그럼에도 실패를 모르는 글의 글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프루스트《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오래전부터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왔다'부터 읽기만 해도 멋진 사람이 될 것 같았던 카뮈의 문장, 롤랑 바르트, 찰스 부코스키를 넘나든다. 더불어 멋진 서문들과 작가들이 말하는 글쓰기 비밀, 매너리즘에 빠진 서평가를 다시 글 쓰게 만든 문장까지 소설, 시에세이, 인문 분야를 막론하고 저자가 꼽은 34개의 문장을 통해 글을 쓰는 법과 문장 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금정연

저자금정연은서평가.서울에서태어나한양대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온라인서점인문분야MD로일했다.2010년이후의그를수식하는타이틀로활자유랑자,생계독서가,후장사실주의자등이있다.주로책을읽고글을쓰며간혹팟캐스트와강의와인터뷰,문학상심사를하고《문학과사회》편집동인및‘일상기술연구소’의고문연구원으로활동하고있다.은평구에살고합정에자주출몰하며개를좋아하고늘삶의분기점에서있다고느낀다.서평집으로‘생계독서가금정연매문기’라는부제를단《서서비행》과‘서평가를살린위대한이야기들’이라는부제를단《난폭한독서》가있고,고문으로참여한화제의팟캐스트를책으로엮은《일상기술연구소》를제현주책임연구원과함께썼다.그밖에소설가정지돈과한국문학을이야기한《문학의기쁨》,소설가김중혁과서점을인터뷰한《탐방서점》을비롯해《analrealismvol.1》,《소년이여,요리하라!》,《청춘의문장들+》등에참여했다.

목차

Intro

1부삶과문장사이에서
나는실패한다/그러는동안에도나는한구절을떠올렸다/완벽한첫문장을찾는데실패했다면/눈을감고도쓸수있는소설의첫문장/그문장들을읽으면멋진사람이될줄알았지/여전히빛나는서문들/때때로입안에서맴도는제목들/인생따위엿이나먹어라/당연히농담인줄알았다/이럴줄알았으면진작팔아버릴걸/잃어버리기위해있는것/우리삶의노정중간에서/항상패배하는성숙한사람/먹고살기위해경험한것을기록했을뿐/이름없는것들에게도삶은있다/부끄러운줄도모르고/모르셨다면이제아시면됩니다/앎으로도어쩔수없을때

2부독자와작가사이에서
귀를가진사람의할일/제발조용히좀해요/세상의모든요청을거절하는것/있는지없는지조차더는알수없는구원자에게/좋은선생도없고선생운도없는당신에게/진정성있는글을기대한독자에게/시큰둥한독자에게/오직매혹만이존재하던순수한독서의시간/앞으로도읽지않을독자에게/좋은책에는두종류가있다/당신이읽은책이무엇인지말해달라/대체무엇이끊임없이글을쓰게만드는지/매너리즘에빠진서평가가다시글을쓰는법/서평가의손버릇/어떤탈출/남의말은그만인용해

출판사 서평

활자유랑자금정연의
책과글과삶에관한가장웃픈엘레지

“이토록짧은글인데도금정연은매번놀라운기술을쓴다.
길찾기에실패한후에도착한곳이훨씬마음에들때가많은데,
금정연의글이대부분그렇다.”
--김중혁(소설가)

원고지를앞에둔당신에게.혹은“책상에앉아워드프로그램을실행한후키보드에손을올리고하얀모니터를가만히바라보”고있는당신에게.여기,활자유랑자금정연이꼽은34개의실패를모르는멋진문장들이있다.그렇지만이책은“문장론이아니”며“멋진문장을쓰는법을일러주는책”도아니다.그도그럴것이저자가‘금정연’이지않은가(저자는이대목에서독자들이금정연을알까요?물었지만,“모르셨다면이제아시면됩니다”).서점에서온택배상자가뜯지도않은채쌓여있는방에서마감에허덕이며밤새글을끼적이는생계형서평가금정연말이다.이책은그가어쩌다잡문으로삶을꾸리기시작한순간부터지금에이르기까지모든밤의기록을담아냈다.
그는책들에파묻혀길을잃었다고느낄때조차문장을떠올린다.책속에길이있다고믿지않으면서도무심코책을뒤적이고문장을발견하며엉뚱한길을찾아내곤하는것이다.그래서일까.그의서평은언제나자신의삶에들어온하나의문장들로부터시작한다.혹은둘,셋,다섯.활자유랑자를사로잡은문장,생계독서가를버티게하는문장,독자와작가사이에서번민하는그에게영감을던지는문장들….우리는존버거,알베르카뮈,롤랑바르트,찰스부코스키를넘나들며그가꼽은문장들을곱씹고이문장들에서시작됐으나번번이실패하는듯보이는그의(애)쓰는삶에눈물짓다가그럼에도실패를모르는그의글에감탄하게될것이다.
책과글에관한숨길수없는애정과증오,삶에대한농담과다짐으로뒤엉킨서른네편의에세이,혹은한편의소설과도같은그의글을읽고그에대한연(민과애)정이생겨나지않기란쉽지않은일이다.그리하여우리는그의문장들속에서내삶을만나고,그의문장을훔쳐나의문장을써내려가게될지모른다.바로그가그랬던것처럼.

“이책에실린글들을쓰는동안다른이들이쓴멋진문장들을강탈하고때때로훼손하며나는어떤거리낌도느끼지않았다.당신도그랬으면좋겠다.”

활자유랑자금정연을사로잡은34개의문장
눈을감고도쓸수있는소설의첫문장“오래전부터나는일찍잠자리에들어왔다”(프루스트,《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부터읽기만해도멋진사람이될것같았던카뮈의문장들,멋진서문들,교양있게욕지기를내뱉을수있게해주는책의제목들,작가들이말하는글쓰기의비밀,매너리즘에빠진서평가를다시글쓰게만드는문장까지.소설·에세이·인문·실용분야를막론하고,그가꼽은완벽한문장들로부터어쩌면문장쓰는법을배울수있고문장보는눈을기를수도있을것이다.
하지만책장을넘길수록“무언가잘못되었다는것을깨닫기까지많은시간이필요하지는않”을것이다.그의글속에서우리는,우리가찾는하나의완벽한문장이“그문장을다른맥락속에위치시킬때,다른문장들과만나게할때,완벽함이생각만큼대단한가치가아니라는사실”을이내알게된다.소설가김중혁은이책의독자들에게기대하는글을읽는데계속실패할것이라고예고했다.그리고실패한후도착한곳이훨씬마음에들것이라고도.

읽는다는것,쓴다는것,산다는것
그러니까실패하고또실패한다는것
그의서평을읽고있자면,그가책을소개하려고이글을쓴게아니라자신이살아낸삶을들려주고있다는생각이종종(실은문장건너문장마다)든다.삶의노정중간에서새로운형식의글을시도했던롤랑바르트,서른살이될때까지잡문으로생계를유지하며인생의낙오자가되었다고자평한폴오스터,서평자로살며대개영양실조상태거나간혹숙취상태라고고백한조지오웰,“남의말은그만인용해”라는충고를들은비평가라이히라니츠키까지.“남에대해글을쓰는사람은그글에서자기자신에대해서도쓰지않을수없”는법이다.
*
2010년초봄,그는온라인서점MD로일하며쏟아지는신간속에서책을읽지도못한채책과싸우는날들을거듭하다책을읽고글을쓰려고회사를그만두었다.그날로부터8년차프리랜서로살고있는지금,그의세번째서평집이나왔다.꼭지들말미에붙은게재지면의면면을살펴보자.[시사인][기획회의][인물과사상][프레시안][한국일보][행복한동행][앰블러][보그걸][오설록]…등등.연도와월은표기했지만일자는생략했다.왜냐하면깜짝깜짝놀라다눈물이고이기때문이다.누군가는이렇게말했다.“세상에는두종류의글이있다.금정연이쓴것과금정연이또쓴것.”
그렇다.이책에는“숨죽이며책장을넘기던오직매혹만이존재하던순수한독서의시간”은가고“마감에쫓기느라밤잠을설치는”“수없이반복되었고,앞으로도반복될하루”들로가득한생계형서평가의기록이오롯이담겼다.그럼에도우리는농담과유머로가득한그의글을읽으며울기보다웃기를더자주할것이다.얼핏시니컬한듯보이지만삶에다정한그의태도또한그가강탈한문장들로부터나온것임을다시한번확인하면서말이다.
“나는마감에서마감으로끊임없이돌을굴려올리며하루하루를산다.나는지금도가끔카뮈와그의시지프를생각하지만그건예전과는다른부분이다.카뮈는책의한문장을이렇게썼다.‘우리는행복한시지프를마음속에그려보지않으면안된다.’”
*
역사상가장성공한만화가중한명인찰스슐츠에대해쓴글‘항상패배하는성숙한사람’에서금정연은이렇게말했다.“《찰리브라운과함께한내인생》에서볼수있는건창작의비밀이아니다.숨겨진뒷이야기도아니다.자기가좋아하는만화를그리기위해평생고군분투한한만화가의모습이다.그는성숙한사람이었고성숙한만화를그렸다.고마워요,찰스슐츠!”그리고이책《실패를모르는멋진문장들》에서볼수있는건…아니다.이렇게만말하자.그는성숙한사람이었고,성숙한글을썼다.

[책속으로추가]
세상의모든요청을거절하는것?그것이바로바틀비가하는일이다.누구든청탁을해주기를기다리는것?그것은프리랜서가,그러니까바로내가하는일이다.(…)물론내안에도나만의바틀비가있다.그는이렇게말한다.“지긋지긋한줄거리요약따위는정말하고싶지않아!”하지만나는하고야만다?그것이바로바틀비와우리의차이다.(154쪽)

연:그밖에도여러다양한서평이가능하다.달리면서쓰는서평부터수영하면서,배를타고노를저으면서,택시안에서,비행기안에서,또흔하게는침대에서쓰는서평까지.형식의변화는균질화에저항하는한방법이다.
금:그건한스울리히오브리스트의말을단어몇개만바꾼것처럼들린다.
연:그런면이없지않다.나는손버릇이꽤나쁜것같다.뭔가마음에들면내것으로만들어야직성이풀린다.
금:그또한리처드웬트위스의말이다.(223쪽)

“비평없는문학은존재하지만문학없는비평은존재하지않는다는것”을잊지않았던비평가앞에서부끄럽지않기란힘든일이다.인용으로가득한짧은글을쓰는동안에도삶과직업과책에대한온갖저주를멈추지않았던직업적인서평가라면더더욱.(241쪽)